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드 포 라이프
에멜리에 셰프 지음, 서지희 옮김 / 북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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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름이 되면 '여행'과 '스릴러'물에 우선적으로 눈길이 가곤 합니다.

이번에 만나게 된 스릴러, 『마크드 포 라이프』!

이 책의 찬사에 끌렸습니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밀레니엄》시리즈를 뛰어넘는

서늘하고 예리한 북유럽 스릴러의 최고봉!

북유럽 특유의 스릴러.

잔인한 사건에 반전의 연속.

이번 이 책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얼마나 오싹하게 다가올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4월 15일, 일요일.

남편 '한스'가 거실에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모습을 보게 된 부인, '셰르스틴 율렌'.

총에 맞아 죽어있는 그에겐 어떤 싸움의 흔적도 없고 그저 창문이 열려 있었다는 그녀의 진술.

감식반의 감식결과 이 부부 사이엔 아이가 없는데 창틀 위에서 발견된 아이의 손자국.

이 사건, 한스 율렌 사건의 초동수사를 맡게 된 '야나 베르셀리우스'검사와 함께 수사는 시작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부검결과 또 다시 수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가 맞은 총알이 뚫고 들어간 경로였습니다.

"...정상범주에 속해요. 총알이 수평으로 몸을 관통했죠. 그런데 다른 총알은 사선으로 비스듬히 관통했습니다. 각도로 판단하건데, 범인은 첫 번째로 총을 쐈을 때는 무릎을 꿇거나 눕거나 앉아 있었을 겁니다. 남자가 쓰러지고 나서는 가까이 다가가 심장을 정확히 겨냥해 쏜 거죠."

"처형하듯 말이죠?" 미아가 말했다.

...

"아니면 피의 난쟁이 같은 것이었을 수도 있고요." - page 31 ~32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살인사건.

이번엔 바닷가에서 신원미상인 소년이 총에 맞에 살해되어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오랜 학대의 흔적이 있으며 헤로인 마약 중독까지......

이번 사건도 역시나 범인을 찾을 흔적이 거의 발견되지 않고 바닷가 근처의 타이어 자국 뿐. 

하지만 소년의 부검에서 뭔가 낯익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목 뒤에 깊게 새겨진 죽음의 이름.

이는 바로 살인병기로 길러진 소년과 '야나'의 과거가 하나의 연결고리로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전개는 빠르게 전개되었습니다.

야나 검사의 어린 시절이 그려지면서 과거와 현실의 조각조각들을 맞추며 사건은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다시 북유럽만의 특유의 스릴러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요즘 이슈화되었던 불법난민, 어린 아이들을 살인 병기로 만드는 점 등 사회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저 역시도 그 문제에 대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쏘지 마." 미노스가 말했다. "제발. 난 네 친구잖아."

"하지만 난 네 친구가 아닌 걸." 소녀는 이렇게 말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 page 183

너무나 현실감이 있었기에 책의 두께가 무색할 정도로 가독성 역시도 엄청났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야나 베르셀리우스'를 주인공으로 3부작 소설로 우리에게 다가온다고 하니 이번을 인연으로 또 다시 그녀와의 만남을 기약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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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형제 세트 - 전2권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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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라는 작가를 알게된 것은 『허삼관 매혈기』소설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때 제목에 대한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읽기 시작하였는데 그의 만들어낸 인물들이 코믹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애잔함과 고단함이 묻어나와 우리네 삶의 모습을 그려나간 점에서, 흡입력있는 문장에 반해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 후 그의 작품을 접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제목이 제 마음에 확 와 닿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그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가진 채 있다보니 이번에야 연이 닿았습니다.

『형제 1, 2』

이 책은 다시금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재출간이 될만큼 이번 이 책 역시 뭔가 독자들을 이끄는 힘이 있나 봅니다.

또다시 발생한 호기심 반, 기대 반.

무슨 내용이 전개되고 있을지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이야기는 '이광두'의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시절의 공중변소엔 남자용 변소와 여자용 변소 사이에 달랑 얇은 벽 하나 있었고 아래는 뻥 뚫린 형태이기에 옆 사람의 용변을 알아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그가 여자화장실에서, 그것도 여자들 엉덩이를 훔쳐보다 잡히게 됩니다.

그런 그를 바라본 엄마의 한 마디.

그 아비에 그 자식. - page 28

이 한 마디는 책이 끝날 때까지 저에게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이런 이광두가 있다면 그보다 한 살 많은 형 '송강'은 그와는 달리 조용하고 아버지 역시 어머니의 재혼으로인한 새아버지의 아들이었습니다.

이로써 책의 제목인 '형제'가 이 소설을 이끌어나갑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대로 인해 새아버지의 죽음, 어머니 역시 세상을 떠나시면서 송강과 그는 이광두가 좋아하던 여인 '임홍'과 형과의 삼각관계로 그들 형제의 사이는 금이 가기 시작하고 시대의 흐름이 경제성장기를 맞으면서 서로 다른 길을 향해 가게 됩니다.


소설을 통해 중국의 시대 흐름에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단순히 '중국'을 표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역시도 격변의 시대를 겪으면서 보였을 모습이었기에 위화감없이 오히려 집중하면서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형제를 보면서 작가가 서문에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러합니다. 우리는 현실과 역사가 중첩되는 거대한 간극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병자일 수도 있고, 모두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양극단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오늘과 과거를 비교해봐도 그렇고, 오늘날과 오늘날을 비교해도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 page 10


1권에서 느껴진 가족의 의미.

특히나 '엄마' 대목은 가슴 아리게 다가왔습니다.

"송강, 이광두는 네 동생이니까 평생 잘 보살펴줘야 한다......  난 네 걱정은 하지 않는다. 광두가 걱정이야. 이 아이가 바른 길을 걷는다는 장래에 큰 인물이 될 수도 있을 텐데. 잘못된 길을 걸을까 봐, 감옥에 가게 될까 걱정이다......  얘야, 나를 대신해서 광두를 잘 보살펴다오.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말이다. 얘야, 나를 대신해서 광두를 잘 보살펴다오.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말이다. 얘야, 약속해다오. 광두가 어떤 잘못된 일을 하더라도 잘 보살피겠다고 말이야."

송강은 눈물을 닦아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걱정 마세요. 죽을 때까지 광두를 보살필게요. 밥이 딱 한 공기가 남으면 광두를 먹일게요. 옷 한 벌이 있으면 광두 입히고요."

이란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가로저였다.

"마지막 밥 한 공기는 너희 형제가 나눠 먹도록 해. 옷 한 벌은 너희 형제가 돌아가면서 입고......" - page 323


그리고 한 여인으로인해 형제간의 금이 가고 있을 때 광두의 말이 인상깊었습니다.

"잠깐 피할 수는 있어도 평생 피할 수야 없지." - page 473


2권에선 형제의 삶이 다르게 그려지면서 저자가 말했던 양극단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네 송강과 이광두, 마치 '부잣집에서는 술과 고기 썩는 냄새가 나고, 길거리에는 얼어 죽은 시체가 뒹군다.'라는 옛말과 똑같은 형세라니까." - page 185

특히나 이광두와 임홍의 불륜, 그 후 송강의 자살.

임홍이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그래, 내가 내 남편을 죽였다고 치자. 너는 네 형제를 죽였잖아!"

그 말을 들은 이광두는 더 이상 엉엉 울지 않고 갑자기 불쌍한 모습으로 변해버리더니 두 손을 내밀며 임홍에게 다가가 슬픈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둘이 송강을 죽인 거야. 우리 다 온전히 죽지 못할 거야......"

(중략)

"너같은 창녀도 송강을볼 면목이 없어."

임홍은 암울한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광두의 말에 동의한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지. 하지만 그 사람은 창녀의 남편이잖아......"

이광두는 울음을 터뜨렸다.

"걔는 내 형제야......" - page 430 ~ 431


책을 읽으면서 진한 여운이 남았습니다.

현실과 역사 속.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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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지음, 박선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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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만화에서부터 시작하여, 책, 영화,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그리스,로마 신화'의 경우는 너무나 많은 이들이 책으로 출간하고 아이들 역시도 만화로 접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가지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북유럽 신화'는 사실상 생소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 영화를 통해 조금 알게 된 '토르'.

아무래도 '영화'라는 장르로 만나기에 짧았던 만남.

하지만 강력한 인상.

그리곤 시간이 흘러버렸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이 책.

『북유럽 신화』

이 책의 저자 '닐 게이먼'.

알고보니 2017년 2월 출간 즉시 영미권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차트를 석권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북유럽 신화 읽기' 신드롬을 일으킨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이라는 '닐 게이먼'.

그가 이야기하는 신화의 매력에 빠져들고자 책을 펼쳐들었습니다.


책을 읽어보니 과연 그가 이야기꾼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신화에 관련된 책들은 그저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에 그쳤다면 그의 북유럽 신화의 이야기는 단편 소설들이 묶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화에 대해 좀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조금은 어려운 그들의 관계와 여러 인물에 관해 큰 부담없이 그저 읽어내려가다보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알던 신들의 모습과는 조금 달리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서 '신'이라는 개념에 대해 좀더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북유럽의 신들은 인간과의 조화 속에 탄생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토르'.

그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인 이유는 '익숙함'때문이었습니다.

오딘의 아들이면서 천둥의 신인 그는 '묠니르'라는 망치를 지니고 다닙니다.

이 망치에 얽힌 에피소드가 '토르'가 신이 아니라 마치 우리와 비슷한 면모가 보이곤 하였습니다.

특히나 토르의 친구이자 후엔 배신을 하는 인물, '로키'.

로키가 마치 MSG처럼 이야기를 더 풍성하고 맛깔나게 해 주었기에 미워할 수 없는 악동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로키의 최후......

"자네와 자네의 그 멍청함에는 이제 질렸어." 토르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저게 물고기를 잡는 데 쓰는 거라고? 그게 뭐 어째다는 얘기야? 로키가 배가 고파서 자기가 먹을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나 보지. 로키는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내잖아. 그게 그자가 하는 일이라고. 그는 항상 영리했어. 우리가 예전에 그를 내치지 않고 곁에 뒀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고." - page 273


그건 차가운 눈에 혀를 날름거리고 송곳니에서 독이 뚝뚝 떨어지는 뱀이었다. 뱀이 쉭쉭거리자 그 입에서 독액 한 방울이 로키의 얼굴에 떨어져서 그의 눈을 태웠다.

로키는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뒤틀었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어떻게든 몸을 피해서 독이 떨어지는 지점 바로 밑어 있는 자기 머리를 다른 쪽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아들의 창자로 만든 족쇄가 그를 단단히 옥죄고 있었다. - page 280


신화를 읽다보면 과연 '신'들의 행위는 정당한 것인지, 그들이 신으로써 우리에게 전하고자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신화는 오랜시간동안 우리의 곁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는 달리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이 엿보였던 북유럽 신화.

이들 신화는 닮은 듯 닮지 않기에 서로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솔솔 하였습니다.

유럽의 신화 뿐만 아니라 동양의 신화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담긴 책들이 나와 서로 비교하는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책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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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계이름 -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이음 지음, 이규태 그림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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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이 담겨있는 책.

그저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곤 합니다.

『당신의 계이름』 

마치 수채화처럼 은은히 다가온 이 책.

"이해한다는 말 대신, 지금의 당신에게 물들어볼게요."

왠지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제 마음의 상처들이 다시금 회복될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를 위로한다는 것.

참으로 어렵기만 합니다.

괜스레 말로 위로를 해보면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도 있기에 저 역시도 제 고민거리를 쉽사리 이야기하지 않고, 또한 다른 이의 상처를 보듬어줄 말 한 마디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

만약 저에게 위로를 받고자하는 이가 있다면 조심스레 건네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제목.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나는 그동안 불린 내 '이름'들에 관하여 상상했다. 내 이름은 어떻게 불렸을까. 무슨 마음으로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렸을까. 그러다 한 번쯤 고이기도 했을까. 분명한 건,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름을 많이 부른 이는 내 삶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건 많은 감정들로, 내 이름에 섞인 많은 음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나는 한 사람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있어, 그 사람이 이제껏 불러온 이름들의 음을 헤아려 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계이름'. 제목은 바로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 글은, 내가 당신들의 이름을 열심히 불러본 흔적이다. - page 6 ~ 7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나의 계이름은 어떨까.....

내 이름에 섞인 많은 음들......

그 중에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음들과 제가 가졌던 음이 일치해서 많이 공감하면서 위로를 받았었습니다.


이야기들 중에서도 몇몇가지는 저와도 비슷한 음이 있었습니다.

<혼자 아닌 듯 혼자가 된 나>는 희귀병으로 고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희귀병은 아니지만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병이 있어서인지 이 이야기에 깊게 공감을 하곤하였습니다.

나는 아직까지 그날 내가 겪었던 외로움을 설명할 도리가 없다. 적당한 말을 고르지 못할 때, 나는 그 외로움을 종종 이렇게 상상한다.


몸에 힘이 없다. 진이 빠져 있다. 의식이 흐려 모든 게 불분명하다.눈을 감고 뜰 때마다 근방의 모든 빛도 같이 눈을 감았다 뜨는 듯하다. 빈혈기에 아찔하다. 그리고 천천히 힘없이 쓰러진다. 나는 누군가를 잡고 싶고 기대고 싶다. 그러나 주변에 있던 모든 이가 제 어깨를 뒤로 물리며 나를 내려다볼 뿐, 말이 없다. 뒤로 몸이 젖혀지며 그들의 민얼굴과 무표정을 읽는다. 하나도 빠짐없이.


그때. 그 장면. 그 기분. 아마, 그 외로움. - page 47

저 역시도 겪어보았던 이 외로움.

누군가에겐 느껴보지 못했을 이 외로움.

말로 형언할 수 없었기에 이 글이 더 공감이 가고 인상깊었습니다.


<이 꽃 참 예쁘지 않니?>에선 어머니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어느 한 사내의 장난스럽게 건넨 장미 한 송이.

'새것'마냥 좋아하시는 엄마의 모습.

그녀가 그녀여서 좋았을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을 겨우 사랑으로밖에 이뤄본 적이 없다는 걸, 그때 거울을 보던 어머니는 알았을까. 누군가의 새것이 사실, 상당 부분 자신의 헌것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낯선 불안마저도.


새것이 헌것이 되고, 헌것은 더 헌것이 된다. 그렇게 장미도 어머니의 입술 색처럼 고동빛이 돌기 시작한다. 그 속에서 여전히 어머니는 옷을 짓는다. 무언갈 끊임없이 박음질하고 꿰매고 덧대지만, 그 곳은 더 이상 내 옷이 되지 않는다. - page 84

새것이 헌것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왜 이 글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느껴지면서 새것은 그저 새것으로만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 것인지......


누구나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렇기에 그저 먹먹히 가슴 속에 새겨두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마음엔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표현할 방법을 몰랐기에 그저 곯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라보기만 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어떤 말보다 말에 담긴 마음, 진심이 담겨 있으면 진정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음에 책을 뗄레야 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책 속에 담긴 이야기와 그림.

흔히 하는 '괜찮아'라는 말이 담겨 있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 따스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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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에세이하다 - 설렘, 끌림. 달콤한 여행
전윤탁 지음 / 알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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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도 어느새 중반.

슬슬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요즘.

어디론가의 떠남을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선뜻 떠나지 못하지만 책과 함께하는 여행은 그저 일상으로의 작은 탈출임에 늘 설레이곤 합니다.

『여행을 에세이하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책표지로부터 어느새 저자와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책을 읽을 때 커피와 함께 하는데 이 책 역시 저와 취향이 비슷하였습니다.

낯선 세상으로 떠나는 설렘 그리고 끌림

커피 맛이 주는 작은 행복처럼 달콤한 여행

책을 읽는내내 함께한 커피 향이, 커피 맛이 이리도 은은하면서 풍성하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비어져 있는 커피잔엔 이 책이 제게 주었던 감동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우선 책 속엔 '여행'에서 느끼는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설렘, 내일, 함께, 끌림, 행복.

이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있기에 우리는 늘상 여행을 그리워하고 떠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여행의 쌓이고 쌓여 우리의 '인생'이 되는 것임에 또다시 되새겨 보았습니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 질문으로 인해서였습니다.

Where is my dream?

내 꿈에 대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저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제 꿈,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

애초에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내가 모르는 것일까......

저 역시도 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여행'이라는 것을 찾았다는 점부터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저에게 많은 질문과 생각에 잠기게 해 주었습니다.


여행의 의미.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무언가를 시도하기 전에 항상 '나는 안 되겠지'라는 말로 표기하기 일쑤였고, 여행이라는 건 내 인생에 있어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활동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일생을 우물 속에서 박혀 살던 내가 우연한 계기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고, 세상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에 관련된 요소들을 하나씩 발견해가기 시작했다. 비록 내 여행 자체만을 놓고 따져봤을 때, 내가 꿈꿔왔던 완벽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 여행을 통해서 내가 꿈꿔왔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 page 48

여행이란 결국 우리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 중 저에게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만들었다는 존재.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을 따듯하게 만들어주지만 때로는 먹먹함을 안겨주기도 하는 그런 존재. 이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지만, 누구보다 강함 힘을 가진 존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이자, 앞으로도 영원한 내 단축번호 1번인 존재.


그녀의 이름은 바로 엄마였다. - page 122

그러고보니 저는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해 보지 않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녀 역시도 엄마이기 전에 꿈 많은 소녀였을텐데 그저 '엄마'라고만 생각했다는 것에 죄송스럽고 또 죄송스러웠습니다.

저자 역시도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였습니다.

여태껏 치열하고 악착같이 살아온 그녀의 힘겨운 삶이 담겨있는 정수이자,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벅찬 감동으로 만들어진 행복의 물방울이었다.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엄마의 주름진 눈가와 군데군데 나있는 흰머리가 유난히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엄마의 소소한 행복을 되찾아준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엔 내 눈가에도 투명한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손등을 어루만지며 건네는 엄마의 한 마디에 나 역시 참지 못하고 결국 똑같은 눈물을 떨궈내고 말았다.


"고마워, 아들. 우리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살자." - page 126

저도 엄마의 소소한 행복을 되찾아주고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책을 읽으면서 여행과 더불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 행복, 이별, 그리움......

저 역시도 저자처럼 이 책의 '끝'이 싫었습니다.

그저 'To be continue......'로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으며 책을 덮었습니다.

또다시 저자가 저에게 또다른 곳으로의 낯섬과 설렘을 선사해주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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