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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 유쾌한 영국인 글쟁이 팀 알퍼 씨의 한국 산책기
팀 알퍼 지음, 이철원 그림, 조은정.정지현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5월
평점 :
한국에 태어나서 줄곧 한국에서 자라난 나.
너무나도 당연하게만 여겼던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게 대학생이 되어 떠난 '배낭여행'이었습니다.
들뜬 마음을 부여잡고 떠난 유럽여행.
비행기 차창에 비친 모습부터 가슴을 설레게 하였는데 막상 그 곳에 도착하고 돌아다녀보니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선 느껴지는 낯선 생활모습.
이것이 바로 '문화차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한국.
나의 고향이기에, 내가 살아가는 곳이기에 다시금 다른 나라에서 느낀 감정을 뒤로한 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이 우연히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 옆집에 영국남자가 산다』
영국남자?
이제는 낯설지 않지만 왠지 그가 바라본 우리의 모습이 궁금하였습니다.
티비로 보는 외국인들의 한국을 바라본 모습과 비슷한지, 아니면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조금은 어두울지......
그의 이야기가 몹시나 궁금하였습니다.
책을 받자마자 이런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국 사람들, 참 재미지다!"
응?
우리가 재미진 사람이었나?
카페에 앉아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본 우리의 모습은 항상 바쁘게 다니며, 손에는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을 가득 안은 채 다니는 모습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인이 '팀 알퍼'씨는 다르게 보이나 봅니다.
어떤 점이 다른거지?
우리가 진짜 재미진가?
그렇다면 내가 바라본 이들은 내 심정이 그렇기에 그런 이들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인가?
자꾸만 늘어가는 저만의 궁금증을 안고 이 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그가 바라본 우리의 모습.
그가 왜 우리의 모습이 '재미지다'라고 표현을 하였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나믹한 한국인의 모습 속에 담긴 '정'.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는 우리에게 영국과의 문화적 차이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는데 곳곳에서 우리의 '인정'이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또한 그를 통해서 잠시나마 잊고 있던 우리의 모습이 보여졌기에 조금은 역동적이었고 언제나 불가능이 없음을 느낄 수 있어 나름 한국인으로써의 자긍심도 되살아났습니다.
저에게 인상깊었던 것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았습니다.
<한국의 겨울이 유난히 따뜻한 이유>에서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새해 인사를 왜 한 해에 두 번 해야 하는지 의문이었지만, 어쨌든 복을 많이 받는 건 좋은 일이 아닌가.
...
그래도 많은 명절이 겨울에 몰려 있어서 한국의 겨울은 유난히 따뜻한 것 같다. 신정이든 구정이든 선물과 정이 자주 오갈수록 좋은 일 아닌가.
나는 올해도 기꺼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두 번씩 인사했다. - page 36 ~ 37
우리는 신정과 구정, 다가오는 발렌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 등등.
오고가는 인사말과 선물 속에 진정한 정이 담겨 있는 것임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복은 나눌수록 넘쳐나는 것이기에 당연히 두 번, 세 번, 아니 수 천 번을 하여도 모자르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몸 살리는 이열치열 보양식>엔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음식으로 더위를 이기는 한국인의 슬기가 큰 도움이 되었다. 추어탕, 삼계탕 그리고 양념이 먹음직스럽게 발라져 있는 장어구이 같은 보양식은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 무더위에 지치거나 병으로 몸이 허약해졌을 때 갈비탕, 도가니탕 같은 고단백질 음식을 먹으면 몸의 배터리가 급속히 충전되는 기분이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한국 보양식이 성적 스태미나에도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다. 솔직히 효능은 확신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러한 민간요법을 듣게 된다면 유럽 남성지 기자들이 한국을 취재하러 구름같이 몰려올 것이라는 점이다. 누가 알겠나. 언젠가 <GQ> 표지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이 장식하게 될는지. - page 166
한때 우리의 보양식에 대해 유럽인의 안좋은 편견이 있곤 하였습니다.
그런 이들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 결핍.
그들이 막상 우리 나라에서 생활을 해 본다면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느끼는 바였습니다.
그가 느끼는 우리의 모습.
결국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기에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하지만 그의 글을 읽으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곤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기에 우리는 너무나 당연시 여겼던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점차 문명이 발달하면서, IT 강국으로 급부상하면서 다들 비슷하게 살아간다고만 생각하였는데 우리에겐 생각하고 먹고, 일하고, 노는 모습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 개성을 조금이라도 발휘한다면 세계 최강의 자리도 우리에겐 멀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모습 뿐만 아니라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문화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다른 나라인이 바라본 우리의 모습이 출간되길 조심스레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