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의 몰락 - 대반전을 위한 마지막 고언
최준식 지음 / 주류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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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눈길이 갔던 것은 아마도 책의 뒷표지에 적힌 문구였습니다.

좋은 문화가

살만한 세상을 만든다

하지만 문구와는 아이러니하게도 책의 제목은 『한국 문화의 몰락』이었습니다.

어찌해서 책의 저자는 우리의 문화가 몰락했다고 표현했는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하는지가 궁금하였습니다.


그는 이 책이 나오기 전부터 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그토록 역설했지만 주위로부터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경험한 것을 토대로 한국인들의 문화의 민낯을 구구절절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신랄하게 꼬집은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고 우리 모두에게는 반성과 더불어 작은 경종까지 일으켜 주었습니다.

아마 이 책이 나온 지금의 이 시기와도 겹치는 이야기가 있었기에 더 공감을 하고 정말 이런 태도가 우리였다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문화라는 개념에 대해 딱히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대중매체로 만들어지는 것으로만 막연한 생각을 했던 제 태도의 안일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었던 인식들 역시도 우리 문화 중 하나였고 그것이 나비효과처럼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의 첫 장에서부터 소개된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하는 태도.

우리나라가 얼마나 힘이 없으면 이런 엄청난 땅을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양도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이 부지에는 아주 높은 돌담이 설치되어 있어 위화감을 여간 많이 주는게 아니다. 미국인들이 살면서 안전 등을 고려해 주위의 한국인들의 공간들과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높은 담을 친 모양이다. 이것은 주위와 소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옴나한 태도가 분명하지만 한국인들이 뭐라고 안 했으니 그들이 그렇게 한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중략)

미 대사관과 가장 가까운 데에 있는 일본 대사관은 경복궁 앞에 있는 트윈 빌딩에 가려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게 정상 아니겠는가? 대사관이 그 나라를 대표한다고는 하지만 한 나라 수도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미국 대사관은 서울의 최중심 대로에 자리 잡고 있으니 어이가 없는 것이다. - page 18 ~ 19

저 역시도 크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태도가 정말 그의 말처럼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고도 우리는 그저 서양 국가가 우리를 무시한다는 태도를 취한다고 반발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우리 태도가 이러한데 반성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호칭에서 나타나는 권위주의를 비롯하여 반말의 억압적인 분위기, 'xx 한 것 같아요'라는 어법에 대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한국 사회가 개인들을 억암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에는 사람들의 기를 살려주는 교육이 없다. 자식이나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그런 부모나 선생이 극히 드물다. 가정에서도 자식 교육할 때 항상 다른 애는 어떻게 하는지 옆집 엄마는 애를 어떻게 키우는지 등에 대해서만 관심이 있다. 자식을 한 사람의 올곧은 개인으로 키우지 못한다. 노상 누구는 어떤데 너는 그렇게밖에 안 되는가 하는 식이다. - page 95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안일한 태도,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지만 결국은 억압과 권위주의가 남은 형태들, 그리고 권력자라고 불리는 그들의 현모습까지......

결국 우리의 문화를 만든이가 우리들이기에 누구에게 무어라 불만을 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의 결론에서 우리는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선 '교육 시스템'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문제에 정말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계급장 떼고' 막장 토론을 한다면 변화를 위한 계기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의견에 조금은 의아함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변화의 개혁은 좋지만 이렇게 '토론'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는 이들도 자신이 어릴 적에 받은 교육이 잠재되어 있기에 변화에 이견이 있을지도 의문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우리 문화가 더 이상의 몰락을 막고자하는 울부짖음은 이 책 곳곳에 담겨 있었기에 그의 이야기에 조금은 귀를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문화는 인간 삶 전체를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한 나라의 문화는 그 속을 살아가는 개개인의 삶이 묻어나온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대한민국의 자주적인 국민임을 되새기며 보다 정의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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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 것인가 - 제일기획 최초 공채 출신 CEO가 인문고전과 비즈니스에서 찾아낸 7가지 결단의 원칙
김낙회 지음 / 시그니처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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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부모님의 선택에 그저 동의만 하면 되었었는데 점점 성인이 되면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면 긴장을 하고 나의 선택이 잘못된 건 아닌지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결정의 순간에선 나의 결정을 묻지 않기를, 그저 다른 이가 결정해주기를 바라게 되고 인터넷의 자문을 구하는 등 결정장애가 되어가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결정을 해 주는 어플도 등장했다고 하니 저만의 문제는 아닌가싶어 괜스레 위로를 받곤 합니다.

그래도 나의 결정에 책임을 지는 어른다운 모습을 가지고 싶기에 이 책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저자 '김낙회'씨는 前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이었고 現 제일기획 고문, 서강대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 초빙 교수라고 합니다.

그는 '사장님'보다 '김 프로'라는 호칭을, 'CEO'보다 'CIO(최고 아이디어 경영자)'라는 직함을 더 좋아하는 광고쟁이라고 합니다.

그가 만들어 낸 광고 중 저에게도 인상깊었던 제일제당 다시다의 '그래, 이 맛이야'의 창시자인 그가 책의 첫머리에 이런 문구를 적어놓았습니다.

그러니 때가 오면 과감히 결단하기 바란다. 결단을 내리면 내가 상황을 주도할 수 있지만, 결단하지 못하면 상황에 끌려갈 수 밖에 없다. 잊지 말기 바란다. 자신감만큼 젊어지고, 두려운만큼 늙는다. - page 12

결단이 필요한 순간!

저 역시도 많은 망설임과 책임회피가 있었기에 그의 문구가 인상깊었습니다.

내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그 순간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그 일을 할 때마다 후회와 불평불만이 가득했기에 그가 이야기 하는 결단의 원칙에 대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킬것인가에 대해 결단의 중심을 배우고자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6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결단의 순간마다 다시 한 번 곱씹어 보았던 질문들인 7가지.

첫째,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인가, 아니면 자부심을 지키려는 것인가?

둘째, 나는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인가, 사실은 그저 회피하고 있는 것인가?

셋째, 내가 보여 주는 것이 말뿐인 솔직함일까, 진심이 담긴 투박한 진정성일까?

넷째, 지금 이 생각은 그냥 아이디어일 뿐일까, 아니면 실험 가능한 솔루션이 될까?

다섯째, 정보만 보고 있는가, 그 너머의 본질을 통찰할 수 있는가?

여섯째, 원칙을 지키는 융통성인가, 원칙 없는 방종일 뿐인가?

일곱째, 위계를 위한 문화를 만들려는 것인가, 사람을 위한 문화를 만들려는 것인가?

이 일곱 가지 질문들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겨 있었고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방향과 틀에 대한 그의 노력과 결과물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결단하기 위해선 많은 생각이 담겨있는데 나는 과연 내가 결단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저 회피만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 일곱 가지 이외의 것들은 모두 내려놓을 준비가 되어있는가? 에 대한 답변에 그는 '그렇다'고 답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내려놓는다는 것.

그만큼의 무게감이 있기에 쉽사리 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알 것입니다.

하지만 결단의 순간이 온다는 것은 변화의 시기가 온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그 변화를 보다 능동적으로 맞이하고자하는 자세를 가져야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저에게 너무나도 와 닿았던 chapter가 있었습니다.

바로 <결단, 아무도 대신할 수 없다>였습니다.

여기선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잘못된 결정보다 결정하지 않는게 더 나쁘다

마치 저를 겨냥한 듯 하였습니다.

이 장에선 이런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사실상 결단은 타이밍이다. 이것이 최선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더라도, '최고의 차선'을 뽑아들고 문제와 맞서는 담대함이 있어야 한다.

물론 후유증이 없을 리 없다. 그렇다고 결단의 후유증을 염려하고만 있어서도 안 된다. 후유증을 각오하고 관리하기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결단의 과정에 포함되는 것이다. 피하면 안 된다. 살고자 하는 자는 죽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사는 법이니까. - page 122

이순신 장군의 명언을 인용한 문장.

최근에 <위대한 유산>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진 이순신과 관련된 노래도 나와서인지 이 문장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곤 하였습니다.


그의 책을 읽으면서 저에게도 끊임없는 질문을 하게 되고 아직은 그에 대한 해답을 찾지는 못하였습니다.

다만 이 책이 해답을 향해가는 이정표를 제시하였기에 앞으로 제가 결단의 순간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목표를 알려주곤 하였습니다.

결국 결단을 내리기는 누구나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결단의 순간이 우리의 변화의 순간임을 인식하고 과감히 결단하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그 결단에 책임지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자신의 삶의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다가올 변화에 대해, 사소한 결단의 순간에서 우리는 다른이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보다 자신의 원칙을 가지고, 그 전엔 인문학적 소양을 닦는다면 결단이 굳이 회피할만한 일이 아님을, 삶의 변화를 보다 두 팔 벌려 받아들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해 주었습니다.

자신이 결정장애에 있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삶에서 흔들리는 순간에 곧잘 흔들리는 이들에겐 이 책을 읽고 보다 자신의 원칙을 찾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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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 - 28인의 과학자, 생물학의 지평을 넓히다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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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과학을 전공으로 하였어도 그저 시험에만 급급했던지라 제대로 이해하기 보다는 중요한 핵심만 외우고 지나오니 기억에 남는 건 하나 없었습니다.

그래도 전공자인데......

그러다 졸업을 하고 취직준비를 하면서 우리 나라의 순수과학에 대한 인식에 대해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는 기초학문, 순수과학의 중요성을 외치고 R&D사업에 특히나 순수과학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외치지만 실상 경기가 안좋아지니 연구에 투자하기 보다는 영업이나 마케팅에만 출중하는게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실생활의 대부분은 '과학'이라는 분야가 묻어있기에 우리는 이를 간과하기보다는 보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우연이었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기에 무심코 보던 중 어느새 이 책을 소장하여 읽고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28인의 과학자

수많은 과학자 중에, '생명과학'의 탄생의 흐름에 맞추어 핵심만 뽑아낸 이 책.

우리가 알고 있는 DNA부터 뇌과학에 관련된 이야기까지 어느 하나도 빠뜨릴 것 없이, 마치 소설과도 같이 읽혀지곤 하였습니다.


책 속엔 '김성호'교수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외국 과학자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우리네 과학자가 등장하니 반가운 마음과 뿌듯함이 교차하였습니다.

운반RNA(tRNA)의 3차원, 즉 입체구조에 대한 그의 논문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는 우연한 독서를 필연으로, 자신의 의지로 tRNA구조를 보다 선명하게 밝히고 이를 『사이언스』논문에 실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988년 암을 일으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의 하나인 라스 단백질의 입체구조를 밝히는 등 그의 업적은 실로 어마어마하였습니다.

그런 그가 연구에 임하는 태도는 다음 문장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노벨상을 타기 위해 연구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 아직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미개척 분야에 뛰어드는 걸 즐길 뿐입니다." - page 40

이런 과학자가 있기에 우리 나라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 책의 장점은 대학시절에 전공책으로 접했던 내용을 보다 간결하게,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굳이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비전공자가 읽어도 이 책을 토대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서술되어 있었기에 이 책이 다른 이의 과학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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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퓨처클래식 6
캐슬린 윈터 지음, 송섬별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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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뒷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이 책은 당신을 열어젖힐 것이고, 당신을 변화시킬 것이다"
사랑스런 여인인 듯한 그녀의 이야기가 무언가 숨겨진 진실이 있는가 봅니다.

그리고 이어진 문구.

일상의 표피에 숨겨진 가능성에 대한

매혹적이며 열렬한 러브레터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은 이 책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어떤 러브레터가 담겨 있을지 혼자만의 상상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읽고 난 뒤 가슴이 먹먹하였습니다.

'캐슬린 윈터'가 전한 그/녀의 이야기.

억압과 금기에 의해 빗금 쳐진 이름들인 '웨인'이고, '애너벨'.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특질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한 아이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책.

조금은 생소한 소재의 이야기였지만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우리가 만들어낸 남성과 여성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가 가진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이 책.

"너와 트레드웨이의 아기를 태어난 모습 그대로 사랑하면 돼."

"다른 사람들도 그럴까?"

"아기는 타고난 모습 이대로도 아무 문제가 없어. 세상엔 이 아이를 받아줄 만한 공간은 얼마든지 있는걸." - page 38

하지만 우리들의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책을 넘길 때마다 나오곤 합니다.

남성이자 동시에 여성인 자식을 트레드웨이는 '그'로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아이는 '웨인 블레이크'로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 토마시나는 사고로 남편과 딸 '애너벨'을 잃고 '웨인'을 남자/여자라는 양자택일의 삶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길 바라며 단 둘이 있을 땐 '웨인'을 죽은 딸의 이름인 '애너벨'로 부르게 됩니다.

이로써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이분법적 젠더 시스템에 대해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합니다.


책 속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삶에는 목표가 있어야 해." - page 131

자신은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음에 자꾸만 자신의 목표는 흔들리게 되고 무의미해지는게 현실인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허물을 벗는 뱀과 같아."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다른 사람이 돼. 특히 너는 누구보다도 더 그렇지. 아무도 네게 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우선 네 의견이 궁금하구나. 알고 싶니?" - page 227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서 괜스레 제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이 부끄럽기만 하였습니다.

남자/여자의 이분법적 젠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에 제3의 성에 대해서 무조건 거부하고 그들의 존재를 무시하곤 하였던 제 모습이 과연 그래도 되는 것인지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난 뒤 그/녀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계가 될 수 있게 우리 모두의 인식부터 변화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녀의 이분법적인 젠더 인식에서 확장되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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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달다 - 있는 그대로도 충분히 달콤한 당신과 나
강백수 지음, Hennie Kim 그림 / 꼼지락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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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프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내 몸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또다시 낫고 나면 관심에서 멀어지는......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기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몸이 달다

무슨 내용이지?

책 표지의 두 남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는거지?

저 역시도 스물스물 드는 생각이 있었는데 제 속마음을 알았는지 책의 띠지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건강한 몸에 깃든 나쁜 생각...한번쯤 해본 적 없어요?"

음......모지?

그들의 바디 토크에 은밀하게 저도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저번에 『사축일기』로 만나뵌 적이 있었습니다.

직장인들의 애환이, 미생들의 삶을 가감없이 그려낸 작품.

너무나 공감하고 주변 직장인들에게 선물로 전한 책이었기에 그의 이번 작품 역시 의심의 여지 없이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역시 믿고 읽는 '강백수(강민구)'!

이번 책 역시도 제 주변 지인들에게 선물하기에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책의 앞 장부터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조금쯤 바보가 되어도 좋아요

당신을 사랑하고 싶어요

이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달콤해지는 건 기분 탓일까!

그리고 이어진 그의 몸에 대한 고찰들.

공감 백배!!

하나하나가 우리 몸 구석구석을 찾아주었고 이야기 해 주었으며 그들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주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책 속에 너무나 공감되는 문구들이 있었습니다.

<귀신같은 나의 몸>

일하러 가기가 죽기보다 싫은 날

누군가에게 깨질 것이 뻔한 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나오는 모임이 있는 날

꺼내기 어려운 말을 꺼내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몸살이 나는

귀신같은 나의 몸.


일요일에 술을 안 마셨어요, 월요일에는 숙취가 있는 것 같고

목요일에 밤새 달렸어요, 금요일 오후만 되면 정신이 맑아지는

귀신같은 나의 몸.


그 독하다는 독감에 걸려 앓아누워서

물 가지러 주방까지 걷는 것마저 힘든 날에도

짝사랑 그녀의 전화 한 통에 벌떡 일어나는

귀신같은 나의 몸. - page 17


<괜찮다는 말>

'괜찮다'는 말이 진심인지 거짓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표정과 눈빛만 살피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가끔은 어깨가 더 정직하다. - page 34


<인생은 실전이야>

"그때랑 지금이랑은 화장의 목적이 달라. 스무 살 새내기의 화장은

그냥 예뻐 보이기 위한 단장인데 서른 살 직장인의 화장은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 하는 전투용 위장이야. 인생은 실전이라잖냐.

지금 저러고 다니면 어디 가서 호구 취급당해."


요즘 유행하는 말이 생각났다.


인생은 실전이야 x만아. - page 143 ~ 144


어느 것 하나 버릴 문장이 없었고 그가 전하는 몸은 우리의 익숙한 '나의 몸'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몸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네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에 더 공감하고 읽으면서 나의 몸과 나의 인생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전한 '몸이 달다'는 우리들의 인생이 달아지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긴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읽고 난 뒤 다시금 책의 앞 장을 들춰보기 시작합니다.

왠지 떠나보내기 싫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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