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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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이었습니다.

『여자의 물건』 

여러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습니다.

립스틱, 여자 속옷, 치마?

요즘은 여자와 남자를 구별하면서 물건을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해지곤 하였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여자의 물건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리고 책의 표지.

여자의 드레스가 장식되어 있었지만 그 속엔 한 여인의 명화가 있었습니다.

아마 명화 속 여인에게서 여자의 물건인 드레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책의 저자는 '이건수' 미학자인데 그 분의 글에는 이런 평가가 있었습니다.

"심미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시선, 아름다우면서도 정확한 문장"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습니다.

그가 읽어주는 여자물건은 마치 미학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객관적인 시각이 머물러 있었음을......

그렇기에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를 따라 명화 속에 나온 여자의 물건에 대해, 영화 속에 나온 여자의 물건에 대해 같이 생각하고 나름의 정의를 내리곤 하였습니다.


여자의 물건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평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드레스나 하이힐, 핸드백, 비키니 뿐만 아니라 트렁크, 타투, 인스타그램, 운세 까지도 여자의 물건이라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물건은 '침대'였습니다.

사적이면서도 나 자신을 놓을 수 있는 공간, 침대.

한 인간의 모든 것이 해제되는 곳은 잠과 죽음의 공간, 침실과 무덤뿐이다. 그곳은 자신에게 가장 솔직할 수 있는, 자신의 숨결만이 존재하고 부재하는 적나라한 자신의 얼굴 같은 공간이다. - page 104

이런 침대라는 공간을 그는 이렇게 해석하였습니다.

이 침대는 분명 사랑과 섹스, 가사와 종교 같은 이중적 구속에 고통당한 현대 여성의 몸부림과 분노의 탄흔이 아로새겨져 있다. 혼자 사는 여성에게 망각의 독주란? 공허한 담배 연기란? 배고픈 섹스란? 임신의 공포란? 그 모든 것이 벌어진 이 전쟁터 같은 침대란? - page 102

또한 인상깊으면서도 많은 여운이 남았던 물건은 '엄마 사진'이었습니다.

'엄마'라는 단어만으로도 뭉클함과 애잔함이 동시에 느껴지는데 그는 이렇게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처녀시절 모습은 젊은 시절 사랑했던 내 아내의 얼굴이었고, 어머니의 어릴 적 모습은 내 딸의 얼굴이었다는 사실. 중년의 아빠가 된 나는 어머니의 세 가지 얼굴을 보며 눈물짓는다. 나는 100년의 한 여자를 사랑했던 것이다.

남자는 평생 엄마를 벗어날 수 없다. 결국 엄마 닮은 여자를 사랑하고, 엄마 닮은 딸을 낳고 산다. 엄마는 세상의 모든 것이다. 엄마가 죽으면 이 세상도 끝나는 것이다. - page 291

나의 모든 것인 엄마.

다시금 엄마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그는 여자의 사물들을 가지고 그 물건의 탄생과 진화의 역사를 알려주었고 명화나 영화를 빗대어 보다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끔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가 읽어준 여자의 사물들은 결코 '여자'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을 담고 있었고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기도 하였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여자인 저에게는그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켜 주었고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도 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펴내면서 우리에게 이런 바람을 보냈습니다.

여자의 물건에 대한 수많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여자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이 세상의 여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해답을 내놓는다. 여자의 물건에 대한 인문학적 해독을 통해 무던했던 세상이 낯설고 새롭게 다가오게 되는 '행복한 예술향유'를 독자들이 경험했으면 좋겠다. - page 298

그를 통해 다시금 바라보게 된 사물들.

그 속에 담긴 이야기에 다시금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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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
오재철.정민아 지음 / 미호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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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가 끝나고 찾아온 공허함.

연휴기간 동안은 일상에서의 탈출이 있었기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제 삶을 다시금 쳇바퀴로 넣어주는 것 같아서 답답함마저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읽게되는 책은 여행 에세이 였습니다.

직접 가본다면 좋겠지만 여력이 되지 않기에 책으로나마 제 마음을 달래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책 제목부터가 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제가 꿈꾸던 곳은 예전에 방영되었던 <꽃보다 청춘-페루>를 보면서 우리에겐 조금은 낯설지만 언젠가는 가 보고 싶은 그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페루 뿐만 아니라 정열의 나라 브라질도 가 보고 싶지만 이제는 갈 수 없을 것 같기에 이 책을 통해서 제가 꿈꾸던 그 곳을 느껴보고 싶어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결혼한 한 커플이 남미 여행을 하면서 그곳에 대한 모든 것을 나열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결혼한 커플이 여행을 가서 온종일 붙어다닌다면 싸움이 잦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그곳의 매력때문인지, 아니면 그들에겐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넘쳤던 것인지 책에서는 그저 알콩달콩한 모습만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결혼한 제 모습과는 사뭇되어 보여 제 모습을 반성하기도 하였습니다.

'남미' 라는 큰 범위.

그 속에는 멕시코, 과테말라, 벨리즈, 쿠바,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담겨 있었습니다.

각자의 매력을 물씬 어필하면서도 그들의 공통점은 '여유'와 '낭만', 그리고 '행복'이 있었습니다.


책 속에선 '행복'이 많이 담겨 있었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엔 자주 사용하지 않아 생소했던 단어 '행복'. 하지만 낯선 이곳에선 도처에 행복이 깔려 있다. 하늘 아래 우리 방 한 칸. 그 안에 침대가 푹신하니 행복하다. 따뜻한 물이 잘 나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작은 배를 타고 기꺼이 건널 수 있는 자연이 있으니 행복하다. 친구들이 있는 학교에 갈 수 있으니 행복하다. 이 모든 걸 함께 나눌 수 있는 N양이 있어서 더없이 행복하다. - page 68

그동안은 큰 행복을 찾기에 급급한 나머지 제 주변에 있었던 소소한 행복을 모른채 하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삶이 왜 이렇게도 고달프냐면서 한탄하기 일쑤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작은 일에도,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행복하다는 그들에게서 그 마음가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행이라고 하면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담아가야겠다는 욕심으로 여행이 주는 선물을 잊곤 하였는데 다시금 그들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행복이라는 선물을......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무언가를 가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가지려 했고, 다른 이들은 얼마만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행복감으로 물들어있는 이 순간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지? 오랜 여행으로 때가 묻은 커다란 배낭과 이 순간의 감동을 함께 나눙 수 있는 사랑하는 N양만이 있을 뿐이다. 여행 속에서 애써 배우려 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가슴속에 남은 한 가지 이야기.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많은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구나. - page 124


그들의 책의 첫 페이지에는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떠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저 역시도 선뜻 떠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만큼의 삶의 여유가 없기에 그럴 것 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들만의 꿈을 향해 도전을 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서로간의 배려, 사랑, 그리고 크나큰 행복.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들을 그들은 여행을 통해서 찾아갔기에 이 책을 읽고 난 저에게도 그 색채들이 물들어졌습니다.

꿈을 향해 달려간 그곳.

그곳을 가기 위한 용기와 열정.

그곳에서 느낀 행복들.

이 모든 것을 느끼게 해 준 그들에게 또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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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탈 -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주디스 버틀러.아테나 아타나시오우 지음, 김응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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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그냥 아무런 이유없는 이끌림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소설과 에세이에 취중하며 읽었었는데 문득 다른 분야의 책이 읽어보고 싶은 충동에, 때마침 두 명의 페미니스트 학자들의 대담이라는 것에 이끌렸습니다.

요즘들어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들이 눈에 띄었기에 이 책에선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박탈』

사전적 의미를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정신분석학 용어로, 프로이트에게서는 실제 여성의 페니스 결여를 가리키고, 라캉에게서는 이러한 결여에 대한 지각을 팔루스로 상징화하는 것 자체를 뜻한다.

- 참조 네이버 지식백과

벌써부터 조금은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이에대한 배경지식이 없었기에 이 책을 펼치는 것이 조금은 두렵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첫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이 책은 이론가이자 정치철학자인 '주디스 버틀러'와 그리스의 사회인류학자 '아테나 아타나시오우'가 그리스 판테이온 대학교에서 나눈 대담을 엮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책에선 각 장마다의 주제에 대해 서로간의 대화형식으로 책에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의 대담에는 수행성과 메시아성에 대해서, 자살 폭탄 테러에 대해서, 전 세계적인 정치적 논쟁에 대해 서로간의 의견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저에게는 한 장 한 장 읽어간다는 것이 조금은 힘겹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박탈에 대해 인종차별,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민족주의 등으로 해석을 하며 논리적으로 풀어나갔기에 이에 대해 크게 생각을 해 본 적 없는 저에게는 마치 신세계와도 같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읽다보니 어느새 그들의 이야기를 100%로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뉘앙스를 알게 되고 논쟁의 핵심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들이 논리적 근거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검색을 하며 보다 수동적인 독서가의 모습이 아닌 능동적으로 참여하게끔 하였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인정과 생존, 혹은 인정을 견디어내기>에서 '아타나시오우'의 발언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형식적인 인정이 피해를 설명하는 특정하게 표준화된 양식과 상처받을 가능성의 탈정치화된 양태들에 인정된 주체가 순응하는 것을 조건으로 가능해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어떻게 그러한 과정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고민은 오늘날 "희생자" 담론이 정치적 주장이나 대립보다 더 선호되고 있는 인도주의적 통치성이 가진 다양한 맥락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어떻게 하면 (어떤 형태의 인정 과정에서 생겨난, 그리고 그러한 인정에 휘말려 생긴 상처를 포함해서) 가해진 피해를 인식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하는 의문 말입니다. 이것은 형식적인 자유주의적 인정으로 변환되거나, 위험성이라든가, 긴장 혹은 심지어 인정의 정치에 연루된 폭력의 이름으로 회피되지 않고 그것이 가진 강력한 아포리아로써 부단히 물어져야 하는 질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다시 또다시 관계썽의 문제로 이동하는 방법인 것이지요. - page 149 ~ 150


책의 뒷표지에는 이런 물음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정치적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책을 읽고난 뒤에 본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많은 가능성과 한계가 존재하였고 서로 간은 얽히고 설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정치라고 하면 눈을 돌리고 귀를 막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좀더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 연관성을 가지고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되었고 우리나라의 흐름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흐름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진다면 보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보다 나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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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0분 영어 그림책의 힘 - 그림책으로 시작해서 자기주도로 이어가는 기적의 영어 공부법, 개정증보판
이명신 지음 / 조선일보생활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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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는 제게 있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임을 알지만 막상 시작하기에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지속적으로 하지 못해 마지막엔 '작심삼일'이라며 스스로를 꾸짖는......

그러면서 또다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될 땐 어김없이 '영어공부'라 쓰고 책을 사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적의 영어 공부법!

이 문장만으로도 이 책을 읽고 난 뒤면 제 영어공부에 뭔가 희망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급한 마음에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은 2008년도에 처음 나왔었고 이번이 개정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때는 왜 접하지 못했었는지 어리둥절하였지만 지금이라도 그녀의 30년 노하우와 더불어 읽기 발달 단계별로 추천 도서 목록이 있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으로써도 좋았지만 저처럼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1장에서 3장까지는 영어 그림책의 필요성과 장점이 담겨 있어서 영어 그림책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장부터는 영어 그림책을 읽는 실천편으로 발달 단계별 영어 그림, 정보 책이 소개 되어 있어 굳이 힘들게 수많은 영어 그림책을 찾아 검색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필요한 책에 대한 정보를 얻고 구입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예전에 육아관련 책을 읽다보면 육아맘들이 아이에게 전집을 구입해 줄 때 영어 전집을 꼭 구입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곤 하나같이 자주 보여주고 거리낌없이 영어를 틀어주면서 영어 환경을 만들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엔 그들은 영어를 굳이 과외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보다 월등한 영어능력을 자랑하며 책은 끝을 장식하곤 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이 이 책이었습니다.

영어 학습법이 이렇게 자세하고도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책은 최근에 본 책들 중에서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또한 아이 뿐만 아니라 성인이 저에게도 이렇게 공부를 하면 쉽고 재미있게 영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영어에 대한 울렁증이나 거부감도 없어질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추천 도서 목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책 홍수 속에서 어떤 책이 나에게 맞는지 구별하기 힘들 때 이 책에 나온 책들을 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 판단할 수 있게 하였고 아이에게도 영어에 대해 어떤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지,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하는지 대략적인 틀을 잡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제부터라도 하루에 20분 투자해 한 권씩만이라도 읽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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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색 김태희
김범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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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색'?

사전적 의미로는 세상에 뛰어난 미인이라는 뜻입니다.

'김태희'?

역시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배우의 이름입니다.

이런 두 단어가 만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자 오히려 천하일색이라는 말이 없더라도 성립되는 공식과도 같습니다.

그런 '김태희'가 소설의 제목으로 나오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아무래도 외모와 관련된 이야기임에 분명하다는 추측이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그런 제 추측과도 같게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그 태희가 웃으면 심장이 저리고

이 태희가 웃으면 똥꼬가 저린다"


외모지상주의에 날리는 유쾌한 똥침 한 방!

동명이인인 김태희는 아무래도 뛰어난 미모가 아닌가 봅니다.

표지의 그림에서도 조금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김태희의 외모가 아닌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보고자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내내 웃음이 났습니다.

유쾌! 상쾌! 통쾌!

책 속의 주인공인 '김태희'의 행동과 말투가 읽으면서 상상이 되었고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와 일심동체가 되어 흔히 생각되는 싸가지 '고공주'에게 한 방을 먹이고 '찰스'와의 밀당을 하며 그녀의 사랑을 방해하는 찰스의 어머니 '강유정'씨의 계략에도 당당하게 맞서 싸우며 어느새 그녀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인물이었고 또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이었기에 금방 소설 속에 빠져들기 쉬웠습니다.

또한 문장들은 우리에게 많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여자가 생기면 남자들은 변한다. 연애를 한다는 건 분명 행복한 일일 텐데 남자들은 이상하게 민감해지고 급해지고 초조해한다. 남자에게 연애란 소유를 의미한다. 내 것이 생긴 것이다. 그것은 분명, 즐겁고 뿌듯한 일임에도 남자들은 그 기쁨을 즐기지 못한다. 소유했다고 믿는 그 순간부터 남자들은 그것이 어디론가 사라질까 봐, 누군가에게 뺏길까 봐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연애는 불행한 일이다. 가장 행복해야 할 시간에 불행하다니. 남자들은 참 불쌍한 동물이다. - page 31


'천. 하. 일. 색. 김. 태. 희!'

이런 종류의 폭력은 거의 상처로 남는다. 상처는 분노가 되어 몸속 어딘가에 깊이 박힌다. 결정적인 순간에 분노는 튀어나와 시퍼런 칼날이 되어 날뛴다. 그래서 분노를 담고 있는 사람은 뾰족하고 비합리적인 이상한 사람이 된다. - page 40


사는 게 그렇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로울 때에도 웃을 땐 웃고 졸릴 땐 하품을 한다. 사람은 그렇다. 아무리 절망적이라고 하더라도 실낱 같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기적이 일어나겠지. 이 고통은 곧 끝날 거야'하는 터무니없는 믿음에 또 구겨진 삶을 움켜쥐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 page 160


소설에서 마지막을 향해 갈 때 성형을 한 김태희가 이런 말을 합니다.

"그리고 방청객 여러분, 저 이거 다 성형한 겁니다. 저는 정말 못생긴 여자였습니다. 기획사에서 제 허락 없이 저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사인을 했지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기획사를 고발하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여러분, 제 사진이 궁금해요? 저기 가운데 앉은 여성분이 가방에 한가득 가지고 있어요. 천하일색? 그런 거 개나 줘버려요." - page 269

요즘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도 성형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다들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만이 과연 우리를 대변하는 것일까?

원래 외모는 우리 마음가짐, 행동가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보다 내적인 성숙과 자신감, 당당함을 키운다면 더욱 그 빛이 오래도록 발휘하여 '천하일색'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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