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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만드는 공간의 비밀 - 엔데믹 전환, 이제 출근합니다
김아름.박소현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5월
평점 :
10여 년 전, 내 나이 또래의 대표이사 취임했다. 그룹에서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그는 자신이 대표이사가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을 평소에 생각해 두었다고 했다. 대부분 복지와 관계된 것들이었고 바로 바꿔나갔다. 사실 이런 일은 조직의 위계상 회사의 대표만이 시행 가능하다.
식당의 메뉴 코스를 두 가지로 늘렸고 간식코너도 따로 마련했다. 식판도 그릇으로 바꿨다. 정시 퇴근, 파티션을 낮추고 사무집기도 모두 교체했다. 2개 층을 할애해 테마파크스러운 인테리어와 즐길 거리 등 여러 장치를 두어 휴게실도 꾸몄다.
그때 당시 나름 (물론 타 그룹에 비하면 많이 늦었지만) 획기적이어서 그룹사 대표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가기도 했다. 어찌 보면 '이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라도...'라는 하는 마음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인재들이 많기로 소문난 기업,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야놀자, 엔씨소프트, 넥슨, 크래프톤, NHN, 스마일게이트, 펄어비스, 넷마블의 사옥을 방문하여 꼼꼼한 취재한 결과물이다.
이들 기업에는 우선 유연한 사고와 효율성이 먼저라는 생각을 가진 대표가 있었다. 근무환경 개선을 비용 항목이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판단하는 사람들. 인재가 모여들고 창의력을 발휘한 결과인 기업이 성공한 요인을 한결같이 '공간' 때문이라는 확신을 가진 이들이었다.
제2사옥 설계 단계부터 '로봇과 사람의 공존'을 꿈꾼 네이버, 수직 계단에 '소통'을 중요시하는 철학을 담은 카카오, 올림픽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뷰 맛집'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사옥 1층을 '스타업계의 사랑방'으로 만든 야놀자, '사우나'를 갖춘 엔씨소트프, 국내 최고 수준의 어린이집 '도토리소풍'에 미용도 가능한 넥슨, 크래프톤의 PC방, 회사 로비에 '자전거 수리 센터'를 둔 NHN,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스마일게이트, 이색 복지 이벤트 '시집장가 보내기 프로젝트'의 펄어비스, 신사옥 부지의 70%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여 '지역민들이 쉼터'로 제공, 지역주민과 상생을 펼치는 넷마블.
인재를 만들기 위해 공간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여실히 나타난다.
'인간이 자기 자리를 가질 때 심리적 안정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본능이라고 설명한다. (...) 내가 어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시간과 공간 중에서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우리는 시간은 지배할 수 없지만 공간은 소유함으로써 컨트롤이 가능하다. 삶이라는 것은 항상 불안하고 변화의 요소가 많다. (...) 인간은 언제나 불안한 세상에서 안정감을 추구하는데 불안정한 세상에서 공간을 소유함으로써 일정 부분 안정감을 확보할 수 있다. (p. 296, 297)'
업무 환경이 중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