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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분 세계사 - 매일 한 단어로 대화의 품격을 높이는 방법
김동섭 지음 / 시공사 / 2017년 8월
평점 :
'영어'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이 단어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은 어떨까......'
사실 '언어'라하면 언제 어느 순간 뜬금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그 어원을 쫓다보면 어느새 '역사'를 알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세계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게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책!

『하루 3분 세계사』
너무나도 친숙한 시간, 3분.
그 시간만 투자하더라도 대화의 품격을 높여준다는 이 책.
특히나 내가 찾던, 단어의 역사적 지식을 얻고 싶었기에 이 책은 인연처럼 다가왔습니다.
3분 동안 떠나게 되는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렇게 100일동안의 긴 여정이 담겨 있었지만 저에겐 단 하룻 밤만에 떠나게된 여행이었습니다.
그만큼 재미있고 유익하게 다가왔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3분, 3분 곱씹으며 달려나갔습니다.
책 속엔 다양한 단어들이 소개되었고 진짜 이런 뜻이?라며 지금과는 조금 달랐던 의미를 지닌 단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언어'를 공부할 때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야하는 이유임을 깨닫기도 하였습니다.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단어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돼지'를 가리키는 'pig'와 'pork'.
'소'를 가리키는 단어 역시도 'cow'와 'beef', '양'을 가리키는 단어도 'sheep'와 'mutton' 또는 'lamb'.
이는 기르는 가축과 그 가축의 고기를 구분하는 단어들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구분을 하였을까?
저는 그저 당연하게 그러려니 했었는데 이런 구분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당시 생활상을 고려할 때 가축을 기르는 사람은 피정복자인 앵글로색슨족이었지만, 그 가축의 고기를 소비하는 사람은 프랑스 귀족 계층이었다. 자연스럽게 사회적 위상이 높았던 프랑스어가 고기 이름으로 남아, 지금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 page 59
알고보니 이런 일화가 숨겨있었다니 조금 놀라웠습니다.
또한 영어에 들어간 프랑스어는 고기뿐만 아니라 요리와 관련된 단어에도 볼 수 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었습니다.

동글동글 귀여운 '양파'.
그저 식재료 중 하나로만 여겼던 '양파'가 알고보니 '통일'과의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마늘은 6조각으로 쪼개지지만 양파는 하나로 되어 있다. 마치 진주와도 같은 하나의 결정체처럼 보였는지, 여기에서 통일이라는 의미가 붙었다. 마늘과는 다르게 양파를 하나의 단일체로 본 것이다. 더 내려오면 조합이라는 뜻의 union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 확실해진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단일성을 의미하던 union이 평범한 야채를 뜻하는 양파로 변신하면서 그 형태도 onion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제 onion에는 단일성 혹은 통일이라는 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 page 77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부활시킨 'union'.
왠지 양파를 먹을 때마다 '단일성', '통일'이 연상되면서 흔한 야채가 아닌 특별한 야채가 될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행복한 타히티 원주민의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이란 제목을 보곤 의아하였습니다.
행복한데 왜 자살률이 높은거지?
너무 행복에 겨워서 그런건가?
온갖 추측을 하면서 글을 읽었는데 조금 놀라운 사실이 있었습니다.
타히티 원주민의 언어에는 '슬픔'이라는 단어가 없었던 것이다. 그 학자는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슬픔'이라는 단어의 부재 때문이라고 보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격언 중에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2배가 된다"는 말이 있다. 슬픔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슬픔의 근원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 위로의 언어를 사용한다면 슬픔의 강도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타히티에는 슬픔을 치유할 '슬픔'이라는 말이 없었던 것이다. 언어가 이렇게 중요하다. - page 108 ~ 109
이름의 부재로 인한 죽음.
이름은 분신이자 본질이다. - page 108
앞으론 '언어'의 중요성을, '이름'의 본질에 대해 조금 더 사려깊게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국가의 이름을 보면 그 의미를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민족의 나라, '일본'은 해가 뜨는 나라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나라의 뜻은 의외였습니다.
프랑스의 탐험가 자크 카르티에가 1534년에 캐나다를 발견했는데, 현지 원주민들의 언어로 캐나다는 마을을 뜻했다. 하지만 카르티에는 캐나다가 이 지방의 이름인 것으로 잘못 이해했다고 한다. - page 254
그렇다는건 '캐나다'는 마음이라는 뜻을 지닌 나라인 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뿐만 아니라 다른 몇몇 나라도 탐험가의 이름을 따서 짓기도 하였고 라틴어에서 유래되는 등 꼭 국가의 이름만으로 그 의미를 알 수 있지 않음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단어의 어원을 따라가다보니 조금은 새롭고 의외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읽는내내 흥미로웠고 그 단어들이 각인되곤 하였습니다.
책 속의 저자가 <서문>에서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언어는 인간이 만든 다른 문화적 산물들과 마찬가지로, 세월이 흐르면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어떤 단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 가지고 있던 의미나 발음, 쓰임과 형태가 지금은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한 단어가 왜 그런 의미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단어의 뿌리로 돌아가 원래의 맥락과 형태를 살펴보아야 한다. - page 5
언어를 배우는 것은 곧 그 나라와 교류하는 것이며, 그 나라의 문화를 알게 되는 것이다. - page 7
언어를 배운다는 것.
그 나라에 다가간다는 것이며 이전에 우리의 언어에 대한 어원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우리의 한글.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유의 문자들.
자랑스런 세종대왕의 후손으로 진정한 대한민국인이 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