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부의 비밀 -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알려주는
기라성 지음 / 덤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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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공부법을 공부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아니, '공부법을 공부하게 하는 책'이라는 표현이 더욱 적절하겠네요. (p. 5)'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책 발간을 고집하는 덤보의 이번 책 <학교 공부의 비밀>은 10년 차 현직 교사가 알려주는 고등학교 활용법이다.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이들을 둔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들이 비교적 자세하게 담긴 실용서다. 학창 시절에 내가 이런 책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잠시 생각해 봤다. 분명 공부 방법이 달라졌을 테고 결과도 좋았으리라.


PART 1에서는 공부를 해야 할 강력한 이유 찾기, 모든 공부의 필수인 문해력의 중요성,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 세우기, EBSi 활용팁 등 고등학교 입학 전 갖춰야 할 공부의 기본을 이야기한다.

'스스로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자 할 때 대학만을 목적에 두어 선 안됩니다. 동기가 사라지기 쉽기 때문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러분은 대학 이후의 삶을 그려봐야 합니다. 대학을 '과정'에 두라는 겁니다. (p. 19)'


PART 2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공부 방법이 본질적으로 다름을 언급하며,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방법을 세세히 알려준다. 귀담아들어야 할 실전 팁들이 대부분이다. 나의 학창 시절 선생님들이 이런 것들을 알려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국어 과목을 '도구 교과'라 부른다는 걸 알고 있나요? 국어 지식이 다른 과목의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기초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평가된다는 의미입니다. (p. 110)'

'공부의 끝은 존재합니다. 적어도 시험 범위의 끝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것은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p. 114)'

'문법은 하나의 법칙이지만, 그것이 진정한 법칙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결국 글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p. 120)'


PART 3에서는 정시, 수시, 내신, 과목 선택, 학생부 종합 전형, 수능 시험장에서 할 일 등 대학 입시에 필수적인 실전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학생들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도움이 될 새로운 만남의 방식으로 제가 선택한 길은 바로 '책'입니다. 이 책이 바로 그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가슴에 품고 있는 세상을 그려 나갈 때 붓이 되고, 물감이 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p. 198, 199)'

저자의 현실적인 충고와 따뜻한 다독임이 담긴 이 책을 읽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공부든 인생이든 내가 왜 이 일은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동기와 내가 찾은 나에게 잘 어울리는 나만의 차별화된 방법만이 성공의 열쇠다.


이 책을 읽고 일부라도 적용해 공부한다면, 아이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느끼게 될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책이다. 자신만의 학습법을 터득하고 공부했다면,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이 후회를 없애버릴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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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 - 코로나19로부터 배운 것 그리고 미래를 위한 액션 플랜
빌 게이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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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은 팬데믹이 또다시 나타날까? 빌 게이츠의 대답은 '예스'다. 동물의 서식지를 인간이 침범하면서 동물과 접촉이 많아져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질병이 전해질 가능성이 커졌고 해외여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대응에 이어 빌 게이츠는 코로나19로 우리는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넥스트 팬데믹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이 책에 담았다.

세계 인류의 재앙이었던 팬데믹을 겪으면서 알게 된 소중한 사실은 팬데믹에 대응할 만한 시스템의 부재였다. 저소득 국가는 물론이고 미국을 포함한 부유한 국가들조차 초기 대응에 실패해 소중한 생명을 너무 많이 잃었다.


코로나19를 마지막 팬데믹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 책의 제9장에서 액션 플랜을 요약했다.

더 나은 도구를 만들고 전달한다.
백신, 치료제, 진단법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새로운 제품을 시험하고 승인하는 역량도 발전시켜야 한다. 병원체 확인 후 6개월 내에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양의 백신 공급이 가능한 대규모 제조 역량이 필요하고, 콜드체인 문제를 해결해서 백신 전달을 더 쉽게 해야 한다.

GERM (Global Epidemic Response and Mobilization, 글로벌 전염병 대응 동원)을 구축한다.
GERM을 구축하는 데는 수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시작해야 한다. 또한 GERM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공중보건 인프라에도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질병 감시 시스템을 개선한다.
신고와 통계 체계를 개선하고, 공중보건 관리들이 호흡기 바이러스의 출현과 유행을 빠르게 감지하도록 해야 한다.

보건체계를 강화시킨다.
정부와 기부자들 그리고 가난한 국가들의 행동을 조율하는 글로벌 포럼을 만들어 세계가 필요로 하는 시스템, 도구, 팀에 대한 새로운 자금 조달을 계속 주도해야 한다. 저소득 국가의 보건과 개발에 대한 투자는 모든 사람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며 전 세계를 위한 일이다.


코로나의 발생은 새로운 방식으로 디지털 도구들을 사용하게 해서 디지털의 미래를 바꿨다. 사무실 환경과 원격 의료 진료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화상 통화는 고립의 문제를 해결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다음 팬데믹을 막는 데 더 유리한 역할을 감당해낼 것이다.


우선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빌 게이츠가 가진 전문적인 지식의 높은 수준이었다. 팬데믹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들을 파악하고 있었고 문제의 해결책이 무엇인지(숫자까지도) 명확하게 꿰고 있었다. 하지만 넥스트 팬데믹 대비에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는 빌 게이츠에게 걱정이 하나 있다.

'지금 내가 걱정하는 것은 코로나가 진정된 후 세계의 관심이 다른 문제로 이동하고 팬데믹 예방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아니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 (p. 288)'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빌 게이츠 우려가 현실이 될까 걱정되는 이유다. 팬데믹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일상생활을 얼마나 바꿔 놓았는지 벌써 잊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빌 게이츠가 경고하듯이 다음 팬데믹의 위협 정도가 코로나19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지 말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아픔을 겪었다면 다시는 반복하지 말라'라는 교훈을 준다. 코로나19에서 배움을 얻었다면 그 배움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 모든 것을 잊고 안주하지 말고....

'안주 complacency의 반대는 두려움이 아니다. 행동이다. (p.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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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아프리카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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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수첩과 몇 권의 스케치북으로 기억되는...

'두 달여간의 아프리카 여행은 그곳의 광활함을 보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시간이었다. (...) 대부분의 그림들은 크로키하듯 빠르게 스케치한 후, 밤이 되어서야 돌아온 숙소에서 그날 본 대상들을 어렴풋이 떠올리며 오랜만에 잡아 보는 수채화 붓을 놀려 색을 입힌 것들이다. - "아프리카를 그립니다" (p. 4, 5)'

사진보다 긴 호흡으로... 그림으로 담고 써 내려간
드로잉 아티스트 김충원 작가의 아프리카 스케치 에세이다.

아프리카 동쪽에 위치한 탄자니아의 북부 '하쿠나 마타타'가 울려 퍼지는 세렝게티 평원을 중심으로 마주한 순간들을 담았다.


우리에게 그리 익숙하지 않는 나라 탄자니아. 동물이나 꽃이 다채롭게 반복되는 디자인의 그림 '팅가팅가'의 나라 탄자니아에는 800여 명의 한인이 거주하며, 우리나라에 탄자니아인이 150여 명이나 있다.

탄자니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압둘라자크 구르나. 탄자니아(잔지바르 술탄 굴) 출신으로 202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다. 비평가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얻었지만 상업적으로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그동안 한국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이 없었는데 올 5월 문학동네에서 <낙원>, < 바닷가에서>, <그 후의 삶>을 출간 한꺼번에 출간했다.


세렝게티에서 빅 5 동물, 코끼리, 사자, 물소, 코뿔소, 표범을 만나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말이 전해진다. 이들 모두가 <스케치 아프리카>에서 살아 숨 쉬는듯한 스케치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멋진 뿔을 가진 수컷 쿠두, 식성이 서로 달라서 먹이를 놓고 싸우는 일이 없는 초식동물들, 집 짓는 기술자 위버, 한번 자세를 잡으면 움직이지 않는 최적의 스케치 모델 바위너구리, 사바나의 청소부들 대머리 독수리, 아프리카대머리황새, 자칼, 하이에나, 가장 슬퍼 보이는 동물 딕딕, 비현실적인 부리를 가진 괴상한 외모의 슈빌, 세상에서 가장 겁대가리 없는 벌꿀오소리...

아프리카의 대자연의 품 안에서 자연을 닮은 채 묵묵히 그곳을 지키며 서로 섞여 공존하는 아프리카의 동물들과 함께 그들을 사랑하는 작가의 따뜻한 눈길까지 화폭에 풀어 놓았다.


기다리기보다는 손님을 찾아다니는 이발사, 파리가 잔뜩 빠진 술독에서 흙먼지를 툭툭 턴 대접으로 술을 떠서 유쾌하게 권하는 짐바브웨에서 만난 무당, 꾸밈없고 순수한 아프리카의 자연을 닮은 아름다움을 지닌 여성, 여전히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아가는 마사이족 사람들...

우리보다 더디다고 무시하는 그들의 삶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대자연과 더불어 오래 사는 방법을 넌지시 알려주는 것일지도... 오래된 것들에게서 미래의 해답을 찾아야 할지도...

'여행은 헤어질 날짜를 정해 놓고 시작하는 연애와 같다. (p. 188)'

헤어질 날짜를 정해 놓은 여행이 아닌 지구와 영원히 연애하듯 여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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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실적인 재테크는 창업이다
송진혁 지음 / 상상력집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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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 그것도 한곳에서 오랫동안 하다 보니 창업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일의 파트너로 창업하신 분들은 여러 번 만났다. 그때마다 느낀 건 의욕이 넘치는 모습과 함께 오버랩되는 안쓰러움이었다. 참 어려운 길을 택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었다.


저자는 VAN(POS 시스템 유지 보수 관리) 업무를 약 16년간 진행해온 경험하며 2만여 명의 창업자를 지켜보았다. 카드 결제 시스템을 관리하는 회사에 있다 보니 자영업자들의 매출 추이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를 창업 성공과 연계해 연구해왔다.

어떤 업종이 유행하는지? 상권의 변화, 운영방식 등을 실제 매출 빅데이터를 토대로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가장 현실적인 재테크는 창업이다>에 담았다. 창업에 성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어떻게 쏟아야 하는지, 그리고 핵심적인 사례 위주로 구성된 책이어서 읽어나가기에 간결하고 편하다.


저자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솔루션으로 창업을 제안한다. 주식, 부동산, 코인 등은 전문가들에 비해 정보가 제한적이어서 수익을 실현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이다.

본인의 자산규모, 적성 등을 감안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는 업종을 선택하여 창업하면 많은 부를 얻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자신이 분석한 결과로 마련한 수많은 사례가 성공적인 창업에 이르도록 코칭 역할을 하는데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창업을 꿈꾸거나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면 여기서 제시된 40가지 스마트한 전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실패는 피하고 성공의 길로 이어가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창업을 안쓰럽게 여기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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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Chaeg 2022.6 - No 77
(주)책(월간지) 편집부 지음 / (주)책(잡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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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놀다 보면 어느새 해가 어둑어둑 집니다. 물에 젖은 신발을 신은 채 철퍽철퍽 집으로 가는 길도 즐겁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무슨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았는지, 집으로 가는 길은 짧기만 합니다. (...) 집에 들어가면 뭐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처럼 시장합니다. 고추장과 김치를 비벼 만든 비빔밥을 한 숟가락 입에 떠 넣고, 열무물김치를 쭈욱 찢어 먹으면 세상은 다 내 것이고, 그 순간만큼은 전학 간 첫사랑도 잊었습니다. 밥을 다 먹으면 밥숟가락을 놓자마자 또다시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모두 골목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 나의 여름, 김제동 (p. 39)'

나의 여름은 중고등학생 시절 교회 또래들과 함께 여름마다 즐기던 낚시였다. 주로 소래 포구에서 망둥이를 잡곤 했는데 대나무 낚싯대를 사용했다. 지렁이를 무서워하는 여자아이들의 미끼를 끼워주고, 점심은 만들기 손쉬운 카레였다. 코펠에 밥을 짓고, 당근, 감자를 썰어 익힌 후 카레를 넣고 휘휘 저어주면 어느새 걸쭉해진다. 여름이면 소래 인근엔 복숭아가 지천이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물이 줄줄 흐르는 복숭아는 오후에 허기진 배를 채우는 최고의 여름 과일이었다.


이 달의 테마는 바로 문 앞에 와있는 계절 '여름으로'

'우리를 찾아온 여름을 있는 힘껏 끌어안고 즐길 수 있도록 <Chaeg>이 각종 여름 이야기를 모아보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바래지 않는 아름다운 여름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 지금 우리 계절은, 편집장 지은경 (p. 17)'


'스웨덴의 한림원은 그의 문학을 "식민주의 효과와 각 문화 간, 그리고 대륙 간 심연에 빠져 헤매고 있는 난민의 운명을 비타협적이고 동정적으로 간파" 하고 있다는 소감을 들며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p. 56)'

'한여름 밤의 책'에서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를 소개한다. 영문학인가 아프리카 문학인가? 압둘라자크 구르나를 포함한 아프리카 작가들의 고민은 이중적 감정이다. 300여 년에 걸친 식민 기간에서 비롯됐다. 전통에 대한 혐오와 근대성의 갈망 그리고 반대로 아프리카 전통을 향한 애정과 식민을 빼놓고 논할 수 없는 근대성을 배격하는 마음이다.


'책 속 이야기'에서 소개한 다섯 권의 책은

화가이자 작가인 우지현이 물을 사랑하고 즐겼던 화가들의 그림 100여 점을 소개하는 에세이 <풍덩>, 휴가를 떠나는 이들의 기분을 알록달록한 색들로 표현한 이명애 작가의 그림책 <휴가>, 휴가지에서의 하루를 시간대별로 그려낸 솔 운두라가의 <여름 안에서>, 울릉도 역사 보고서 김도훈, 박시윤의 <우리가 몰랐던 울릉도, 1882 여름>, 호아킨 소로야의 <바다, 바닷가에서>이다.

관심을 끌었던 건 클로드 모네가 '빛의 대가'라고 호평한 호아킨 소로야의 그림이었다.
'그의 팔레트와 붓질은 자연 풍경과 그라나다의 무슬림 정원,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다 앞에서 솜씨를 발휘했다. (p. 119)'

가만히 보고 있자니, 지은경 에디터의 글처럼 '바다의 물결, 곳곳에 반사되던 빛의 밝기와 공기의 농도, 습도, 냄새 (p. 116)'가 그림에서 느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건 그의 굵고 과감한 붓 자국으로 단순하게 처리한 사람들의 얼굴과 몸짓에서 여러 가지 표정과 섬세한 동작들이 보였다. 살짝 웃고, 찡그리고, 모래를 밟으며 달리고 걷고, 무언가 말하는 듯한 세밀하고 다양한 표정이 신비롭게 다가왔다.


대부분 여름에 휴가를 보내다 보니 추억이 제일 많은 계절은 누가 뭐래도 여름이 아닐까? 강가나 계곡, 바다는 다양한 추억의 장소다. 그곳에 누구와 있었는지, 내 인생에 어느 시기에 갔는지에 따라 다양한 감정과 장면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계절, 여름이다. 청춘과 닮은 계절, '여름이었다'.

'여름에 대한 양가적 감정은 우리가 청춘을 생각하는 방식과도 닮아있지 않은가 싶다. 청춘을 지나 보낸 이들은 그때의 반짝임을 아름답게만 추억하지만, 정작 청춘을 지나는 동안에는 아픔과 혼란, 절망과 부끄러움을 수시로 겪기 때문이다. - 눈부시던 계절에, 김수미 (p.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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