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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처음 맞이하게 되면 이 문구가 눈에 딱! 들어옵니다.
"근래 발견한 보석 같은 작가!"
-네이버 포스트 '책덕후들이 추천한 책"
책덕후들이 추천했다고 하니 저도 그들을 따라가기 위해 손을 뻗었습니다.
저자는 전작에서도 이미 책 좀 읽는 사람들에게서 입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온전히 나답게』
사실 이 책은 아직 접해보지 못하였지만 그의 다음 작품인 이번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에서도 유감없이 보석같은 이야기를 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녀가 써 내려간 글을 읽다보니 그녀에게 점점 매료될 수 밖에 없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녀의 이야기는 제가 가진 고민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녀로 하여금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아하고 화려한 문체가 아니었기에, 오히려 담담하게 써 내려간 그녀의 글은 지친 이들을 감싸줄 수 있는 넓은 포옹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책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앞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조금씩 처음에 그린 원에서 비껴 나고 있었다는 것을. 원이 아니라 나선을 그리며 걷고 있었다는 것을.
원에는 출구가 없지만, 나선에는 출구가 있다. 직선으로 걷는 것보다는 확실히 느릴 것이다. 하지만 직선으로 걷지 않기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일들을 경험하고, 더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것도 후회하지 않고 대부분의 것들에 만족한다. 분명히 잘못되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체념한다. 남들에게 권하고 싶은 인생도 아니고 딱히 자랑스러울 것도 엇ㅂ지만, 나는 그렇게밖에 걸을 수 없어서 그렇게 걸었던 것이다. - page 10
그녀는 그렇게밖에 걸을 수 없어서 걸었던 나선의 길.
오히려 그렇게 걸었기에 우리에게 인생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들 속엔 영화가 있었고 책이 있었고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같이 공감할 수 있었고 그 속에 사람냄새가 났었습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모두 읽는 독자들에게 스스로의 질문을 던지게끔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전한 이야기를 곱씹으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라고 전해주었습니다.
굳이 그녀와 같은 나선의 모양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라는......
<오늘이라는 찬란한 순간>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고, 미래에 목을 매지도 않은 채 '지금', '여기'라는 복을 즐길 수 있었더라면.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느니, 못난 나라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략)
그러니 어깨에 힘을 좀 빼 보자. 배를 내밀고 건달처럼 어슬렁대 보자. 휴대전화도, 책도 없이 그저 멍하니 앉아 볕을 쬐어 보자. 게을러지자. 세상이 얼마나 천천히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세상이 얼마나 위대한 경이로 가득 차 있는지 느껴 보자. 허릿단 위로 접히는 뱃살이 더 튀어나올 것이 신경쓰이지만, 과감하게 오늘 먹고 싶은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허릿단은 과거고, 뱃살은 미래, 치킨이야말로 현재니까. - page 70
지금 이 순간에도 담담히 흘러가는 아름다운 순간들.
지나간 과거에 얽매이고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미래에 매달려 현재를 날려 버리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일지도 모르기에......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우리에게 너무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지 말라고 충고해 주었습니다.
조금은 담담하게, 실패하더라도 우아하게 버티는 법을 일깨워주었고 다른 이들을 신경쓰기 보다는 자신에게 더 관대하고 애정을 가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남들과 다르다고 틀린 것이 아니라고 얘기해준 그녀.
그동안 다른 길에 가는 내 모습을 보며 낯선 이방인과도 같았고 외롭기만 하였는데 조금은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비록 다를 지라도 아주 작은 것부터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다보면 내가 원하던 삶에 도달할 수 있음을......
다다른 그 곳엔 나의 '행복'이 자리하고 있음을......
저 역시도 저만의 나선으로 걷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온전히 나답게』를 읽으며 나다운 길의 이정표를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