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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ㅣ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평점 :
독서와 여행을 통해 시대의 삶을 되돌아보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는 허우범 작가에게 하나의 열망이 있었다. <삼국지연의>의 영웅호걸들이 누비던 그 현장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2002년 여름 장강을 시작으로 10여 년 동안 중국 전역의 삼국지 현장을 살펴보며 그 열망을 이뤘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라도 현장을 궁금해할 것이다. 그 궁금증을 해결해 주고자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삼국지 기행 1, 2>가 세상에 나왔다.
이 책은 답사기로 삼국지 속 영웅들이 활약했던 현장을 사진과 설명으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작품의 배경이었던 유적과 유물들을 살펴보고 역사적 고증을 거친 신뢰할 만한 자료를 책 곳곳에서 제공한다. 인상 깊은 구절과 적절히 등장하는 시도 꽤나 인상적이다.
그 어느 곳보다 먼저 달려가 보고 싶은 현장은 적벽대전赤壁大戰의 장강長江이다. 장강은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중국 최고의 명승지이다. 거센 물결의 삼협은 역사와 문화가 찬란한 곳이고, 영웅호걸들의 무대였다.
'장강삼협은 구당협, 무협, 서룽협을 말하는데, 사천성 봉절현 백제의 기문에서부터 호북성의 의창시 남진관까지 약 300km를 일컫는다. 그러나 장강이 절벽을 따라 흐르는 것은 사천성 중경을 지나 풍도에 들어서면서 시작되기에 풍도, 충현, 만현, 운양까지도 삼협에 포함시킨다. (p. 454)'
위, 촉, 오 삼국이 대립하던 시절, 위나라 조조는 막강한 군사력으로 중국 대륙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오나라 손권과 촉나라 유비는 계속 세력을 확장하는 조조에 맞서 이곳 장강에서 일전을 벌인다. 적벽대전에 참전한 주요 인물은 조조, 제갈공명, 유비, 관우, 장비, 손권, 주유 일곱 명으로 명실공히 삼국지의 주인공들이다. 그중에서 대표 주연급 영웅은 제갈공명이다.
개발의 대명사인 댐 건설로 이곳 장강의 많은 유적도 물에 잠겼다. 경제발전의 밝은 면 뒤에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겪는 문화유산의 수몰이라는 안타까운 일, 어두움이 공존한다.
'"밤낮없이 흘러가는 장강이여, 물어보자. 그대 품에 오르내리며 나라를 걱정하고 세상 돌아감을 한탄한 영웅과 선비들이 그 몇몇인가?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저 강기슭 바위 사이 피어 있는 산꽃 은 몇천 번을 피고 지었으며, 그 결실들은 다 어디로 흘러갔는가? 가는 것은 세월이고 흐르는 것은 강물이라면, 멈춘 것은 발걸음이요 애틋한 것은 마음뿐인가!" (p. 464)'
<삼국지 기행 1, 2>을 따라 걸으면 읽는 삼국지, 저자가 이끄는 대로 중원 천하를 누비며 난세를 살아간 영웅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익힐 수 있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