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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고향 - 한국미술 작가가 사랑한 장소와 시대
임종업 지음 / 소동 / 2016년 12월
평점 :
사실 제가 좋아하는 화가는 '반 고흐'였습니다.
워낙 유명하며 시중에 많이 접할 수 있었기에, 그의 작품과 더불어 그의 생도 알 수 있어서 그를 더 존경하고 좋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이중섭'화가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전시를 통해, 그리고 그가 살아온 환경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의 화가로써의 면모와 더불어 인간 이중섭의 면모를 알게되면서 오히려 반 고흐보다 더 친숙하게 다가왔고 더 공감을 할 수 있었으며 그를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화가들이 궁금하여 찾아보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해외의 화가들과는 달리 우리의 화가들에 대해, 한국미술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이들이 알려지지 않음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미술을 이끌어간 이들에 대해 갈망하고 있을 때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고향』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이 화가 뿐만 아니라 그가 사랑한 장소와 시대를 통틀어 우리에게 전달하면서 그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책임을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습니다.
이러한 책을 접해보질 못해서였기 때문입니다.
보다 한국미술의 작가들을 알기 위해, 그 작품을 더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펼쳐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바>이라는 작품을 통해 보다 그의 면모를 알고 싶었다고 하였고 그의 삶을 들여다본 결과 그의 작품이 달리 보이면서 보다 자신에게 현장감있게 다가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화가들을 찾아나서기 시작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작가들, 그들이 사랑한 장소와 그 시대를......
13명의 작가를 통해 바라본 그 장소와 그 시대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들의 작품은 우리가 이해하기에, 공감하기에 충분하였고 오히려 그들을 더 존경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뜨겁게, 더 진하게 그들의 작품이 가슴에 깊은 여운과 함께 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는 <골목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의 기록 / 골목과 김기찬>이 인상깊었습니다.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 서울역 뒤 중림동으로 들어가 30년 동안 골목길과 그곳에 사는 영세민의 삶을 기록한 김기찬 사진작가.
그의 작품 속 사람들의 모습은 정감어린 모습으로 남아있었고 마지막 달동네의 모습은 애잔하게 비추어져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
"중림동은 참으로 내 마음의 고향이었다"고 말하고 "처음 그 골목에 들어서던 날, 왁자지껄한 골목의 분위기는 내 어린 시절 사직동 골목을 연상시켰고, 나는 곧바로 '내 사진의 테마는 골목안 사람들의 애환, 표제는 골목안 풍경, 이것이 곧 내 평생의 테마이다'라고 결정해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에서 그는 "일요일 아침 목욕을 가려고 대야를 들고 나서는 여인들의 모습에서 향수를 느꼈고 고향을 찾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 page 269
그래서일까.
그의 사진들의 피사체는 모두 정면을 향해 있었습니다.
연출도 없고, 모양내기도 없이, 그저 순수함만을 간직한 채 그들의 삶을 대변하는 배경 속에서 구김살이 없었습니다.
그를 통해서 바라본 그곳 사람들의 모습.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변두리 사람들의 삶과 애환 보다는 그저 따스한 고향의 모습이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각박하기만한 세상에서의 한 줄기 희망처럼......
책 속의 작가들이 이야기하는 장소와 시대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지나온 과거이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그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무턱대고 그 작품을 바라보았다면 그저 작가만의 표현연출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시대를, 그 장소에 대한 이해가 이 책에 있었기에 다시금 그 작품을 바라보았을 때 다른 느낌이었고 아마도 이것이 작가가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다시금 우리의 작가들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잘 알려진 이들에게도 숨겨진 그들의 인생사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알려지지 않았기에 보석같은 이들도 있을 것이 분명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들을 재조명하는 책들이 나오길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다른 이들보다 우리의 작가들에게 더 애정을 가지고 그 시대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그 시대에 대한 시각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