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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15주년 기념 리커버 에디션)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5월
평점 :
이 이야기는 <오두막>의 저자 윌리엄 폴 영이 그의 자녀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로 만들었다.
'나는 내 아이들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고 그것을 통해 아빠가 그토록 사랑하는 하나님과 아빠에 대해 이해해 주기를 바랐다. (p. 433)'
맥 필립스는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떠났다. 그곳에 불행이 찾아왔다. 막내딸 미시가 유괴됐고, 숲속에 오랫동안 버려진 오두막에서 아이의 옷을 발견했다. 범인은 악명 높은 연쇄살인범이었다.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아이를 찾지 못했다.
미시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거대한 슬픔'을 지닌 채 지내던 맥은 어느 날 쪽지를 받는다.
'쪽지에는 이런 내용이 타이핑되어 있었다.
매켄지, 오랜만이군요. 보고 싶었어요. 다음 주말에 오두막에 있을 예정이니까 날 만나고 싶으면 찾아와요. - 파파 (p. 24)'
'거대한 슬픔'이 시작된 곳, 미시와 행복했던 기억을 앗아가버린 곳, 그곳 오두막에서 맥은 하나님, 예수님, 성령, 삼위일체이신 그분을 만난다.
어릴 때 교회에 다니면서 성경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하나님의 모습을 그려나갔다. 다양한 모습으로 하나님을 마음에 담았다. 어느덧 커버린 나는 내가 간직한 하나님의 모습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질문거리들이 하나 둘 쌓여갔다. 맥은 오두막에서 만난 하나님에게 나와 똑같은 질문을 하며 대답을 요구한다.
당신들 셋 가운데 누가 하나님인지, 서로 어떤 관계인지, 누가 명령을 하고 누가 따르는 입장인지. 왜 우리는 고통 가운데 살아야 하는지. 우리에게 준 십계명은 과연 지킬 수 있기나 한 건지. 천국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곳인지. 내가 부유하게 살도록 돈을 줄 수는 없는지. 내 기도를 왜 다 안 들어주는지. 왜 나는 죄를 짓고 또 짓고 그러는지...
많은 질문 가운데 하나님께 가장 하고 싶은 질문은 왜 악을 심판하지 않는지였다. 나쁜 놈들에게 벼락을 내리쳐서 급사하게 만들면 이 세상에서 악은 사라지고 선만 남을 텐데 말이다. 맥도 이 점이 가장 불만이었다. 딸 미시를 유괴해 살해하기 전에 연쇄살인범을 하나님이 심판해 죽였다면, 아니 아예 살인범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했다면, 전지전능하니까, 그랬다면 맥에게 사무친 '거대한 슬픔'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텐데.
'"내가 심판하기로 예정된 사람이 누구죠?”
"하나님이죠."
그녀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인류요." (p. 268)'
원망의 대상이었던 하나님을, 인류를, 자신의 아이들을 심판하는 심판관의 자리에 맥이 앉았을 때야 비로소 하나님은 벌주시는 분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내 아이들이 잘못했다고 해서 내가 죽음으로 아이들을 심판할 수 없다. 차라리 내가 내 아이들을 대신해서 벌받겠다고 나서듯이,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한 인류 그리고 내 아이들이, 자신을 희생할 만큼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시는 분임을 맥은 고백한다.
'"사랑 때문이죠, 그는 사랑 때문에 십자가의 길을 선택해서 자비가 정의를 이기게 했어요. 파파가 모든 사람을 위해 정의를 선택했다면 더 좋았겠어요? '심판관이신' 당신은 정의를 원하나요?" (P. 277)'
어느덧 성인이 된 나는 하나님께 질문을 하면서 하나님과 나와 관계를 다시 그려보기 시작했다. 물론 어릴 때 들은 성경 이야기를 가지고 그린 그림 위에 덧칠하면서.
내게 하나님은 어떤 존재일까? 혼자 울기보다는 하나님 품에 안겨 울고 싶다. 어느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할 수 있는 분, 귀담아 들어주시는 분, 내 뒤에 서서 항상 응원하며 바라보시는 분, 어디든 가자고 하면 동행하시는 분, 기꺼이 내 편에 서 계시는 분, 어떤 울분도 토해할 수 있는 분, 위로해 주시는 분, 상처를 싸매주시는 분, 절망 가운데 희망을 주시는 분, 어둠에 갇혀 있는 때 빛을 들고 찾아오시는 분... 그런 분으로 고백하며 하나님의 모습을 덧칠해 그려 가고 있다.
하나님 대신 당신이 의지하고 믿고 싶은 존재를 넣어 <오두막>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 존재의 모습을 이 이야기를 물감 삼아 그려보기를. 그 가운데 상처가 치유되는 경험이 있기를 기도한다.
'3부에서는 당신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신이 이 책을 읽을 때 하나님이 당신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당신이 헤매고 있는 곳의 문을 열어주면서 더 깊고 풍요로운 어조와 색채와 소리로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를 알려주기를 우리는 기도한다. 우리는 이 책이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확신한다. (p. 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