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레이밍 - 계획이 틀어져도 절대 실패하지 않는 문제 해결 방식
토마스 웨델 웨델스보그 지음, 박정은 옮김 / 청림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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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프레임 이론'을 각인시켰다.

"코끼리는 생각하자 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 하지만 결국 내 머릿속에는 코끼리의 이미지가 자리 잡는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는 것에 실패하고 만다. 프레임, 즉 '인식의 틀'은 인간이 판단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구조다.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 프레임을 사용하고 이를 이용해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아니 이용하는 것이 프레임 전쟁이다. 어느 한 쪽이 자기 쪽에 유리한 프레임을 들고 나왔을 때 상대편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프레임으로 이동시키려 하지만 한 번 형성된 프레임은 여간해서 바뀌지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여러 번 등장하는 엘리베이터 문제다.
어떤 건물에 세입자들이 건물주에게 불만을 제기한다, 엘리베이터가 구식이고 너무 느려 불편해서 못마땅하다. 건물주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엘리베이터 속도를 빠르게 개선하거나 아니면 엘리베이터를 성능 좋은 신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리프레이밍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검토하게 될 방법들이다. 비용이 많이 든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문제를 바라보는 안경을 바꾸지 않는 한 같은 방식으로 언제나 똑같은 해결책만 제시한다. 웨델스보그의 <리프레이밍>는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올바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세상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고자 '문제 리프레이밍 reframing the problem'또는 줄여서 '리프레이밍'이라고 불리는 매우 특별한 기술을 공유할 것이다. (p. 7)'

1부에서는 리프레이밍이 왜 필요한지 와 리프레이밍을 통해 얻게 될 효과는 무엇인지를 다룬다. 2부에서는 리프레이밍 실천을 위한 단계별 기법을 설명하고, 3부에서는 리프레이밍을 실행할 때 나타나는 방해 요인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리프레이밍을 통해 얻게 될 엘리베이터 문제 해결방법은?
엘리베이터 안에 거울을 단다든지 또는 엘리베이터가 작동할 때 음악이 들리게 한다든지 와 같은 해결책이다. 엘리베이터의 속도가 개선되지 않았지만, 엘리베이터를 교체하지 않았지만 세입자들은 거울을 보느라, 음악을 듣느라 더 이상 엘리베이터가 느리다고 느끼지 않는다.


리프레이밍하는 방식은 우리에게 막강한 힘을 갖게 한다. 어려움에 맞서는 프레임 전환의 힘은 직장, 가정, 인간관계에서 마주하게 될 문제에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게 한다. 엉뚱한 문제에 매달려 낭비할 시간을 없애준다. 자신의 가치도 높여준다. 그리고 나와 관계된 사람과 조직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인들의 프레임 전쟁에 희생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저자의 조언을 꼭 지켜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당신이 이 책을 내려놓은 다음에 무엇을 할지에 대해 두 가지 조언을 건네고 싶다.
첫째, 리프레이밍 기법을 가능한 한 많이 연습하기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
둘째, 살아가면서 적어도 다른 한 사람에게 기법을 공유하기를 추천한다. (p. 296,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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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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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 <신상출시 펀스토랑>에서 맹활약하는 어남선생 류수영, 포털 검색하면 그의 레시피가 가득하다. '남편이 먹거리를 잘 만드니 박하선 씨는 좋겠네'라고 말하면서 아내를 쳐다보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아내들 입장에서 어남선생을 보고 남편을 보면? 어남선생으로 인해 고초를 당할 남편들 생각을 했어야 했다.

건축을 전공하고 애틀랜타 건축회사에서 일했던 저자 이용재의 식재료 에세이 <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는 배우 류수영과 어남선생 만큼이나 의외의 부캐다.

'식재료가 순리에 따라 되고 싶은 음식과 요리는 과연 무엇일까? 이를 인간의 시선으로 바꿔 말하면 식재료마다의 '포인트', 즉 알아두면 좋을 식재료 정보라 하겠다. (p. 9)'

이 책은 저자가 그간 연재한 '세심한 맛'이라는 칼럼 중 60여 편을 추려 다듬은, 향신료부터 채소, 육류, 해산물, 과일, 유제품과 곡물까지 약 60여 가지 식재료를 소개한 '식재료와의 대화'이다. 저자는 이 책을 요리 공부를 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평범한 식재료에 또 다른 평범한 식재료를 더할 때 그 맛과 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식재료의 환상적인 궁합을 우선 알려준다. 바질 향이 조금 약하다면 고수를 사용하면 된다. 로즈메리는 닭고기에 타임은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잘 어울린다. 의아하긴 한데 후추는 딸기와 어울리고, 안초비는 갓 지은 밥에 비벼 먹으면 맛있고, 견과류와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는 마늘, 사과는 치즈와 잘 어울린다.

식재료를 다루는 팁도 책에 담겼다. 허브는 물기를 축인 종이 행주로 가볍게 감싸서 지퍼백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마늘은 차가운 상태의 기름에 넣고 천천히 온도를 올려야 한다. 고구마는 최대한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구울 것을 권한다. 방울 양배추를 버터로 지질 때 맛이 최고다. 새우는 대가리라도 빨리 떼어 냉동해야 선도가 더 떨어지지 않는다.

식재료 상식도 참고할만하다. 냉장고 얼음보다 파는 얼음이 퀄리티가 더 좋다. 음식 맛이 밍밍하다면 소금보다 식초가 필요한 상황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잼을 집에서 만드는 건 정중히 말린다. 구워 먹기 좋은 과일은 천도복숭아다. 두부는 갓 만든 게 최고다. 딱딱한 버터는 먹을 만큼만 강판에 갈아 쓰는 것이 좋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던가? '식재료를 알면 무조건 맛있다'에도 적용 가능할듯하다. 장을 볼 때도 식재료 고르는 맛이 있어 재미있을듯하고. 당연한 소리겠지만 어울리는 식재료를 알고 이를 조합해 음식을 만드니 모두 어남선생이 될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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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초 인류 - 산만함의 시대, 우리의 뇌가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리사 이오띠 지음, 이소영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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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책 표지 날개의 글에서부터 '이 짧은 글을 다 읽기까지 몇 번은 다른 데로 주의를 돌리게 될 것'이라며 경고를 한다. 환영의 인사도 한다. '끝없는 산만함의 시대에 오신 것을...'

이 경고와 환영의 글에 부응이라도 하듯 내가 그랬다. 검색하려고, 메시지를 확인하려고, 뉴스를 보려고 스마트폰을 연신 들여다보느라 산만함의 극치를 달리며 책을 읽었다.


'8초는 오늘날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평균 시간이다. 8초! 금붕어보다 짧은 시간이다. 단 8초의 집중력으로 인해 우리는 오해와 소통 불가능, 고독 그리고 침묵의 형을 선고받았다. (p. 66)'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며 산만함의 초절정 시대에 살고 있는 8초 인류,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떤 세상일까? 8초 인류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있을까? 다큐픽션 및 탐사보도 분야에서 활동하는 리사 이오띠의 <8초 인류>는 뇌과학자와 인터넷 전문가들을 만나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는 책이다.


우리는 지금 하이퍼커넥션의 시대를 산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선 이어폰을 장착한 채 통화를 하니 타인 사생활을 무방비로 엿듣게 됨은 물론 내 사생활도 빼앗긴다. 가족, 지인을 만나 그들을 앞에 두고 스마트폰에 연결된 이들과 대화한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세상과 잠시도 떨어질 수 없다. 스마트폰이 없는 상태는 두려움 그 자체다.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는 혼자 생각에 빠져 시간을 보내는 일이 어렵고 고민스러울 뿐이다. 몇 분 동안 가만히 있느니 차라리 전기 충격을 느끼는 쪽은 선택한다.

디지털 기기 위로 몸을 숙이는 우리 미래의 모습은 돌연변이 '민디'다. 민디의 목은 짧고 굵으며, 눈은 블루라이트의 양을 차단하려고 불투명 커튼처럼 눈꺼풀이 두껍게 발달했다. 사고의 단계를 컴퓨터에 위임한 우리의 뇌는 기계가 대신한 기능을 점차 제거해 간다. '원리는 단순하다. "쓰지 않으면 잃는다." (p. 130)'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지옥을 경험한다. 연락처, 스케줄, 비밀번호, 메모, 은행 액세스 코드 등 많은 것들이 기억에 저장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기억(정보)를 잃어버려 선택도, 추론도, 의견도 가질 수 없다.

'좋아요'와 '엄지 척'이라는 관심과 쾌락에 중독된 나머지 이런 보상 시스템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원하면 언제든 얻는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텍스트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에게 맥락은 없다. 읽고 '골똘히 생각하기 think hard'의 독서는 죽은 시대다.


급기야 사회적 불평등을 결정적인 도구가 되어버린 디지털 기기 중독에 빠져나오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매리언 울프의 해결 방법이다.

'"저는 매일 아침, 알람을 일찍 맞추고 일어나서는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스마트폰에 문자를 찍는 대신에 가장 먼저 책을 읽습니다. 주로 철학이나 신학 에세이 같은 진지한 내용의 책을 골라 읽습니다. 저녁에는 소설을 읽습니다. 물리적인 글이 적힌 책을 하루의 시작과 끝에 놓는 것입니다. 마치 그 가운데 하루를 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은 사물의 복잡성과 질서와 깊이에 내 두뇌를 단련시키는 방법입니다. 저는 하루에 10시간을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보며 지내는데, 이것은 업무에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사실 그 작업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것은 항상 물리적인 종이 책입니다. 알파와 오메가, 그 사이에 나머지가 흐르는 거죠." (p. 275, 276)'


내가 외우는 전화번호 서너 개에 불과하다. 내비게이션이 없이 차를 몰고 나선다는 건 불가능하다. 스마트폰은 우리의 뇌가 사고하는 기회를 빼앗아 갔다.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에 연결된 삶은 집중하는 기회도 빼앗아 갔다.

중독과 산만함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볼로냐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저자 리사 이오띠가 대응책으로 권하는 건 종이 책이다. 종이 책을 읽는 노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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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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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 조지 엘리엇'

운행하던 가마쿠라선의 모든 열차가 멈췄다.
'가마쿠라 탈선 사고, 14시 현재 사망자 26명'
'탈선 사고, 세 번째 차량 절벽 아래로 낙하?'
인터넷 포털에 주요 뉴스는 모두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 탈선 사고였다. 수많은 중상자가 발생한 대형사고였고,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잃었다.

몇 달 후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았다. 유령은 유키오라는 이름의 여고생. 유키호에게 부탁하면 사고 난 열차를 타서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만나게 된다.

'단, 그 열차에 승차하려면 다음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둘,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셋,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넷,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 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p. 8)'


'만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무슨 말을 전하겠는가. (p. 9)'

약혼자 네모토를 가슴에 묻은 도모코,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사카모토 유이치,
짝사랑하는 누나 다카코를 잃은 다즈유키,
그리고 이 사고의 피의자로 지목된 기관사의 아내 미사코는 네 가지 규칙을 지키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니시유이가하마 역에서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에 몸을 싣고, 가족, 연인을 만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눈다.

30대 초반에 어머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돌아가시기엔 너무 이른 나이인 69세였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으며 처음으로 '어머님을 만난다면?' 상상을 해봤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10분 정도 지나니... 하고 싶은 말이 마구 떠올랐다. 살아계실 때 그리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서 더욱 할 말이 많았다.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고생 많으셨다는 말, 그땐 왜 그러셨는지... 궁금한 것도 많고, 사랑한다는 말도 해야 하고... 어머님과 있을 때 행복했다는 말도 해야 하고...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p. 9)'


열차에 승차에 사람들은 니시유이가하마역을 통과하기 전에 내리지 않으면 죽는다. 기관사의 아내 미사코는 남편을 홀로 보낼 수 없다는 마음에 니시유이가하마역에서 내리지 않고 열차에 가만히 서 있자... 남편은 기관실 문을 열고 나와 아내에게 내리라고 부탁한다. 정말 미안하지만 살아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유령이 대답했다.“나는 분명히 피해자에게 죽음이 임박했다는 걸 알리면 안 된다고 말했어. 그렇지만, 상대방이 자기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말한 적은 없거든. 다들 알고 있어. 머지않아 자신들이 사고로 죽는다는걸." (p. 317,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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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의 섬 아저씨 - 아제세이 ajaes-say
정윤섭 지음 / 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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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PD를 시작으로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인 정윤섭의 아재 에세이, 그림 에세이다. 유쾌한 유머에 킬킬거리며 웃지만 페이소스가 있어 주춤하게 된다. 무척이나 감정이입되는 상황들이다.

거짓말이 난무하는 세상에 산다. 각자 이유가 있어 거짓말을 하겠지만, 작가는 자신을 보호하려 일하느라 바쁘다고 거짓말을 한다며 아제세이를 시작한다.


우리 모두의 삶은 치열하다. 여자로서의 삶도 치열하지만, 중년의 남자로서의 삶도 그렇다. 인간관계에 지친 남자로서의 삶, 아빠로서, 시나리오 작가로서... 남자가 짊어질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삶이 그렇단 말이다. 아재 개그 충만한 작가 특유의 입담이 솔직하고 대담하기에 책을 한 장 넘기 전에 웃으며 잠시 멈추게 한다.


'서로 다른 것보다 사람은 비슷한 걸 더 못 견디는 것 같다. (p. 19, 작은 차이)'
큰 차이는 견뎌내면서 비슷비슷한 이웃의 삶은 참지 못하고 시기하며 곁눈질한다.

'그가 어떤 일로 화를 내느냐가 그를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p. 30, Anger)'
화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뭘 그리 화내냐며 수준을 평가절하한다.


딸을 가진 아빠는 다 똑같다. 나를 닮은 딸이어서 지금의 딸, 미래의 딸 모두 사랑스럽고 더 애틋하다. 아빠는 딸을 위해서라면 딸아이가 좋아하는 초밥을 사놓고 딸이 들어올 때까지 안 먹고 기다림이 가능하다. 소중한 딸이어서 차별 없는 세상을 그들 앞에 놓아두고 싶다.

'손가락 발가락 모두 쪽쪽 빨던 땐 똥도 오줌도 귀여웠던 딸. 그걸 하나씩 못 만지게 될 때마다 한 뼘씩 자라있는 딸. 이제 다 커서 만지면 혼난다. (p. 137, 만지면 혼난다)'
딸한테만큼은 혼나도 참을 수 있다.


시나리오 작가도 만만치 않다.

'경험상 제작되는 시나리오는 완벽한 시나리오가 아니야.
그럼?
그냥 누군가의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야. (p. 158, 완벽한 시나리오)'


<천공의 섬 아저씨>. 중년의 남자도, 아빠도, 시나리오 작가도 아닌 홀로 공중에 떠있는 '천공의 섬'의 아저씨가 아닌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처럼 이곳저곳 날아다니며 모험을 하는 '천공의 성'의 아재로 봐주길... '아재'라 칭하는 중년의 남자들은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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