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다니지 않는 인생 - 마침내 원하는 삶을 발견한 사람 이야기
라파엘 조르다노 지음, 김주경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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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부모가 원하는대로, 성인이 되어서는 이리저리 눈치를 보다 다른 이들의 말에 동요를 하거나 때론 어찌해야할지 몰라서 방황을 하고 자책을 하며 살아온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내 인생에 대해 만족감은 떨어지는 것 같고 내 인생의 주체가 내가 아닌 남인 것 같다고 느끼곤 하였습니다.

이 책의 표지에선 이런 질문이 있었습니다.

"당신, 몇 퍼센트나 행복하세요?"

선뜻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나에게서 행복이란......

내 삶이 행복한가?

아무런 일이 없다면 행복하다고 정의내려도 되는 것인가?

만감이 교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프랑스가 열광했다는 이 소설.

왠지 이 질문부터 제 눈길을 사로잡았기에 읽어보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은 '카미유 클로델'의 이야기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멋진 남편과 사랑스런 아들, 안정된 직장을 가진 모든 조건을 갖춘 그녀에게 어느 날 차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그러다 그녀에게 '급성 타성증'이라는 병명을 받게 되고 그런 그녀는 차 사고로 만난 '클로드'가 제안한 일명 '나비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삶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급성 타성증?

"급성 타성증이요.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질환인데, 뭐랄까 영혼의 질병이지요. 증상은 거의 언제나 똑같아요. 의욕 상실, 동기 저하, 만성적 침울, 목표와 의미 상실, 물질적인 풍요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못함. 환멸, 실망, 권태, 피로에 지친 매일." - page 20

우울증과도 같아보이는 급성 타성증.

아마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병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려진 충고.

"우리 각자는 인생에 대한 의무를 가지고 있어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것, 시간이 한정되어 있음을 의식하는 것, 삶 속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가서 의미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 특히 자신의 재능을 낭비하지 않는 것...... 카미유. 자아실현은 언제나 절박한 일이에요." - page 49


행복을 위한 변화들은 소소한 것들이었습니다.

일명 '나비 프로젝트'라 하여 집안 대청소, 현장 학습, 다양한 글쓰기 등 우리가 늘상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생각의 변화, 내적 대화, 상대에 대한 이해.

너무나도 인상깊은 문장도 있었습니다.

미소는 전기료보다 싸지만, 햇빛만큼 밝은 빛을 준다. - page 137


자기계발서라고 하였지만 소설처럼 한 여인의 삶이 변화되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졌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독성이 높았고 주인공에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중간에는 명사들의 명언도 있었고 간략한 도표도 있었고 자가 테스트도 있었기에 소소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역시 삶을 변화시키는 건 그리 큰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마음가짐부터 다르게 한다면, 얼굴에 미소 한 번 더 띄운다면 어느 새 행복은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엔 저도 '나비 프로젝트'를 실행시켜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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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보랏빛 설렘 - 설레는 가슴으로 떠나는 우리 강산 45곳 섬 여행
민병완 지음, 나기옥 사진 / 밥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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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섬이 많다고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대표적인 섬들만 알고 지내왔었습니다.

이 책은 글 쓰고 사진 찍는 부부가 최북단 백령도에서 최남단 마라도, 동해의 방파제 울릉도까지 글 쓰고 사진을 찍으며 우리의 섬들을 알려준다고 하여 관심이 갔었습니다.

과연 우리에겐 얼마나 많은 섬들이 있는지, 그 섬들은 각각 어떤 개성을 지니고 있을지 부푼 기대감을 안은 채 책을 읽었습니다.


그들은 약 4년이라는 시간동안 수십 개의 섬을 찾아다녔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었던 백령도와 비금도, 마라도, 울릉도 뿐만 아니라 저에게 조금 낯선 조토조, 대조, 방축도 등의 섬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어느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섬들도 소개되어 있어서 조금은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그들이 이야기했던 '섬'의 의미가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섬에서는 파도 딛고 달려온 바람의 심술조차 고깝지 않다. 어디 그뿐이랴. 섬의 품에 안겨 눈을 감으면 억겁의 세월을 바위에, 늙은 해송에, 은빛 모래에, 동그란 몽돌에 새겨놓은 무상의 전설을 들을 수 있다. 그때, 섬이 아름다운 건 셀 수 없이 오랜 시간을 의연하게 견딘 인고의 형상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그럼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며 내 삶의 궤적에 드러난 가시들을 아픈 가슴으로 되돌아보게 된다. - <머리말> 중

아마 우리가 우리의 섬을 알아야하는 이유는 이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섬에는 우리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에, 아로이 새겨져 있기에 우리는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바닷소리를 통해, 바람을 통해, 돌들을 통해 마음으로, 귀로 전해들을 수 있고 이러한 이야기는 다음 세대들에게도 전달해 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저에게 섬들 중 <신시도 - 가슴앓이의 섬>이 인상깊었습니다.

신시도는 유명한 고군산군도 중에 가장 큰 섬이라고 합니다.

이 섬이 인상깊었던 것은 섬 곳곳에 개발 계획에 대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이 섬은 사람으로 인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훗날엔 이 섬의 존재감마저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섬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연이 만들고 그 곳에 인간이 살아가게끔 허락한 섬.

진정한 주인의 의미를 우리는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개발만이 좋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섬들이 있고 그 섬마다는 이름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름이 있다는 것은 그 존재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잠시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 보았습니다.

자연이 선사한 섬.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사람이 살지 않아서 그 섬의 존재가 상실되는가 하면 사람의 욕심으로 개발이 되면서 섬의 존재가 상실되는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보다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며 각 섬마다 고유의 특색을 이해하고 많은 이들이 섬에대해 관심을 가져 과거에서부터 우리의 후손들까지도 잘 연결되어 과거의 우리나라를 부르던 '아름다운 강산'이라는 명성이 유지되길 바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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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감정
원재훈 지음 / 박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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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으로 몸과 마음이 시린 요즘.

괜스레 사랑이야기가 고프곤 합니다.

아마도 마음만이라도 따뜻해지고 싶어서인지......

책 제목부터 무언의 '사랑'의 이미지가 떠올랐습니다.

따스하지만 아련한 무언가......

특히나 책의 앞표지에 적힌 문구.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신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을 말이다.

이 소설은 연인의 그 눈빛 같은 소설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 그 느낌.

왠지 책을 읽으면서 제 모든 감정도 포옹해 줄 것 만 같았습니다.


이 책의 앞 장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육지의 끝이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아마 자네는 해변이라고 생각할 거야. 하지만 이곳에서 살다 보니, 육지의 끝은 섬이라는 생각이 드네. 섬은 육지의 마침표라는 생각 말이야.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처럼 인간은 언젠가는 세상과의 인연에 마침표를 찍는 법이지. 그걸 나는 적멸이라고 부르겠네. 그래. 자네가 생각한 대로 나는 지금 다른 세상을 마주하고 있다네. 막상 마주하고 잇으니까 그리 무섭거나 허망하지도 않아. 바다 위에 떠 있는 구름처럼 말이야. - page 9

이 문장의 의미는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과 연관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삶을 비극이라 여기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삶을 시작한다.

... 그 삶을 사랑하라." - page 400


감정이 메말라버린 동물 생태학자 '서문'.

그는 아주 젊은 시절부터 미래나 희망이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의 희미해진 기억 속 한 여인 '황보나영'으로부터의 전화로 그의 삶에 작은 불씨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1980년대의 그 시절.

청년들이 세상을 향해 부르짖음 속에 피어난 사랑.

그 사랑은  타자기로 백지에 하나씩 찍어내듯 서툴었지만 오랜 여운을 남기고 아로히 새겨지게 됩니다.

그러다 중년 시기에 돌아본 사랑의 모습에 쓰라림과 아쉬움, 아련함으로 결국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남는 흉터와도 같음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녀석을 만나는 동안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었다. 손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때 볼을 만져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질 못 했다. 그때 손을 뻗어 녀석의 볼을 만지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하지만, 그것 역시 허상이 아니던가? 이미 영혼이 되어버린 아이가 어떤 몸을 빌려 나에게 다녀간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제는 모든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문장인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이토록 가슴에 와 닿는 것인 줄은 정말 몰랐다. 나는 흔적만을 찾아오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age 384

그 시대의 그 소년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것일까......


간만에 '사랑'의 두근거림과 아련함, 쓰라린 상처를 맛보았습니다.

책 속의 나영이 인용한 문장.

미당 선생의 시처럼 붉은 꽃으로 가슴을 문지르면 붉은 피가 돌아오고, 푸른 꽃으로 가슴을 문지르면 푸른 숨이 돌아오는 그런 세상을 이제 우리는 볼 수 있을까요? 오빠, 제가 오빠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 꽃으로 문지르던 기억을 이젠 하나둘 펼쳐 보일게요. - page 354

한 손에 붉은 꽃을 들고, 한 손에 푸른 꽃을 들고 가슴을 문지른다는 그녀.

누구나 간직한 상처를 이처럼 꽃으로 문지르면서 살아온 그녀처럼 괜스레 진정한 사랑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각박한 세상 속에 살아가기에 자신의 감정 하나 추스르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그들에게 붉은 꽃처럼 다가올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잠시나마 자신의 인생에서의 연애 감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되어 살며시 입가에 미소가 띠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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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창의 고전 다시 읽기
장희창 지음 / 호밀밭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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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다', '따분하다',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찾아서 읽어보지도 않고 읽게 되더라도 더디게 읽히는게 현실이었습니다.

어릴 적 중고등학생이 읽어야할 필수 고전들이나 취업 준비 때 읽어야할 고전들을 접할 때면 그저 수능에 급급해서, 취업에 급급해서 단순 요약만 읽고 외운 것에 불과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되고 사회에 눈을 뜨게 되면서는 '고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습니다.

옛것을 통해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여 해결한다는 것.

결코 과거를 등한시 여겨서는 안되다는 것.

그들의 사고를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간다는 것을 깨달은 후엔 '고전'을 접하고 싶지만 선뜻 손길이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접근을 해야할지 갈팡질팡......

그러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고전을 읽게 되는 기적을 꿈꾸며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가 말한 고전의 정의 중 이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전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차분한 마음으로 읽다 보면 어느새 작가가 다가온다. 그 정신이 스며든다. 자아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난 드넓은 세계, 자유와 평등과 온정이 넘치는 세상을 향한 그들의 절절한 그리움이 전해져온다. 뜨거움 앞에서 나태함은 저절로 물러난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에 아무 변화가 없다면 왜 책을 읽는 것인가? - page 6

우리 마음 속 불씨의 원천이 되는 고전.

그 고전을 통해 우리에게 보다 나은 현실을 살아가게하는 원동력을 제공해준다는 그의 말에 그가 전한38개의 고전을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요즘 시대엔 왠지 김구의 <백범일지>에 관련된 산문이 인상깊었습니다.

아무래도 시대는 다르지만 우리의 민족성의 의미는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가 말한 <백범일지>에 대한 이야기 중 인상깊었던 문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보다시피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독재와 친일은 결국 그 뿌리가 같다. 지금 밀실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획책하고 있는 자들은 임시정부를 부정하거나 폄훼한다. <백범일지>를 읽은 역사학자라면 차마 그런 발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교육부 정책기획관이라는 자가 민중은 개돼지와 같으므로 먹여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 모양이다. 신분제를 더 공고하게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주도하는 직위라고 하니 어떤 교과서가 나올지 뻔하지 않은가. 일신의 영달과 출세만 꿈꾸는 개돼지들이 나라의 세금을 좀먹고 있다. "내부의 오랑캐가 외부의 오랑캐보다 더 무섭다." 김구의 말이다. - page 205


그는 '고전'들에 대해 어렵게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상황과 맞추거나, 혹은 그 고전을 읽어야하는 이유를, 특히나 그 고전에서 꼭 얻어야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고전을 접하고 싶은데 선뜻 손내밀지 못하는 이들에게 결코 고전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또한 알맹이 중 알맹이들로만 소개해 주었고 주제별로 나누어 고전들을 이야기 해 주었기에 우선 관심이 가는 주제에 해당하는 고전을 접할 수 있게끔 해 주었습니다.

고전은 그 시대가 처한 고통의 뿌리를 마주하게 하는 것이고, 대가들의 건강한 정신과도 마주하게 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고전을 보다 의미 있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그들이 건네는 말들에 귀를 기울여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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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적 일상 - 추억은 쇼와에 모인다
이주호 지음 / 디앤씨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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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책은?

* 제목 : 도쿄적 일상

* 저자 : 이주호

* 출판사 : 디앤씨 북스

* 읽은 날짜 : 2016.12.18 ~ 2016.12.20

 

2. 내용 :

*주요내용 :

처음에는 여행 에세이인 줄 알았습니다. 풍경과 함께 그의 이야기가 있을 듯한......

제목에서 느낀 느낌 그대로 책을 읽었었습니다.

읽다보니 이 책은 여행 에세이가 아닌 인문학적 견해도 곁들여진 여행 에세이 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하신 '박우식' 영화평론가도 '여행 인문학'이라 하였습니다.

현대 대도시이지만 동경과 그리움이 묻어 있는 곳, 도쿄.

그 곳에서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있는 이곳에서의 일상과 다를 바 없었지만 왠지 다른 느낌을 전달해 주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서울을 떠나 찾아간 도쿄에서의 일상을 내려다보며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그를 따라 유유자적한 산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곤 하였습니다.

 

*핵심문장 및 가슴에 와 닿았던 문장들:

도쿄가 생활권인 사람들의 생존 조건, 여가의 조건은 최소 50년에서 500년 전에 형성되었다. 생활의 자잘한 변화는 늘 거듭되어 왔겠지만 결국 모두 도시가 간직해 온 수십, 수백 년의 침묵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도시는 취향의 묘지다. 인간이 이동하고 깨달으며 결국 닿고자 하는 장소, 내가 매일 산책을 나서고 마지막 산책을 나설 동네가 나의 묘지다. 우에노 음습한 골목의 술집에 모인 사람들은 지난 시대의 취향에 적당히 자신의 취향을 묻어두며 자신 앞에 놓인 술잔을 비운다. 본래 자신의 것인 양, 건네 받았기에 전네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인 양. - page 51


생각해 보면, 디즈니가 순수의 영역으로 남은 건 디즈니의 경영 방침 때문이 아니다. 동심을 완벽하게 상업의 영역으로 제한하고 그 외부세계에서는 아이가 어른스럽고 현명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교육 방침의 공이 더 크다. 

극장에 데려가 <겨울왕국>을 보여주고, 캐릭터 인형을 사주는 동안만 순수하고, 젖 뗐으니 영어 단어 외우라는 세상에서 동심과 순수가 오직 디즈니의 동물에게만 있게 된 건 당연하다. 동물들을 포켓에 가두고 다니다 일대일 결투를 벌이는 만화가 버젓이 어린이용으로 판매되는 세상이라면 단연코 그렇다. - page 101 ~ 102

 

"호빵맨은, 아주 특별해. 호빵맨이 사는 세상엔 악인이 없어. 세균맨이 악당처럼 보이긴 하지만 사실 나쁜 세균이 아니야. 항체 같은 거야. 그 아이의 행동에도 다 나름 이유가 있거든. 난 데 없이 우주 악당이 등장해서, 밑도 끝도 없이 지구를 정복하겠다, 파괴하겠다는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만화가 아니야. 그런 만화들은 있지도 않은 괴물을 등장시켜서 아이들의 분누만 키우잖아. 하지만 호빵맨의 세계는 대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조화로운 세계야. 코코를 그 세계에서 키우고 싶은 거지." - page 145 ~ 146

 

노동, 노동자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면 보통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노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런 집단이 노동의 가치를 알린답시고 이벤트를 만들고, 음악인, 미술인들에게 후원금에 버금갈 노동을 헐값에 제공하도록 강요한다. 우리 연대에 머리 조아리지 않으면 '진정성' 없는 껍데기가 되는 거라 경고하면서. 시민도 소통, 국민도 소통, 회사도 소통, 소통만이 진정한 그릇이라는데, 소통이란 건 그냥 전화를 하든 만나서 맥주를 마시면 되는 일 아닌가. 그게 슬로건으로까지 내세워질 큰 일인가, 뭐 이다지도 지긋지긋한 소통이 다 있나. 진정성 있는 연대에서 떨어져 나와 그들이 말하는 껍데기가 되는 <노르웨이 숲>의 세상이 나에게는 연대를 의식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실마리다. - page 180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상징을 갖고 있지만, 스카이트리가 내세우는 상징은 도쿄타워가 만들어질 때의 상징적 기능과는 많이 다르다. 외관부터가 도쿄타워의 애잔함과는 거리가 멀다. 도쿄타워에선 아직 근대적인 애증의 가족애가 느껴진다. 돈이 부족한 아버지가 되도록 아껴가며 가족 나들이를 나와 아이들이 무서워하거나 환호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참 좋은 아빠야, 위안을 느끼고 가는 신파가 남아 있다고나 할까. 싫으나 좋으나 추억은 다 아련한 법이라 장사는 된다. 그러나 스카이트리는 현대 도시의 산책이란 결국 돈 쓰며 즐기기라는 사실을 부끄럼 없이 드러낸다. 이 현대의 바벨에는 '신의 계시', ' 새 시대', '21세기' 같이 억지스럽게 끌어다 붙인 구호도 없고, 기술에 대한 찬사도 없다. 대규모 건설 사업에는 돈 벌기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는 거, 다들 알고 찾아오신 거 아닙니까? 쓰임과 목적이 명백하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시대의 건축이다. 그래서 건설 당시, 이제 스카이트리가 몇 미터까지 올라갔습니다, 하는 '고도'상황 보고가 TV 주요뉴스이기까지 했다. - page 272 ~ 273

3. 책의 견해 :

처음에는 단순히 에세이인 줄 알았습니다.

도쿄에 대한 느낌은 현대적인 도시의 느낌, 독특한 젊음이 가득 한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 책의 표지에서 느껴진 심플함에 책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한 에세이가 아님을 느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엔 그 도시의 배경이 담겨 있었고,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었고, 우리들이 생각해 봐야 할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그 의미를 이해하고 제 생각을 정리하기에 속도가 더디게만 지나가곤 하였습니다.



저자는 서울에서 누릴 수 없었던 유유자적한 산책의 공간을 찾아 떠나온 곳이 도쿄였습니다.

유유자적이라고는 평생을 모르고 살아온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서 느껴진 모습은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서 느껴진 한없이 슬프지만 그 슬픔을 알 수 없고, 그리워하지만 그 그리움은 지금과 조금 다른 일상이 전부라는 것.

그렇기에 도쿄적 일상이 조금은 특별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꿈과 희망의 세상과 단절되지 않은 그 곳, 디즈니랜드.

미국 디즈니랜드 노동자들은 노조 결성을 시도하다 암암리에 해고를 당하기도 하지만, 일본 디즈니랜드 시민들은 이곳에서 내내 행복하다는 아이러니함.

그 속에서도 우리는 환상과 모험을 꿈꾸며 미키와 신데렐라 성에 환호를 하고 있는 우리는 잠시나마의 일탈을 꿈꾸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는 여행자답지 않았지만 자신은 '여행자'라 일컬었습니다.

유유자적함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그의 이야기에서 왠지 모를 부러움이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4. 무엇을 생각했는가?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의 끝은?

 

5. 하고자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당신은 아직도 당신의 삶과 관계없는 정보들로 가득한 가이드북과 인터넷의 지시대로 여행하려고 하는가?


6.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 이 책의 마지막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나는 결국 유유자적 인생을 살아가게 될까, 갈팡질팡 종종 걸음이나 치게 될까? 내가 나선 산책길에 출구는 있는 걸까, 없는 걸까?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걸을 수 있는 데 까지 걸어보는 것이지만, 걸어본다고, 살아본다고, 정말 알게 되는 걸까? 길 끝에서 내가 보게 될 불꽃은 또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 page 323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책을 덮고 잠시나마 저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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