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 - Since1996 현직자의 인사이트로 살펴본 IT 플랫폼 26년사
이미준(도그냥)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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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서일 수 있으나 이커머스 26년사의 흐름 중반은 사용자로, 반은 이커머스를 만드는 기획자로 현장에 있던 사람의 시각으로 해석되었다. (p. 9)'

이커머스 바닥에서 성장한 12년 차인 지은이 이미준은 롯데닷컴을 우리나라 이커머스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라고 소개한다. 1996년 롯데닷컴, 인터파크로부터 시작해 온라인 플랫폼 시대까지 26년의 변화를 시대별로 키워드와 함께 여행하는 책 <대한민국 이커머스의 역사>이다.

처음엔 사이트 접속해 상품을 검색한 후 물건을 사는 시대였다. 상품 정보를 검색할 필요가 없어졌다. 가격을 비교하는 사이트가 등장하며 블로거들이 상품을 소개하면서 상품 리뷰에 의존해 구매하기 시작했다. 그 후엔 핫딜, 타임세일에 맞춰 구매했고, 개인 맞춤광고가 핫해지면서 링크 페이지로 넘어가 상품을 샀다.

인플루언서, 셀럽이 추천하는 상품이 인기를 끄는 시대가 왔다. 그다음엔 포인트, 리워드 등 혜택 또는 수익이 구매자에게도 분배됐고, 드디어 개인이 판매자도 되고 구매자도 되는 시대가 됐다. 당근으로 상품을 팔고 사는 시대, 개개인마다 다른 취향, 다른 가치에 따라 상품을 거래하는 시대가 됐다.


유독 외국 상업시설만큼은 우리나라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주변에서 월마트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마트, 롯데마트는 곳곳에 있는 나라다. 온라인 세상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쿠팡에서 쇼핑하며 예스24에서 책을 사지만, 아마존닷컴은 해외 직구할 때만 이용하는 나라다.

해외와 모든 것이 다른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의 소비자들이다. 그래서 유독 우리나라 이커머스 플레이어들이라면 서비스가 어떻게 변했고, 비즈니스 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보고 사용자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 이커머스 흐름을 정리한 현직 서비스 기획자인 지은이의 인사이트, 최초의 기록물이 가치 있는 이유다. 아무리 좋은 AI 기술이 있다손치더라도 누구보다 깐깐한 우리나라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비즈니스 결과를 얻기 힘들다.

'이 책을 써 내려가면서 느낀 두 가지 큰 깨달음이 있다. 바로 '아이디어는 모두 비슷하다. 다른 것은 실행자의 디테일이다'라는 점과 '동일한 서비스라도 환경과 사용자들의 학습이 바뀌면 성공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p.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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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수는 말 -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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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부수는 말>
왜곡되고 둔갑되는 권력의 언어를 해체하기
이라영 | 한겨레츨판 | 2022년 | 368쪽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세워놓고 말한다.
"빨간 속옷 입었지?"
"아니?"
"보여줘 봐"
속옷을 왜 보여줘야 하는지. 황당하다. 안 보여주겠다고 하니
"거봐 빨간 속옷 입었네"라고 단정한다. 억울하다.
할 수 없이 보여주니 "어? 아니네. 아니면 말고..."

권력은 말할 기회가 많을 뿐만 아니라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약자가 진실을 밝히려면 속옷을 보여주어야 한다. 권력의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듣지만, 약자는 75미터 굴뚝 위에서 426일 정도는 있어야 몇몇이 귀를 기울인다.

목소리의 불평등은 사회 구조적 불평등의 결과인 동시에 원인이 되어 악순환한다. (...) 그래서 권력의 크기만큼이나 억울함의 목소리가 크다. (p. 7)


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은 고통, 노동, 시간, 나이 듦, 색깔, 억울함, 망언, 증언, 광주/여성/증언, 세대, 인권, 퀴어, 혐오, 여성, 여성 노동자, 피해, 동물, 몸, 지방, 권력 그리고 아름다움, 이렇게 스물하나의 말에서 '권력의 말'과 이에 '저항하는 말'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아름다운 말'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고 한다.

정확한 언어가 아름다운 언어라 생각해왔다. (p. 10)
스물하나의 말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색깔로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일방적으로 들려주는 들려오는 말만 들을 게 아니라, 희미하게 들리는 잘 안 들려주는 말을 들으려 해야 한다. 그 말의 정확한 의미를 들어야 한다.

기울어져 있으니 한 쪽은 아무 노력 없이도 높은 곳에 서 있고, 한 쪽은 목숨을 걸어도 다른 한 쪽과 같은 곳에 서 있기 어렵다. 균형을 맞추려면 약자의 목소리를 더 많은 들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한국에서 18세~24세 청년의 산재 사망 원인 1위가 '배달'이다. 이 사망 사고의 10퍼센트 이상이 출근 첫날 발생했고, 20퍼센트 이상은 보름 안에 발생했다. (p. 56)
같은 또래의 아이가 있는 아버지로서 숨이 멎는듯하다.

1억 연봉 택배 기사가 있다고 호들갑 떠는 권력의 말만 너무 많이 들어왔다. 매년 산재로 죽어가는 노동자가 이천여 명이라는 진실을 찾아 들어야 한다.
고통을 통과한 언어가 아름다움을 운반하기를. ( 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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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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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50센티미터 정도의 튼튼하고 어린 커피나무 한 그루가 프랑스와 유럽의 커피 역사를 바꿔놓았다. (p. 10)'

나는 아직 커피를 왜 마시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냥 쓰기만 할 뿐이다. 커피를 별난 음료다. 색깔도 그렇고 영양도 없는 식품이다. 처음부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듯싶다. 이런 커피가 어떻게 세계 교역량 중 석유에 이어 두 번째 많은 상품이 됐을까? 사람들의 커피 욕구를 인위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냈을까? 그리고 커피가 세계를 어떻게 바꿨을까?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가 다루는 이야기다.

커피가 널리 퍼지기까지 이슬람 신비주의, 수피교 수도사들의 활약이 컸다. 이들은 '검은 음료' 커피를 '욕망을 억제하고 수행에 정진하기 위해 즐겨 마셨다. 하지만 이 음료는 역설적으로 유럽 상업자본가들과 정치권력자들의 욕망을 자극했다.

- '커피는 원래 와인이었다'라는 말의 숨은 의미는?
- 커피가 '니그로의 땀'이라는 섬뜩한 별명으로 불리게 된 은밀하고도 잔혹한 이유는?
- '커피는 포르투갈 말을 한다'라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 커피 문명과 전쟁은 왜 서로 불구대천의 원수일 수밖에 없는가?
- 커피와 카페가 없었다면 프랑스 계몽주의 운동도 프랑스대혁명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독일혁명의 트리거를 당긴 것이 커피였다는데?
- 프리드리히 대왕이 '커피에 독성분이 있다'는 거짓 소문을 내게 한 까닭은?
- 프로이센 시대 독일인이 반나폴레옹 해방전쟁에 나선 이유는 '진짜 커피'에 대한 강렬한 욕망 때문이었다?'

커피를 둘러싼 숱한 의문들, '검은 음료'가 '검은 욕망'이 되어 세계의 역사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거래량이 가장 활발한 검은 액체 석유와 커피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석유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원료이지만 커피는 기호식품이다. 그런 이유로 석유 산출국은 힘이 있지만 커피 산출국은 소비에 의존하기 때문에 힘이 없다. 식민 지배국의 강요로 다양한 작물을 농사짓던 땅은 대부분 커피 경작지가 돼버렸다. 커피 생산지인 나라들은 경제적으로 커피 수출에 의존하는 신세가 됐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신다면 생각해 볼 대목이다. 왜 커피가 공정무역을 대표하는 품목인지를. 작황에 따라, 선진국의 투자에 따라 종속관계에 놓인 불평등 구조를 왜 개선해야 하는지를. '모노컬처'라는 부자연스러운 생산 시스템으로 생태계가 무너진 나라와 그 국민들은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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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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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토대학 미식축구부 출신 부원들은 매년 11월 세 번째 금요일 한자리에 모인다. 열세 번째 모임이었다. 술자리가 끝난 후 집으로 향하던 에이스 쿼터백 니시와키 데쓰로는 미식축구 팀 매니저였던 히우라 미쓰키를 만났다.

미쓰키는 예전 모습과 많이 달랐다. 미쓰키는 자신의 몸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데쓰로에게 털어놓는다. '"맞아." 미쓰키가 계속 말했다. "나란 놈은 남자였어. 너희들과 만나기 훨씬 전부터." (p. 36)'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더 이야기한다. 같은 바에서 일하던 호스티스를 스토킹하는 남자를 죽였다고.

데쓰로와 대학시절 미쓰키와 같이 팀 매니저였던 그의 아내 리사코는 미쓰키가 경찰의 수색을 피할 수 있도록 피하도록 숨겨주면서 미쓰키와 주변 인물들로부터 해결하기 쉽지 않은 상상하지 못할 진실을 알게 된다.


히우라 미쓰키는 남성의 마음을 지닌 여성이다. 아니, 남성이다, 여성이다 규정할 수 없는 남자이자 동시에 여자이기도 하다.
'"육체는 여자이고 마음은 남자라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야. 녀석의 마음은 남자이기도, 여자이기도 해. 반대로 둘 다 아니기도 하지." (...)
"그런 표현으로는 미쓰키의 복잡한 마음을 제대로 담을 수 없어. 알기 쉽게 말하자면 이래 남자를 검은 돌, 여자를 흰 돌이라고 하자. 미쓰키는 회색 돌이야. 둘의 요소를 다 지니고 있지. 게다가 50퍼센트씩. 하지만 어느 쪽에도 포함되진 않아. 원래 모든 인간이 완전한 검은색도 하얀색도 아니야. 검은색에서 하얀색으로 변화하는 그러데이션 속 어딘가에 있지. 미쓰키는 그 딱 중앙에 있고."
"그러데이션...이라." (p. 674, 675)'

여자의 마음이 커졌을 때 미쓰키는 데쓰로가 좋았고, 남자 쪽으로 기울었을 때는 데쓰로의 아내 리사코가 좋았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 가장 민감한 이슈인 젠더 문제를 20년 전에 다룬 추리소설 <외사랑>. 젠더 문제를 성소수자 차별이라는 한 가지로 뭉뚱그려 접근하기 쉬운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양한 측면에서 젠더를 소설 속에 녹여냈다.

고환과 난소 모두를 가진 반음양 무쓰미의 고백이다.
'"저는 아이를 만들 수 없어요. 내가 낳을 수도 없고 여자에게 낳게 할 수도 없죠. 다른 사람과 섹스할 일도 아마 없을 거예요. 그래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아주 무섭고 힘들어요. 다들 무서워할 필요 없다고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아요. 사람이 좋아질 때마다 죽고 싶어요." (p. 271)'
미쓰키는 결혼하며 아이까지 낳아 여성으로 살아가려는 의지를 드러내지만 실패하고 만다. 사랑도 못한다.

남성과 여성은 확실한 경계로 구분할 수 없는 인간임을 내세운다.
'"남자와 여자는 뫼비우스 띠의 앞뒤와 같아요." (...)
"일반적인 종이의 경우 뒤는 언제나 뒤죠. 앞은 영원히 앞이고요. 양쪽이 만날 일도 없어요. 하지만 뫼비우스 띠는 앞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면 어느새 뒤가 나와요. 즉, 양쪽은 연결되어 있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또 각자가 지닌 뫼비우스 띠도 하나가 아니에요. 어떤 부분은 남성적이지만, 다른 부분은 여성적인 것이 평범한 인간이에요..." (p. 421)'

성전환 수술하고 호적까지 남성 또는 여성으로 바꿨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해결되지 않는다. '단순히 사물을 거울에 비춰 거꾸로 보이게 할 (p. 677)' 뿐이다.
'"미쓰키 본인도 아마 자신의 본성을 모르고 있을 거야." 나카오가 말을 이었다. "모르고 고통스러워하지. 자신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고. 여자라는 것에 위화감을 느껴 사실은 남자라는 결론을 내렸는데 직접 남자로 살아보니 역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겠지.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남자가 되는 것을 망설이고 있어."
"하지만 우리 앞에서는 남자라고 단언했어."
"그렇게 믿으려 하지. 자신조차도 속인 결과야." 데쓰로는 수긍했다. 알 것 같았다. (p. 676)'


'그 사람들은 사람은 A, B, O. AB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일상에서 혈액형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일은 거의 없다. (...) 그런데 왜 많은 사람이 성염색체에 사로잡혀 있을까. XX든 XY든 혹은 그 이외의 것이든 사람임이 분명하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할까. (p. 435, 436)'

차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남녀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증거라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소설에서 말한다. 남녀를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애당초 차별이라는 개념 자체를 떠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확실히 규정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하다. 하나씩 배제하면서 확실히 하려고 한다. 젠더 문제를 포함한 인종, 가난 등 여러 혐오를 해결할 답은? 배제하지 말고 모두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계를 선으로 긋지 못하는 우리 모두는 인간이라 생각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고 인간! 우리 모두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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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백승만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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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소개할 수많은 전쟁이나 질병, 의약품, 인물은 관련 역사에서 미친 존재감을 자랑할 것이니 편하게 읽기를 바란다. 전쟁, 질병, 약, 이들이 펼친 기나긴 악연의 역사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p. 9)'

모르핀, 페치딘, 와파린, 헤로인, 펜타닐, 튜보큐라린, PTSD, 프로토실, 아트로핀, 페니실린, 퀴닌, 스페인독감, 괴혈병, 말라리아, 천연두, 페스트... 이 책에 등장하는 약과 질병들이다.

인기 강의 교수이자 약학자인 저자는 전쟁과 약의 관점에서 기나긴 악연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약이 전쟁을 일으키기도 했고, 전쟁이 약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1940년 10월 일본군은 비행기로 중국 닝보시에 페스트균을 퍼뜨렸다. 페스트균은 직접 사람을 공격하는 생물학 무기로 전쟁에 사용됐다. 걸프전에서 미군은 이라크의 독가스 공격에 대비해 피리도스티그민 브로마이드라는 예방약으로 지급했다. 정작 이라크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예방약을 꼬박꼬박 복용한 미군들은 '걸프전 증후군'이라는 후유증에 시달렸다. 약은 여러 방식으로 전쟁에 사용됐다.

전쟁은 약을 만들기도 했다. 러일전쟁 당시, 처음 가는 지역에서 군인들이 자주 설사를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일본은 정로환을 개발했다. 사람의 첫 번째 천적은 모기다. 매년 72만 명 이상이 모기에 물려 죽는다. 전쟁에서 열대우림의 말라리아는 항상 골칫거리였다. DDT를 만들었고 DDT를 살포하며 전투를 치르기 시작했다.

전쟁 공포로 한국전쟁에 가기 싫었던 22세의 미국 청년은 와파린이라는 쥐약을 먹고 자살하려 했다. 자살에 실패한 덕분에 쥐와는 달리 사람에게는 혈액응고 작용을 하는 비타민K가 다량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와파린은 심장 수술 등에 사용한다. 전쟁은 우리에게 와파린 같은 선물도 주었지만, PTSD라는 청구서도 남겼다.


저자는 모든 의약품이 전쟁과 같은 우연으로 개발됐다는 생각을 경계한다. 합리적인 개발 시스템으로 만드는 의약품이 훨씬 많다고 한다. 이제는 우연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만들어 간다. 빠른 속도로 개발됐던 코로나 백신, mRNA 백신이라는 개념을 예로 들면서 사전에 많은 연구개발과 준비가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전쟁과 질병이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세대에서 그런 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꾸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쟁과 질병을 넘어... (p.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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