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저나 나는 지금 과도기인 것 같아요 - 여자의 서른 그 후, 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김재용 지음 / 시루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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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불면서 벚꽃잎이 흩날리고 있습니다.

샤방샤방~♥

어디론가 떠나고픈 요즘.

하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울적하게만 만들곤 하였습니다.

어린 아이, 그리고 바쁜 남편.

30대 중후반을 달리면서 과연 나는 누구인가를 물어보곤 합니다.


이 책의 제목이 제 심정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나는 지금 과도기인 것 같아요』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찡~할 수 있음에......

그저 책을 펼치지않고 겉표지만 보아도 위로를 받게 된 이 책.

왠지 읽고나면 눈물을 훔칠 것만 같았습니다.


아, 여자

안 하고

싶다......

20대엔 꾸미는 것도 좋아하고 '예쁘다'는 소리에 기분이 한껏 들떠 세상 일이 그저 즐겁기만 하였습니다.

30이라는 나이의 앞자리가 2에서 3으로만 바뀐 것 뿐인데 세상은 저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기 시작하였습니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엄마로써, 딸로써, 며느리로써의 역할.

갑자기 주어진 임무들이 너무나 많아 아직까지도 버겁기만 합니다.

가끔은 너무 힘들다고 외치고 싶지만 들어줄 사람이 있을까, 괜히 투정 아닌 투정이 될까봐 속으로만 삭히다보니 속병이 날 지경.

30대를 보내는 요즘도 외치곤 합니다.

여자 하기 싫어!


<003 나는 요즘 젊었을 때 쓰지 못했던 지극한 모성애를 발휘하고 있다. 모성에도 총량의 법칙이 있다.>에선 지금의 저를 향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엄마란 원래 미숙한 존재라는 것, 완벽할 수 없다는 것만 인정해도 아이 키우는 게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되었으니 몰라서 못 하는 것도 있고, 에너지가 바닥나서 못 할 수도 있다. - page 19

'엄마'라는 타이틀이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땐 몰랐는데 너무나도 버겁게만 느껴지고 있던 요즘이었습니다.

나는 왜 남들처럼 못하는 것인지 자책을 하곤 하였는데 이 책의 저자만이 제 마음을 알아주었습니다.

사람마다 모성 총량도 다르고 써야 하는 시기도 다르다. 다른 엄마들과 비교하면서 의기소침해질 필요도 엄마 노릇 제대로 못 한다고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모성 마일리지는 없어지지 않으니까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 두고두고 쓰면 된다. 엄마 노릇은 졸업도 정년도 없이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거니까. 좋은 엄마가 되어 주지 못한다는 죄책감에 시달릴 게 아니라 차라리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잘 웃는 엄마가 되어 주는 게 어떨까.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봄날 새싹처럼 고개를 내밀 때, 씩 웃으며 딱 네 마디 주문을 외워보자.

'지인지살.'

'지 인생은 지가 살아가는 거'라고. - page 20 ~ 21

이젠 저도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느껴질 때 외쳐보려 합니다.

"지인지살"


책 속의 한 구절 한 구절 정말 상처받은 '여자'들의 치유약이 되어주었습니다.

<014 헌신했으면 행복해져야 하는데 헌신짝이 되어 버린다. 나 자신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에서 인상깊었던 문구.

이는 저의 어머니에게도 바치고 싶었습니다.

착한 여자는 상처를 많이 받게 마련이다. 착한 여자가 되려고 노력하기보다 나 자신도 보살피며 자존감을 키워야 나도 가족도 모두 행복할 수 있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들에게 행복을 나눠줄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낼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생기는 거다. 나를 잃고 살면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 그녀의 차가운 손을 가만히 잡으며 말해줬다. 이제 더는 착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을 위해 살아보라고. 창밖으로 향해 있던 눈을 거둔 그녀가 가만히 혼잣말했다.

"나는 어디 갔다 이제 온 걸까?" - page 60 ~ 61


<045 '그냥'이란 말이 좋아진다. 삶은 의미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사는 것이다.>는 어느 한 문장도 빠짐없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는 삶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산다.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지?'

'내가 왜 이런 사람과 사는 거지?'

'내가 이걸 꼭 해야 돼?'

'이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지?'

자꾸 의미를 붙이다 보면 사는 게 더 힘들어진다. 살아보니 삶은 의미로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사는 것이었다. 세상일은 '어쩌다', '우연히', '얼떨결에', '그냥' 이루어지는 것들이 참 많다. 별일 없는, 소박하고 잔잔한 일상들이 구슬처럼 꿰어져 삶을 완성한다. - page 165 ~ 166


책을 읽고나니 저자가 <글을 쓰며>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외로울 때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 주는 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들고 답답할 때마다 찾아보기 쉽게 책 뒤에 키워드별로 색인표도 덧붙였습니다. 어느 한 꼭지의 글에서나마 작은 위로의 빛 하나 건져 올린다면 좋겠어요. 분명 좋은 날들이 펼쳐질 겁니다! 부디 지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행복의 길을 향해 걸어 나가시길... - page 7

어느 새 제 책에도 여러 곳에 포스트잇플래그가 붙어 있었습니다.

아마 이 책은 저 곁에 아무 말 없이 그저 토닥여주는 영혼의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나만 힘든 줄 알았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더라도, 30대인 다른 이들을 보더라도 그들은 항상 밝고 삶이 행복만 가득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 뿐만 아니라 어디선가 저와 같이 고민하는 이가 있었고 그랬기에 이 책이 나오게 되어 저를 위로해 준 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인생은 어차피 위태로움의 연속, 낡은 나무다리 위를 걷는 것 같은 아슬아슬함과 수시로 맞먹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모두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삶'이라 쓰고 '버티기'라고 읽으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 page 244

어차피 알 수 없는 내일, 인생.

아슬아슬함과 맞짱 뜰 수 있는 용기를 안고 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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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新생활명품
윤광준 지음 / 오픈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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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라하면 그저 유명브랜드의 고가를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이렇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좋은 것만 누리기에도 인생은 짧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꿔주는 생활명품 이야기

순간 '명품'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생활명품들을 바라보며 저에게 있는 명품들을 바라보기로 하였습니다.


우선 <작가의 말 평범함을 비범하게>에서 인상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평범함을 비범하게!" 독일 파버카스텔 본사 건물에 쓰여 있는 문구다. 간결한 문장에 담긴 의미심장한 내용은 삶의 지침으로 삼아도 좋을 만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특별하게 잘하는 능력이란 얼마나 중요한가. 순서가 바뀌어 특별한 일조차 흐지부지 마무리한 경우는 없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위대함은 사소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일상의 작은 관심과 물건을 다시 돌아보아야 할 이유다. - page 9

일상의 작은 관심과 물건을 돌아본다는 것!

좋은 물건 뒤엔 반드시 좋은 사람들이 있다. 물건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 만드는 물건이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것이라는 확신은 멋졌다. 하나같이 진실하고 성실한 인품의 소유자들이었다. 어설픈 타협을 하지 않았고 더디고 답답한 세월을 이겨낸 이들이기도 했다. 물건은 곧 인간 정신의 표현이란 평소의 생각을 거듭 확인해주었다. - page 9

이것이 이 책의 '생활명품'들을 지칭하는 것임을 느낌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내 주변의 있는 물건들도 나를 대신해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고 있음을.

그저 함부로 대하고 소홀히 했다는 건 스스로를 그렇게 대했다고 표현할 수 밖에 없음을.

이제부터라도 나의 물건들, 나만의 '명품'들을 잘 대해주어야 겠습니다.

이젠 작가의 말까지 읽었으니 본격적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그가 전한 '생활명품'들은 필기의 맛을 전하는 '파버카스텔'연필을 비롯하여 화장품 '세타필', 외로운 마음까지 시원하게 긁어주길 '요괴손 등긁개', 그리고 먹고 마시는 음식들.

다양한 명품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저와도 공통분모가 있었던 물건들에 공감을 하곤 하였습니다.

우선 <아이부터 어른까지, 착한 스킨케어 화장품 '세타필'>이었습니다.

지금도 아이와 함께 저를 비롯하여 제 부모님까지 쓰는 화장품, 세타필.

세타필 로션은 화장품이 아닌 피부 진정제 같다. 현혹시키는 향이 없다. 피부에 도움이 되는 성분만을 담기 위함이다. 색도 없다. 대신 여유 있게 찍어 쓰라는 듯 넉넉한 용량이 다가온다. 포장의 화려함은 더더욱 없다. 담겨 있는 흰색 젤은 피부만을 위해 종사한다. - page 75

저 역시도 이 화장품을 접하게 된 계기는 엄마 덕분이었습니다.

엄마의 화장대에 떡 하니 자리잡은 세타필.

포장용기가 이쁜 것도 아니고 양도 엄청나게 들어있기에 그저 엄마만 쓰는 것인 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엄마 덕분에 지금의 나의 아이까지도 한파에도 얼굴이 튼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용량이 이제는 어찌나 예뻐보이는지 아낌없이 구입하고 화장대에 진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역시.

이런 생활용품이 '명품'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리고 <염산 안 뿌리고 키우니 옛날 맛 그대로 '장흥 무산 김'>은 의외였습니다.

전 세계 '김'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분명 빠질 수 없는 매력.

짧조름하면서 밥도둑.

따뜻한 흰 밥과 다른 반찬 필요없이 김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

제 아이도 밥투정을 하더라도 김밥을 만들면 그리도 잘 먹기에 저에겐 뗄레야 뗄 수 없습니다.

전국에서 제일 먼저 염산을 쓰지 않는 양식법을 실천했다. 김의 이름을 '무산 김'으로 부르는 이유다. 산을 쓰지 않는 대신 김발을 바닷물 위로 들어 올려 공기 중에 노출시키는 번거로운 작업이 필연 추가된다. 김은 햇빛과 바람을 이겨내고 파래는 죽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다. 염산을 뿌리면 이 과정이 줄어들지만, 무산 김은 더 많은 노동력과 비용을 감수하고 염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 page 274

김이 생산되는 과정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식탁 위에 올라오는 평범하기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한땀한땀이 고이 베여있었다는 점에서 '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고 이는 '명품'이 될 수 밖에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생활명품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들도 있었지만 조금은 고가이거나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활명품과 공유하고자 하는 이를 위해서 책의 뒷 장에 그 물건들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올려주는 센스를 발휘하곤 하였습니다.

무조건적으로 남들이 좋다고,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낸, 진짜 필요한 물건들이 진정한 명품임에 갑자기 제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명품처럼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나만의 명품과 함께 또 다시 명품이야기를 써내려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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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윤정인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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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아주 오래된 서점』을 읽었습니다.

"책벌레들이라면 공감하지 않고는 못 배길 장엄한 원더랜드." - 김연수

"다음 도쿄 여행엔 이 책을 들고 가겠다." - 임경선

유명한 작가들의 찬사가 가득했던 그 책을 읽으면서 '헌책방'이라는 곳에 대한 매력을 느끼곤 하였습니다.

한때 우리나라의 청계천 주변에 자리잡았던 헌책방들.

하지만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등장한 헌책방들은 대형서점이 관리하는 시스템이라서 옛 정취를 느끼기엔 뭔가가 부족하긴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헌 책을 나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20대엔 그저 놀기에 바빴는데 30대에 결혼을 하면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임신으로 아이를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 이제는 손에서 뗄레야 뗄 수 없을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가족 모두가 잠이 들 때 거실 한 켠에 불을 켜 읽는 독서의 시간.

이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이기에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아이와 함께 중고서점을 가면서 원하던 책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했을 때의 쾌감.

그리고 그 책의 주인과의 알지 못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뭔가를 느낄 때면 책이 주는 매력이 어마어마함을 느끼곤 합니다.


일본 작가의 『아주 오래된 서점』에 매료되어 있을 무렵 우리에게 '윤정인'작가가 다가왔습니다.

슬며시 다가온 이 책,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

책을 펼치기 전부터 왠지모를 뿌듯함이 들었습니다.

그래!

우리에게도 작은 책방, 헌책방들이 있어!

이 책을 읽고 난 뒤 저 역시도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책벌레들이라면 이 책을 들고 여행을 하겠다."

단순히 책방에 대한 소개 뿐만 아니라 여행자의 감성까지 더해진 이 책.

읽은 자의 여유랄까.

책을 덮고나니 더더욱 이 책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다가오는 주말에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을 떠나볼까 합니다.


책 속엔 다양한 책방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정말 무심코 지나쳤기에 몰랐던 곳이 있어서 조금은 놀랍기까지 하였습니다.

그 곳은 '책방 이음'.

혜화역 근처에 자리잡은 이 책방을 이 근처에서 열심히 놀았던 저에겐 너무나도 생소하게만 다가왔습니다.

진짜 있었나? 의구심마저 들었는데 이 책방은 혜화역 근처에 있긴 하더라도 큰거리에서 약간 틀어진 골목 안에 있다고 하니 서점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던 저에겐 당연히 눈에 띄지 않았던 곳임이 틀림없었습니다.

이 책방에 대한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서점은 인간의 영혼을 파는 가게이다... 낯선 여행지의 가장 고요하고 아름다운 장소에 자리한 가게가 서점이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 page 40

진정한 서점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문구.

다름아닌 곽재구 시인의 책에서 인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

"2005년 가을에 문을 열었는데, 2009년에 경영난으로 문 닫을 위기에 놓이게 됐어요. 그때 이 서점을 좋아하는 시인, 소설가 들이 기금을 마련하는 행사도 하고, 이음아트 살리기 운영회도 만들었는데 잘 안 됐죠. 당시 저도 운영회 위원이었는데 책임감을 느끼면서, '서점은 개인의 희생보다 많은 사람의 힘과 애정을 쏟아서 운영하는 게 맞지 않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당시 제가 속해 있던 비ㅣ영리단체 '나와 우리'에서 이 서점을 맡게 됐고, 비영리 공익 서점으로 탈바꿈하게 된거죠." - page 40

어쩌면 인터넷 서점과 대형서점의 횡포로 인해 겪었을 책방들의 입장이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인터넷 서점을 주로 이용했던 한 사람으로 왠지 모르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책'에 대해 올바르게 마주했는지, '서점'의 의미를 잊고 지낸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의 책방 여행 뿐만 아니라 책방 속의 책의 향기도, 그 전의 주인들의 냄새도 묻어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야기가 풍성하고 글을 통해서 잠시나마 그 곳을 꿈꾸기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다시금 책방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시인이 운영하는 책방, 연예인이 운영하는 책방, 술을 마지며 책을 읽고 살 수 있는 책방 등 그 모습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 다양성 속에 진정한 책방의 의미가 담겨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니 저 역시도 책방 순례자가 되어 한 곳 한 곳 그 곳만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다가오는 주말.

벚꽃구경과 함께 한 책방을 다녀올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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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꾸제트
질 파리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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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tvN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비밀독서단>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가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소장하고 가끔 들여다보는 소설이기에 애착이 있던 소설이었습니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소년, 제제.

어릴 때 읽었을 땐 그저 소설 속 제제라고만 생각했기에 그 아이의 진정한 내면을 알지 못하였지만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어 읽었을 땐 점점 '제제'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의 제제에게 오히려 미안한 마음마저 들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알게 된 이 책, 『내 이름은 꾸제트』.

애니메이션으로 명성을 알렸던 터라 소설 속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기대되었습니다.


첫 장을 펼치면 엄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늘은 말이다. 꾸제트, 워낙 어마어마하게 커서 그 아래 아웅다웅 살고 있는 우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단다."

"인생이란 말이다, 저놈의 우중충한 하늘과 똑같단다. 재수 없으면 더러운 구름이 싸대는 오줌줄기를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하지."

"남자들이란 모조리 구름 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단다. 세상 구경 한답시고 영계랑 떠나버린 네 얼빠진 아빠처럼 말이다." - page 9

어린 아들인 '꾸제트'를 붙잡고 하늘에 대고 투덜대는 엄마의 모습.

그 속에 자란 꾸제트에게 세상의 모습은 어떠했을지 걱정스러웠습니다.


아홉살 꾸제트에게 찾아온 시련.

처음에는 엄마가 그냥 자는 줄로 알았지만 왠지 장난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분위기.

엄마를 살짝 흔들어보았을 때 이미 엄마는 헝겊인형처럼 죽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 경찰관의 질문에 그의 대답.

"그래, 네 엄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니?"

"아, 그거요, 다 하늘 때문이에요." - page 17

엄마로 인해 원망하게 된 하늘.

과연 앞으로 꾸제트에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하였습니다.


친절한 경찰 아저씨 '레이몽'을 따라 간 감화원.

그 속엔 각자의 사연을 품은 아이들이 있었고 이들을 돌보는 복지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꾸제트'를 돌보는 '레이몽 아저씨'.

이들과 어울리면서 꾸제트는 우정과 사랑을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책 속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짜 부모건 가짜 부모건 상관없어, 카미유. 중요한 건 사랑받는다는 거잖아. 안 그래?"

"그건 달라."

"사실은 나도 가끔은 엄마랑 같이 사는 꿈을 꿔. 서랍도 안 뒤지고 권총 가지고 놀지도 않는 꿈. 엄만 여전히 텔레비전만 보고 나는 항상 혼자지. 뚱보 마르셀이나 그레고리랑 구슬치기도 하고 돼지랑 얘기하는 이웃집 녀석을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게 그리 오래가지를 않는 거야. 그러곤 집에서 무 얼 할지 더 이상 알 수가 없게 되지. 근데 하루는 내가 금방 커서 공장에 일하러 다니는 거야.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엄마 맥주를 내가 마시고, 밤늦게까지 텔레비전을 보고 침대도 아닌 소파에서 만날 잠자고 르거는 거야. 그러다 잠이 깨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 그때 엄마 서랍을 뒤진 것도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 page 332

사랑을 받고싶어했던 아이, 꾸제트.

하지만 이 아이에게 사랑보다는 무관심을 선사했던 부모.

시대상, 그들이 처한 상황상 그럴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의 손길과 관심이 있었다면 어린 꾸제트가 이런 시련을 당하진 않았을텐데라는 아뒤움이 남았었습니다.


감화원 속에서 꾸제트와 아이들은 꿈을 실현 가능하게 해 주는 장소가 되고 그들의 점점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합니다.

"아, 저런...... 아무튼 너도 알겠지만, 난 시몽 널 아주 좋아해.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그래. 그래서 네가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거야. 물론 그대로 넌 떠날 테지만 말이야."

"글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생각 같아선 나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무슨 소리! 너 바보야? 바깥세상의 찬란한 태양이 너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감옥에 주저앉겠다고? 꾸제트, 너는 지금부터 절대 다른 사람 말을 들어선 안 돼. 내 말도, 그 누구의 말도 마찬가지야. 오로지 네 마음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여. 지금 네 마음은 틀림없이 너에게 이곳을 벗어나라 말하고 있어."

"응, 그건 사실이야......" - page 379 ~ 380

이젠 더 이상 하늘을 죽이고 싶지 않다는 꾸제트.

그가 보다 넓고 좋은 세상에 한 발을 내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작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이 책의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어른들이 배워야할 본보기인 듯 합니다.

너무나도 맑기에, 한없이 낙천적이기에 모든 이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 꾸제트.

이 아이를 통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한 줄기 빛이 있음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우정과 사랑.

이들이 모였기에 그가 다시금 세상 밖으로 나아가고자 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역시도 왠지 제 머리맡에 두고두고 생각날 때 읽어야겠습니다.

아이에게서 좋은 기운을 얻고, 그리고 세상에 찌들어 마치 어른이 절대적인 냥 행동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기 위해서 입니다.

왠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성으로 다가올 듯 한 이 책, 『내 이름은 꾸제트』.

그 아이가 꿈 속에 나타나 또 다른 이야기를 선사해 주길 바라며 잠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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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암시 - 자기암시는 어떻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에밀 쿠에 지음, 김동기 옮김 / 하늘아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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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기암시』 

시험공부할 때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할 수 있다.'

'시험부분을 다 외울 것이다.'

'내가 원하는 점수(대학)에 갈 것이다.'

열심히 외쳐보았지만 결과는 노력한 것에 비례(?)로 나오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자기암시'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으론 매일 아침, 내가 제일 많이 머무는 곳에 이루고자 하는 것을 종이에 써 붙이고 계속해서 자기암시를 하면 언젠간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읽으면서 의심쩍었지만......

세월이 흘러 이번에 만나게 된 이 책, 『자기암시』.

이 책의 앞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Day by day, in Everyway, I am getting better and better

"나는 날마다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기암시'는 어떤 것인지, 어떤 힘을 가졌는지 궁금하였습니다.


<들어가는 말>에서 저자인 '에밀 쿠에'의 이론을 한 마디로 요약하였습니다.

"상상하라. 그러면 이루어질 것이다." - page 9

그는 의식적인 노력이나 의지를 통해서 생각을 바꾸려 하지 말고 아예 무의식을 길들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은 즉, 자기암시로 무의식에 각인되어 뇌에 명령을 내리게 되고 뇌는 그 명령에 따라 삶을 움직인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자기 자신 속에 숨겨진 힘을 믿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숨겨진 능력, 그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 속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자기암시에 관한 질문들, 자기암시를 돕는 수행법등이 실려 있었습니다.

특히나 <자녀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법, 자기암시>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아이가 잠자리에 들면 엄마나 아빠 중에 한 사람이 조용히 아이 곁으로 가서, 아이가 깨지 않도록 나직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공부, 건강, 집중력 등 아이에게 바라는 습관이나 덕목 등을 15회 내지 20회 반복한다.

(중략)

아이가 잠이 들면 아이의 몸과 의식적 자아는 휴식 상태에 들어간다. 하지만 무의식적 자아는 잠들지 않고 깨어 있다. 따라서 잠이 든 아이에게 말을 걸면 자연스럽게 아이의 무의식이 듣게 된다. 무의식적 자아는 무엇이든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모가 말한 모든 것들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 page 99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이 부분에서 알려준 자기암시법을 한 번 실행해 보려고 합니다.

보다 좋은 덕목과 좋은 장점만 가득한 사랑스러운 아이로 자라나라고 조용히 속삭이려 합니다.


자기암시를 돕는 몇 가지 수행법 중 <마르크 오렐의 의식적 자기암시 수행법>이 있었습니다.

1.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목표를 정하라

2.긴장을 풀라

3.상상하라

4.집중하라

5.매일 긍정적인 암시를 반복하라

6.늘 유지하라

이 간단한 방법이 우리의 무의식 전체에 긍정의 힘을 선사하고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아름답게 바뀌게해 준다는 점에서 매력있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기암시'는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은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에, 더 능력이 있기에 보다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이 역시도 내 안의 무의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여 훗날엔 자신이 원하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제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보다 행복해지기 위해 '감사일기'를 쓰곤 합니다.

조금씩의 변화가 불러일으킨 소소한 행복에 감사함을 느끼며 이번엔 '긍정적 자기암시'를 더하여 보다 하루하루가 행복으로 풍성해지길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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