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이춘수 외 지음, 강맑실 엮음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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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사계절 출판사는 책, <어린이라는 세계>를 만든 곳으로 기억된다. 꼭 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좋은 이미지가 그려져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어떻게 이런 책을 기획해서 만들 생각을 했을까? 좋은 이미지가 더해진다.

사계절의 강맑실 대표는 40여 년을 출판인으로 살아왔다고 한다. 강대표는 동네책방을 운영하는 분들에게 만남을 청했고, 스물세 곳에서 응해 그곳으로 떠나는 책방 순례를 했다. 책방 지기들과 만남은 즐거움으로 가득했고 깨달음과 위로의 여정이었다고 강대표는 밝힌다.

'동네책방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닙니다. 동네 사람들을 부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지역 공동체 문화가 싹트는 곳이고요. 동네 사람들이 모여 나눈 책의 메시지는 그네들의 삶으로 확장되고 퍼져 나갑니다. 책방 없는 동네는 그래서 삭막하지요. 동네책방의 대표들은 책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는 진정한 투사들입니다. (p. 9)'

책 표지 너머로 보이는 책방 그림. 이 그림을 비롯한 스물세 곳 책방을 강맑실 대표가 웃음 지으며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풍경을 담아 그렸다. 아름다운 곳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그림이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된다.


큰 곳은 서점이란 말이 어울리는데 동네에 있는 곳은 책방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동네책방. 내가 사는 곳엔 동네책방이 없다. 책방이 하나이긴 한데 참고서 위주여서 서점이 더 어울린다. 동네책방엔 여유 있고, 근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얼굴의 책방 지기와 차 한 잔 마시는 공간이 있어야 하니까. 이윤은 뭐... 잘 모르겠고 아무튼 분위기는 이래야 한다.

'주인장들의 셈법은 우리의 셈법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p. 9)' 왜일까? '동네책방에서는 이렇듯 숫자로는 환산할 수 없는 신기한 일들이 끝없이 이어지더군요. (p. 9)'

동네책방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었다. 책방 지기들이 쓴 에세이에는 여러 풍경 속 한편에 자리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책방마다 간직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 책방에 들어온 사람들과 같이 들어온 이야기, 그 동네와 이어진 이야기. 이 이야기들 모두 버무려져 동네책방은 세상에서 아름다운 곳이 된다

'수많은 독자들이 자신이 머무는 마을의 동네책방에서 함께 책을 읽는 광경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의 얼굴입니다. (p. 11)'


거리와 시간이 허락지 않아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만 있으면 책방 여행이 가능하다. 선물로 책방 지기가 큐레이션 한 책과 동내책방 이야기, 힐링은 선물이다.

'책은 선물, 인생은 여행'이라는 모토는 무명서점을 시작할 때 책방 입구에 처음 내건 문장입니다. (...) 서점을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충만함이 울창한 숲을 이루었습니다. (p.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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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들 - 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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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그날 회사에 출근해 가슴 졸이며 TV를 보고 있었다. 허탈하고 가슴이 찢어졌다. 그날 대한민국은 슬픔에 잠겼었다. 큰 아이 또래의 아이들 사고라 더 감정이입됐었다.

'그리고 세월호는 완전히 전복되어(10시 31분), 서서히 물 밑으로 모습을 감춰 버린다. 172명이 구조되고, 304명이 숨을 거뒀다.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 325명 중 250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인솔 교사 14명 가운데 11명이 제자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생존율 36%는 선박 사고 생존율치고 굉장히 낮은 수치다. 참고로 타이태닉호의 생존율이 32%였다(2,224명 탑승, 710명 구조). (p. 214)'

언론은 배가 전복되 물 밑으로 모습을 감췄는데도 '전원 구조'라는 보도했고, 청와대는 VIP에게 보고할 '괜찮은' 영상 타령하기 바빴다. 대통령은 그가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이미지인 올림머리를 하느라 7시간이 지난 뒤 나타나 복창 터지는 소리를 해댔다.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8년이 지났다. 그 슬픔에 잠겼던 우리는 그날을 잊었고, 일부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들에게 어떤 사람들은 '언제까지 할 거냐며 이제 그만하라'라고 한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표현이다. <웃음과 망각의 책> (2011 민음사)의 1부 '잃어버린 편지들'에 "인간의 권력투쟁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이라고.”(11쪽)라는 문장으로 등장한다. 정치의 역사를 함축하면 대중에게 착각을 선사하는 권력과, 여기에 현혹되지 않으려는 용기 있는 시민들 사이의 끊임없는 대결 아닐까? (p. 223)'

차별과 혐오의 씨앗을 찾고 드러내는 글을 쓰는 오찬호의 <민낯들>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을 위해 필요한 책이다. 우리가 마주하기 힘들어하는 열두 개 사건, 죽음으로 희생하며 들춰낸 여섯 개의 민낯과 쉽게 망각하곤 하는 여섯 개의 민낯을 보여준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우회로를 찾으려 하는 우리에게 잊지 말라고. 덮지 말라고. 보아야 할 건 꼭 보아야 한다고.


우리가 주춤거리는 사이에 혐오와 편견을 점점 거칠어진다. 우리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사건은 마치 '몇 걸음 앞에서 우리를 조롱 (p. 263)'하듯 더 큰 사고가 발생해 묻힌다. 이렇게 사건은 최근 사건에 가려 잊히기를 반복한다.

'희망이 없는 여기를 보자는데, 절망을 외면하는 저기만 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차별과 혐오, 불평등과 불신이 선명한 땅보다 자기 계발, 동기부여, 긍정적 사고, 힐링, 경제적 자유인 등의 슬로건이 나부끼는 하늘을 보는 걸 좋아한다. 하늘을 보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하늘'만'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사회가 어떻게 변할까? (p. 9)'

다음 세대에게 달라진 사회를 물려주려면, 불편하다고 우리가 딛고 서있는 땅을 외면하고 하늘만 보지 말아야 한다. 망각에 맞서 기억하며 투쟁해야 한다. 잊힐 때마다... 기억하기 위해... 다시 들쳐봐야 할 책, 오찬호의 <민낯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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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거의 모든 것 그리기 - 세상에서 제일 쉬운 4단계 그림 완성
연필이야기 지음 / 더디퍼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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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대해 우리 가족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우선 나,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은 마냥 부러워하기만 하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TV프로그램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설민석은 책 내용을 소개하며 이해를 돕기 위해 아주 쉽게 쓱쓱 그림을 그린다. 그림이라고 하기에 좀 그렇지만 특징만 살려 간단히 그리는 그의 솜씨가 얼마나 부러운지.

아내는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하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마음만... 그런데 최근 어반 스케치에 꽂혀 유튜브를 열심히 본다. 바이올린에 이어 그림도 도전할 건가? 사실 이 책은 아내에게 필요한 책일지도...

아들은 어릴 때 사람을 그리면 무조건 졸라맨 비슷하게 그렸다. 그림은 실력은 없으려니 했는데, 몇 달 전 아이패드를 사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실력은 없는듯하나 좋아하는 건가?

딸,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것도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해서 재수도 안 하고 보란 듯이 대학에 합격했다. 누구의 유전자를 받았는지 아직도 궁금할 뿐...


그림 그리기를 어려워 사람의 특징은 관찰 부족이 아닐까? 그러니 특징을 잡아내지 못하고.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초등학생을 위한 거의 모든 것 그리기>은 4단계로 사물을 단순화시켜 그림을 완성하는 법을 알려준다.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책이라, 그림을 그리려 할 때 나처럼 막막해 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 선, 도형을 그리는 연습하고 기본 도형으로 시작해 선을 다듬고 추가해 4단계를 따라 하면 그림이 완성되는 신기한 경험이 가능하다.

동물, 식물, 인물 등 11개 주제로 분류해 500개 정도의 그림을 모아 놓아, 책을 보고 따라 하기를 완성하여 익숙해지면 멋진 작품을 그리는 수준에 도달할지도...


어느 곳에서든 종이와 연필만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 한번 그려볼까?' 하는 마음이 갖게 되고, 그림에 겁먹지 않고 친숙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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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해지지 않는 올바른 자세 도감 100
나츠시마 다카시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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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코치는 자세와 동작을 우선 살핀다. 마찬가지로 부상이 잦은 선수의 부상 원인도 먼저 자세나 동작에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며칠 전 양말을 집으려 하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지금도 통증이 남아있다. 무릎을 굽혀야 하는데 습관이 되질 않다 보니 실수를 한다. 이 역시 원인은 자세와 동작이다.

'자세와 동작을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수입니다. (p. 14)'

배구 선수로 활약했고 대만 국가대표 코치를 지냈던 메디컬 트레이너이자 동작 분석 전문가 나츠시마 다카시는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겪는 피로의 원인을 잘못된 자세와 동작에서 찾는다.


'이 책을 읽으면 당신의 피로는 사라집니다.'

피로를 풀어야 하는 이유는 피로가 통증, 발열처럼 생체의 3대 신호이고, 이 신호를 무시하면 몸에 최악의 상황이 닥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피곤해지지 않고 살기 위한 네 가지 자세와 동작의 이치를 고안했다.
중력 해방 포지션, 파이팅 포즈, 포인트 동작 3 가지, 역학적 몸동작.

이 네 가지를 바탕으로 1부에서는 '서기', '앉기, 일어나기', '걷기', '집안일', '옮기기', '육아, 간병', '운전'등 효율적으로 몸을 사용하는 요령을.

2부에서는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한 '식사법', '목욕법', '수면법', '피로 회복 스트레칭', '멘탈 훈련'등을 소개한다.


피곤해지지 않는 자세와 동작을 만드는 100가지 방법이 알기 쉽게 그림과 함께 실렸다. 설거지할 때, 가파른 길 올라갈 때, 무거운 짐 들고 걸을 때, 오래 앉아있을 때, 정신적으로 지칠 때 등 100가지 모두가 생활과 밀착된 것들이라 도움이 된다.

앞서 말했듯 허리가 삐끗해 '89. 요통 해소 스트레칭 (p. 272~275)'을 적용하는 중이다.
1. 허리를 둥글게 만 상태로 발뒤꿈치를 바닥에 대고 쪼그려 앉는다. 그 상태로 10초간 유지. 5세트.
2. 양팔을 팔꿈치부터 구부리고 팔꿈치 아랫부분을 좌우로 빠르게 흔든다 (어깨와 몸은 움직이지 않고). 90초 계속.


이 책은 선수들에게 적용해서 이미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방법들이어서 일상생활에 바로 사용 가능하다. 집안에 하나씩 구비한 구급상자처럼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피로를 사라지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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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나의서재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 제작팀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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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야외 버라이어티, 시골에서 삼시 세끼를 때우는 요리 프로그램 <삼시세끼>. 나영석 PD의 작품으로 이서진이 출연했다. 총 8부작 예정이었지만 인기가 좋아 방송횟수는 늘어났고, 어촌편까지 쭉 이어졌다.

<삼시세끼>가 탄생하기까지 일화가 있다. 외부 강사의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프로그램인데 시골집에서 삼시세끼를 직접 해먹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렇게 말고 뭐 달리 이 프로그램을 설명할 방법이 있었을까? 주변의 반응은 '그래서???' 듣도 보도 못한 컨셉이니 당연 황당하게 여겼단다. 게다가 재미있는 요소가 뭘까? 나라도 그렇게 반응했을거다.


"책을 소재로 프로그램을 하겠다고?"

정만식 PD가 기획안을 가져왔을 때 당시 프로그램 기획총괄이었던 김종훈 부장의 회상에 의하면 <삼시세끼> 탄생 비화와 유사하다. 다룰 책으로 <사피엔스>, <총 균 쇠>를 가져왔으니...

책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예능으로 통할지...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출발한 프로그램이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였고, tvNstory 개국에 맞춰 정만식 PD의 또 하나의 프로그램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로 이어졌다. 책 이야기가 좋아 두 프로그램 모두 본방 사수를 기본으로 했다.


'정답이 없는 시대, 자신만의 견해로 가득 찬 '나의 서재'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p. 7)'

이 책에는 자신의 영역을 대표하는 강인욱, 김경일, 김대식, 김상균, 김상욱, 김태경, 김헌, 박정호, 배정원, 양정무, 유성호, 이명현, 임용한, 조천호, 최재붕 총 15인의 내로라하는 지식인이 자신의 서재에서 한 권의 책을 골라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에서 자신의 견해를 방송한 내용이 담겼다.


대부분 시청했지만 이 책에서 맨 처음에 소개한 김경일 교수의 <개소리에 대하여>가 유독 기억난다. 김경일 교수 특유의 말솜씨가 재미를 더했고, 'Bullshit Generator'라는 개소리를 만들어주는 사이트 이야기에 빵 터졌었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 장바구니에 책을 담았다.

인친들의 리뷰에서 책이 어렵다는 피드가 자주 눈에 띄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장바구니에서 이 책을 삭제한 계기는 김경일 교수와 학생들의 일화였다. 과제를 내줄 때 얇디얇아 만만한 이 책과 벽돌 책 한 권을 제시하며 한 권을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읽기 쉬워 보이는 <개소리에 대하여>를 선택하곤 나중에 그 선택을 후회한다고 한다.


<개소리에 대하여>는 읽는 대신 방송을 본 것으로 대체했다. 소개된 사회학자의 서재에서 고른 4권, 인문학자의 서재에서 고른 4권, 과학자의 서재에서 고른 7권의 책 모두는 익숙하지만 혼자 소화하기 버거운 책들이다.

<책 읽어주는 나의서재>는 석학들의 완독에 기대어 읽을 척하며, 15권의 책 모두를 내 책꽂이에 꽂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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