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마지막 강의 - 하버드는 졸업생에게 마지막으로 무엇을 가르칠까?
제임스 라이언 지음, 노지양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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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

그 곳엔 뭔가 특별함이 있었습니다.

화제의 하버드 졸업 축사!


 

익히 유명세를 알고 있었는데 마침내 우리에게 책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강의.

하버드는 졸업생에게 마지막으로 무엇을 가르칠까?


책 속에선 5가지의 질문을 던집니다.

첫 번째 질문 잠깐만요, 뭐라고요?

두 번째 질문 나는 궁금한데요?

세 번째 질문 우리가 적어도...할 수 있지 않을까?

네 번째 질문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

다섯 번째 질문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보너스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가?

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인생에서 찾게끔 하였습니다.


솔직히 질문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질문보다는 그저 그들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는 것에 익숙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먼저 질문들을 접했을 때 무슨 답을 해야할 지 몰랐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아직도 저에게는 숙제로 남았습니다.

질문은 열쇠와 같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문을 만난다. 그런 문 뒤에는 기회와 경험 그리고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 주는 온갖 가능성이 숨어 있다. 그러나 가능성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문을 열어야 한다. 그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질문이다. - page 19 ~ 20

언젠가는 이 열쇠들이 저에게 펼쳐줄 세계를 향해 끊임없이 묻고 또 물을 것입니다.


두 번째 질문이 인상깊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다보니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지금의 아이의 시선엔 세상은 호기심 천국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궁금하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고싶어 부모님께 질문을 던집니다.

"왜?"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이런 호기심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어른의 삶이란 매일 자신의 눈앞에 닥친 임무들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매사 호기심을 가질 여유와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아이들의 타고난 본성인 호기심을 어른이 되어서까지 간직하는 이들은 매우 드물다. - page 56

세상 살이가 너무나 벅차서, 저같은 경우는 질문을 던지면 왠지 그것도 모른다는 핀잔을 받을 것 같아서 어릴 적의 호기심은 점점 사라져버렸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호기심'은 세상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준다고 하였습니다.

세상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알아갈수록 우리 삶은 풍요로워진다. 어쩌면 이것이 인생을 길게 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사회과학자들은 호기심이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은 뭐든 더 많이 배우고 그 경험들을 고스란히 간직한다. 또한 호기심 강한 사람이 타인에게 더 매력적으로 비친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에게 더 끌리는 법이다. 호기심은 특히 오늘날 점점 더 부족해지는 정서인 감정이입과 공감이 가능하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 page 61


"왜 그런지 궁금한데요?"는 호기심이 그 핵심이고, 이 질문을 한다는 것은 당신 주변의 세상, 당신의 자리가 있는 그 세상속에 계속 관심을 갖는다는 뜻이다. 이 질문이 보다 근본적인 이유다. "...할 수 있는지 궁금한데요?"가 중요한 이유는 세상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그 속에서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 찾아올지도 모를 환희와 가능성을 놓칠 수도 있다. - page 80 ~ 81

세상을 향한 호기심은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은 내 인생의 가능성과 기쁨을 맞이할 수 있음이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제봅니다.

"왜 그럴까?"


이 책에서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잠깐만요, 뭐라고요?"는 모든 이해의 근원이다.

"나는 궁금한데요?"는 모든 호기심의 근원이다.

"우리가 적어도 ...할 수 있지 않을까?"는 모든 진전의 시작이다.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는 모든 좋은 관계의 기본이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는 삶의 핵심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 page 177

이 질문들이 우리에게 보다 더 완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준 가이드였습니다.

오늘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봅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찾아봅니다.

나만의 세계 그 끝의 행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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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손님 (반양장)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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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나에겐 찾아온 손님은 없었습니다.

그저 무더위와 뜬금없이 찾아오는 비.

그리고 반가운 '휴가'.

돌아보니 찾아 온 이가 없어 아쉬움이 남곤 하였습니다.


 

『그해, 여름 손님』

이 책이 유독 눈에 들어왔던 건 20th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 수상작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게이 소설......

아직 접해보지 않았기에 호기심이 갔고 그들의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더 궁금하곤 하였습니다.

그해에 다가온 여름 손님.

어떤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것일까......


소설 속 주인공 부모님은 책을 출간하기 전 원고를 손봐야 하는 젊은 학자들을 도와주기 위해 여름마다 손님을 받습니다.

그해 여름 손님으로 온 미국 철학 교수 '올리버'.

피아노 연주와 책에만 빠져있던 소년 '엘리오'는 올리버를 본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빠져듭니다.

엘리오는 이런 자신의 마음에 혼돈을 느끼지만 결국 인정을 하며 그에게 다가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때론 격렬하게, 때론 사랑스럽게......

하지만 올리버는 엘리오가 다가올 때마다 점점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버리고 엘리오를 선택할 수 없음에 소설의 끝은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겼었습니다.


그동안은 남녀간의 사랑에만 익숙해서 처음엔 저 역시도 '올리버'와 비슷한 심경이었습니다.

'나중에'라는 그의 말에는 항상 퉁명스러움이 있었다. '나중에 보자'나 '그럼 잘 있어'도 아니고 '안녕'은 더더욱 아니었다. 다정다감한 유럽식 응대를 전부 밀쳐내는 차갑고 강력한 인사말이었다. 그 말은 따뜻하고 진심 어린 대화가 이루어지는 분위기에 언제나 날카로운 쓴 맛을 남겼다. '나중에!'는 상황을 말끔하게 끝내지도, 여운을 남기지도 않았다. - page 44 ~ 45

너무나도 잔인한 그 말, '나중에'.
책을 덮는 순간에도 그 말이 메아리처럼 울렸습니다.


그들의 사랑 역시도 격렬하면서도 애틋하였습니다.

그래서 읽는내내 성별을 구별하기보다는 그저 사람과 사람의 사랑이야기에 집중을 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어딘지 무척 소중한 곳에 도착한 느낌, 이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영원히 나이기를 바라는 느낌, 두 팔이 후들거릴 때마다 완전히 낯설지만 익숙하지 않은 건 아닌 무언가를 찾은 듯한 느낌이 언제나 나와 함께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내 삶의 일부였지만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찾지 못한 것을 그가 찾도록 도와준 느낌이었다. 꿈이 맞았다. 마침내 집에 온 느낌이었다.

그동안 난 어디에 있었던 거지? 올리버, 내가 어릴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이게 없는 삶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질문이기도 했다. 끝에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그만둔다면 난 죽을만큼 괴로울 거예요. 그만둔다면 난 죽을 만큼 괴로울 거예요."라고 말한 사람이 그가 아니라 나인 이유였다. - page 167

사랑에 빠지면 느낄 수 있는 이 느낌.

그들의 사랑 속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아마도 동성간의 사람을 다룬 점도 있었지만 결국 '사랑'이란 누구나 느끼는 순수하면서도 진실된 감정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사랑 속에는 김춘수의 <꽃>이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태어나 처음 해 본 일이었다. 그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전에, 어쩌면 그 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 - page 167

서로에게 '꽃'으로 다가왔지만 그 아름다움이 영원하지 않음이 안타까웠습니다.


무덥게 다가왔던 이번 여름.

이 소설을 읽으며 마지막 여름 손님을 맞이하였습니다.

잔잔한 여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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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지음,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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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책'에 관심이 없다가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서로 애증과도 같은 관계를 갖고 있는 책.

이렇게 되기까지 그 시작은 '고전문학'이었습니다.

무심코 따라간 도서관에서 눈에 띄었던 제목.

빈 손보다는 대여한 책을 옆에 끼고 가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 빌린 책.

『제인에어』와 『안나 카레나니』.

한참을 망설이다 반납일이 다가와 한 번은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에 읽었는데 단숨에 그 매력에 빠져 이제는 책탑을 쌓으며 읽곤 합니다.

그렇게 제 인생의 책은 『제인에어』와 『안나 카레나니』였습니다.


 

『내 인생 최고의 책』

그냥 제목에 이끌렸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적힌 문구.

"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걸 잊고 있었어"


"그 책이 제게 가장 중요한 책입니다"

과연 이 소설에서의 최고의 책은 무엇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에이바'.

남편의 배신(?)으로 이혼을 한 후 자신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아니 다른 이들과 소통이라도 하고 싶어 '북클럽'에 가입을 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사실 그녀는 어린 시절 동생 '릴리'의 사고로 인해 어느 누구도 릴리를 잘 돌보지 않았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뿐만 아니라 엄마 '샬럿'의 자살로 인해 자신의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런 아픔이 쌓이고 쌓여서일까.

남들과의 만남, 어울림을 어색해하던 그녀가 '북클럽'에 스스로 가입을 원하였지만 역시나 적응에는 미숙하였습니다.

'인생 최고의 책'을 선정하여 북클럽 멤버들간의 토론에서 그녀는 책을 읽지 않고 영화로 대체하는, 저자와의 간담회를 주체하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그녀는 이 클럽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다 클럽 멤버들의 사연을 알게 되며 그들과의 진심이 조금씩 통하면서 점점 그녀는 멤버들 사이에 스며들면서 비로소 자신의 삶 역시도 찾아가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상실의 아픔.

그때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책 『클레어에서 여기까지』는 조금 생소했지만 에이바와 소설의 저자 '로절린드 아든'과의 연결고리가 보이고 에이바 역시 딸 '매기'와의 새로운 삶을 모색하면서 이야기는 결론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이 소설 속에는 여러 책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북클럽'에 속한 멤버들간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에 『오만과 편견』, 『위대한 개츠비』, 『백년동안의 고독』등 다양한 책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안나 카레나니』가 소개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인상깊었던 문장, 소설의 첫 문장이 여기서도 고스란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펼쳤다.

첫 줄을 읽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소리 내어 읽었다.

짧은 문장이지만 이보다 더 맞는 말이 또 있을까, 에이바는 감탄했다. - page 164

톨스토이가 전한 가정의 중요성.

다이애나가 말했다. "완벽을 원하는 사람은 절대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톨스토이가 말했어요. 하지만 누구나 완벽하길 원하지 않나요? 저는 지독하게 원했어요." 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어느 날 평생 절대 듣고 싶지 않은 소식을 의사에게 듣게 됐어요. 왜 그토록 많은 걸 포기하고 왜 그토록 지독하게 일했을까요? 왜 그토록 완벽해지고 싶었을까요?" - page 175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이 책에서 그들을 통해 다시 듣게되니 마치 저도 북클럽의 멤버가 된 듯한 기분이 들곤 하였습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엔 '책'의 의미를 부여하곤 하였습니다.

"책이라는 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오늘 밤 독서 모임 때문에 이 책을 다시 읽는데 시간 여행이니 뭐니를 생각하니까 기분이 한결 나아지더라구요. 저도 이제 뭔가를 좀 이해했나보죠?"

...

"제가 바라는 건...... 혹시 이 책이 도움이 되었나요?" 존이 물었다. "여러분 모두에게도 말이에요." - page 436

사실 서평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이 책이 읽고 싶어졌는지가 궁금하였습니다.

그저 미흡하지만 작은 바람에 써 내려간 글.

그들에게 나도 도움이 되었을까......


누군가나 '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떠나며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얻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책을 통해 공감을 하며 위로를 받았었고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도 하곤 하였습니다.

과연 다른이들에게 책이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하였습니다.

'북클럽'이라는 모임......

아직 용기는 없지만 '에이바'처럼 멤버가 되어 그들과 책으로 대화하는 그 날을 기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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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 집시 - 두근거리는 삶을 살아라
나호.마호 지음, 변은숙 옮김 / 연금술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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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답게' 사는 법.

누구나 꿈꾸는 삶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책, 『어스 집시』.

책을 읽기 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삶을 원했던 것일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지만 막상 그 답을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그 해답을 찾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나호'와 '마호'.

그녀들은 이 책의 출판이 결정되었을 때 신기하게도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한국의 친구들에게 전해지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우리가 태어난 고향 일본의 이웃 나라입니다. 때로는 나쁜 뉴스가 들리기도 하고 서로 상처 주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느낀 것은, 우리는 일본이나 한국이라는 나라를 초월한 지구인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오직 '인류'라는 한 가지 신분만 존재합니다.

그리고 인류에게는 영혼이 있습니다.

행복을 느끼는 데에 나라가 상관 있을까요?

직업과 성별, 언어가 다르면 다르게 느낄까요?

아니오, 그렇지 않습니다.

행복뿐만 아니라 고통과 불안, 희망과 기쁨, 사랑도 그렇습니다.

'느끼는'데에는 어떤 것도 필요 없으며 모두 똑같고 평등합니다. - 한국어판 서문 중

그녀들이 느낀 감성.

고스란히 저에게도 전달되었습니다.

서로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 '행복'이라는 점까지......


그녀들이 여행을 떠나게 된 이유.

오늘 일어난 일은 마치 지어낸 이야기 같기도 하고, SF 영화 같기도 했다. 전혀 현실감이 없었다. 오늘 일어난 일은 사실일까? 자고 일어나면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일상이 이어질 것 같았다. 눈앞에 오늘 하루가 천천히 재현되는 것 같다.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그런데도 계속 어른거렸다.

만약 오늘 내가 죽었다면, 후회밖에는 안 남았을거야.

왜지? 왜 그럴까? 더 즐기면 좋았을걸. 항상 뭔가를 쫓아가기 바빴다. 나는 도대체 무얼 쫓아간 거지? 누구한테 인정받고 싶었던 걸까?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 page 43 ~ 44

그녀들은 그야말로 '두근거리는 삶'을 살기 위해, 가장 소망하는 '인생'을 찾기 위해 길 위의 삶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진 그녀들의 내려놓음의 기적.

"내려놓은 후에는 흐름에 맡겨. 어떻게든 될 테니까." - page 76

이 말이 마법처럼 그녀들에게 '행복'의 시작을 의미해주었습니다.

또한 그녀들은 문제투성이에다 뒤죽박죽 엉켜 있던 고민들의 해결책으로 이렇게 실천하였습니다.

"이제 자신을 사랑하며 살도록 허락해주면 안 될까? 그런다면 문제는 다 해결돼." - page 84


그녀들의 길 위의 생활은 그렇게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간절히 바라는 게 있었기에 그녀들 앞에 나타났고 그 흐름에 맡겨 가다보니 어느새 자신들의 인생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게 있을 때 비로소 표지는 나타나고, 관찰하는 사람은 표지를 읽으려고 한다.

내가 읽었기 때문에 그것은 비로소 표지가 되었다. 언제나 세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저 그곳에 있을 뿐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조금 쓸쓸했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표지를 읽어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 기뻤다.

내가 더 이상 표지를 읽지 않게 되면 하늘도, 산도, 나무도, 그것들은 그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나는 표지를 읽고 따라가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세상은 그저 늘 그 자리에 있을 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세상의 표지를 찾고 그것을 따라가는 인생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이것은 내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표지를 믿지 않는 인생은 기적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기적도 '표지'와 같아서 깨닫는 순간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니. 이렇게 생각하니 세상은 항상 기적으로 넘치는 것 같았다. - page 220

저에게도 표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표지를 읽지 않았기에 방황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적과도 같은 '표지'.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그녀들의 이야기는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녀들만의 보물 지도.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들은 자신 만의 보물 지도를 어떻게 그려야 할지 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포기해도, 보물 따위 없다고 부정해도, 찾으러 가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계속 기다리고 있다.

왜냐하면 보물은 당신이 발견하는 그 순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당신이 주인공인, 당신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page 283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보물.

언제쯤 나도 그녀들처럼 나만의 보물 지도를 그릴 수 있을지 그 날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책 제목이었던 '어스 집시'.

이처럼 사는 법은 아마도 자신을 사랑하며 두근거림을 믿고 순간을 진심으로 즐기는 것.

그리 살아간다면 자신의 표지가 보이고 자신의 길이 보이며 그 끝에 보물과도 같은 인생이 나타난다고 하였습니다.

나만의 '두근거림'.

그 곳은 어디일지 , 잊고 있던 내가 원하던 인생을 떠올리며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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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김율희 옮김 / F(에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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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요구로 7년만에 개봉한 영화가 있었습니다.

<플립>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국내에 개봉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그렇게 기억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읽은 후 제가 상상했던 것과 영화의 장면과의 비교를 좋아하기에 우선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부터 이 영화가 왜 관객들이 그리도 요청하였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함께 보고 싶은 인생 영화

첫사랑 영화의 정석 <플립>의 원작!

듣기만해도 설레게 하는 그 말, 첫!사!랑!!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기에 더 이끌리지 않나 싶었습니다.

과연 이 소설에서 그려질 첫사랑의 모습.

벌써부터 두근두근 하였습니다.


 '줄리'의 이웃으로 이사온 '브라이스'.

7살 줄리는 그 아이에게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활발한 소녀 줄리에 비해 브라이스는 소심하고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기에 자신을 쫓아다니는 줄리가 싫어 소년은 어떻게든 떨어트리려고 합니다.

그렇게 둘은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곤 합니다.


그렇게 잔잔하게 흘러가던 일상 속에 일어난 사건.

제제에게 라임오렌지나무처럼 줄리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베어지게 됩니다.

또한 줄리가 정성스레 달걀을 선물하지만 더럽다며 버리다가 결국 그 모습을 목격한 줄리.

그때부터 줄리는 브라이스가 자신을 친구로 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으면서 서서히 그를 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또한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브라이스는 서서히 줄리에게 마음이 끌리게 됩니다.

할아버지와 브라이스의  대화를 엿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나무는 사라졌지만 줄리는 나무에게 받은 생기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단다.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다행히도 대답할 필요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방긋이 웃으며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집에, 어떤 사람은 옷에, 어떤 사람은 겉치장에 몰두하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누구나 일생에서 단 한 번 무지개 빛깔을 내는 사람을 만난단다. 그런 사람을 발견하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게 되지." - page 128


그들의 서로를 향한 시선은 마치 시소를 탄 모습마냥 그려졌습니다.

오르락 내리락.

서로 같은 것을 타고 있지만 다른 시선.

아마도 그렇기에 사랑이 더 알콩달콩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서로에 대한 감정도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 서로를 향한 두근거리는 첫사랑이었다면 이제는 조금은 성숙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줄리가......줄리가 달라진 것 같아요."

할아버지는 나와 나란히 서서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아니, 브라이스."

할아버지는 부드럽게 말했다.

"줄리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단다. 달라진 사람은 너야."

할아버지는 내 어깨를 탁 치며 속삭였다.

"그리고 아가, 이제 다시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할 거다." - page 247 ~ 248


서로가 사랑을 시작할 때.

아마도 서로 다르기에 그 교차점을 향해 달려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라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내 눈에는 추해 보이는 것도 있을 터였다. - page 188


또한 어른이 될수록 어릴 적의 순수함을 잃어버리는,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무뎌지는 이유를 이 문장이 대변해 주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과거를 돌아보며 충고하는 일이 쉬워지지만, 슬프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늦을 때까지 겉모습을 꿰뚫어 보지 못한단다." - page 149

겉모습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

이런 선입견으로 우리는 어릴 적의 순수함을, 첫사랑 같은 감정을 같지 못하고 오해와 실수를 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줄리와 브라이스의 알콩달콩했던, 풋풋하면서도 설레였던 사랑이야기.

읽으면서 지난 날 제 첫사랑을 떠올려 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나도 그랬을까......

하지만 세월이 지나 나 역시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고 나만 변한건 아닌지 조금은 두려워지기도 했습니다.

첫사랑......

또다시 빠져들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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