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도슨트 - 청소년을 위한 동양 미술 수업
장인용 지음 / 다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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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동양 미술 수업

<동양화 도슨트>,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동양화 전시회에서 그림을 감상하듯 읽는 책이다.

동양화에 대해 알게 된다.

글 반 그림 반인 동양화가 미술작품인가? 문학작품인가? 알게 된다. 그림에 글을 적는 이유가 뭔지도. 어릴 때 그림을 그리면 도화지를 크레파스로 꽉 채운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하는데 동양화는 왜 여백을 남겨두는지. 동양화에는 왜 낙관이 많이 찍혀있는지, 그 낙관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동양화를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인물화에서조차도 선을 중시하는 동양화다. 검은 먹을 사용하지만 농도로 여러 빛깔을 나타낸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산수화에 담는다. 그림에 능하지 못한 문인들은 글과 시를 넣어 서예의 필선을 그림에 불어넣는다.

매화, 난, 국화, 대나무와 같은 자연 고유의 특성으로 선비들은 학식과 교양을 은근히 뽐내기도 한다. 세상을 풍자할 때는 평범한 듯 비범한 풍속화로 삐뚤어지기고 하고, 양반은 양반대로 서민은 서민대로 우리만의 민화로 장식도 하고 소원을 빌며 액운을 막으며 예술을 즐긴다.


이제 작가의 말대로 그림만 찬찬히 다시 감상해 보자. 낯설고 어색함이 점점 사라지고 동양화가 친숙하게 다가온다. 도슨트의 설명으로 동양화의 새로운 정보를 알고 이해하니, 이 책을 읽기 전과 달리 동양화가 보이기 시작하는 매직을 일으키는 청소년을 위한 동양 미술 수업 <동양화 도슨트>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감성이 풍성해진 느낌. 그리고 품격이 고상해졌다고 할까? 기품을 자아내는 그림을 보고 그림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품격 있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동양화인데 동양 사람이 낯설어하는 그 신비로운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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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터로 산다는 것 - 15년 차 스포츠 마케터가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
롸이팅 브로 지음 / 하모니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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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차 스포츠 마케터가 들려주는 진짜 이야기

프로야구단 MBC청룡을 인연으로 LG트윈스의 팬이 된 저자는 프로야구단의 프런트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다. 그 꿈을 이뤄 15년간 스포츠 마케터로 직장 생활을 한 저자가 프로구단과 스포츠 브랜드 회사의 10년간 직장 경험을 이 책에 담았다.

선배로써 형으로써 실제 직장에서 마주한 이야기를, 스포츠 마케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다소 불편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솔직하게 조언한다.


스포츠는 잘 알지만, 스포츠 마케터란 업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드물어 그들이 하는 일은 잘 모른다. 마케팅에서도 스포츠로 국한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얻게 되는 그 직업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이고 막연하니 근거도 없는 상상을 더하게 된다. 그 상상은 그 직업 세계를 환상적으로 둔갑하게 하는 요술을 부린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거워서 스포츠를 찾아보고 같이 웃고 울던 그때의 내 모습은 스포츠를 업으로 삼으면서 더는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p. 27)'

즐거운 스포츠도 업이 되는 순간 즐거움은 사라진다.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특히 스포츠 마케터와 같은 일은 덕후 수준이어야 버티지 않을까.


'나는 스포츠 마케팅과 관련해서 10년 넘게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연차가 쌓일수록 스포츠 마케터로서 갈 수 있는 자리가 타 산업에 비해서 극도로 좁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p. 174)'

전문가로 포지셔닝 되다 보니 귀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갈 곳이 많지 않은 단점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전문 직종이 흔히 저지르는 치명적 실수 중 하나는 전문가들끼리 일을 하고 의견을 주고받다 보니 사고의 틀에 갇혀 남들은 쉽게 보지만 이들은 보지 못한다.


'내가 이 글을 통해서 바라는 것은 딱 하나다. 스포츠 마케터가 되기 전에 꼭 한 번이라도 내가 원하는 스포츠 마케터가 이런 모습이 맞는지 고민을 해 보라는 것이다. (p. 180)'

젊은 세대들은 부모의 말보다 친구나 친한 선배의 말을 더 귀담아듣는다. 나도 그랬으니까. 스포츠 마케터를 꿈꾸고 있다면, 선배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솔직한 조언이 담긴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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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 - 심리학의 눈으로 보는 두 나라 이야기
한민 지음 / 부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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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널목에 어르신이 보이면 같이 느리게 걸으며 짐도 들어주려 하고, 장난치며 걷는 어린아이가 있으면 여지없이 주의를 주며 걱정한다. 남이 아니고 부모님 같아서, 내 아이 같아서 선을 넘어 오지랖을 떤다. 일본인들에게 이러한 행동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민폐라 여겨 참견하기를 꺼리며 선을 긋는다.


'저는 한국과 일본을, 한국 문화와 일본 문화를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유치하게 한국의 장점과 일본의 단점을 비교하겠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 제가 비교하고자 하는 부분은 인간의 보편적 욕구에 대한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대처 방식입니다. (p. 12)'

토종 문화심리학자 한민이 문화심리학 이론과 나름 자신의 숙성된 학술적 견해를 가지고 두 나라의 문화를 알기 쉽게 비교한 <선을 넘는 한국인 선을 긋는 일본인>이다. 그는 공부 많이 한 사람이 자신 있게 쓴 책이라고 주장한다.


서양의 개인주의와 상대적으로 집단주의 문화에 속하는 동양의 두 나라의 문화는 왜 이리도 다를까? 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할까?

'문화적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들은 보편적인 욕구를 갖지만 그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은 문화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죠. (p. 16)'

'욕구를 충족하는 방식의 다름'이 한민 교수의 대답이고, 이러한 '욕구 충족 방식'을 갖고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문화의 차이에 접근하여 설명한다.


한국인은 어울리고 싶은 욕구로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는 게임을 좋아하는 반면, 대인 관계를 불편해 하는 일본인은 혼자 또는 일대일 플레이의 콘솔 게임을 좋아한다.

일본인은 노래를 들으러 공연장에 가기 때문에 질서 지키며 조용히 있지만, 우리는 신나게 놀러 공연장에 간다. 그래서 떼창을 한다.

하회탈은 표정이 크고 다양하지만, 일본 가면극 노오의 탈에는 감정이 거의 담겨있지 않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여과 없이 잘 드러내는 우리네와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상대방에게 다른 모습을 내세우는 일본인과의 이러한 차이가 탈에 반영됐다.

상황이 어려워 달리 취할 방법이 없을 때 한국인은 산으로, 일본인은 히키코모리가 되어 방으로 들어간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강해야 한다는 욕구를 가진 일본인은 이를 충족하는 강함의 상징인 칼을 선택했다. 남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는 욕구를 가진 한국인은 가장 멀리까지 가는 소리를 내는 종을 만들었다.

두 나라의 흥미로운 문화 비교는 계속 이어진다.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개미가 코끼리를 이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이 문화의 모든 면을 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p. 184)'

한국의 문화는 이렇고 일본의 문화는 이렇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문화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시적 기능과 그 문화의 구성원들조차 인식하기 어려운 잠재적 기능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기우제의 현시적 기능은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서'이지만 잠재적 기능은 '불안의 감소와 집단 결속력 강화'입니다. (p. 383)'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문화의 기능에 주목하라고 한민 교수는 조언한다. 그리고 인간의 욕구 충족 과정에서 무의식이 나타나고, 문화는 욕구 충족의 체계여서 문화적 현상 중에는 무의식과 관련된 것이 많다고 문화심리학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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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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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사이보그 공학에 대해 말한다. 생물과 무생물로 이루어진 인간이다. 인간의 감각과 기능을 이미 안경, 심장박동기, 의료보장구 그리고 뇌의 자료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보완하고 있기에 현재 우리는 진정한 사이보그가 되기 직전의 경계에 걸쳐있다.

또한 뇌와 컴퓨터가 직접 연결되는 과학적 방법이 성사되고, 뇌가 집단적인 기억은행에 저장되며 그 기억을 검색해 남의 기억을 자신의 것인 양 기억하게 되면, 각 개인의 정체성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못하는 미래가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귀띔해 준다.


에벌린과 네이선은 복제인간, 클론을 만드는 과학자이자 부부다. 에벌린은 복제인간의 성과로 권위 있는 과학상을 받는다. 그런데 바로 그날 에벌린의 업적을 기리는 축하 연회가 있기 전 외도를 한 남편 네이선으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는다. 남편이 바람피운 상대는 에벌린 자신의 클론인 마르틴이다.

'법적으로 따지자면 클론은 사람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권리라는 게 없다. 그들은 그저 시험제일 뿐이다. 그들은 대역이자 장기 이식을 위한 농장, 혹은 연구 소재일 뿐이다. 잠깐만 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생물의학 폐기물이 된다. 그들은 일회용이다. (p. 77)'

마르틴은 진짜 사람이 아니다. 그저 과학 실험 대상일 뿐이다. 남편 네이선이 에벌린에게 불만을 느껴의 그의 입맛에 맞게 조건화하여 에벌린의 발톱을 빼서 만든 버전, 클론일 뿐이다.

마르틴은 클론에겐 불가능한 임신을 하게 되고, 어느 날 마르틴은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다툼 끝에 자신을 죽이려는 네이선을 살해한다. 마르틴은 살인사건을 혼자 감당할 수 없어 에벌린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같이 시신을 매장하고 에벌린은 네이선을 대신할 네이선의 복제인간을 만들어 위기를 벗어나는 듯하지만...


진정한 사이보그가 되기 직전에 놓여있는 사피엔스가 미래에 겪게 될지도 모를 다양한 갈등이 등장한다. 그중 일부는...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아버지 슬하에서 자란 에벌린은 결혼생활에서 아내의 역할보다는 자신의 일, 과학자의 길을 선택하여 죽은 아버지를 향해 반항한다. 남편 네이선은 아내에 불만을 느껴 다른 여자를 만나는 선택이 아니라 자신에게 복종하도록 프로그램한 에벌린의 클론을 만들어 부부로서 지낸다.
에벌린은 남편 네이선을 사랑하는 자신의 클론 마르틴을 질투한다. 네이선을 죽이면서까지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어 하는 마르틴에 인간적인 연민을 갖기도 한다. 때론 마르틴을 실험 대상인 클론으로서 주종 관계로 대할 뿐 동등한 관계로 여기지 않는다.


복제인간과의 외도, 복제인간이 포함된 삼각관계, 복제인간에 대한 연민, 복제인간을 인간으로 봐야 하는지 그저 장기를 공급하는 일회용 인간으로 여겨야 하는지... 이런 주제의 소설은 낯설어서 난감하다. 이런 문제들이 우리들의 논의의 장에 등장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건가? 유발 하라리가 통찰하듯이 과학기술의 발달은 사피엔스 자신의 클론을 만드는 시대를 넘어 신이 되고야 마는 영원한 삶을 영위하는 미래를 우리에게 선물하게 되는 걸까? 과연 그런 미래는 선물이 될까? 저주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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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키스 스토리콜렉터 98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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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키스>는 광고 일을 하는 탐정, 단 소메르달 시리즈물 7권 중에 하나다. 이 시리즈물은 2007년부터 출간됐으며, 이 추리소설 시리즈로 아나 그루에는 늦은 나이에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 덴마크 국민 작가이자 북유럽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이 되었다.


두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피오르 해안, 소도시 크리스티안순의 어느 집 헛간에서 피투성이 시신이 발견된다. 그 시신은 미카엘이고 요하네스 한센(일명 제이)의 동생이다. 그 가족은 모두 '주님의 집'이라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신도들이다. 단 소메르달의 친구인 수사과장 플레밍 토르프는 살인 사건을 해결할 단서를 찾아 나선다.

대머리 탐정 단 소메르달의 딸 라우라의 선생인 53세 우르술라는 29세의 매력적인 약혼자에게 전 재산을 사기당한다. 딸 라우라는 아버지에게 사기꾼을 잡아달라고 부탁하고 단 소메르달은 탐정으로 단독사건을 맡게 된다.


'그가 문을 열고 그녀가 그 앞에 섰을 때 말이다. 그의 미소는 눈 속에까지 넘쳐흘러, 그가 처음으로 시선을 그녀에게 맞췄을 때 마치 그 초록색 홍채의 색채가 더 강렬한 자국을 남기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p. 22)'

나이 29세, 키 194센티미터, 금발에 파란 눈, 어깨에는 '프레야시타' 인도어로 속죄를 뜻하는 문신이 있는 요하네스 한센(제이). 이 남자를 만난 여자들은 그의 매력에 반해 한순간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50세부터 65세까지 연령대의 여성들은(...) 사기를 당하는 경우 대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 막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크리스마스 댄스파티에서 끊임없이 남자들한테 춤 신청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자신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들이야말로 제이가 사기를 치기에 완벽한 상대였다. 마음이 약하지만 자만심이 세고 자신의 성적 매력이 이미 과거사가 되어버렸는지 아닌지 불안해하는 여성들. (p. 265)'

제이(요하네스)는 자신의 젊음과 그녀들의 심리를 이용해 50세에서 65세에 이르는 EU로또에 당첨된 여성만을 골라 사기를 친다. 그리고 그 돈으로 인도의 한마을에서 40명의 가난한 아이들을 돌봐주며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프레야시타를 운영한다. 그는 무슨 이유로 단체의 이름을 속죄의 의미인 프레야시타로 정했을까?

요하네스가 읽은 건 마태복음이었다. 26 장. 유다가 예수께 입을 맞추었다. 주교의 군대가 신의 아들을 십자가 형에 처하고 체포할 수 있도록. (p. 372)

카마의 눈에 제이는 유다가 된 거야. 제이 자신이 항상 자신을 유다에 비교했었거든. 유다처럼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키스하고 배신하고 그녀가 두려워했던 운명에 그녀를 맡기게 했어. (p. 477)

제이(요하네스)는 왜 자신을 유다로 여겼을까? 제이의 젊은 시절 연인 카마 또한 왜 제이를 유다라 여겼을까? 사랑하는 사람 카마에게 한 제이(유다)의 키스가 이 두 사건의 결말과 어떻게 이어질지....

서로 티격태격하는 사이인 단 소메르달과 그의 친구인 경찰 플레밍은 어떻게 서로 협조하며 두 사건을 해결할까? 살인사건과 사기 사건이 관련이 있기나 한 걸까? 살인범과 사기꾼은 동일인일까? 추리소설답게 이 궁금증을 소설 후반부까지 끌고 가고 마지막에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전개 속에 '프레야시타(속죄)'를 소설 속에서 이야기한다.

'제이는 불행한 일을 겪고 집에서 가출한 후 자살을 생각했다. 그 자신처럼 유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던 자살 생각이 악몽처럼 그를 괴롭혔다. 은 30세겔을 수용한 유다에겐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성경에 나와 있었고, ... (p. 446)'

<유다의 키스>에는 '주님의 집'이라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등장한다. 이 종교집단은 수혈이 금지되어 있다. 어릴 때 요하네스(제이)는 폭죽을 좋아하는 동생 미카엘에게 폭죽 한 상자를 선물했고, 폭죽놀이를 하던 동생을 폭발 사고로 심하게 다쳐 수혈이 절실하다. 하지만 수혈을 금지한다는 교리를 지키기 위해 동생을 죽음으로 내모는 부모에게 환멸을 느낀 요하네스 가출한다. 살아 있지만 동생이 죽었다는 계부의 거짓말로 요하네스 자신이 동생을 죽였다는 생각에 몹시 괴로워하며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 돈 없이도 어느 정도 특권을 누리는 여자들에게서 얻어낸 돈의 이러한 영향력과 효과를 생각하면, 신이 제이가 저지른 어떤 사기라도 용서해 줄 용의가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p. 445)'

요하네스는 자신의 '프레야시타'를 위한 부정하게 취한 돈을 스스로 정당화하며 사용한다. 인간이 자신의 속죄를 위해, 자신의 평안을 얻고자 결국 취하는 방법이다. 신을 이용해서... 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영화 <밀양>이 생각난다.


<이름 없는 여자들>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 소개된 <유다의 키스>를 읽고, 무거운 미스터리보다 가볍고 편한 코지 미스터리가 내게는 더 맞는다는 생각과 아나 그루에의 다른 작품을 분명히 찾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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