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
안 이카르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날개 꺽인 너여도 괜찮아

 

이 소설은 화자 안이 지적 장애인 5살 터울인 오빠 필리프에게 이야기 하는 형식으로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이다. 안은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같은 처지의 장애인 여동생 이야기를 보며 밀려든 후회와 자책, 현재의 자부심, 구원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오빠를 곁에서 돕는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안 이카르Anne Icart

1968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현재 기업 법률 전문가로 일하며 창작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첫번째 작품인 날개 꺾인 너여도 괜찮아2010모나코 피에르 대공 재단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두번째 소설 내가 그녀들에 대해 네게 말해줄 수 있는 것으로 2013메오카뮈제 소설상을 수상했다. 2015년 세번째 소설 내 기억이 맞다면을 발표해 비평가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다른 아이들보다도, 나보다도, 훨씬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그러니 내가 오빠인 너한테 잘해줘야 한다고, 늘 너를 보살펴야 한다고. 그때 내 귀에 들어와 박힌 말은 네가 영영 낫지 않으리라는 거였어. 그러니까 너는 영웅, 나의 영웅이 아니라는 거였지. 내가 어둠이나 문어같이 생긴 외계인을 무서워할 때 나를 안심시켜줄 든든하고 다정한 오빠가 아니라는 얘기였어.

    

네 날개가 꺾인 그때부터. 아울러 나의꿈도 꺾였지. ! 하고 폭발하며 허망하게 스러지는 지옥 같은 지구의 환영이 눈앞에 어른거렸어. 세상 모든 것이 불길 속으로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대혼란. 아무도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난 절망감을 혼자서만 간직했어. 마음속 깊이 꼭꼭 숨겨놓았지. 난 아주아주 상냥하게 굴려고 애썼어. 오빠 너를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어. 외려 그 반대였지.

  

사실 오빠 너의 꺾인 날개를 혼자서 짊어지는게 여간 버겁지 않았거든. 거추장스럽고 성가시고, 때로는 지긋지긋했어. 젠장, 하필 왜 나냐고? 난 널 평생 달고 다니지 않을 거야. 나도 좀 있으면 열다섯 살이고 앞으로 할 일도 무진장 많거든. 연애도 하고 싶고, 파트리크 푸아브르 다르보르처럼 여덟시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도 되고 싶단 말이야. 정말 간절하다고, 아니면 TV 드라마 <착한 경찰>의 주인공인 아니 지라르도처럼 여자 수사반장이 되든가.

    

너는 천신만고 끝에 태어났다고 엄마가 말씀하셨어. 정상적으로 분만할 수가 없었대. 산통이 48시간 동안 계속되었지만 자궁문이 열리지를 않았던 거야. 1960년대 초반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한다거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거든. 부아시외 의사 선생은 자연분만을 고집하며 버텼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았어. 넌 출구를 찾지 못하고 엄마 뱃속에서 이리 채고 저리 채었지. 결국 제왕절개를 했지만 너무 늦었어. 넌 이미 손상을 입었던 거야 당장은 눈에 띄지 않았어. 아직은 넌 울어댔고 아프가 테스트도 이상 없이 마쳤어 아빠와 엄마는 아들을 얻은 것에 마냥 행복해하셨지.

 

엄마는 부엌에서 눈물을 흘리셨어. 부엌에서 우는 시간이 점점 잦아지고 점점 길어졌지. 난 엄마를 위로할 수 없었어. 엄마 눈엔 내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당시엔 아직 엄마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정도로 실의에 빠졌는지 알지 못했어. 아빠도 마찬가지였고.

 

너의 이웃들은 널 '성가시다'고 여겼어. 대체 네가 왜 마주칠때마다 인사를 한답시고 한 손을 내밀며 자기들에게 다가오는지 이해하지 못했지. 네가 마주치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그런다는걸 알 리 없었으니까. 네 천성이 사교적이라는 걸, 사교적이다 못해 귀찮게 달라붙는 타입이라는 걸, 특히 여자애들한테는 더 그런다는 걸 말이야. 아무튼 넌 얼핏 보기에도 장애인이었으니, 겁을 집어먹은 거였지.

 

네가 인사말을 제대로 못하고 어버버거렸을 테니 분명 거친 사람으로 여겼을 거라고. 그들이 부동산중개인에게 불만을 표했고 부동산 중개인이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했어. 네가 이사가기를 바라는 거였지. 아빠가 분노하셨어. 그토록 노발대발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 고소도 불사할 태세였지. 아빠의 단호한 태도에 그들도 단념했어.

 

다운증후군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했어. 혼자 집에 누워서. 늦은 시간이었지.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가 항금 시간대에 방영되는 일은 극히 드문데 말이야. 정말 멋진 사람들이었지. 그들 중 하나에게 여동생이 있었어. 기다란 갈색 머리의 매우 예쁘고 고운 아이였어. 그 아이가 자기 오빠에 대해 이야기를 해. 아주 오랫동안, 그리고 울어. 아주 많이. 나도 그 아이의 말이 한마디 한마디 끝날 때마다 함께 울어. 침대에서 홀로. 그애가 말하는 모든 것, 나도 그대로 할 수 있는 말이거든.

내가 구원을 받은 게 바로 그날 밤이었던 것 같아.

 

고마워, 나의 필로, 네게 쓴 내 글을 모두 이해해줘서.

그렇다는걸 내게 너무도 멋지게 표현해줘서

고마워, 프랑수아즈, 이 이야기가 필리프를 다시 영웅이 될 수 있게 해줘서.

"필로, 내가 글을 썼는데, 어쩌면 그게 진짜책이 될지도 몰라."

"."

"서점에서 파는 진짜 책 말이야...잘됐지, 안 그래?"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의 신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독서의 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밤 책 한 권씩 독서감상문을 웹에 게시하는 장대한 북 내비게이션 프로젝트 센야센사쓰千夜千冊5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최초의 에디토리얼 디렉터로서 편집의 방법적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한편, 수많은 프로젝트와 연구모임을 통해 연구자와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독서법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다. 나만의 독서를 하며 이 책을 만났다. 저자는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웹사이트에 올리고, 개인 장서로 5,6만 권 정도 된다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공통점일까. 저자도 책 선물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하였다. 나 역시 책을 선물로 받거나 새 책을 대출했을때 기분이 좋고 가슴이 두근 거린다.

 

 


 

독서는 패션이다

독서란 어떤 옷을 골라 입는 것과 비슷합니다. 독서는 패션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죠.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매일 갈아입는 옷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옷을 입고 벗고 하면서 성장해 왔지요. 책도 그처럼 매일 입고 벗고 하는 겁니다. 옷에는 바지가 있는가 하면 양복도 있고 학생복도 있기 마련이지요. 또 스웨터에는 물이 들어 있는 것도 있고 팔꿈치 부분이 닳은 것도 있습니다. 책도 그런 옷들처럼 매일 반복해서 입고 벗는 것으로, 독서는 전혀 특별한 행위가 아닙니다

 

 

책은 반드시 두 번 읽는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시선이야말로 독서력에 필요하고, 그러한 시선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책을 '오늘의 시점'에서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에서 책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라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책이라고 해 봐야 일 년에 한 번 두 권씩이니까, 그것은 차라리 '무엇인가와의 만남'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어머니가 별 의미 없이 책을 사다 줘도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게 되었지요. 언제나 책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그것은 마치 '초여름이면 나팔꽃이 피고' '꽈리가 나는 계절에는 집에서 꽈리를 보내준다'는 것과 비슷한. 뭐랄까 어머니가 사 주는 책이 저의 계절감을 자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독서는 누군가와의 인연이다

저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배우고싶은 사람의 책은 반드시 읽습니다. 이것도 다독의 요령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을 알고 있고 그 사람과 만날 기회가 많다면, 소홀이 읽을 수 없다는 생각이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책과 거리감이 줄어들고, 책 내용 중에서 모르는 것은 상대방에게 물어볼 수 있는 등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대각선으로 책을 읽다

한때 저는 이나가키 다루호에게 홀딱 빠져 있었습니다. 교토의 모모야마에 있는 그의 집을 자주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는 언제나 훈도시 차림이었고, "물리학이나 천문학이 가장 초월해 있어. 멋있잖아!"라고 자주 말씀하셨죠. 저는 그의 말에 큰 영감을 얻었습니다. 말하자면 '훈도시를 입은 우주론'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래서 "좋아!<유> 물리학과 민속학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마치 대각선으로 연결하는 것처럼 함께 다뤄 보자." 라고 생각했고, 이것을 편집 방향으로 결정했습니다.

 

  

  

 

잡지 독서에 다독술의 길이 있다

출판 분야에서 잡지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잡지는 정말 특이한 모습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 권 안에 컬러 화보도 있고, 가십도 있고, 심각한 르포르타주도 있고, 웃음을 주는 기사도 있습니다. 취재 기사, 논문, 칼럼이 섞여 있습니다. 매달 한 권의 잡지에 많은 사람이 북적거리고 있는 것이지요. 한 호가 다음 호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사람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 권 혹은 여러 권의 잡지를 읽어 나가면 다독성을 획기적으로 기를 수 있습니다.

 

차례 독서 3분이 독서의 운명을 좌우한다

, 이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초조해 해선 안 됩니다. 우선은 차례 페이지를 펼칩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책은 차례에 그 책의 윤곽이 가장 잘 나타나 있습니다. 차례는 겨우 2~4쪽에 불과합니다. 먼저 이것을 제대로 읽어야만 합니다. 사실 저는 서점에서 책을 손에 드는 순간,책장을 팔랑팔랑 넘기기 전에 반드시 차례를 먼저 읽습니다. 사느냐 사지 않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 겨우 1분에서 3분에 불과한 시간입니다만, 3분 정도의 짧은 순간에 차례를 읽어 두었는지 아닌지가 그 뒤의 독서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책은 이미 텍스트가 들어 있는 노트이다

우선은 읽으면서 단어나 용어나 마음에 드는 문장에 표시하는 습관을 몸에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시하다가 조금 익숙해지만 표시하는 방식을 여러 가지로 정해 두면 좋습니다.

그럼 왜 표시하면서 읽는 게 좋을까요? 하나는 책 읽는 데에 철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집중하기 쉽습니다. 또 하나는 다시 읽을 때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표시하면서 읽는 법'의 유쾌한 점입니다. , 책을 노트로 보는 겁니다. 책은, 이미 텍스트가 들어 있는 노트입니다.

 

독서는 ''이기도 하다

책은 바이러스이기도 하고, '극약'이기도 합니다. 모든 책을 대중요법처럼 읽으려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 그런 독서는 불가능합니다. 독서란 원래 위험 요소를 동반합니다. 그것이 독서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이 자신을 응원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때로는 배신도 하고, 뒤통수를 때리기도 합니다. 부담을 지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이 독서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독서가 재미있는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의 벚꽃
왕딩궈 지음, 허유영 옮김 / 박하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적의 벚꽃]은 현재, 과, 회상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 된다. 이 소설의 상징은 벚꽃의 만개와 사라짐 사이에서 해석된다. 인물의 감정을 직접 묘사하지 않는다. 주변 인물들을 통해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기에 독자에게 상상을 하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설이다.

 

 

책 소개

처음에는 3인칭 시점으로 썼다. 첫 장을 완성할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치고 리듬도 빨랐다. 인물에 대한 복선을 깔아놓고 타인의 고통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배후에 숨어 인물들의 인생을 조종하는 초연한 시건을 만들어냈다. 한달 뒤 첫 글자부터 다시 쓰기 시작했다. 남의 이야기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모두 내 슬픔으로 바꾸었다.

겉으로는 진정한 사랑을 잃고 사랑을 찾아 헤매는 남자의 이야기지만, 사실은 녹록치 않은 인생에서 사랑을 빼앗기고 이상이 무너지고 미래가 박탈당한 순간의 이야기다.

 

나와 추쯔는 작은 전기주전자를 산 뒤 이벤트에 당첨되어 수동 카메라를 받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추쯔가 사진 촬영에 매료되면서 그들 앞에 다른 길이 펼쳐진다. 추쯔는 사진반에서 자원봉사로 사진을 가르치는 뤄이밍을 알게 된다. 그는 부자였고 이 지역에서 존경받는 어른이었지만 결국에는 돈을 무기로 사랑을 빼앗음으로써 하룻밤 사이 소설 속 나의 인생을 산산조각 내버린다.

 

 


 

슬픔을 쓰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일어난 그 사건이 막 걸음마를 시작한 나를 완전히 파멸시켰을 때도 나는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바깥세상은 화기애애한 곳이어야 했다. 작은 마을은 여전히 한 영웅이 발산해낸 영광의 빛에 취해 있었다. 나도 그들처럼 그가 죽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온전히 살아남아 이따금씩 그 갈채 뒤에 숨겨진 조롱을 느끼고 이따금씩 타인의 고통이 가져다 주는 괴로움을 경험해야만 이 세상에 영원히 그를 용서할 수 없는 누군가가 살고 있음을 기억할 테니 말이다.

 

인생의 씁쓸함을 아는 사람만이 커피의 묵직한 향기를 폐부로 받아들여 가슴속에 웅크리고 있는 고독한 영혼을 깨워낸 뒤, 터져 나오려는 신비로운 탄식을 욱여 삼켜 비루한 식도와 목구멍 사이에서 수줍게 맴돌게 할 수 있었다.

 

그때 뤄이밍은 뭐라고 했을까? 어떻게 생긴 흉터인지, 아프지는 않은지 물었을까? 깊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건 인생을 송두리째 잃는 것이다. 요즘은 추쯔의 은밀한 부위에 대한 애틋함은 점점 옅어지고 있지만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고 있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슬픔이 차오른다. 얼굴을 비스듬히 기울여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에 혐오감마저 든다. 그녀의 젖가슴이 나를 배신했는지에 대한 의심보다는 그 시커먼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내가 상상하는 뤄이밍 선생님은 추쯔의 사진 속에서 본 벚나무와 그녀가 무심코 했던 말들, 즉 그의 수업 광경이나 그녀를 쳐다보는 눈빛, 오래된 합원식 가옥, 나무로 된 회랑 같은 것들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뤄이밍의 집에 들어설 때 작은 질투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게다가 그곳은 내가 상상했던 것만큼 아름다웠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 이토록 아름다운 집이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고, 앞으로 남은 생에서 이보다 더 고상한 집은 볼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 집주인은 겸손했다.

         

적은 꿈속에서 파멸시키고 벚꽃은 침대 옆에 흐드러지게 피었네.

 

나는 앞으로 어디에서든 추쯔를 기다릴 거예요. 그녀에게 아직 들려주지 못한 얘기가 있어요. 염소 이야기요. 그 염소를 내가 미워하는 아버지에게 드릴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도둑맞았죠. 결론은 이렇게 간단해요. 한마디로 하면, 내 이야기는 염소 한 마리의 이야기예요. 남자의 슬픔은 그렇게 작아서는 안 돼요. 너무 작으면 인생에 파고 들어왔을 때 영원히 뽑아낼 수 없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상의 여자들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5
박문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지상의 여자들 박문영 SF 소설"

 

어느 날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면 어떤 기분일까. 소도시 구주시의 남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화를 내거나 폭력을 가하는 남편들이 여자들은 차라리 돌아오지 말고 죽어버려라 한다. 얼마나 시달렸으면 이런 말을 할까 상상을 해본다. 남편이 아내가 보는 앞에서 갑자기 연기 처럼 사라졌다니 SF 영화를 보는 듯 하였다. 이 소설은 우리 사회가 어떤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저자: 박문영

남쪽 지방 소도시에서 고양이 미세, 먼지와 함께 작업한다. 주로 소설·만화·일러스트레이션을 다루며 매일 그림일기를 쓴다. 1회 큐빅 노트 단편소설 공모전에서파경으로 수상, 2SF 어워드에서 중편소설사마귀의 나라로 대상을 받았다. 소설 외에 시리즈 그림책그리면서 놀자, 만화집봄꽃도 한때(공저), 멸종위기종을 위한 웹툰'천년만년 살 것 같지'를 만들었고 이를 확장한 만화에세이집천년만년 살 것 같지? (공저)2018 환경부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박문영은 SF가 멀고 캄캄하다고 느끼는 독자와 함께 이 장르의 아득한 폭과 너비를 천천히 여행할 예정이다. 자리를 못 잡고 겉도는 것, 기괴하고 무력해 보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대상, 여성·어린이·청소년의 감정과 심리에 관심이 많다.

 


 

 

외계 존재가 초자연적 현상을 일으키는 도시 구주’.

이곳의 남성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구주의 낮과 밤은

서서히 여자들의 것이 되어간다.

어쩌면 이곳은 지금 우리와 가장 가까운 동시에 가장 먼 세상일 것이다.

 

 

지방의 작은 소도시 구주, 식당으로 들어가는 다문화 가정의 모습이나 터미널에 앉아 김밥을 먹는 노부부의 모습은 다른 날과 다를 바 없는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성연 또한 그 불안한 평화에 섞여 출장을 떠나는 자신의 남편을 배웅하고 있었다.

 

봉분앞에 주저앉은 여자가 아들의 이름을 다시 외쳤다. 아이를 업은 필리핀 여자는 그 둘레를 서성였다. 여자는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의 머리채를 거머쥐고 주먹으로 배를 치던 남자가 없어졌다. 모공과 입술이 검은, 자신보다 13살이 많은 남편이 사라지고 없었다. 시모가 입을 벌린 채 풀 더미 위로 드러누웠다.

 

국내외 곳곳을 다녀 본 형근에게도 이번 출장은 길었다. 국제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였다. 회의, 워크숍, 포럼, 전시까지 서울에서 마치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부부는 90여 일의 작별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았다. 성연은 형근이 다른 작업 의뢰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27

 

희수 어머니는 자신을 냉장고로 밀치던 그가 갑자기 뒤를 밀려났다. 거실 형광등 빛이 흔들렸다. 천장에서 쏟아진 희끗한 먼지들이 그의 몸에 내려앉았다. 남편이 허공에서 발버둥을 쳤다. 모든 게 헛것 같았다.

   

 

'요새, 보루, 유토피아' 같은 단어가 구주 앞에 붙었다. 구주는 여성들이 살고 싶은 도시로 불리기 시작했다. 인구 유입은 아직 미비했다. 실종자가 성인 남성에게 다른 계층으로 확산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었다. 사건이 구주에서만 벌어질 거라 확신할 수도 없었다. 생산기반이 취약한, 늙고 한적한 땅은 말의 홍수로 출렁였다.

 

구주에서 종적을 감춘 성인 남성은 현재까지 경찰 추산 29명으로 발표되었다. 실종자들의 공통점은 꽤 겹쳤다. 그들 대부분은 중장년의 군필자였다. 담배와 술에 중독되지 않은 자는 드물었고 열에 여덟은 성인병 증세를 겪고 있었다. 폭력 전과 기록이 불거져 나왔다.

 

  

여자는 신부가 말하는 투쟁의 역사에서 누락된 대상을 알고 있었다. 실종자가 167명이라면 고통당한 이들의 수는 그 이상일 것이다. 교단이 월요일 아침의 구령대 같았다. 그는 헌금 봉투에 글자를 써 내려갔다. “죽은 듯이 살아야 했던 여자들의 존엄은요? 실종이 이제야 정신을 차린 신의 섭리라면요?” 여자는 성당 입구에 놓인 바구니에 봉투를 놓고 떠났다. 미사가 끝난 후, 메모를 확인한 신도가 종이를 구겨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세상의 종말이 한국인들에게서부터 온다고, 세계의 멸망이 한국에서도 시작될 거라고 말한 작가가 있어요.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에밀리 엘이라는 소설에 적은 구절이죠. 그런데 이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요. 세상의 끝과 시작이 한국 구주에서 동시에 움텄으니까요."

 

 

작가의 말

여성들이 주축이 된 사회가 훌륭하고 정결할 거란 판단은 편견일지 모른다. 거기도 떠도는 여자들이 살 것이다. 해이, 이기, 의심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이들이 자리할 것이다. 소도시 구주에도 이곳과 같은 빛, 그늘, 경계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작업을 했다. 함께 폐쇄구역을 헤매면서 늦지 않게 밝은 땅이 나올 거라 믿었다. 겁이 나는 밤마다, 읽을 수 없는 별자리를 보면 덜 불안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레인스토밍에서 벗어나자! -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상! 내일이 달라지는 9가지 사고 방법
노병주 지음 / 지식과감성#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브레인스토밍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다. 처음에는 생소해서 메모도 하였다. 이 책은 브레인스토밍에서 벗어나자라고 한다. 궁금하여 읽어 보았다. 읽기도 편하고 그림으로 나와서 이해가 쉽도록 되어 있다. 내가 생각했던 내용은 아니지만 아이디어 창출할 때 도움이 많이 될거 같다.

       

 

 

 


 

 

다음과 같은 9가지 키워드로 아이디어 발상 과정을 제시한다

 

아이디어 구성: 아이디어 구체화 방법

세분화: 누락 없는 체계적인 검토 방법

벤치마킹: 창의성 확보 방법

지원: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키는 방법

파라미터: 합리적인 체크 방법

편리성: 개선 포인트 도출 방법

기능: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방법

삭제: 혁신적인 아이디어 도출 방법

문제 해결: 효과적인 원인 분석 방법

 

브레인스토밍이란

 

타인의 아이디어나 의견에 대해서 판한하거나 비찬하지 않는다(비판 금지), 자유롭게 다양한 아이디어나 의견을 이야기한다(자유 분방), 질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보다는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추구한다(질보다 양), 타인의 아이디어에 의견을 결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의견을 발상한다(결합 편승)

 

 

 

 

브레인스토밍은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주로 관심 있던 영역만 반복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자유분방하게 생각하고 싶지만, 무엇을 체크해야 할지 모른다. 많은 양을 도출하고 싶지만, 잘 생각나지 않는다. 남의 아이디어에 편승해야 하지만, 다른 사람의아이디어를 자세히 듣지 않는다. 구체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도 실행 담당자를 정한다. 시간이 지나도 충분한 양이 나오지 않을 경우, 순서를 정해 하나씩 이야기하지만, 효과적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창의성 향상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창의성은 새롭고 적절한 것을 생성해 낼 수 있는 능력, 여러 가지 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새로움에 이르게 하는 개인의 사고 관련 특성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된다.

      

창의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사람' 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렇게 정의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결과 중심적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 결과 중심적 정의에 따라 자신을 평가해 보자.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냈는가?' 그렇지 않다면 나는 분명 창의적이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으로 창의적 사람의 정의를 내려보자. 아직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는 못했어도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는 사람' 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새로운 방법으로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될 확률이 높아진다.

 

 

 

 

창문 잠금장치 개선 사례

 

창문을 잠그지 않는 실수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창문을닫는 순간 자동으로 잠기게 하면 된다. 또한 잠겼던 창문을 열 때의 편리성도 확보되어야 한다. 창문 프레임과 창문틀을 이용하여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게 하고, 손잡이의 하단부를 잡고 문을 열면 손잡이의 각도가 틀어지면서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되도록 개선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아이디어 발상의 기본은 불편한 점을 개선하는 것이다

 

   

 

 

 

숟가락, 젓가락 받침 기능 달성 사례

 

어떤 음식점에서는 숟가락, 젓가락에 받침대를 제공해 주는 경우가 있다.

받침대의 기능을 생각해 보면, 입에 들어가는 부분이 테이블에 닿지않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기능 중심으로 생각해 보면, 받침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입에 들어가는 테이블에서 뜨도록 만드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받침대를 사용하지 않고 숟가락이나젓가락에 돌기 형상을 만들어 뜨게 할 수도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