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 키우는 남자
권귀헌 지음 / 리오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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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첫 아기가 세상에 나왔을 때 기대감과 설레임이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미숙한 엄마이기에 앞으로 아기와 함께 지내게 될 시간에 대해 어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시작된 육아.

그래도 어김없는 육아 전쟁은 밤이 되면 곯아 떨어지기 일쑤이고 해도해도 끝이 없는 집안 정리에 가끔은 모든 걸 버리고 훌훌 떠나버리고 싶었습니다.

점점 자라나 이제는 아기가 조금씩 자기 의사 표현을 하고 스스로 노는 법을 터득하면서 나만의 시간을 갖게 되고 그 시간에 독서를 통해 잠시나마 어디론가 떠나곤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군복 대신 앞치마 두르고,

총 대신 젖병과 기저귀 잡은

남자의 인생 스토리

남자가 육아를 한다고?

여자와 다른 남자의 육아법도 궁금하였고 독박육아를 한 저에게는 이 책을 통해 엄마들의 고충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의 표지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사람이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소중하고 행복한 일이기에 우리는 부모가 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 '육아'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육아(育兒, 어린아이를 기르다) 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육아는 바로 육아(育我, 나를 기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 생각하지만 오히려 크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인 거죠. 육아야말로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을 견고히 다질 수 있는 최상의 수련이자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 page 7

그의 말을 들어보니 육아란 결국 나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아이를 통해서 세상을 배우는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 역시도 아기가 세상에 태어났을 땐 눈에 넣고 싶을만큼 천사가 따로 없었다고 전합니다.

하지만 그런 천사들도 평화를 잠시 중단시킬 때가 많습니다.

밥을 먹기 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려 들고, 장난감을 며칠 전에 샀는데도 또 사달라고 마트레서 떼를 쓰기도 하고, 맨날 볶음밥이라고 식탁에서 시위하는 등.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겠다고 '고집'아닌 고집을 부리며 가끔은 끔찍하게, 때론 섭섭하게 만들곤 합니다.

그래도 이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자아와 인성을 형성하기에 부모로써 아이와의 충분한 대화를 하고 아이의 의견을 들어줄 수 있는 열린 귀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함을 일깨워주곤 합니다.

또한 아이를 키우다보면 다시금 동심으로 돌아가곤 하면서 '감수성'이 싹 트곤 합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에, 어릴 적엔 어떻게 반응하였었는지, 지금의 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생각에 잠기곤 예전의 마음을 상기시키며 돌아가고파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른이기에, 부모이기에 하는 착각.

사는 게 그리 기쁠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슬플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밥 한술을 떠도 배가 부르면 고마운 것이고 목구멍이 따끔거리면 짜증이 나는 거잖아요. 뻔한 이야기입니다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그런데 그 뻔한 이야기를 어른들은 무시합니다. '뻔하다'는 개념이 생기는 순간 뇌의 회로는 생각을 멈추고 거부권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의심의 여지나 새로운 해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을 몰라서가 아니라 제대로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 page 139

이 문장이 오랫동안 머릿 속에서 맴돌았습니다.

이런 착각을 없앨 수 있다면 우리도 조금 순수해질 수 있는 것은 아닐지......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며 위안을 받았었습니다.

엄마이기에 당연하다고 느낀 고충들을 그가 속 시원히 알려주고 공감해 주었기 때문에 조금은 힘든 육아에서도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는 왜 우는 걸까>에서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자식을 키워보니 머리로만 이해했던 부모님의 눈물을 조금 이해할 것 같습니다. 한 뿌리에서 자라난 고마움과 미안함. 눈물의 의미는 바로 이게 아닐까요. 특별히 해준 것도 없는데 티 없이 잘 자라줘서 고마운 것이고 또 그래서 미안한 마음. 엄마 아빠의 눈물은 더 이상 어떤 말로도 자식에 대한 감정을 표현할 수 없을 때 영그는 영롱한 진주가 아닐까요. - page 267

저 역시도 부모가 되어보니 나의 엄마, 아빠의 고충을 이해하고 죄송한 마음과 미안함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또한 지금의 제 자식을 보면서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아마도 우리에겐 연결고리가 있기에 그러한 것 같습니다.

책을 덮고나서 지금의 이 시간, 혼자 책을 읽는 시간 가만히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티없이 자고 있는 천사같은 아이.

다시금 힘을 내서 아이와 알콩달콩 보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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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짧은 기린 - 영국 올해의 만화가상 수상 작가의 가치 반전 그림책 꿈공작소 33
프랭크 디킨스 지음, 랠프 스테드먼 그림, 권지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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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 건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검색을 하다가 아이에게 어떤 책을 선물해줄까 뒤적뒤적~

그러다 영국 올해의 만화가상 수상 작가의 가치 반전 그림책 이라는 멋진 소개글과 함께 있던 책을 발견하였습니다.

반전 그림책?

아이 그림책에서 반전을 기대한다는 건 조금은 의아하였지만 아이보다 우선 제가 보고 싶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기린'이라고 하면 당연히 목이 긴~ 동물로 유명한데 제목부터 목이 짧다고 하니 이것이 반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뒷표지에 당당한 기린 '제프리'의 말.

"나 기린 맞거든!"

우리의 친구가 될 것같은 제프리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고자 책장을 펼쳐 보았습니다.


밝게 빛나는 햇살 아래 풀이 죽어 있는 기린 '제프리'.

친구들과는 달리 목이 짧다는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발견하게 된 꼬마 새 '피터'.

왠지 모르게 친구가 될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꼬마 새 역시도 우리의 친구 제프리에게 한 마디 합니다.

"그런데 넌 누구야?

너도 기린이야?

너는 기린처럼 다리도 길고, 몸에 무늬도 있지만

너를 기린이라고 하기에는

목이 너무 짧아."

역시 우리는 기린이라면 목이 길어야된다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꼬마 새 '피터' 역시도 조금은 다릅니다.

이번엔 제프리가 물어봅니다.

"그런데 너도 새야?"

"너는 새처럼 생겼고, 날개도 있지만 왜 날지 않아?

새라면 날아야지."

아하~!

서로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친구'가 되기로 합니다.



둘은 숲속에서 '술래잡기'를 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피터는 커다란 회색 바위 뒤에 숨었는데 제프리는 피터가 토끼 굴 안에 숨은 줄 알고 머리를 집어넣어 버립니다.

그런데 어쩌죠?

제프리의 머리는 굴 밖으로 나오질 못하고 이를 알아버린 피터는 다른 친구들의 도움을 구하고자 온 힘을 다해 달리고 달립니다.

빨리

더 빨리

더더 빨리

더더더 빨리


​우리의 피터는 날 수 있게 되었고 동물 친구들에게 도움을 부탁합니다.


코끼리, 사자, 호랑이, 원숭이, 토끼, 그리고 거북과 달팽이까지.

많은 친구들은 제프리를 당기기 시작하고 결국 제프리는 토끼 굴에서 머리가 빠져나옵니다.



뽁!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제프리의 목이 길어집니다.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이 문장들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가 함께 해냈어!"

"그래, 우리는 친구잖아."

서로의 단점이나 콤플렉스를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기보다는 오히려 이해해주는 과정과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를 이해하는 것.

아마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서로 힘을 합치면 그 어떤 단점이나 콤플렉스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역시도 스스로 좌절하기 보다는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과정들이 결국은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겐 이 책에서 '친구'라는 단어가 너무나 가슴 깊이 새겨졌습니다.

어른이 되면서 제 일에만 바쁘다는 이유로 '친구'의 의미를 잊고 살아왔나봅니다.

책을 읽은 후 친구에게 안부문자라도 전해보아야 겠습니다.

아이에게도 깊은 여운이 남길 바라며 어른이 읽어도 손색없는 동화를 읽어 가슴 한 편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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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 - 미국이 낳은 열병의 정체
모리모토 안리 지음, 강혜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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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놀라웠었습니다.

미국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을 제치고 당선이 된 '도널드 트럼프'.

대선 때 그가 한 언행들은 그동안의 대선후보들과는 사뭇 달랐었습니다.

이래도 될까?라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고 지킬 수 있는 공약인지 그의 대담한 언행은 과연 그가 대통령이 될지 의문스럽기까지 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대선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그 역시도 자신이 당선되었을 땐 조금 놀란 표정이 역력하게 매스컴을 타곤 하였습니다.

이젠 그가 대통령으로 지내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과연 미국이 이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지성주의'.

사실 이 단어를 처음 접했었습니다.

책에서도 이렇게 적혀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이데올로기, 반지성주의!

그 뜻밖의 정체를 역사적 시점에서 선명하게 그리다

미국 정치는 전환기에 반지성주의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는 권력과 결합된 지적 엘리트에 대한 대중의 반발로 이번 대선 뿐만 아니라 아이젠하워, 레이건, 조지 부시 대통령 등 대중의 지지를 얻은 정치 아마추어가 '주류'가 되어 정치를 변경하는 역사는 반복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트럼프 현상'이 아니더라도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것.


반지성주의라는 의미는 전 외무성 주임분석관이자 작가인 사토 마사루는

"실증성이나 객관성을 경시하고 자신이 이해하고 싶은 대로 세계를 이해하는 태도"

라고 정의하곤 하였습니다.

이렇게보면 반지성주의는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원래 반지성주의는 지성 자체가 아니라 거기에 부수되는 '어떤 것'에 대한 반대로, 사회의 불건전함보다는 건전함을 나타내는 지표였다고도 하니 동전의 앞뒷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미국 반지성주의 역사를 기독교 역사부터 더듬어 올라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국과 기독교.

기묘한 모순이 '아메리칸드림'으로 회귀됨을 볼 수 있었고 자본주의의 본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곤 하였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미국적인 복음의 메시지는 "누구든지 회심하고 성실하게 살면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다.

(중략)

아무리 타락하고 방탕한 인생을 보낸다 해도 회심과 재생의 희망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그리고 신앙에 의한 구원은 이 세상에서 성공까지 함께 가져온다.

즉 미국인에게 종교란 역경을 극복하고 현세에서 성공하는 수단이며, 유용한 자기계발 도구다. 신을 믿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성실하게 일하면 이 세상에서도 성공하고, 풍요롭고 건강하며 행복한 인생을 보내는 것이 보증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직을 하면 반드시 신의 심판을 받아야한다. - page 291 ~ 292


책이 조금은 어렵다고 느꼈었습니다.

사실 '반지성주의'에 대한 단어를 접해보질 못하였기에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어내려간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의 모습과 빗대어 쉽게 설명이 되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고 읽으면서 생각의 여지를 남길 수 있었습니다.

지금 미국을 움직이는 힘의 근원을 '반지성주의'로 바라보았는데 이는 '지성'을 근본으로 두어야됨을, 또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시점을 제시해 '자기 확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앞으로의 미국의 행보가 기대되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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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은 시계태엽처럼 - 장난감 기획자 타카라코의 사랑과 모험
유즈키 아사코 지음, 윤재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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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사랑'이라하면 '짝사랑'의 기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기에 다가가지 못하고 맴돌다가 제 풀에 지쳐서 그만두는......

그래도 혼자만의 사랑이기에 나름 그 사람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주변을 맴돌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았었던 그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련한 기억 속 추억으로 존재하지만 '짝사랑'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렘이 일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저에게 다시금 추억으로의 여행을 보내줄 것 같았습니다.

짝사랑......

특히나 '감성작가'인 '유즈키 아사코'가 전하기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울 짝사랑을 기대하며 읽어내려갔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인 '토미타 타카라코'.

그녀는 장난감 업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회사에서 일을하며 장난감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르고 큰 키에 긴 머리와 하얀 피부, 큰 눈을 소유한 아름다운 그녀는 누구보다 유능한 기획자로써 동료들에게 존경과 호응을 한 몸에 받곤 합니다.

그런 그녀가 빠져버린 그 남자, '니시지마 유야'.

그는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깍지 않은 수염이 눈에 띄는 얼굴에, 잠옷이나 마찬가지인 차림으로 거래처 사람을 대면하는 그의 모습.

또한 언제나 힘이 들어가 있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남에게 잘 보이려 하는 패기를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모습에서 그녀는 끌렸습니다.

절대 가질 수 없는 것 같은 그의 모습.

그녀는 일에서는 프로지만 사랑에서는 서툰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그러다 니시지마의 주변에서 의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고 그에게 닥친 문제의 해결사로 나서는 그녀.

그녀의 짝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회사 직원들과 함께 벌어지는 장난감 회사에서의 아기자기한 이야기.

책을 읽다보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어른 아이들의 모습에서 피식 웃음도 나고 저 역시도 그들의 사랑에 응원을 하며 결국 어른의 세계로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인생사가 그려지곤 하였습니다.


책 속에 이런 문장들이 있습니다.

"짝사랑하는 나 같은 건 싫었어. 짝사랑 같은 건 아무리 말로 꾸며도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으니까. 실패하더라도 좋으니 내 마음을 전하고 이 마음을 결말지을 작정이었어. 하지만 그녀는 무서워하면서 도망치려고 했어. 그리고 계단에서 떨어져서......."

암흑 속, 꿈쩍도 하지 않게 된 그녀를 내려다보며 발밑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후회를 맛보았떤 순간이 떠올랐다. 빛나는 그녀의 미래와 목숨을 이 손으로 빼앗다니. 그 순간을 기점으로 내 인생은 완전히 끝나 버렸다.

"적어도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항상 내 곁에 있어주길 바랐어....... 어쩌다가 일이 이렇게......."

정말이지 사라져 버리고만 싶어. 그런 말을 꺼내려던 순간. 여자가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도 당신은 살아야만 해. 당신의 마음에 태엽을 감아줄 수 있는 건 당신 자신뿐이야. - page 52


어른이나 아이나 다르지 않다. 템스 강이나 스미다 강이나 다를 것이 없다. 빅벤이나 스카이트리 역시. 그리고 남자나, 여나자. 즐거운 일에는 절대 거역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다. 그래서 장난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장난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타카라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 page 275 ~ 276


우리들의 모습이 마치 장난감과도 다를 것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 자신의 가슴 속에 하나의 태엽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는 그 태엽을 감아주면서 앞으로 나아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른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고 그저 어른의 세계 앞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자신의 몫이기에, 내 마음의 태엽을 감아줄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기에 우리는 용기를 내며 조금씩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혼자가 아닌 다른 이들의 응원이 있기에, 또한 우리에겐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어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음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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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인문학 -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교사들이 던져야 할 8가지 질문
실천적 생각발명 그룹 시민행성 기획, 황현산 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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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탄생하고 자라면서 점점 '교육'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육과정은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고 저와 아이가 맞게 될 미래교육은 어떤 모습일지, 어떤 마음으로 맞이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국국어교사모임"교사들이

청소년 세대의 미래 교육을 위해 경청한

여덟 번의 인문학 강의!

교사들이 읽는, 교사들도 교사를 공부한 인문학 강의.

현장에서 느끼는 그들의 이야기는 보다 생생하게 '교육'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 같았습니다.

그보다 더 제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생각할 때 비로소 학생이며, 교사이며, 시민이다!"

대한민국 교사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라면 반드시 읽어야되겠다고 느꼈습니다.

책 속엔 8가지의 질문과 함께 이어진 인문학 강의가 있었습니다.

1.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 - 황현산

2. 어떻게 가르치지 않고 배우게 할 수 있을까? - 나희덕

3.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 - 함돈균

4.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 - 김흥규

5.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 이도흠

6.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한가? - 박수밀

7.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 정성헌

8.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 조성룡

저는 <part 5.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_ 이도흠>이 인상깊었습니다.

지금의 우리 모습......

그 역시도 우리의 모습이 '헬조선'으로 전락하고 만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우리에게 '눈부처-주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는 '포섭'과 '배제'라고 합니다.

이 속에서 '흙수저', '금수저'라는 단어가 나오고 '루저'라는 불평등한 구조가 존재하는 우리가 사는 세상.

이런 불평등을 해소해 주는 것이 '교육'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뉴스를 보게되면......

과연 '교육'의 의미가 우리가 아는 그 의미가 맞는지도 이제는 의문스럽기만 합니다.

한때는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모순과 부조리의 의미라는 것.

그래도 그는 이런 해결책을 '교육'으로 보았습니다.

그가 말하고자하는 '교육'을 지금의 우리 세계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판단하며 자신의 지향성에 따라 의미를 구성하고, 이 의미를 따라 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그야말로 '공감'과 '협력'을 가르치는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였습니다.

특히나 '눈부처'에 대한 이야기는 큰 인상을 주었습니다.

똑바로 상대방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상대방의 눈동자 안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이를 우리말로 '눈부처'라 부릅니다. 이는 물론 그 형상이 부처의 모습과 닮은 데서 연유한 것입니다. 여기에 저는 철학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눈부처는 상대방을 만나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가까이 가서 눈을 마주치며 하나가 되고자 할 때만 보입니다. 내 모습 속에 숨어 있는 부처, 곧 타자와 자연, 나보다 약한 자들을 사랑하고 포용하고 희생하면서 그들과 공존하려는 마음이 상대방의 눈동자를 거울로 삼아 비추어진 것입니다. 그 눈부처를 바라보는 순간 상대방과 나의 구분이 사라집니다. 눈부처는 타인 안의 부처이자 내 안의 부처입니다. - page 130 ~ 131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이끌어갈 세상에 대해 기존세대들의 노하우와 바람이 담긴.

그렇기에 우리는 '교육'을 함부로 간과해서는 안됨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이 책의 교수들이 외침은 그저 우리 한국의 교육 핵심은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자는 것, 이해와 공감이 숨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고 그것의 연결고리는 '교육'이라는 것을 한결같이 외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저 역시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제 아이를 위한 미래 교육을 위해 해야할 일에 대해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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