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빌런들 - 당신이 소비하는 사이, 그 기업들은 세상을 끝장내는 중이다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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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완배 <민중의소리> 기자는 내게 좀 특별하다. 이완배 기자의 칼럼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처음 알게 됐다. 꽤나 관심이 가는 실험과 이론(내 블로그 '경제학, 심리학, 게임 이론' 참조)을 재미있게 설명해 흥미를 갖게됐다. 그의 책 <경제의 속살 1~4>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을 그리고 대니얼 카너먼, 댄 애리얼리, 리처드 탈러 등을 찾아 읽기도 했다.

이완배 기자는 <시장의 빌런들>에 '도덕과 사회적 책임을 내팽개치고 사회에 온갖 해를 끼쳤던 세계 각국의 '빌런 villain' 기업들의 모습을 담았다. (p. 6 서문)'

서문에서 소개된 GM은 자동차를 리콜해 수리하는 것보다 차량 화재 사망자 유족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비용이 적으므로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판단으로 비윤리적인 기업이 되는 길을 택했다. 우리나라에서 10년이 넘게 95만 명에게 건강 피해를 입혔고 2만여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옥시레킷벤키즈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 이 기업은 책임을 외면한 채 지금도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일당 500원에 파키스탄 아이들을 착취한다는 오명을 쓴 나이키, 노동자 착취와 생산 업체에 대한 갑질 경영으로 2005년 최악의 기업으로 선정된 유통시장 공룡 월마트, 자사 제품을 만드는 공장의 안전을 내팽개친 H&M 등 24개 기업의 흑역사를 조목조목 짚어간다. 저자는 소비자로서 또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이런 빌런 기업들을 감시하고 응징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고, 맞서는 방법은 시민사회의 의지와 연대뿐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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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자유에 관한 가장 명료한 통찰
안넬리엔 드 다인 지음, 한혜림 옮김 / 북스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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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부는 청소년보호법을 일부 개정해 2011년 11월 20일부로 셧다운제를 실시했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시간대에 청소년이 인터넷 게임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다. 돈을 주고 게임을 샀다면 재산인데 정부가 청소년의 재산권을 침해해도 되는 걸까? 또 하나, 이런 강제 조치는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춰 현대 정치 철학과 정치 이론을 연구하는 안넬리엔 드 다인 교수는 이 책 <자유>에서 헤로도토스의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200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여러 인물들의 사상을 살펴보며 서양의 정치적 자유에 관해 이야기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그리고 자유의 개념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까마득한 오래전, 역사가 시작될 때부터 자유과 권력의 다툼이 시작됐다. 초기에는 한 사람, 한 계급이 권력을 장악했다. 그 권력을 피지배계층이 아닌 자신들을 위해 행사하면서 독재권력이 되었다.

지배계급이나 정부의 권력을 제한해야만 자유를 지킬 수 있다는 개념으로 자유는 달라졌다. 개인과 나라를 온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최고 권력자나 정부가 사용하는 힘의 한계를 정해야 했다. 오늘날 일반적인 자유에 생각은 18세기와 19세기에 제시된 것으로 정부의 영역을 축소해야만 자유를 가장 잘 누릴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즉 자유란 권력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다.

'밀은 자유 개념의 계보를 추적하면서 <자유론>의 서문을 시작한다. 그는 18세기 후반 혁명가들에 의해 자유가 민중 자치로 해석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늘어나게 되면서, 다른 형태의 정치 체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유형의 정치 체제에서도 다수에 의한 "권력 남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그러므로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에 대한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 명백해졌다. (p. 412)'

밀은 정부가 개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을 금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2011년 정부가 셧다운제를 시행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이유는 국민 대다수가 게임을 사회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게임을 오래 하면 환각에 시달리고 심지어 부모를 살해할 수도 있다는 인과관계의 비약까지 형성됐었다. 청소년을 위한 법이라는 점을 앞세워 게임문화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탄압했다.

셧다운제를 왜 시행해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보다 (온라인 게임이 없을 때 세상에 태어난) 다수가 동의하니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었다. 밀이 걱정했던 다수의 횡포였고 정부는 이를 이용해 권력을 남용했다. 소수의 권리를 무시하는 건 옳지 않다는 밀의 주장에도 셧다운제는 어긋난다 (셧다운제는 비판과 논란 끝에 시행된 지 10년 지난 2021년 12월 31일 폐지됐다).

밀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개성에 맞게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자기 원하는 것을 추구하며 살아갈 자유를 누려야 한다. 남에게 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자유의 역사가 투쟁의 역사임을 알 수 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목숨을 바쳐 싸울 만큼 자유는 가치가 있다. 개인이 자유를 누린다는 것, 또는 자유로운 사회가 된다는 것은 우리의 행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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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
홀거 담베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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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한 직원이 작성한 엑셀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암산(국민학교 다닐 때 주산을 배웠던 나)으로 확인한 결과값이 이상해 수식을 살펴봤다. 이런~ 수식에 괄호가 없었다. 사칙연산의 우선순위가 깡그리 무시된 수식이었다. 그 직원의 태도가 더 문제였다. 문제점을 알려줬더니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그의 대답은 "왜 그렇게 해야 하죠?'였다.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에서 논리학, 기하학, 조합론의 퀴즈 100개를 만날 수 있다. 솔깃한 문제를 골라 풀어보며 내 뇌가 얼마나 고지식한지 확인 가능하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더라도 성급하게 해답을 보려는 마음을 억눌러야 이 책이 주려는 효과가 최대치가 된다. 만약 문제를 풀었는데 그 답이 이 책의 해답과 다른 방법으로 푼 것이라면 쾌감은 극에 달한다. 수학을 푸는 맛은 이런 것이지!

'Q53 한 번에 (4개씩 4줄로 배열된) 점 16개를 연결하기 (p. 55)' 일명 '니콜라우스의 집 그리기' 해답으로 이 책에서 12개를 제시하지만 이것 외에 해답이 몇 개나 더 있을지 알 수 없다.


수학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까? '아마 없을 거야'라는 염원을 담아 수포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다. 자매품 대답으로 '수학 몰라도 세상 잘만 살더라'가 있다. 그럼 얼마나 좋을까.

앞서 이야기했던 사칙연산 우선순위 무시했던 직원이 계속 자존심 앞세워 수학의 약속을 무시한다면 일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약속을 알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대가다.

수학을 잘 모른다면 저축을 한다든지 집이나 물건을 사고파는데도 지장이 있다. 일정을 계획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생활과 밀접한 요리를 할 때도 수학적 사고는 필요하다. 재료를 양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Q1 물 6리터를 담아라 (p. 13, 준비운동을 위한 쉬운 퀴즈)'
6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양동이는 9리터짜리와 4리터짜리 두 개뿐이다. 양동이에 6리터를 담은 방법을 안다면 이와 유사한 측정에 응용할 수 있다.


머리가 좋은 편인가? 그렇다면 문제를 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 만들기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이때 중요한 원칙은, 퀴즈가 최대한 멋져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긴 설명이 필요 없어야 하고, 단순 반복 계산으로 풀려선 안 된다. 나중에 속으로 "이렇게 단순한데,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내지 못했을까?" 생각하게 될 정도로 해답이 우아하고 짧은 문제가 이상적이다. (p. 197)'

나? 난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 책의 문제부터 하나하나 풀어보려 한다. 해답을 보기 위해 책 끄트머리를 펼치려는 유혹을 최대한 견디면서. 하루에 한두 문제씩. 그러면 뇌가 말랑해지고 뜻하지 않은 아이디어가 튀어나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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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박완서 아카이브 에디션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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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털이 무성한 손이 불쑥 내 코앞까지 뻗어와 멈추었다. 그의 손아귀에 펴 든 패스포트 속에서 긴 머리의 아가씨가 활짝 웃고 있었다. (p. 11, 첫 문장)'

한국전쟁 중 주인공 이경은 집에 포탄이 떨어져 두 오빠를 잃었다. 홀어머니와 함께 한쪽 지붕이 날아간 집에 살면서 명동 미군부대 P.X. 초상화부 점원으로 생계를 꾸리며 산다. 미군들을 상대로 호객하며 일하던 어느 날 옥희도라는 화가가 초상화부에 새로 합류한다.

두 아들을 여위 어머니는 살고자 하는 의욕이 없다. 스무 살 이경은 암울한 분위기를 벗어나 미래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의 발목을 잡는다. 이경은 옥희도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반면, 같은 P.X.에서 전기 일을 하는 태수는 이경을 짝사랑한다.

이경은 자신의 제안으로 두 오빠를 행랑채에 숨겨 포탄이 떨어져 죽게 했다는 죄책감과 아들을 잃은 다음부터 딸에게 무관심한 어머니에 대한 증오, 두 가지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빛나던 어머니의 눈이 점점 귀찮다는 듯이 게슴츠레 감기며 나에게 잡혔던 손을 슬그머니 빼내고 부시시 돌아눕더니 휴하고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들들은 몽땅 잡아가시고 계집애만 남겨놓으셨노." (p. 313)'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되고 이경은 태수와 결혼한다. 세월이 흘러 이경은 옥희도의 유작 전시회 소식을 알게 돼 전시회에 간다.

'나는 미처 화랑을 들어서기도 전에 입구를 통해 한 그루의 커다란 나목裸木을 보았다. (...) 내가 지난날, 어두운 단칸방에서 본 한발 속의 고목枯木, 그러나 지금의 나에겐 웬일인지 그게 고목이 아니라 나목이었다. 그것은 비슷하면서도 아주 달랐다. (p. 390)'


<나목>은 박완서가 마흔 살에 쓴 처녀작이자 대표작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옥희도가 화가인 고 박수근 화백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박완서는 박수근 화백의 전기를 써보고 싶긴 했지만 알고 지낸 시간이 짧아 그럴 수 없었다고 한다. <나목>은 허구인 소설일 뿐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예술가가, 모든 예술가들이 (...) 1·4후퇴 후의 암담한 불안의 시기를 텅 빈 최전방 도시인 서울에서 미치지도, 환장하지도, 술에 취하지도 않고, 화필도 놓지 않고, 가족의 부양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살았나, 생각하기 따라서는 지극히 예술가 답지 않은 한 예술가의 삶의 모습을 증언하고 싶은 생각을 단념할 수는 없었다. (p. 8)'


전쟁 가운데 놓여있을 때 이경에게 스무 살이 찾아왔다 (박완서 선생님도 1931년 생이니 마찬가지다). 전쟁은 스무 살 이경한테 사랑을 누릴 특권을 빼앗고 그 자리에 무섭다는 생각과 춥다는 생각을 던져 놓았다. 그래서 이경은 전쟁이 없는 곳에 사는 여느 스무 살의 청춘처럼 사랑할 수도 삶을 살아갈 수도 없었다.

'너무도 아득한 시간, 5년이나 10년쯤. 바로 산 너머쯤에 전쟁이 있는 이 살벌한 거리에서 5년이나 10년 후쯤을 꿈꾸다니 얼마나 미련한가 말이다. 나는 그렇게 천천히 살 수는 없는 것이다. 아주 상식적이고도 완만한 궤도로부터 과감히 탈선해서 지름길로 삶의 재미난 것을 재빠르게 핥으며 가야 하는 것이다. (p. 109)'


또한 전쟁은 이경한테 가족의 유대를 빼앗고 그 자리에 증오를 던져 놓았다. 어머니와 단절을 회복하려는 시도는 번번히 실패했다. 어머니 품속의 아들들 자리를 계집애로는 대체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어젯밤의 딸의 행방을 궁금해하는 눈치가 조금도 없었다. 나도 어머니의 지난밤에 무관심하기로 했다. 어머니는 이미 나에게 무관심이 어떤 형태의 증오보다도 가혹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었고 나도 어머니를 그런 무관심한 동거인으로 대하리라 마음먹었다. (p. 343)'


하지만 박완서는 소설 속 주인공 이경을 무섭고 추운 곳 그리고 증오 가운데 내버려두지 않는다. 전쟁의 기억 속에 아우성치던 이경을 몸부림치며 춥디추운 아우성과 함께 살아가게 한다.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그렇게도 집착하던 고가를 헐 때도 뒤뜰 은행나무는 그대로 둔다. 그 은행나무의 노오란 빛과 그지없이 화사한 조화를 이루는 옷을 차려 입고 이경은 옥희도의 전시회로 향한다.

화랑에 들어선 이경은 '고목'이 아닌 옥희도의 '나목'을 본다. 무섭고 추운 전쟁과 증오로 말라 비틀어 죽어가는 '고목'이 아닌 이파리를 떨군 채 봄을 준비하는 '나목'이 이경의 앞에 놓여있다.

전쟁이 이경을 휩쓸고 지나갈지라도 '나목'으로 살아가려는 의지,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 이것이 최은영이 '헌사'에서 말하는 박완서의 '진실을 향해 투쟁하는 글쓰기'다. 박완서다움의 출발점에 서 있는 소설 <나목>이다.

'그러나 보채지 않고 늠름하게, 여러 가지들이 빈틈없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채 서 있는 나목, 그 옆을 지나는 춥디추운 김장철 여인들. 여인들의 눈앞엔 겨울이 있고,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 봄에의 믿음. 나목을 저리도 의연하게 함이 바로 봄에의 믿음이리라. (p.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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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슐츠 씨 -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
박상현 지음 / 어크로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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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이 건강에 좋은 건 우리 모두 잘 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들이 등산을 해야 하지 않을까? 주변에 등산을 하지 않고도 건강한 사람이 제법 많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를테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사람이 산을 오르면서부터 건강이 회복된 모습을 봤다면 말이다. 등산을 시작한다. 몸이 좋아지는 걸 느끼면 계속 산을 찾게 된다. 주변의 영향을 받아 습관이 시작됐다.

생각도 그렇다. 그 생각의 옳고 그름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이유로 그 생각을 따른다. <친애하는 슐츠씨>는 인류의 오래된 습관들을 이야기한다. 가제본에서는 그 가운데 세 가지를 소개한다.

남자 옷에는 주머니가 많은데 왜 여자 옷에는 주머니가 드물까? 남성과 여성 가운데 남성만이 기능하는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근거는 없다. 당연시하는 사회적 요구만 있을 뿐이다.

마라톤을 처음 완주한 여성이 나온 건 1966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였다. 이전에는 여성의 마라톤 참가가 불가능했다. 왜? 이유는 여성이 마라톤 같은 먼 거리를 뛰면 자궁이 떨어지고 가슴에 털이 자라는 등 건강상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미국에는 흑인은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 오래된 편견도 있었다. 이런 생각은 심지어 흑인은 물에 잘 뜨지 않는다는 속설까지 만들어냈다. 시민들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받아들인 찰스 슐츠는 1968년 연재만화 <피너츠>에 흑인 아이 프랭클린 암스트롱을 조연 캐릭터로 처음 등장시켰다. 첫 에피소드의 배경을 해수욕장으로 했고 흑인 아이도 수영할 있음을 자연스럽게 알렸다.


<친애하는 슐츠씨>는 우리에게 널리 퍼진 차별과 배제 대부분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관습이 되어버린 차별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다룬다. 그 거부는 깨달음과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을 편견들을 어쩌면 이전 기회에 깨부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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