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부만 보내준다는 말에 얼른 신청을 하였다. 완성본이 아닌 가제본으로 왔는데 책을 펼쳐보고 한 번 놀랐다. 가제본에는 4부까지 실려있다. 신기하게도 읽다보니 재미도 있다. 불운했던 시대의 법조인들의 이야기지만, 한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 읽다가 그만 두었던 태백산맥을 완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저자 소개: 김두식》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군법무관,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 변호사로 일했다. 코넬대 로스쿨에서 석사학위(LL.M.)를 취득한 후 한동대 법학부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형법, 형사소송법, 형사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헌법의 풍경』을 비롯해 『평화의 얼굴』 『불멸의 신성가족』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불편해도 괜찮아』 『욕망해도 괜찮아』 『공부 논쟁』(공저) 등 몇권의 책을 썼다.

 

프롤로그
한국 현대사에 정통한 독자들이라 하더라도 지금까지 나온 이름의 태반은 금시초문일 것이다. 이들은 해방을 전후한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인재들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철저하게 망각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법조계만큼 종사자들의 자서전이 많은 직역도 드물다. 그러나 해방공간에 관한 기록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좌익과 중도에 속한 사람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그나마 남아 있는기록도 일방적일 수밖에 없다. 좌익경력을 가지고도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과거에 대해 철처히 함구했다.(중략)이 책은 바로 그 껄끄러운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방후 우리나라 법조 직역의 형성과정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매우 간단하다. 김영재 강중인 조평재 윤학기 백석황 이정남 같은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들은 누구였고, 일제시대 무엇을 했으며, 해방공간에서 어떤 꿈을 꾸었고, 그 꿈은 왜 좌절되었나? 초창기 혼란 속에서 만들어진 법조계의 기본틀은 우리에게 어떤 유산을 남겼나?

1부는 1937년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일본 고등시험 사법과 제도를 탐구했다. 바로 제1법률가군 이야기다. 안동지역 유수의 독립운동가 가문과 친일 가문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당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다들 빈곤한 시절이었으므로 합격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을 역경의 승리자로 포장하고 싶었겠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을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고등시험 합격자 중에는 유난히 면장집 아들이 많다. 당시 기준으로는 사회경제적으로 최상층부에 속했다. 부잣집 출신일수록 상급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시대다. 재력은 거의 그대로 학력에 반영되었다. 개천에서 난 용은 허상일 뿐 실체가 아니었다.

2부는 일제시대 '이류' 법률가로 취급 받았으나 해방이후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과 함께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뼈대를 형성한 조선변호사시협 출신들의 삶을 다뤘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허헌 변호사의 인생을 살펴보았다.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순수변호사의 아버지 격이던 허헌은 해방후 좌익과 중도진영의 지도자로 변신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일성종합대 총장 등을 지냈다. 그가 왼쪽으로 기울게 된 뿌리를 탐구하는 것은 해방공간 좌익진영의 형성과정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3부는 해방으로조선인 법률가들에게 벼락처럼 찾아온 새로운 기회를 이야기한다. 남한을 점령한 미군정은 일본인 판검사를 재판에서 배제하고 조선인 법률가로 그 자리를 채웠다. 고등시험 사법과 출신들과 조선변호사시험 출신들은 이른바 자격자로서 가장 먼저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미래가 보장되었던 이들의 임용과정에서 친일경력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인맥과 운이었다. 삼팔선 이북지역에서 해방을 맞이한 판검사들은 월남시기에 따라서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했다.

4부는 해방공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하던 조선공산당 등 좌익세력을 일거에 불법화시킨 1946년 5월의 조선정판사 '위조지폐'사건을 이야기 한다. 조선정판사'위조지폐'사건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단일사건이 아니었다. 조선정판사 사건에 앞서 우리 법조계는 '김계조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김용무 대법원장, 이인 대법관 등 한민당 세력이 장악한 법원과 검찰은 첫 판검사 임용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았다. 오승근 판사, 백석황 검사로 대표되는 좌익 또는 중도성향의 법률가들은 '김계조 사건'을 계기로 이 상황을 바로잡고자 했다.

5부는정부수립을전후해 법조계에서 벌어진 각종 좌익 관련 사건을 다룬다. 1947년 12월 '사법기관 내의 남로당 프락치'로 구속된 남상문 홍승기 서범석 등 이른바 '적색 사법관' 사건,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진압의 한복판에서 군경에 학살된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 사건, 1946년 7월의 서울지방검찰청 김영재 차장검사 사건, 그해 12월의 2차 '법조프락치'사건, 1950년 3월의 이홍규 검사 사건 등은 좌익을 박멸해야 한다는 극우세력의 편집증적 집착과 권력욕구가 만들어낸 '관제 빨갱이'의 대향연이었다. 이 책은 남쪽 출신과 북쪽 출신의 지역적 갈등도 이 사건들의 조작과 과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추정한다.

6부는 한국전쟁이라는 쓰나미가 법조계에 끼친 영향을 분석한다. 한국전쟁이 터지자 김병로 대법원장, 김갑수 내무부차관 같은 극소수의 고위직 법조인들은 비교적 빨리 피란길에 올랐다. 유병진 판사, 오제도 선우종원 검사 같은 월남민 출신들도 본증적으로 위기를 감지하고 한강을 넘었다. 피란 중에 김갑수, 오제도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그 '처리요령'을 만들어 부역자 처벌을 준비했다.

7부는 이른바 '이법회'또는 '의볍회' 문제를 발굴함으로써 초창기 법조계 5년의 역사가 오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한다. 1945년 해방 당일에 시행 중이었던 조선변호사시험의 응시자들은 일본의 항복으로 시험을 끝마치지 못했다. 4일간 치러질 예정이었던 시험이 2일차 정오의 항복방송과 함께 중단되고 일본인 시험관들이 사라져버린 까닭이었다. 응시자들은 궁지에 몰린 일본인 시험위원회를 압박해 합격증을 받아냈다. 응시사실만 있으면 모두 합격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결성된 이법회 구성원들은 해방후 각종 시험에서 필기시험을 면제받아 초창기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인력풀이 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법회 구성원들이 그경력을 감췄기 때문에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정확한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직이었다.

 

프롤로그만 간단하게 적어도 많은 분량이다.1932년도 월급에 대한 대목만 옮겨 보았다.

 

국내 독립운동이 혹한기를 맞아 지하로 들어간 대신, 경성을 중심으로 '모던'의 시대가 꽃피기 시작했다. 1932년 4월 경성제대를 졸업한 김영재는 일단 취업부터 해야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재학시절에 이미 결혼한 김영재에게는 아내와 아들이 딸려 있었다. 화려한 학벌이었지만 대공황 직후의 조선에서는 그럴듯한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해 5월 15일 김영재가 찾아 들어간 직장은 경기도청이었다. 월급 65원을 받는 '고원(雇員)' 자리였다. 관청에서 임금을 받고 사무를 돕는 고원으로 일하다보면 판임관에 해당하는 '속(屬)'이 될 수 있었고 오래 근무하면 고등관 승진도 가능했다.

 

실제로 경성 제대의 많은 졸업생들의 법원의 서기나 지방관청의 하급관료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1920년대에는 관립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하급관료인 판임관이 될 수 있었지만, 1930년대에는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행정부로 갈 경우에는 고원부터 시작해야 했다. 똑같은 고원이라도 학력에 따라서 초임월급이 달랐기 때문에 경성제대 출신 김영재가 받은 65원은 동일직급에서 최고수준이었다. 중등학교를졸업한 조선인의 고원초봉은 30원, 전문학교를 졸업한 조선인은 40원, 일본의 사립대를 졸업한 조선인은 45원에 불과했다. 월급 65원의 경기도청 고원은 당시 조선 상황에서 결코 나쁜 자리가 아니었다. p4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평범한 동네 음식점인 자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람들 삶의 다양한 감정들을 음식과 버무려 통찰하는 이야기면서 개성도 입장도 다른 두 여성이 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서로에게 스며들어 변해가는 풍경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소설이다.

 

남편으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아 혼란스러워진 사야카, 남편은 한 주에 두세 번 자츠에서 밥 먹고 술 한잔하는 것을 즐겨왔다. 여자가 생겼나 하는 의심이 싹텄고 사야카는 호기심에 그 식당을 가보았다. 낡은 정식집으로 음식이 달고 진한 맛에 놀랐는데 맥주와 곁들이며 이 맛이야 하는 남자 손님 목소리가 울렸다.

 

자츠에서 점원을 모집하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주인 미사에는 조우씨로 불리는데 모든 음식은 간장이라 부르는 스키야키 소스로 간을 한다. 몇 주 지나 단골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70대 다카즈 씨는 주에 몇 번씩 오는데 전 주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선대는 조우시키 였고 친척인 미사에가 20대에 이곳으로 왔단다. 부인이 쉰 살쯤에 세상을 떠나고 조우시키 씨가 와병생활을 할 때도 돌봐주었다. 선대가 죽고 결혼도 하지 않은 지금까지 가게를 하고 있었다.

 

사야카는 식사를 끝내고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견해로 살아왔고 밥을 먹으면서 술을 마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수제 크로켓을 만드는 날, 크로켓과 맥주를 마시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지금이라면 밥과 술이 맛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남편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미사에는 자신은 무뚝뚝한데 싹싹하고 상냥한 사야카를 귀여운 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름을 부르지도, 일을 하면서도 일일이 대답하거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예전 친척인 나에를 데려와 알바를 하면서 서로 상처를 받았었다. 자신은 조우시키 처럼 사람을 대하는 법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카즈가 자택에서 쓰러져 한동안 오지 않았는데 사야카에게 듣고 알게 되었다. 사야카가 자기보다 주변 사정을 알게 된 사실에 감탄했고 불안하기도 했다. 다카즈는 신경도 안쓰는 미사에가 냉정하다고 했다. 그는 열사병으로 쓰러진 뒤, 튀김과 술을 거의 주문하지 않는다. 다른 테이블에 샐러리맨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그때는 온종일 쉬고 싶고, 자고 싶고,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행복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사에는 예전 손수건 만드는 회사에서 경리와 사무를 보았다. 어떤 계기로 인해 직장 사람들과 깊이 어울리고 싶지도 않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는데 자츠에서 일해 보라는 엄마의 제안으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생에게 음식을 가르쳐 준 적이 없지만 사야카에게는 만들어 볼 거냐 묻기도 하였다. 소질이 있는 귀여운 아이가 떠났을 때, 슬퍼질 것이다.

 

사야카는 남편이 먼저 이혼을 요구했던 이유는 집에서 편히 쉬지 못해서 밖에서 술을 마신다는 점과 지인인지 변호사인지 여자에게 상담하라고 했고 엄청나게 시끄러운 가게에서 얘기를 나누어야 했던 것, 정성껏 만든 요리를 거의 먹어 주지 않았던 것 등 부모님에게 얘기하는 동안 눈물을 쏟았다.

 

나이도 들었고 메뉴를 여러 가지 하는 것보다 한 두 가지로 정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새해가 되었고 코로나라는 유행병이 돌아 가게를 쉬게 되었다. ‘자츠는 선대와 주방장이 있어서 새벽까지 열었지만 미사에 혼자서 운영할 수 있도록, 조금씩 바꿔 준 사람은 선대였다. 그런 조우시키 씨를 마음 속으로만 좋아했던 옛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본가를 찾았지만 오빠와 여동생은 냉대했다. 우연히 라멘 가게에서 주먹밥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라 호텔에서 며칠 쉬고 돌아와 도시락 가게를 열었다. 주먹밥을 나눠줄 날은 한참 멀었는지도 모르지만, 희망은 버리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에필로그에서 코로나로 다카즈 씨는 딸 가족과 동거를 시작했다. 미사에나 사야카에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변했지만, 그 속에서도 또다시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음식들이 내 눈앞에 놓인 것 같아 먹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자츠에는 오래된 단골 손님들의 입맛을 알고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같이 일하면서 경영을 맡기고 싶다는 미사에의 제안을 사야카는 받아들일까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 빠다킹 신부의 행복 수업
조명연 지음 / 파람북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인천 송도의 성김대건성당 주임 신부로 일하고 있다. 목소리가 느끼하게 들린다고 해서 중학생 아이들이 지어준 별명인 빠다킹신부로 불린다. 이 책은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긍정 에너지, 행복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과거의 일 때문에 현재가 힘들다는 사람을 만난다. 부모의 학대, 친구의 배신으로 못 살겠다고 하는데 지금을 잘 사는 사람은 과거 탓, 남 탓을 하지 않는다. 과거의 일과 사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오히려 감사해 하는 사람이 되자.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기쁨의 빈도에 따라 결정된다.”라는 심리학자 에드 디너의 말이 너무 마음에 닿는다. 부정적 감정을 키워가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되고 긍정적 감정이 더 커질 수 있게 노력해야 하는 것은 자기 삶도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돈이 많거나, 돈이 없거나 기쁨의 강도만 찾는 사람은 재미있을 수 없다.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기쁨을 간직한다면 어떨까? 기쁨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행복도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된다.

 

행복은 크기보다 빈도다라는 말은 심리학에서도 강조하는 말이다. 큰 행복 한두 번보다는 작은 행복을 여러 번 경험할 때,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남과 비교하면서 하지 못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것을 성장시키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반복과 연습이라는 노력을 계속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 비교 대상을 넘어설 수 없는 존재처럼 만들면서, 가까운 사람을 볼품없게 만들고 결국 자기 마음도 우울해진다. 행복의 주체는 이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행복해지려면 비교하는 습성을 줄여야 한다. 자기 행복을 찾는 사람은 계속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렵고 힘들어도 나의 삶을 살아야 한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그들처럼 사는 삶이 중요하지 않다. 자기 고유의 삶을 사는 사람만이 어떤 상황에서도 기쁨의 삶, 행복의 삶을 살 수 있다. 행복하려면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무엇을 후회하는지 물으면, 좀 더 즐기지 못했다는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그보다 의미 있는 사람을 살지 못한 후회만 남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삶의 의미는 내 인생에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죽음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도 의미를 부여했던 사람만 살았다는 사실처럼, 계속해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만이 이 세상을 살 수 있다.

 

불행의 시작은 비교라고 말한다. 비교를 줄이면 행복해진다. 지금의 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상태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있는 그대로 자기 삶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과 행복, 삶의 만족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좋은 이웃으로 이루어진 양질의 사회적 관계인 것이다. 함께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이 세상 안에서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분이 있다. 고인이 계속 생각나면서 함께하지 못함이 너무 슬프다고 하였다. 혼자라는 상태에서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만이 함께일 때도 행복할 수 있다. 혼자 있는 고독이 두렵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지금을 행복의 길로 연결해주는 순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집 짓는 것의 반은 부수는 것이다. 자기 마음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안에 있는 부수어야 할 것을 찾고, 또 실제로 부수어야 한다. 미움의 마음,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정적 마음을 부술 때, 재건축이 멋지게 이뤄질 수 있다고 한다. 집중력은 스스로 키울 수 있는데, 관심을 두고 집중하면 된다. 사랑에 대한 집중력도 마찬가지인데 사랑이 점점 줄어지는 것은 사랑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면서, 사랑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회학, 심리학, 문학, 철학을 아우르는 신부님의 박학다식함은 실천적 행복을 이루는 데 좋은 보탬이 된다. 지난 일에 대한 후회와 자책보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아름다움을 바라보게 해야 한다.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도 좋지만 계속해서 노력하는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개산 패밀리 5 특서 어린이문학 10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천개산 패밀리] 시리즈로 사람들에게 버려진 들개들이 모여 사는 곳, 천개산 산66번지. 그곳엔 삐딱하고 까칠하지만 정 많은 들개들이 가족처럼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다. [천개산 패밀리 5]에서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큰 오해가 되는지를 살아가는 데 있어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눈과 자세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폭우를 뚫고 먹을 것을 찾아 마을로 내려간 대장과 번개는 이름도 없는 이상한 개와 마주친다. 대장이 건네 준 부침개도 거들떠보지 않고 비만 맞던 개였다. 다음 날 용감이와 미소에게 검은 개와 진돗개가 내 애기를 데려갔다는 말을 한다. 이상한 개의 말에 대장과 번개를 말하는 것을 눈치챘고 누명을 벗어 주려 진실을 찾아 나선다.

 

얼마 전 떠돌이 개 대장 선거 이후 모두 침을 질질 흘리는 누런 개를 떠났다. 홀로 외톨이가 되었는데 이상한 개에게 대장이 강아지를 물고 갔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돌아다니는 고앙이 루키에게 생선을 건네주니 정보를 알려 주었다. 이름 없는 개는 비가 퍼붓는 날 새끼를 낳을 만한 곳을 찾아갈 시간이 없어 비를 맞으며 새끼들이 태어났다. 세 마리를 낳았는데 두 마리가 죽어 있었다. 슬피 울다가 한 마리가 사라진 것을 보고 찾고 있었다.

 

무적이와 루키의 말을 종합해보니 누런 개가 지나가다가 강아지를 발견했고 살아 있는 줄 알고 비를 맞지 않는 곳으로 옮기려고 하다 어미 개의 사고를 목격하고 놀라서 어떤 집에 내려놓고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어미 개는 사고로 다리가 부러져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고양이 루키는 정보를 주는 대신 생선 두 마리를 요구하였다. 그 강아지는 죽지 않았고 파란 대문집에 산다고 말해주었다. 파란 대문이 열렸고 미소에게 생선 세 마리를 사 주었던 아저씨가 살고 있었다. 개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착한 아저씨라는 것을 알았다. 열린 현관문으로 거실에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번개는 진심으로 좋아했다. 죽은 줄 알았던 강아지가 살아 있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이름 없는 개는 아픈 몸으로 죽은 새끼라도 찾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천개산 패밀리들은 기쁜 소식을 알리고 싶어 했다.

 

고양이는 비를 맞는 것을 싫어하는데 먹을 것을 구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은 주인을 찾아 다니는 것이라고 했다. 루키도 시간이 지나면 주인은 절대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름 없는 개를 찾아 강아지를 물고 간 개는 우리가 아니라 누런 개였으니 오해를 풀라고 말했다. 어미 개는 사고로 다리를 다쳤고 대장이 권하는 음식마저 거부하면서 새끼 강아지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새끼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이름 없는 개의 행동은 자식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단단한 것인지 큰 울림을 준다.

 

저자는 책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라도 새끼를 지키고 싶어했던 엄마 개의 책임감은 마음을 아프게 하고 감동도 준다. 책을 읽은 친구들도 자신이 지킬 자리와 책임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 100년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 대한민국 자녀들 묻고, 90세 아버지 답하다
이시형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이시형 박사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중년 세대를 위한 아버지로서의 고언이다. 중년은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을 맞는 나이기도 하다. 90년을 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녀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실천 방법을 소상히 담았다.

 

50대는 인생의 큰일들이 벌어지는 시기다. 당장 정년이 코앞이고 퇴임 후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와 더불어 정년, 질병, 노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녀들의 문제가 남아 있다. 퇴임 후 계획은 현역에 있을 때 틈틈이 준비해야 한다. 정년이 두려운 게 아니라 새로운 일터에서의 도전을 하는 정년이 기다려져야 한다. 저자는 90세 나이에도 인류사회 복지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현역 못지 않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책의 1부는 대한민국 자녀들이 묻고 90세 아버지 답한다. 2부는 이시형 박사의 90년 인생 동안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중년의 인생 공부를 공개했다. 책 말미에 아들, , 오랫동안 이시형 박사를 모신 비서가 서로에게 진솔한 편지를 썼다.

 

행복의 순간은 참으로 짧아서 더욱 귀하다. 당신은 행복합니까?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인생이란 게 언제나 행복의 연속일 순 없지만 산전수전 온갖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게 인생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평균보다 이미 더 살았으니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한다. 품격 있는 노인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겸손한 노인력을 키우면 된다고 답한다. 인간에겐 누구나 남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은 이타적 욕구가 있다. 자기가 베푼 작은 친절이나 배려에 상대가 크게 감사하고 기뻐하는 걸 보면 뇌 속에서도 똑같은 기쁨 반응이 일어난다.

 

아직 죽음은 저 멀리 있으니 어느 길을 따라 어떻게 갈 것인가. 종착역에 이르기까지 그 미지의 길을 연구, 탐색해보고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힘을 느껴보라고 한다. 잠이 잘 안 오는 것이 나이 든 사람들의 수면이다. 젊을 때처럼 잠이 깊게, 많이 오지 않는 건 나이들수록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활동이 많으면 피로회복을 위해 그만큼 수면이 더 필요하다. 불면을 즐겨보라고 한다. 못 먹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못 자서 죽은 사람은 없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휴식이 된다.

 

지금 중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멈춤의 기술이다. 멈출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자기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멈추고, 돌아보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눈을 들어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다. 그토록 원했던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속에 있다.

내가 이렇게 걸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구나.”

내가 지금 숨 쉬고 살아 있다는 것이 참 축복이구나.”

 

운동을 하고 건강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건강이다. 배우는 것을 멈추지 말고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익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젊음을 유지하는 길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작은 사업, 봉사활동, 새로운 학문을 공부해도 좋다.

 

바쁘다고 정신없이 살아가지 말고 가끔은 멈춰 서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면 삶의 환희에 벅차 걸음을 멈추고 감탄하게 될 것이다. 식사도, 삶도 너무 급하게 너무 바쁘게만 살지 말고, 때로는 천천히 여유롭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보자. 그게 진짜 힐링이고 진짜 행복이란 걸 곧 알게 된다.

 

사람들은 독서와 수다를 통해 마음을 달래는데, 명상을 습관화하면 자연치유력이 높아지고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 웃음도 면역력을 높여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수명까지 연장시켜준다. 웃을 일만 기다리지 말고 웃음을 찾아 억지로라도 웃다 보면 어느 순간 정말 즐거워질 테니까 실없이 웃고 가볍게 살아가면 우리를 건강하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하였다.

 

쓰는 행위가 곧 나를 읽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한다. 과거의 나에게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도 좋다. 당장 떠오르는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보면 처음엔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한 번 쓰기 시작하면 손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며 중년이 된 지금 마음을 관리하고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고민하게 되었다. 중년에는 진짜 자기 철학과 전략, 인생 지도가 필요하다는 말, 인생 후반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닫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