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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책표지를 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역사의 지금 이 순간,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
반! 드! 시! 읽어야 한다는 이 책, 『힐빌리의 노래』.
저도 한 번 읽어보았습니다.
'힐빌리'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 그 답을 찾았습니다.
나는 백인이긴 하나, 북동부에 거주하는 미국의 주류 지배 계급인 와스프는 아니다. 나는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의 핏줄을 타고나 대학 교육을 받지 못한 수백만 백인 노동 계층의 자손이다. 우리에게 가난은 가풍이나 다름없다. 우리 조상들은 대개 남부의 노예 경제 시대에 날품팔이부터 시작하여 소작농과 광부를 거쳐 최근에는 기계공이나 육체노동자로 살았다. 미국인들은 이런 부류의 사람을 힐빌리, 레드넥, 화이트 트래시라고 부르지만, 나는 이들을 이웃, 친구, 가족이라고 부른다. - page 9 ~ 10
미국인들의 인종 차별에 대해 익히 들은 바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아직도 남아있는 '흑인 인종 차별'의 뉴스를 접하면 미국 백인이라는 이들에 대해 조금은 혐오를 느끼곤 하였습니다.
사실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백인이라면 누구나 지배 계급마냥 살아가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서술된 그들,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 힐빌리.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커다란 대륙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그 곳 미국의 또다른 내면이 밝혀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 '제이디 밴스'의 회고록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그의 가족들의 모습, 그 곳의 생활 방식이 가감없이 적혀있어서 더 피부로 와닿았고 이렇게 책을 통해 세상에 그곳이 알려지면서 더이상의 불행이 초래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힐빌리 문화.
조금 두려웠습니다.
"그러니까 삼촌 말은, 두 분이 이웃들이랑 사이좋게 잘 어울려 살았다는 말이야. 그렇지만 너도 알잖니. 평소에는 다른 식구들처럼 아무렇지 않다가도 언제라도 누구 하나 죽일 기세로 달려들 준비가 돼 있었던 거지." - page 70
지금도 그럴지 모르겠지만, 당시 힐빌리 문화는 난폭한 명예 의식과 가족을 향한 헌신, 별난 성차별주의가 한데 엉키면서 종종 일촉즉발의 상황을 일으켰다. - page 72
잘못된 인식과 그들만의 선입견이 낳은 결과.
그들의 미래가 '암흑'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은 현재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언젠가 할보가 그랬다. "네 세대에는 손이 아니라 머리를 써서 먹고 살아야 한다." 내가 암코에서일을 하겠다고 나선다면 할보가 허용할 만한 직책은 엔지니어뿐이었고, 그마저도 용접 공장의 엔지니어 조수는 허락하지 않을 터였다. 미들타운에 사는 대부분의 부모와 조부모들은 틀림없이 할보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아메리칸 드림은 한 자리에 머물러 있거나 뒤로 물러설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육체노동은 신성한 일이지만, 그건 그들 세대의 일이었다. 우리는 그와는 다른 일을 해야 했다. 출세한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우리는 대학에 가야 했다.
그러나 대학에 못 간다고 해서 수치심이 든다거나 무슨 큰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선생님들이 우리에게 대학에 가기에는 너무 멍청하다고 또는 너무 가난하다고 말한 적은 없었지만, 그런 분위기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처럼 늘 우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 page 98 ~ 99
'아메리칸 드림'의 또다른 이면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개천에서 용난다'와 같던 '아머리칸 드림'.
오히려 이젠 개천에서 용이 나오면 안될만큼 힘든 세상.
마치 우리의 이면과도 닮은 듯 하였습니다.
그의 인생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변수들이 그에게는 기회가 되고 변화를 일으키며 지금 우리앞에 당당하게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그의 할모의 말이 인상깊게 남았었습니다.
"뭐든 할 수 있다. 절대 자기 앞길만 막혀 있다고 생각하는 빌어먹을 낙오자처럼 살지 말거라." - page 288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는, 힘든 세상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던진 메시지도 가슴에 남았습니다.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능력은 당연히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노력 부족을 무능력이라고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사람들이 내게 백인 노동 계층의 어떤 점을 가장 변화시키고 싶으냐고 물을 때마다 내가 "자신의 결정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마음:이라고 대답하는 까닭이다. - page 289
그가 이야기한 미국 사회의 이면이 우리 사회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웠지만 우리 역시도 그처럼 '변화'를 시도하기에 조금씩 성장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