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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다정해지기로 했습니다 - 잠들기 전,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디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2월
평점 :
가장 익숙하다고 여기지만 낯선 곳, 내 마음으로 이끌어 안내하는 명상, 요가 가이드 디아의 책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렇게 말로만 익숙하게 들었던 내 안으로 여행, 내 마음을 알아가는 여행, 집으로 돌아가는 여행을 해볼 겁니다. (p. 9)'
마음공부를 먼저 경험하고 발견한 디아의 깨달음을 나눈다. 내 마음에 자리한 탐냄과 성냄을 버리고 바른 마음을 갖도록 우리는 안내한다.
우리는 나를 가만히 두질 않고 계속 괴롭힌다. 멈춤, 쉼은 게으름이고 불편한 상황이다. 그래서 더욱더 자신은 다그친다. 요즘 불멍, 물멍을 즐기는 현상은 마음공부에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마음공부의 시작은 멈추고 가만히 내 마음이 어떤지 살피고 알아주기다.
무엇이 내 마음을 어지럽히나.
갖가지 욕망에서 비롯되는 '탐냄'이다. 탐냄은 이롭지 않은 생각과 감정을 계속 불러와 마음을 괴롭힌다. 그리고 성냄의 원인이 된다.
또 하나, 마음을 괴롭히는 '성냄'이다. 탐냄이 좌절당할 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욕심이 채워지지 않을 때, 나와 타인에게 집착할 때, 집착이 강할수록 항상 기대에 못 미치니 화가 난다.
'탐냄'과 '성냄', 이 둘은 연결되어 작동한다.
탐냄과 성냄의 작동 방식을 살핀 후, 명상의 도움으로 탐냄과 성냄을 다루는 연습을 한다. 내가 나를 괴롭히지 않는 그런 연습, 명상을 한다.
김상욱 교수가 한 말이다. 과거가 존재하나? 물리학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과거는 기억 속에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과거는 없다.
'그래서 마음챙김의 본래 뜻이 바른 기억인 거예요. 바른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고, 혹시 잊었다면 다시 기억해서 바른 마음을 불러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삶에서 이런 연습에 익숙해지면 바른 기억이 확립되어 갈 수 있겠지요. 이를 다른 말로 하면 과거에 나쁘게 저장된 기억이 현재 경험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p. 90)'
삶은 기억 덩어리라고 한다. 뇌는 사실에 우리의 해석을 가미해 기억으로 저장한다. 과거는 물리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기억만이 존재할 뿐. 그 기억은 '나'라는 창이 개입한 해석으로 조작된다. 어떤 이는 괴로움을 어떤 이는 행복으로 해석해 저장한다.
'그런데 삶에서는 실재와 개념이 다르고, 개념은 신기루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서 괴로움을 겪어요. 예를 들면 행복이라는 개념 때문에 지금 내 생활에서 불행을 느끼고요. 부자라는 개념 때문에 가난을 느낍니다. 실재하지 않는 신기루에 사로잡혀서 괴로워해요. 편의상 붙인 개념을 실재하는 것으로 믿어서 괴롭지 않아도 될 일에 괴로워한다는 뜻입니다. (p. 261)'
마음챙김은 기억을 바르게 하는 일이다. 바르게 해석하는 일이다. 바르게 해석한 기억만을 불러내는 일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속에 들어선 단어들은 평온, 다정, 고요, 가라앉음, 내려놓음, 멈춤, 잔잔함, 산책, 호흡 .... 이었다. 세상에나~ 일상에서 잊고 있던 말들... 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기적을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내 마음을 돌보는... 나에게 다정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