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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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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보내준다는 말에 얼른 신청을 하였다. 완성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왔는데 책을 펼쳐보고 한 번 놀랐다. 가제본에는 4부까지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읽다보니 재미도 있다. 불운했던 시대의 법조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 읽다가 그만 두었던 태백산맥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저자 소개: 김두식》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군법무관,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변호사로 일했다. 코넬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LL.M.)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을 비롯해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공부 논쟁』(공저) 등 몇권의 책을 썼다.

 

프롤로그
한국 현대사에 정통한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나온 이름의 태반은 금시초문일 것이다. 이들은 해방을 전후한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인재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철저하게 망각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법조계만큼 종사자들의 자서전이 많은 직역도 드물다. 그러나 해방공간에 관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좌익과 중도에 속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그나마 남아 있는기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좌익경력을 가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과거에 대해 철처히 함구했다.(중략)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 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간단하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1부는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탐구했다. 바로 제1법률가군 이야기다. 안동지역 유수의 독립운동가 가문과 친일 가문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당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다들 빈곤한 시절이었으므로 합격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을 역경의 승리자로 포장하고 싶었겠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고등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면장집 아들이 많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최상층부에 속했다. 부잣집 출신일수록 상급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시대다.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 받았으나 해방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협 출신들의 삶을 다뤘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허헌 변호사의 인생을 살펴보았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변호사의 아버지 격이던 허헌은 해방후 좌익과 중도진영의 지도자로 변신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왼쪽으로 기울게 된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해방공간 좌익진영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부는 해방으로조선인 법률가들에게 벼락처럼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이야기한다. 남한을 점령한 미군정은 일본인 판검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고 조선인 법률가로 그 자리를 채웠다.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들과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은 이른바 자격자로서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래가 보장되었던 이들의 임용과정에서 친일경력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맥과 운이었다. 삼팔선 이북지역에서 해방을 맞이한 판검사들은 월남시기에 따라서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했다.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거에 불법화시킨 1946년 5월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을 이야기 한다. 조선정판사'위조지폐'사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일사건이 아니었다. 조선정판사 사건에 앞서 우리 법조계는 '김계조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김용무 대법원장, 이인 대법관 등 한민당 세력이 장악한 법원과 검찰은 첫 판검사 임용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았다. 오승근 판사, 백석황 검사로 대표되는 좌익 또는 중도성향의 법률가들은 '김계조 사건'을 계기로 이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5부는정부수립을전후해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좌익 관련 사건을 다룬다. 1947년 12월 '사법기관 내의 남로당 프락치'로 구속된 남상문 홍승기 서범석 등 이른바 '적색 사법관' 사건,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진압의 한복판에서 군경에 학살된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 사건, 1946년 7월의 서울지방검찰청 김영재 차장검사 사건, 그해 12월의 2차 '법조프락치'사건, 1950년 3월의 이홍규 검사 사건 등은 좌익을 박멸해야 한다는 극우세력의 편집증적 집착과 권력욕구가 만들어낸 '관제 빨갱이'의 대향연이었다. 이 책은 남쪽 출신과 북쪽 출신의 지역적 갈등도 이 사건들의 조작과 과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6부는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김병로 대법원장, 김갑수 내무부차관 같은 극소수의 고위직 법조인들은 비교적 빨리 피란길에 올랐다. 유병진 판사, 오제도 선우종원 검사 같은 월남민 출신들도 본증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한강을 넘었다. 피란 중에 김갑수, 오제도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그 '처리요령'을 만들어 부역자 처벌을 준비했다.

7부는 이른바 '이법회'또는 '의볍회' 문제를 발굴함으로써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버린 까닭이었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 응시사실만 있으면 모두 합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은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법회 구성원들이 그경력을 감췄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프롤로그만 간단하게 적어도 많은 분량이다.1932년도 월급에 대한 대목만 옮겨 보았다.

 

국내 독립운동이 혹한기를 맞아 지하로 들어간 대신, 경성을 중심으로 '모던'의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 1932년 4월 경성제대를 졸업한 김영재는 일단 취업부터 해야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재학시절에 이미 결혼한 김영재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딸려 있었다. 화려한 학벌이었지만 대공황 직후의 조선에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해 5월 15일 김영재가 찾아 들어간 직장은 경기도청이었다. 월급 65원을 받는 '고원(雇員)' 자리였다. 관청에서 임금을 받고 사무를 돕는 고원으로 일하다보면 판임관에 해당하는 '속(屬)'이 될 수 있었고 오래 근무하면 고등관 승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성 제대의 많은 졸업생들의 법원의 서기나 지방관청의 하급관료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관립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하급관료인 판임관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행정부로 갈 경우에는 고원부터 시작해야 했다. 똑같은 고원이라도 학력에 따라서 초임월급이 달랐기 때문에 경성제대 출신 김영재가 받은 65원은 동일직급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중등학교를졸업한 조선인의 고원초봉은 30원, 전문학교를 졸업한 조선인은 40원, 일본의 사립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45원에 불과했다. 월급 65원의 경기도청 고원은 당시 조선 상황에서 결코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 p4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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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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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곳이 어떤 모습이든 셰익스피어와 같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도달한 곳이기를 소망하며 책을 집필했다. 저자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감탄하면서 그의 문장을 모아 일기를 대신 적기도 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품을 읽는 것을 넘어 마음 깊이 소유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는 복수와 화해를 다루는 마지막 희곡으로, 작품 세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주인공 프로스페로가 마법을 통해 섬을 지배하며, 배신과 복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품이 전개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마법 지팡이를 꺾고 마법서를 버리며 마법을 포기하는데, 셰익스피어가 연극 무대에서 물러나고자 하는 심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해석하기도 한다.

 

금지된 사랑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로맨스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이다. 작품은 비극적인 끝을 맺지만 슬픔에만 치중하지 않는 점이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든다. <한 여름 밤의 꿈>은 어렵기만 한 사랑을 자신의 사랑을 찾는 주인공들의 숨바꼭질로 잘 표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삼각관계에서 시작해 요정의 마법으로 인해 얽혔다가 다시 다른 모양으로 변한다. 세상의 많은 사랑이 바로 이러한 형태가 아닐까.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큰 인기를 얻으며 강력한 독재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고위 관료 사이에서는 그가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정황상 카이스라 역시 황제의 자리를 노리는 것 같았다. 이 작품은 권력과 도덕적 갈등, 운명과 자유 의지, 언어의 힘 등 철학적인 질문들을 심도 깊게 다루었다. 이 작품을 통해 정치와 권력, 그리고 인간에 대해 깊게 사유해 보라.

 

<리어 왕>은 영국의 전설적인 국왕으로 영국 문학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늙은 리어 왕과 세 딸을 둘러싼 이야기는 가족 간의 배신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과 참혹한 결말을 보여준다. 극에서 바보 광대를 통해 이를 암시하는데, 이 광대는 바로 셰익스피어의 페르소나이다. <오셀로>는 인간 내면에 감춰진 의심과 환상이 부른 사랑의 비극을 보여준다. 작품은 실재와 겉모습 사이 간극에서 빚어진 오해가 파국을 초래하는 과정을 정교하게 다루며 오늘날까지 자주 공연되는 희곡 중 하나이다.

 

우리는 듣기 좋은 말만 듣고 싶은 것이 당연하겠지만, 꾐에 넘어가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주어진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책의 부록에는 소네트를 다루었다. 소네트는 르네상스 초기의 이탈리아의 시 형식인 칸초네를 토마스 와이엇이 잉글랜드로 들여온 것이다. 소네트는 문학과 같은 수준으로 취급되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며 느낀 여운 중 하나는 그의 언어가 주는 힘이다. 문장 하나하나는 그 자체로 시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한 줄의 대사가 책 한 권에 남길 만한 깊이를 지닌다. 그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복수와 용서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그의 작품을 덮고 나서도 그 질문들은 우리 마음 속에 울려 퍼질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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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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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저자는 의사 출신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의학 스릴러 작가 중 한 명이다. 전직 의사답게 상세한 의학적 디테일을 바탕으로 한 그의 의학 소설은 생생한 리얼리티와 교묘한 플롯, 공감 가는 주인공을 탄생시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 전직 CIA 요원 매기 버드는 비극적으로 끝나버린 임무를 마치고 나이 60에 메인주의 작은 마을 퓨리티 시골집에서 조용히 닭을 키우며 살고 있다. 16년 동안의 스파이 생활, 지난날을 잊기 위해 사람들이 전혀 관심을 두지 않을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어느 날 젊은 CIA 요원이 나타나 실종된 누군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기의 집 앞에서 그녀는 시체로 발견되었다. 매기를 잊지 않은 적들이 보낸 선물이 분명했다. 나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모를 뿐, 은퇴한 그녀의 옛 동료들과 마티니 클럽을 결성하고, 여전히 녹슬지 않은 그들의 기술로 이 사건을 파헤쳐나간다.

 

퓨리티 마을의 경찰서장 대행 조 티보듀는 마티니 클럽의 고군분투를 복잡하게 만든다. 사실을 밝히길 꺼려하는 매기의 이상한 친구들에 대해 당혹감을 느낌과 동시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마티니 클럽 은퇴한 사람들은 추리 소설을 읽으며 탐정 기술을 몇 가지 익혔다.

 

이 모든 일이 다이애나 워드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매기를 찾아온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겠다고 한다. 의사 대니와의 만남부터 다이애나와 함께 일을 하게 된 사연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6년 동안 반복적으로 만났던 남자와 새로운 삶은 런던에서 의사의 아내로 사는 것이다. 러시아 암살로 추정되는 정보원 죽음에 관하여 필립 하드윅을 조사한다고 했다. 하드윅은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아 항상 의사와 동행을 한다. 그 의사가 바로 대니였다. 하드윅과 그의 주변 정치인들에 대해 알게 되는 정보가 있으면 전달해 주라는 것이다. 대니에게 매기는 간직한 비밀 때문에 죄책감은 커져만 가고 있었다.

 

하드윅은 10대들이 흔히 저지르는 문제들을 일으키고 있는 자신의 딸을 자제시키는 걸 도와달라고 하였다. 댓가로 돈을 주겠다고도 했지만 거절했다. 시라노 작전을 젊은 다이애나 워드가 작전을 지휘했다. 그 작전으로 러시아의 서방에서의 활동에 큰 타격을 입혔고 돈 세탁을 무력화했고 영국 고위층의 부패를 폭로했다. 어쩌면 모스크바가 보복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기가 성을 바꾸었고 몇 년 동안을 떠돌아 다녔기 때문에 주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 임무를 거절하고 몰타에 가지 않았다면, 그대로 둘이 떠나버렸다면 우리의 삶은 달라졌을까? 그곳에서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생각했다. 한편 경찰 조는 이 독특한 은퇴자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역사학 교수, 고급 호텔용품 판매원, 다국적 기업의 비서실장, 관세 중개회사직원, 정부의 정보분석가. 직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냥 노인들이 아닐 수도 있고 아직은 자신에게 공유하지 않으려는 무언가 비밀의 보물창고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매기가 가는 곳에 총격전이 있었다. 옛 동료 개빈을 만나게 되었고 그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었다. 시라노가 체포되고 하드윅이 사망하면서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지만 누가 하드윅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린다는 것이다. 암호를 아는 사람은 하드윅 뿐인데 그가 비행기를 타지 않았고 살아있다면 혹시 대니도 살아 있을까? 잠깐의 희망을 가졌었는데 아니었다.

 

범인을 직접 만나러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그녀가 멋져 보인다. 소설의 반전은 새삼 놀라웠다 그녀를 바로 죽일 수도 있었는데 어릴 때 잠깐의 보살핌을 받은 은혜를 갚은 것 같았다. 우리는 평생을 전 세계의 비밀스러운 전장에서 하드윅과 같은 괴물들을 상대하고 조국을 위해 봉사를 했다. 이제 우리는 조용한 삶을 원했다. 그녀는 조용한 삶을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스파이 코스트]는 작가의 새로운 스릴러이면서 조용한 은퇴자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반전과 스릴 넘치는 강력하고 흡인력 있는 노인들의 재능과 기술이 멋지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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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그늘
고광률 지음 / 파람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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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양민학살사건에 대한 상상 밖의 이야기

 

[붉은 그늘]19507, 노근리 철로와 쌍굴다리 사건을 고광률 작가가 오랜 시간 외면되어 온 상처의 기억을 뼈대로, 전쟁 이후 사회상과 인간사까지를 아울러 통찰한 소설이다.

 

한국전쟁 초기, 미군은 북한군에게 패배를 당하고, 퇴각하는 도중에 민간인들을 후방으로 피난시킨다. 그것을 이용한 작전을 펼치는 북한군에 놀라 미군은 피난민을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기관총을 겨눈다. 일흔 네살의 하봉자에게 참전용사가 오십팔 년만에 한국을 방문하는데 뵙고 싶어 한다는 공무원의 전화를 받는다. 잊은 사람, 끝나서 정리된 연으로 알았는데,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마법처럼 모든 것이 순식간에 되살아났다.

 

도완구는 <국방 채널> 뉴스에 주목했다. 대한민국 충무무공훈장 수훈(확정)을 받는다는 하지스라는 이름을 봤다. 전 재산을 빼앗아 갔고 목숨까지 빼앗으려 했던, 그뿐만 아니라 형네 집에서 눈총과 질시를 받으면서도 소까지 내주면서 온갖 공을 처들어 얻어낸 여자까지 날름 빼앗아 간 놈들의 낯짝인데, 어찌 기억을 못할까 싶었다.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하남득은 도배 일을 배우고 있다. 아들 영수는 분노 조절 기능에 장애가 있는데 매번 사고를 쳤다. 성질머리가 나빠 욕설은 해도 주먹질을 하는 아이는 아니었다. 영수가 싫어하는 말은 바보새끼였다.

 

미군 참전 이후 전황은 퇴각의 연속이었다. 총기를 소지한 일본인 같은 두 남녀가 끌려왔다. 남자는 일본말로 금괴가 있으니 목숨을 살려달라고 했다. 바커는 여자를 끌어다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폭행을 하라고 지시했다. 하지스는 이 여자는 이제부터 내 여자다. 건드리지 마라고 말했다.

 

지주의 아들 완구는 인민군이 들이닥치면 총살당할 게 뻔하다고 생각했는지 집과 땅을 놔두고 문서만 챙겨 도망을 쳐야 한다고 했다. 설득이 어렵게 되자 피난길에 밥 지을 여자가 필요하다며 봉자를 식비로 달라고 했다. 남득은 아들의 교육과 장래를 위해서 파주로 이사했고 자신을 버리지 않은 어머니를 사랑했으나 매일같이 보고 겪는 세상은 생지옥이었다. 봉자는 양공주가 되었고 병을 얻게 되었다.

 

완구는 사변통 피난길에 금괴를 독식하려고 처자식까지 따돌리려 했고, 그 후로도 갖은 잔꾀를 부려 제거하고자 주야장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온 간특한 남편을 평생을 의부심 공황장애 속에서 살아온 정금숙 여사도 있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야비한 놈을 봤나 싶다. 욕심이 과하면 탈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금괴를 찾았을까?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었다.

 

노근리 쌍굴 다리에 비행기 두 대가 나타나더니 철길 위로 달려들었다. 비행기가 물똥을 싸듯 폭탄을 쏟아부었다. 탱크로 땅을 제압한 적에게 이제는 비행기로 하늘을 제압하다니 공포와 절망감에 사로잡혔다. 완구는 피비린내와 꿉꿉한 땀내로 가득한 쌍굴다리 안에서 무차별 총격에 짓시달리며 나흘 동안이나 갇혀 있었다. 미군은 피난민의 인기척이 날때마다 총격을 가했다. 사격을 당할 때마다 궁형 다리 밑에서는 비명과 통곡과 절규 속에서 수십 구의 시신이 발생했다. 피난민들 속에 잠입한 다수의 적이 섞여 있어 식별해서 가려낼 수 없으니 모두 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봉자의 동생 봉수는 노근리 인근에서 미군에 의해 유아로 발견되어 노르웨이로 보내졌다. 엄마와 봉순이는 찾지 못했다. 봉수와의 화상 상봉을 통해 자신도 노근리 희생자 유족이라는 증거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유족으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쌍굴다리 학살 만행에 대한 진상이 규명되고 미국의 대통령이 이를 인정했다는 것만으로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엄마와 봉순이의 원혼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을 것이기에 불만은 없었다.

 

아버지의 전사 사실을 확인했다 말해놓고 갑자기 죽은 아버지의 연락처를 보내면서 골동품을 돌려주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남득은 아버지 때문에 고아원에 버려졌고 튀기라는 이유로 이지메를 당하고 배를 곯고 매를 맞아가며 보내야 했다.

 

[붉은 그늘]은 역사소설이면서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봉자의 양공주 생활 이야기는 마음이 아팠다. 하지스가 봉자에게 생명의 은인이자 웬수라고 하는 대목은 이해가 되었다. 저자가 미군의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과 한국전쟁 초기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게 된 것은 무도한 어둠의 세력들을 경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작가님 덕분에 노근리 양민학살을 알게 된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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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4 특서 어린이문학 9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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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한서재의 아동 브랜드 특서주니어의 [천개산 패밀리]시리즈 4권이다. 저자의 확장된 넓고 깊은 창작의 세계에서 돋보이는 상상력으로 권마다 숨겨진 복선, 반전을 선사하면서 동화적 가치를 놓치지 않는 글은 이야기의 힘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대장~천개산 산66번지의 대장

뭉치~천개산에 합류한 새 가족 철없는 어린 강아지

파도~떠돌이 개로, 침을 질리 흘리는 누런 개가 대장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

무적이~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 비열하고 교묘하다.

번개~ 진돗개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개 친구들을 챙기는 다정한 성격

용감이~ 개 농장에서 탈출한 이름이 없는 개였지만, 친구를 구해낸 후 용감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미소~ 똥 더미 위에 묶여 있다가 대장과 번개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착하고 여린 심성을 가졌다.

 

천개산에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들개들이 모여 살면서 가족처럼 지낸다. 천개산에 조난당한 사람을 구하려다 사건사고에 휘말리고, ‘바다의 죽음을 겪기도 한다. 떠돌이 개들의 대장이 되려는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와 맞서고 새로운 식구가 된 뭉치와 위기를 넘기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가는 천개산 패밀리가 있다.

 

시내에 떠돌이 개들이 언젠가부터 둘로 쪼개졌다.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무적이)가 대장이 되려고 한다. 파도는 누런 개가 대장이 되는 거 반대라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파도가 제일 잘한 것 중에 하나가 뭉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다.

 

무적이가 원래부터 잘하는 것은 먹을 걸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낚아채서 도망치는 것이다. 떠돌이 개들에게 그걸 본격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약한 사람들을 골라 할아버지나 할머니 아이들에게 겁을 주며 먹을 걸 빼앗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자기가 대장이 되면 모두 배불리 먹고 살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

 

천개산 개들이 나섰다. 시내에 사는 떠돌이 개들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열심히 방해 운동을 해야 한다. 대장은 시내에 내려가면 조심하고 먹을 걸 구하지 못해도 빼앗거나 훔치지 않는다는 규칙은 꼭 지키라고 당부했다.

 

누런 개는 용감이와 미소를 보고 못 먹어서 꼴이 더 불쌍하게 변했다고 빈정댔다. 무적이 옆에 까망이라는 개가 편의점에서 나오던 아이에게 달려들어 삼각김밥을 낚아챘다. 그 아이가 누런 개랑 똑같은 개로 생각하고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적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용감이가 잡혔을 때 삼각김밥을 빼앗긴 아이(서형)가 나타나 도둑개라 아니라고 말했지만 뻥 튀기 아저씨는 떠돌이 개는 다 잡을 거라고 묶어 두었다. 그러나 뻥 소리가 날 때 풀어주면서 도망치라고 하였다.

누런 개가 까망이와 회색 개에게 턱짓을 하자 족발집 주인에게 달려들어 족발을 입에 물고 시장 밖을 향해 내달렸다. 그 족발을 번개가 물고 뛰었다. 번개는 이렇게라도 해서 방해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비밀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패밀리들은 예전에 누런 개가 거짓말로 대장을 닭장에 갇히게 한 것처럼 번개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대장이 행동을 조심하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번개는 멋대로 일을 벌이고 있었다. 오늘부터 먹을 건 나와 용감이, 미소가 구해 온다고 대장이 말했다. 그러나 번개 성격이 가만히 있지 못하니 불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용감이를 구해준 서형이가 어떤 아이에게 삼각김밥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을 보고 뺏은 아이에게 내놓으라고 으르릉 댔다. 서형이 앞에 내려놓으면서 앞으로는 먹을 거 뺏기지 마라고 말했다. 서형이가 알아들을 리는 없다. 하지만 말해 주고 싶었다.

 

용감이가 대장을 기다리다 컨테이너 박스에서 나던 버벅, 끼이익소리가 궁금했다. 혹시 번개를 가둔 것은 아닐까 박스를 뒤져 보니 번개가 묶여 있었고 밤새도록 문을 열려고 땅을 파서 그런지 발은 피투성이었다. 그때도 서형이가 와서 도와주었다. 누런 개 무리 때문에 이곳 떠돌이 개들 모두가 사람들의 적이 되었다. 사람들 눈에는 다 똑같은 개들일 테니까 이러다 모두 떠나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저자는 천개산에 들어온 개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의지하고 아끼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 가고 있었고 어렵고 힘든 때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 줄 줄 알고 넉넉하지 않는 먹을거리를 진심으로 양보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 중심에는 대장이 있었다고 말한다. 힘만 세다고 대장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슬기롭고 지혜롭게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대장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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