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들의 육아분투기 - 아빠 동물들의 눈물겨운 자식 키우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컴퍼니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저출산시대라고 합니다.

이는 여성들의 사회진출로 인해서라고 하지만 오늘 신문을 보니 여성들의 사회진출 보다 남녀의 공동육아가 안된 점이 그 이유라고도 하였습니다.

사실 저보다 윗세대, 부모님의 경우에는 오로지 남자는 가정을 위하여 사회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육아를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요즘 젊은 부부들을 바라보며, 특히나 저의 경우에도 부모님께서는 여자들이 살기 좋아졌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남자들은 그저 육아를 도와주는 것으로만 인식하지 같이 해야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독박육아'를 하며 지내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수컷들의 육아분투기』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남편에게도 꼭 읽히겠다는 다짐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책의 앞표지부터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새끼를 잘 키우는 수컷이 살아남는다!

아빠 동물들도 이렇게 육아를 하는데!

그들의 기상천외한 육아분투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두근두근 부푼 가슴을 안고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제1부 생물에게 육아란 무엇인가?

제2부 육아 잘하는 수컷에게 배워라!

특히나 2부에 육아를 잘하는 수컷 동물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를 비롯해 백조, 학, 늑대, 고릴라, 긴팔원숭이, 쇠똥구리, 해마 등등.

어류부터 시작된 수컷 동물들은 양서류, 조류, 포유류, 곤충에 이르러 다양한 수컷의 육아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우선 '육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맨 처음 육아를 한 생물은 다름아닌 '공룡'이라고 합니다.

뾰족한 이와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공룡.

공룡 중에서도 '마이아사우라'라는 '착한 어미 도마뱀'이라는 뜻을 가진 공룡.

둥지 안에 있는 새끼의 화석에서 이빨이 닳아 작아진 것으로 보아 새끼의 이빨이 닳을 정도로 부모가 열심히 먹이를 날라다 준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 - page 52

이후로도 여러 연구를 통해 많은 공룡이 육아를 했다는 증거가 나온다고 하니 참으로 신기하였습니다.

또한 인상깊었던 것은 <남자가 존재하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수컷은 정자라는 형태로 자신의 유전자를 암컷에게 보낸다. 그러면 암컷이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난자에 정자의 유전자를 조합해서 자손을 만든다. 다시 말해, 수컷은 자손을 증식시키는 암컷이 유전자를 더욱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안타깝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그저 그 정도의 존재일 뿐이다. - page 18

이 사실을 남자들은 알런지......

그대들이 여자들에게 잘 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임을.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격한 공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육아를 잘 하는 수컷들 중에 아무래도 <비둘기>가 인상깊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눈물겨운 자식 사랑은 실로 감탄을 자아내었습니다.

일부일처제로 육아를 하는 새, 비둘기.

멧비둘기는 부부가 힘을 합쳐서 둥지를 만들고 역시 힘을 합쳐서 알을 품는다. 비교적 안전한 밤에는 암컷이 알을 품고 위험한 낮에는 수컷이 알을 품는다. 새는 일반적으로 봄에 사랑의 계절을 보내고 먹이가 될 곤충이 많은 여름에 육아를 한다. 하지만 멧비둘기는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언제라도 육아를 할 수 있다. - page 154


멧비둘기는 젖으로 새끼를 키울 수 있다. 그래서 곤충이 적은 계절에도 육아를 할 수 있다. 물론 조류인 멧비둘기한테서 포유류처럼 젖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멧비둘기는 모이주머니에서 밀크를 만든 다음 입으로 토해내서 새끼에게 준다. 이것을 '피존밀크'라고 부른다. 피존밀크는 암컷뿐만 아니라 수컷도 생산할 수 있다. 이 피존밀크 덕분에 멧비둘기는 수컷도 수유를 한다. - page 154


피존밀크 덕분에 수컷도 수유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곤충을 잡으러 가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멧비둘기는 남는 여유시간을 이용해 새로운 둥지를 만든다. 그리고 계절에 상관없이 몇 번씩 둥지를 만들고 몇 번이라도 육아를 한다. - page 155 ~ 156

우리들은 '피존밀크'와 같은 '분유'가 있기에 모유수유의 고통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이 멧비둘기처럼의 수컷의 육아기는 인상깊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육아'는 누가 하더라도 위대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모든 수컷들이 육아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부모의 자식을 향한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나니 수컷들이 육아를 하는 경우도 많구나를 느꼈습니다.

암컷이라 당연시 여겼던 육아를 수컷들 나름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육아를 보고나니 그동안 투덜거렸던 제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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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김중식 지음 / 문학세계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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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행이라하면 아무래도 떠오르는 나라가 '유럽'이나 '미국',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정도를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성지라 여기는 '인도'와 '산티아고 길'정도.

그 외의 나라에 대해선 사실 접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나 '이란'.

익숙한 나라도 아닐 뿐더러 과연 안전상 괜찮을지도 모르는 곳이기에 이 나라를 다녀온 사람을 만나기란 어려운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런 저에게 마치 이 또한 편견이었다고 알려준 이 책.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특히나 저자는 3년 6개월간 체류하며 이 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주겠다며 이 책을 펼쳐냈습니다.

닫힌 사회, 다른 시대를 사는 이방인들의 나라

이 곳의 문화유산답사를 그와 함께 떠나보았습니다.


저자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란이 내게 준 가르침, 혁명을 낭비하지 말자.

이란이 그에게 전한 가르침들.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습니다.


프롤로그를 읽다보면 저자의 방황에서 시작된 여행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사막에서의 삶.

그 속에서의 깨달음.

그리하여 사막에서 모든 삶은 평등하게 쪼잔하다. 인간마저 모래보다 크지 않다. 순응하지 않으면 살아갈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모래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기도 한때는 바위였으며, 수억년에 걸쳐 먼지가 되었다. 하물며 생명은 더 유한하고 허망한 것이다. 사막은 그의 허망함으로 모든 생물을 지배하는 자연의 완벽한 독재 공간이었다. - page 16

물과 길이 없다면 사막은 가장 위험하고도 안전한 곳이라고 하지만 물과 길이 있다면 사막은 가장 안전하고도 풍요로운 곳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시작된 '페르시아 문명'.

그리고 시작된 그의 여행기.

내가 사막에서 깨달은 것은 길을 열면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지만, 길을 닫으면 망할 수는 있어도 흥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미래는 지도에 없는 길이기 때문이었다.

나는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찾은 것 같다. - page 19


그들은 우리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우리는 보다 '빨리빨리'를 외치지만 그들은 그것이 오히려 '사탄을 부르는 행위'라며 우리를 위로하고, IT강국인 우리와 달리 그들은 '사탄의 유입을 막기 위해' 인터넷까지 막아놓았습니다.

서로 너무나도 다르기에 오히려 더 눈길이 가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 책은 여행기인듯 하지만 여행기가 아닌 역사서같다는 느낌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만큼 저자는 이 책에 '페르시아'에 대해, '이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고 싶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점은 '이란'이라는 나라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나라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이슬람 국가 중에 여성 인권이 높다는 점과 오히려 강대국에 의해 자신들의 문화재를 지키기 어렵다는 점은 안타까웠습니다.

이란은 '제2의 태권도 종주국'을 자처하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권도 리그를 운영하는 태권도 강국이다. 이란 태권도가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성적 이상을 거둬야 태권도의 세계화가 완성되는 게 아닐까. - page 315

그들의 태권도를 향한 애정에 저 역시도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페르시아' 문명에 대해 알게 된 하나의 통로가 되었습니다.

특히나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그가 책에 실은 사진들과 그들의 문화, 역사들을 읽으면서 저 역시도 언젠간 이 나라에 가 보아야겠다는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방대한 내용을 담기에 책은 한정되어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자 역시도 많은 내용을 전달해주고픈 마음이 곳곳에 묻어 있었기에 책의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또 다시 그를 만날 날이 오기를 바라기도 하였습니다.

'인도'처럼 '이란' 역시도 언젠가는 성지의 나라로 하나의 여행상품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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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의 뜰
탁현규 지음 / 안그라픽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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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이 재조명되면서 그녀의 삶에 대한 책들이 시중에 많이 보이곤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그녀의 일생을 담은 소설책을 읽으며 엄마이기 이전의 여자인 그녀의 모습에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고 엄마로써는 강인함 속의 자식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저에게 있어서 귀감있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임당의 뜰』 

그녀가 남긴 작품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오만원권과 교과서 등.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화가이면서도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주로 뜰에 사는 동,식물에 초점이 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그녀의 작품 속, 뜰 속에 담긴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

이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책은 2부로 되어있었습니다.

1부 사임당의 화첩

2부 매창의 화첩

사임당과 매창, 모녀가 화폭에 펼쳐 놓은 앞뜰과 뒷동산

정경이 가슴 속으로 들어온다. - page 13

책장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오감을 열고 발걸음을 옮겨 사임당의 뜰 속으로 걸어가 봅니다.


<가자지매>란 작품에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임당의 초충도에서 열매와 꽃이 주로 세 개씩 나오는 이유는 '삼三'이란 숫자가 완벽한 숫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 page 51

어느 것 하나도 헛투로 그리지 않고 그 의미를 부여했던 그녀.

또한 <가자지매>에선 이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비든 사마귀든 모두 꽃과 열매를 통해 삶을 이어 나간다. 이것이 생명이 살아가는 순리일 것이다. 아마도 옜사람들은 먹이를 향하는 작은 생명체의 본능을 보면서 사람도 먹을거리가 있어야 삶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을 것이다. - page 51

이런 내용을 모르고 그저 작품만 바라보았다면 그녀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받지 못한 채 그저 '좋다'라는 감탄사만 내뿜는 무지의 후손이 될 뻔 하였습니다.


그녀의 그림 속의 생명들.

요즘은 찾아보기도 힘들지만 막상 보게 되더라도 무심코 지나칠 것입니다.

<맨드라미와 쇠똥벌레>를 보면 이런 글이 있습니다.

쇠똥을 먹어 치우는 쇠똥구리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 세상에 쓸모없는 생명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이것이 격물치지格物致知이다. 사물을 접하여 앎에 이른다. 쇠똥구리가 쇠똥을 굴리는 모습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는다. - page 91

격물치지.

잠시나마 잊고 지낸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청과취완>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옛사람들은 뜰에 사는 작은 생물에서도 사람이 걸어가야 할 올바른 길을 보았다. 미물微物은 더 이상 미물이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생명이다. 미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모든 생명을 사랑한다. 그렇기에 초충도를 그리고 감상하는 것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일지도 모른다. 미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생명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사임당이 초충도를 그렸던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 page 47

이 책을 읽어야할 이유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미물은 더 이상 미물이 아니라는 것.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것.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금 재조명된 사임당의 화첩을 통해 나아가 옛사람들의 그림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다잡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매창'은 사임당의 첫째 딸로 사임당의 예술적 재능을 고스란히 전해받았습니다.

어머니인 사임당은 초충도를 우리에게 전해 주었지만 매창은 묵매와 수묵화조도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사임당이 조선 여성화가의 시조라면 매창은 여성 사군자의 시조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녀 역시도 선비 화가의 그림을 가진 담백하면서도 여백의 미를 자랑하였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점점 주변을 바라보는 시야가 좁아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지금 아이를 키우면서 다시 자연 속의 생명체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곤 합니다.

처음에 이 책을 받았을 땐 그저 사임당의 그림을 교과과정에서 배운 것처럼 지나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책을 펼치는 순간 미술관에 들어선 느낌이었고 점점 그림과 그 의미를 알아갈수록 제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길 위에 핀 꽃, 그리고 곤충들.

이들을 보기란 책 속의 사진으로 접하게 된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였습니다.

그녀를 통해 알게된 자연의 섭리,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제 작은 베란다에 꽃씨를 심어보려 합니다.

그녀의 뜰만큼은 안되겠지만 저만의 뜰을 간직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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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X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박현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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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아들면 이런 문장이 제 시선을 확 잡아끌었습니다.

사이비 종교에 온 나라가 현혹되다!

거대한 장막에 가려져 있던 악의 연대기

종교의 무서움은 역사 속에서 확인한 바가 있고 실제 '사이비 종교' 단체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들은 바가 있기에 이 책이 왠지 소설로만 끝날 것 같지 않음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일본에선 베스트셀러 19만 부 돌파한 어마어마한 기록을 가진 이 책.

그의 작품을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왠지모르게 이미 그에게 매료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책의 첫 장부터 독자들을 이끌었습니다.

자살을 예고하고 갑자기 사라진 여자, 다치바나 료코.

수수께끼를 품고 있는 그녀의 행적을 좇으면서 사건은 진행되었습니다.

마치 이 문장처럼......

고바야시는 그 여자를 조사하면서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그녀의 흔적에 도달하는 한 개의 선이 미리 준비돼 있던 것처럼. 마치 자신이 먼 곳에서부터 그녀에게 이끌린 것처럼. - page 12


그녀를 찾기 위해 간 곳은 다름아닌 극단적 종교 단체인 '교단 X'였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모욕하기 위해 여기에 왔어. ......다들 눈살을 찌푸리겠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단체에 들어갔다고. 내 인생과 번지르르한 위선으로 가득 찬 녀석들을 모두 모욕하기 위해......." - page 113

과연 이 종교단체에서 비참한 자신을 구원받을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일까.

교주 속에는 지옥이 있다. 그는 지옥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부의 지옥에 빠져들어 천천히 흔들린다. 어째서 저토록 우울하게 여자를 안을 수 있을까. 저토록 암울한 눈빛으로. 그렇다면 그만두면 되지 않는가. 하지만 교주는 습관처럼 손을 뻗는다. 감동 없이. 흔들리며 우울하게. 벌레가 수액을 핥는 것처럼. - page 169


어찌보면 너무나도 말이 안 되는 종교 단체임을 깨달을 수 있는데 왜 사이비 종교 단체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것일까?

그 속에 모인 이들은 모두가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너는 괴로워지고 싶었던 것이다." - page 496

상대적으로 더 큰 괴로움으로 자신의 존재를 구원받고자 하는 것일까.

"이곳은 세상에서 버림받은 마을. 아무도 찾아오지 않아요. 당신 외에는. 당신이 오지 않았다면 나는 결핵으로 이미 죽었어요. 내게는 우리 마을에 오지 않는 사람들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내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은 인간들의 동정 따위는 필요 없어요. 그런 인간들의 도덕 따위는 들을 필요 없어요." - page 517 ~ 518

책을 읽으면서 답답하고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점점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종교 '교단 X'.

선과 악의 경계는 무의미함을 보여주었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마저 무의미해졌었습니다.

과연 이 책으로만 끝날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어디선가 행해지고 있을 사이비 종교 단체들.

그 속에서의 '신'의 의미는 무엇인지, '종교'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할 숙제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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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행복한가요? - 김뻡씨의 행복 여행
김뻡씨(김태준) 지음 / 토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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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생을 사는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을 모르기에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조언을 구하곤 합니다.

저 역시도 '행복'을 찾아 떠나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뻡씨의 행복여행

WHAT'S YOUR HAPPINESS?

그가 직접 떠난 길목에서 만난 행복들을 저는 책을 통해 알아가고자 합니다.


책을 펼쳐 지은이 '김뻡씨(김태중)'의 소개글 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회적 성공이 행복의 동의어가 되어버린 요즘,

 김뻡씨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질문을 던지며 전 재산

 톡톡 털어 세계여행을 감행한다. 이 무모하고도

 패기 넘치는 행보에 보조를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나아갈 방향을 탐색할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숨 가쁜 하루하루, 잠시 호흡을 늦추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순간 뜨끔 하였습니다.

저 역시도 '사회적 성공 = 행복'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행복'은 사소한 곳에서, 조그마한 관심 속에서 피어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은이 '김뻡씨'와 함께 잠시 호흡을 늦추며 책을 펼쳐 읽어내려갔습니다.


또다시 책의 앞장을 펼치자마자 그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 지금, 행복한가요?

종종 이런 물음이 있을 때마다 '아니요'라는 답만을 외쳤습니다.

왠지 행복한 사람들은 삶의 여유가 있어서 나처럼 아둥바둥거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어본 적이 손에 꼽힐 정도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행복'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에 그 행복을 놓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고민하지 않아 - 부탄>에서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난 가족과 친구, 이 나라와 자연환경이 있어 행복해.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뭔가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부탄 사람들은 그런 걸 덜 중요하게 생각하지." - page 35

"행복이란 마음의 상태라고 생각해. 부탄 사람들은 종교에 의지해 행복을 느끼지. 살생하지 않고 남을 배려하며 어울려 사는 것, 그게 행복인 것 같아. 내게 행복을 만들어주는 건 단순함이야. 하루 세끼 먹고 쉴 곳과 입을 옷만 있으면 돼." - page 36

순간 당황스러웠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여겼기에 '행복'이라 여기지 않고 마치 나의 이상향만을 좇아 갔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충격과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맞다!

나에겐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하루 세끼 먹고 쉴 곳과 입을 옷이 있었기에, 그리고 나를 둘러싼 환경이 있었기에 내가 존재하며 행복이 일상처럼 느꼈다는 것에 새삼 하나하나에 감사함이 들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 맥락이 있었던 <가족과 함께 하는 따뜻한 저녁식사의 즐거움 - 스페인>에서도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내가 보기에 스페인 노인들은 당당하게 문화와 오락을 즐길 줄 알아. 자신만의 문화를 누릴 줄 아는 사람은 늙지 않잖아? 우리는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 알고 낙천적인 편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가족, 이웃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거지." - page 178


<인생의 목적은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다 - 뉴질랜드>에선 제가 가슴에 새겨둘 문장이 있었습니다.

"인생을 돌아보니 인생의 목적은 성공이 아닌 행복이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늘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거예요. 삶의 상당 부분을 성공 같은 삶의 좋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 애쓰지만 그런 것들이 행복을 크게 만들어주지(책에는 '만들어주는'이라고 표기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오타인듯) 않는다는 것을 나이가 들면 깨닫게 되죠. 이제 우리는 행복에 높은 가치를 두어요. 우리의 삶은 행복이 기준이 되어야 해요. 진정한 성공은 매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 page 255

우리가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

소중한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서일 것입니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성공하고 많은 부를 갖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이 진정한 행복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저 역시도 매순간이 행복이었음을 느꼈습니다.

나와 내 가족들, 내가 속한 이 곳.

이제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기지말고 아껴야겠습니다.

그럼 나의 행복이 커지고 커져 행복한 가정, 행복한 사회로 모든 이들이 보다 행복을 느낄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나니 이 책을 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먼저 이 질문을 던져봅니다.

당신, 지금 행복한가요?

그리곤 이 책을 읽은 뒤 다시 물어보고 싶습니다.

당신, 이젠 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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