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무척 더운데 어떻게 지내시나요. 장마가 슬슬 끝나간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실내는 눅눅합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8월 첫 주말이라서 휴가를 떠나신 분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지나가다보니, 근처 가게가 휴가라서 쉰다는 집이 지난 주에는 많았습니다.

 

 오늘 페이퍼는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구병모의 <파과>에 저도 관심이 생겨서 페이퍼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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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5일 알사탕과 신간적립금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8월 5일까지 신간적립금

파과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7월  

 

 

 

 첫번째 이야기

 

 은퇴한 전직 연쇄살인범은 알츠하이머와 싸우고 있습니다. 전엔 그가 누군가를 죽였지만, 지금은 병이 그를 지워가는 중입니다. 기억이 지워지면 이것저것 엉망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만둔 지도 좀 되었고, 병 때문에 문제가 많지만 그는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건 어쨌든 딸을 구해야 하는 그의 상황 때문입니다.

 

 

 메멘토

2000년/크리스토퍼 놀란/가이 피어스|캐리 앤 모스 |조 판토리아노|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이 기억할 수 있는 건 고작 10여분에 불과하다. 잊어버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믿을 수 있는 건 얼마 되지 않는다.

 

 

 

 뇌미인
나덕렬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10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치매에 대해서 설명하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생활습관을 소개한 책.

 

 

 

 기억을 잃어버리는 이야기는 전에도 있었고, 알츠하이머라는 병도 이전보다는 많이 알려졌습니다. 생각해보니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도 이제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만큼은 특별한 소재도 아니게 되었고, 이전보다 알츠하이머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고,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도 늘어간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잘 모릅니다. 그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덧붙여 그 사람도 모를 수 있습니다. 기억을 잃어간다면.

 

 그렇게 사정 복잡한 그에게 지난 일을 다시 꺼내와 한 번은 써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딸을 구하기 위해 시작한 이후에도 기억은 더욱 엉망으로 변해갑니다.

 

 

 테이큰
2008년/피에르 모렐/리암 니슨|매기 그레이스|

 

테이큰 2

2012년/올리비에 메가턴/리암 니슨|매기 그레이스|팜케 얀센|라드 세르베드지야|

 

 1편에서는 갑자기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전직 특수요원이었던 아버지가 나서고, 2편에서는 전의 그 일당이 다시 나타나 가족을 위협하는 일이 생기는데, 가족을 구하고 지키기 위한 아버지가 나오는 영화

 

 두번째 이야기

 

 아직 그는 현역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60대의 노부인으로 살고 있으나, 실은 수십여년 간 같은 일을 해 왔고 그러다보니 업계 대모 소리 들을 정도가 되었음에도 현역입니다. 이 직업을 위해 그는 무감각한 사람으로 단련해왔으나, 그토록 외면해왔던 것들과 갑자기 만나게 됩니다. 버려진 개. 리어카를 끄는 노인, 그리고 자신을 치료해준 박사. 그 타인들이 그에게 비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만으로도 이전에는 그럭저럭 잘 해왔던 일들에 작은 금을 만들고 조금씩 틈을 생기게 합니다. 영원히 멈출 수 없는 이것은 결국 그에게 찾아올 수 밖에 없었을 문제이고, 생각했건 생각하지 않았건 예외없이 만나게 되는 시간과도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시간은 그들을 기다렸을까

 

 은퇴한 전직특수요원들의 이야기는 아주 드물지는 않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나이를 먹지 않지만, 영화 밖의 배우들과 관객들은 나이를 먹는 사람이니까요. 결국 어디서든 시간이 흘러간다는 걸 느끼게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레드: 더 레전드

2013년/딘 패리소트/이병헌|브루스 윌리스|존 말코비치|캐서린 제타-존스|헬렌 미렌|메리-루이스 파커|안소니 홉킨스|

 

은퇴했던 전직 특수요원들, 현장을 떠났던 요원들이 다시 돌아오는 영화

 

 

 

 

 

 같은 시기에 비슷한 책 두 권이 나와서 같이 비교해보면 어떨까 하고 이 페이퍼를 써봅니다. 처음에는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지만, 페이퍼를 쓰면서 계속 서로 다르다고 느껴지는 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한 사람은 남성, 한 사람은 여성입니다. 그러고 보니 책을 쓴 작가도 그렇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자기 목소리로 재미있게 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기억을 잃어간다는 건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는 것과 많이 멀지 않고, 무감각하기 위해 고립된 자신을 유지했던 사람이 타인을 향한 감정과 만난다는 것 역시 이전의 자신과 달라져가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많은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떠나더라도 그 끝에서  만나게 되는 것에는 자기 자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멈추지 않으며, 누군가에게 더 많은 것을 주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조절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것임을 떠올립니다. 한때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을 파괴했던 자들에게도 생겨나는, 지키고 싶은 것 역시 어느 면에서는 그런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소설의 제목 ‘파과’의 의미는 첫 페이지를 펼치고 작품을 읽어나가는 동안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면 또 다른 의미와 이미지가 포개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으깨진 과일[破瓜]’은 ‘빛나는 시절[破瓜]’과 하나로 이어진다.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 그래서 우리는 소설의 말미에 이르러 네일아트를 받는 조각의 모습에 미소 지을 수 있다. 비록 단죄당했을지라도 그녀는 환하고 자유롭다. 상처투성이에 쇠락해가는 인생일지언정 기꺼이 살아내겠노라는 의연한 발걸음, 그것은 ‘지킬 것이 있다’는 열망이 가져다준 덤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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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무척 덥네요. 장마가 끝나간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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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3-08-0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고, 잘 쓰려니 더 이상해지는 건 원래 그런걸까요?

서니데이 2013-08-05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써지지 않아서 서운합니다. 처음 썼던 것이 나은 것 같기도 하구요. 시간 오래 걸려 쓰긴 했는데, 별로 였다는 예시로 이 페이퍼를 지우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8월입니다. 근데 어제랑 변한 게 별로 없네? 원래 그런 건가봅니다. 7월에 저는, 페이퍼가 잘 써지지 않아서, 매일 고치고 지우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자주 쓰겠습니다.

 

 오늘 책은 알사탕과 적립금 있는 책 두 권입니다.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은 1일, <연필깎기의 정석>은 2일 알사탕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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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글을 쓰는 법을 , 누군가는 연필을 잘 깎는 법을 썼다.

이 책에...

 

8월 1일 알사탕 도서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
박수밀 지음 / 돌베개 / 2013년 7월

 

8월 2일 알사탕도서

연필 깎기의 정석
데이비드 리스 지음, 정은주 옮김 / 프로파간다 / 2013년 7월

 

 

 

 글을 잘 쓰는 법, 혹은 연필을 잘 깎는 법. 두 가지는 별 상관은 없어 보인다. 아니, 연필을 깎아서 나중에 그걸로 글씨를 쓸 가능성이 많으니까 많이 멀지는 않은걸까?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니, 연암 박지원의 시대에는 연필보다는 붓으로 척척 써내려갔을테니까 그렇게 보면 조금 더 멀 지도. (그러나 이 책은 박지원의 저서는 아니고, 박수밀이라는 분이 썼다.)

 

 이 책들은 실용서인가?

 

 그만큼 아무 상관없어 보이기는 한데,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 가지가 같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이 책들이 이론과 실전적응을 위해 읽는 책이라서? 그렇다면 이 책들의 실용성은 어느 정도쯤 될까? 비교를 위해 두 책의 간단한 소개를 옮겨오면 이러하다.


<연암 박지원의 글짓는 법> 에 대한 소개

이 책 <연암 박지원의 글 짓는 법>은 바로 연암의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연암의 글쓰기 정신과 전략을 탐구하는 것은 연암 사상과 문학의 근원을 헤아리는 것이다. 연암의 글쓰기는 지금의 현실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으며, 글쓰기 교육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다. 연암의 자연 사물에 대한 접근 태도는 오늘날 생태 사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바가 있다. 연암의 글 짓는 법은 오늘날 도구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글쓰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연필깎기의 정석>에 대한 소개

말 그대로 ‘연필 깎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뉴욕의 만화가이자 연필 깎기 장인인 데이비드 리스가 주어진 도구로 가장 완벽하게 연필을 깎는 법을 설명한다. 주머니 칼을 사용한 방법을 비롯해 외날 휴대용 연필깎이, 다구형 휴대용 연필깎이, 이중날 회전식 연필깎이 같은 연필 깎는 도구를 이용한 방법까지 총 망라하였다.

 

 두 가지를 놓고 비교해보니, 약간은 새 제품의 사용설명서 같은 느낌도 나는 것 같다. 이 제품은 이러한 용도를 위해 쓰여졌고, 어떤 점이 특별하고 유용하다는... 뭐 그런 느낌 비슷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쓰기와 연필깎기만을 위한 책일까?

 

 아주 어렸을 때는 누군가 연필을 깎아주셨을 거고, 연필을 많이 쓰게된 그 시기부터는 연필깎기로 연필을 깎았다. 그러니 연필을 칼로 깎아본 건 얼마되지 않을거다. (미술용연필처럼 연필깎기가 적합하지 않은 연필은 깎아서 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 호기심이 생긴다.

 

 <연필깎기의 정석>의 책 소개에는 책을 궁금해할 사람들을 위해서 미리 몇 페이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소개를 봐도 목차를 봐도, 역시 연필을 깎는 것에 대한 책이다. 그러나 조금 특이하다. 연필을 깎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다양하고, 방식도 그렇다. 이전에는 그냥 연필을 깎았지만, 이 책에서는 전문가의 연필깎는 방식을 소개한다. 다양한 방식을 소개하고 설명하기 위해 사진과 그림이 있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진짜, 연필 깎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리고 이 책이 생각났었다.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이 책이 모터사이클 관리술에 관한 실용서가 아님은 출판사 책 소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여행기라고 부를 수는 없다. 아니 화자인 ‘나’는 끊임없이 ‘야외 강연Chautauqua’라는 형태의 말 걸기로 세상을 정리하고 설명한다. 모터사이클과 그 관리술에 빗대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모터사이클 관리술”과 관련하여 실제적인 도움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저자는(화자는) 모터사이클의 관리술을 통해 ‘이야기’를 할 뿐, 모터사이클의 관리술을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

 

 어쩌면 이 책들은...

 

 . 이 책들은 분명 글쓰기와 연필깎기에 많은 부분을 쓰고 있고, 그리고 그것을 보다 전문적으로 설명한다. <연암 박지원의 글짓는 법>에서는 연암의 글쓰기가 현대 작문과정과도 부합되며 전략적인 글쓰기라는 점을 덧붙인다. <연필깎기의 정석>에서는 다양한 연필깎는 도구와 방식을 통해 보다 기술적인 설명이 있다. 결국 두 가지는 다른 책이며, 전체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러한 이 책들로부터 서로 이어질만한 내용을 찾는다면 어쩌면 그것들은 많은 부분을 설명한 전문적인 부분이 아닌, 그 이전이며 그 이후에 해당될 어떤 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암의 글쓰기 과정을 생각해 볼 때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을 쓰기 전 태도나 습관이다. 연암의 글을 최고의 문장으로 만든 본질은 쓰기 전 활동인 자연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미적인 태도에 있다. 그는 자연의 몸짓을 은밀하게 관찰하고 자연과 교감하여 이를 글쓰기로 연결함으로써 진부하지 않은 독창적인 글을 쓰는 데로 나아갔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구요? 이 책은 연필을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깎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뜻도 있다고 봐요. 연필을 깎는 행위는 어쩌면 자신의 일을 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사람의 마음가짐의 표현이기도 할 겁니다. 연필 깎는 행위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명상의 시간이기도 하죠.

 

 글을 쓰기 위해 세밀하게 관찰하는 습관과 태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의 마음가짐. 이 두 가지를 두고 나는 어쩌면 비슷한 점을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잘 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오히려 그 전보다도 잘 되지 않는 건 참 이상하다. 꼭 해야지, 하면 하긴 하는데, 정말 하기 싫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안 하진 않지만)

 요즘에 생각하게 된 건, 그 "잘 하려고" 하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전에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게 부담이 되는 모양이다. 음... 그건 어깨가 뭉치는 그런 기분이고, 때로는 잘 아는 건데 물어보면 대답하지 못해서 당황하는 그런 기분이다.

 

 페이퍼만 해도 매일 조금씩 쓰면 좋겠는데, 한동안 쓰다 지우다 하면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시작만 하고 끝이 없다는 건, 계속 같은 지점까지만 반복해서 가는 기분이다. 그런 내게는 이런 조언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이제 아시겠지요. 이 책은 연필을 올바르게 깎는 법을 알려줍니다. 결코 농담이 아닙니다. 그러나 또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독자는 독특한 사고방식을 지닌 진정한 장인을 만나게 되죠.
연필 깎는 법에 대한 정교한 설명, 앞치마 착용 수칙, 추천하는 안경류 등을 꼼꼼히 따라가진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런 거예요. 연필 깎기가 그렇듯 살다보면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고, 그럴 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 깎으면 되며, 완벽하게 깎을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완벽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건 비겁한 것임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으면 해요. 데이비드 리스 씨도 그러기를 바랄 겁니다.
펜을 써도 상관없어요. 그게 나을지도 모르죠

 

 

 

 - <연필깎기의 정석>에 대한 존 호지먼(작가, 코미디언)의 추천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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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덥고, 비오는 주말이었습니다. 해가 뜨기전부터 매미가 우는 게 오늘도 비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7월이 시작할 때 이것저것 많이 생각했지만, 벌써 마지막 주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구본형님의 <마지막 편지>와 모리사와 아키오의 <당신에게>입니다. 두 권 모두 편지이거나 편지가 있는 책이네요.^^   다시 새로운 월요일을 시작하세요.

 

7월 29일 알사탕, 적립금 도서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3년 7월

 

 올해 초 만 해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책이 나와서 소개되고 했는데, 저자가 올 봄에 떠나셔서, 이 책은 갑자기 떠난 사람이 남긴 편지처럼 느껴지는 유고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자의 두 따님이 서문을 쓰셨더군요.

 첫 부분의 잡다한 일로 꼭 하고픈 일을 못하는 누군가에게 하는 말은 꼭 제게 하시는 말씀 같았습니다. 사소한 일로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에는 이처럼 일생동안 사람을 위한 경영, 개인이 살아 있는 주체적인 삶을 위해 헌신했던 구본형의 삶과 신념이 오롯이 담겨 있다. 열네 통의 편지를 받는 이들에게 그가 전하고자 했던 것은 특별한 인생으로 도약할 기회는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 있다는 따뜻한 격려와 응원이었다. 그의 편지는 자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돌보고, 진심을 다해 타인과 관계 맺으며, 진정한 성취와 자유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생을 찾는 열쇠가 반드시 주어질 것이라는 단단한 믿음을 전해준다. 그가 말하는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을 살고 싶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을 빛내기 위해서 기꺼이 지켜나가야 할 인생법칙은 바로 여기에 있다. 각각의 편지에 담긴 구본형의 삶과 글은 고단한 현실에 꿈과 자신감을 잃은 사람들에게 다시금 변화를 꿈꿀 수 있도록 깊은 성찰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구본형 님의 다른 책입니다. 그동안 쓰신 책이 워낙 많아서 최근 책과 잘 알려진 책을 골랐습니다.

 

 

 

 

 

 

 

 

 

 

“과거와 타인은 바꿀 수 없어도 미래와 나는 바꿀 수 있어요” 

 

 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3년 6월

 

 아내의 유골을 안고 떠나는 캠핑카 여행은 혼자 떠나야 합니다. 홀로 떠나게 되는 여행에서 그는 아내와 함께 하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도중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내와의 마지막 이별을 위해 떠납니다. 그리고 아내의 고향 우체국에 보관된 편지를 찾아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내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러 가는 여행이다.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느끼는 감정, 문득 혼자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잠에서 깨는 밤, 덩그러니 세워놓은 캠핑카 옆에서 남에게 맡기기 싫어 홀로 아내의 유골을 빻고 “고마워”라고 흐느끼던 호숫가의 캠핑장. 이 모든 배경과 여정을 담은 묘사는 눈앞에 펼쳐지는 영화이자 우리 삶의 한 모습처럼 느껴진다.

 


구라시마는 고독한 출발을 감행했지만,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했던 곳, 운해(雲海) 위의 성터 다케다 성을 거쳐 아내의 고향인 우스카 항까지 가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자연을 접하게 된다. 아내를 떠나보내는 여행이었지만 그 안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느끼는 자유를 맛보게 된다.
생전 아내의 좌우명이었던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나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라는 말을 되뇌는 그에게, 여행은 더 이상 외롭지 않은 삶의 여정으로 다가온다.

 


《당신에게》라는 제목은 아내 요코가 남편에게 띄우는 마지막 편지의 첫말이다. 먼저 떠나는 한 사람이 아직 남아 있는 사람을 위해 준비한 여행. 죽음마저 두렵지 않게 만드는 부부의 사랑은 마지막 엔딩과 함께 크나큰 감동과 희망을 선사한다.

 

 

 이 책은 그리고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당신에게

2012년/후루하타 야스오/타카쿠라 켄|다나카 유코|사토 코이치|

 

2012년 일본 개봉,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 다카쿠라 겐 주연([철도원] 주연)
다나카 유코, 쿠사나기 츠요시(초난강), 기타노 다케시, 사토 고이치, 아야세 하루카 등 출연

제36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남우조연상, 최우수 여우조연상
제36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에큐메니컬상 특별상 수상
제32회 하와이국제영화제 비전 인 필름 어워드 

 

주인공이 혹시 철도원에 나왔던 그 사람인가 싶어 찾아보니, 감독과 배우가 같은 사람입니다.  <당신에게> 소개를 읽다보니, 아사다 지로와 비교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본 겁니다만. 내용 읽어보니 이 책과 같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철도원

1999년/후루하타 야스오/타카쿠라 켄|코바야시 넨지|오타케 시노부|히로스에 료코|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의 다른 책 입니다.

(왼쪽부터 )

무지개 곶의 찻집,

 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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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는 대화법이 다릅니다. 어쩌면 조금은 긴 대화라서 누군가 말할 때는 듣고 있는 것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때로 누군가 나를 위해 남겨준 편지에 답장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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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주, 할인쿠폰과 함께 읽는 목요일 신간읽기

 얼마 전에 페이퍼를 썼던 책이라서 저도 찾아 읽었습니다. 아직 인터넷 연재중인데, 지난 주에 끝이 났더군요. <미생>이라는 말이 무슨 말이지? 그래서 찾아보게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시작해서 잘 읽었습니다.

 

 주인공 이름이 장그래입니다. 그래 그래 맞아, 할 때 그 '그래'. 한국기원에서 오랜기간 연구생으로 있었지만 그는 입단하지 못하고, 짐을 정리해서 나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어려워지게 되자 그는 아는 분의 도움을 얻어 회사에 추천을 받아 취직하게 됩니다만, 들어가보니 인턴십이라서 2개월 뒤의 인턴시험에 합격해야 채용이 됩니다. 처음 들어간 곳은 인력부족으로 허덕이던 오과장의 영업3팀인데, 일은 정말 많지만 오과장과 김대리라는 상사로부터 처음부터 배워가면서 채용시험을 준비합니다. 

 

 

 어릴 때 한국기원에 들어가고 오직 바둑만 두었던 그는 다른 인턴들에 비해 여러 가지로 부족한점이 많았습니다. 취업경쟁이 치열한 요즘은 구직자에게 요구되는 것이 상당히 많은데, 그의 이력서는 특이사항이 없었고, 이전 직장에서 바둑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 그만둔 터라, 한국기원의 연구생 이력은 적지 않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는 바둑을 접고 또다른 세계에서 모든 걸 새롭게 배우기로 하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 처음 들어가서 바이어를 잠시 만나는 그 장면을 제외하면, 그가 회사에서 일하는 데 있어서 바둑을 두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장그래가 일하는 회사는 종합상사이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람들과 일에 만화는 주된 내용을 할애합니다. 그럼에도 이 만화는 연재 회차에 실제 있었던 기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회는 1수로 표현하고, 매 회차에는 첫 부분에 그 기보가 보여집니다. 그가 집에 돌아가 일기를 쓰는 것처럼 매일의 대국을 정리하는 내용이 있고, 첫 부분에 인턴동기인 한석률과 말하는 부분에서 바둑을 두는 것과 같은 장면이 있기는 하지만, 뒷부분으로 갈 수록 바둑은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회차 첫 부분의 대국은 계속 진행되면서 한 수 한 수 늘어가고 있음을 보게됩니다.

 

 

  인턴 동기 중에서는 그와 함께 시험을 준비했던 한석율, 안영이, 장백기 등이 정규직으로 합격해서 함께 회사에 근무합니다. 이들도 신입사원이라서 이것저것 배울 것이 많고 적응해야 할 일도 많고, 때로는 실수도 해서 곤란해하기도 하면서 회사생활을 시작합니다. 장그래는 인턴십에서 배속되었던 영업3팀으로 가게 되어 다시 두 상사와 함께 바쁜 회사생활을 시작합니다. 인턴십동기들과 달리 그는 계약직으로 채용되었기 때문에, 그에겐 만료시한이 있는 회사 생활이 됩니다.

 

 

 영업 3팀은 중간에 들어온 박과장의 비리 사건으로 인해 뜻하지 않은 일을 겪으면서, 오과장은 승진해서 팀장이 되고 새로 천과장이 이 팀에 오면서 네 사람이 일하게 됩니다. 이 비리 사건이 계기가 되어 준비하게 된 요르단 중고차 수출 사업 보고회도 잘 끝나고, 새 아이템을 찾아내고 기획하느라 바쁘게 돌아갑니다. 장그래는 자신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지 불안하고, 다른 사람들은 장그래가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만,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만날 때, 답을 쉽게 찾지 못할 때, 그는 지난 날 자신이 바둑을 배울 때를 잠시 회상합니다. 사범님으로부터 바둑을 배우면서 받았던 가르침을, 그는 자주 아니면 매 순간 기억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표면적으로 그는 바둑을 두던 자신을 보이지 않습니다만, 이 이야기 속에서 그는 언제나 바둑을 두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대리와 함께 집에 오던 날 보여주었던 매일의 기록처럼 말입니다. 바둑은 그에게 승부사로서의 기질을 길러주었고, 집중력과 어려운 순간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평정심을 남겨주었을 것 같습니다.  

 

 

 회차와 함께 한 수 한 수 늘어가면서 가장 처음에 나오는 바둑의 기보는 1989년 응씨배 제 1회에서 조훈현과 네웨이핑이 두었던 결승 5번기라고 합니다. 이 만화의 제목과도 같은 미생은 2집을 만들어 완생에 이르지 못한 말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장그래의 계약직 기간도 2년입니다. 그가 한 사람의 상사맨으로 배우기 위해서 한 수 한 수 늘어가듯, 하루 하루 열심히 채우면서 완생을 이루기 바랍니다.

 

 

 

  지난 주에 연재가 끝나서 저는 연재 끝까지 보았습니다만, 단행본으로는 아직 완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말은 쓰지 않겠습니다. 읽는 분들이 생각하는 <미생>의 완생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덧붙여, 인터넷 연재에는 실리지 않았던 대국의 기보에 대한 해설이 단행본에는 실려있습니다. 저는 바둑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라서, 그 해설을 보고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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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오늘도 비가 오거나 덥거나 날씨는 그냥 그렇습니다. 그러는 사이 7월도 4주차가 되었습니다. 자고 일어나 눈뜨면 하루가 가는 거지만, 참 빠른 것 같습니다.

 오늘 페이퍼는 철학서인 <모든 것은 빛난다>와 국민주치의 오한진 박사의 <동안습관>입니다. 살면서 스트레스라는 어려움을 만나게 될 때, 고전을 읽으면서 또는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로 하여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번주도 즐겁게 시작하세요.^^

 

 건강한 동안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국민주치의 오한진 박사의 동안습관
오한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7월

 

 어, 어디서 본 사람인데... 텔레비전에 가끔 나오시는 선생님이셨군요. ^^  제목이 <동안습관>이어서 조금 찾아봤더니, 노화, 안티에이징 등과 관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보다 건강하고 젊고 살고 싶고 삶의 질에 대해서 이전보다 관심도 많아지고 있는데,  저자의 설명을 참고하자면. 노화에서 꼭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정신적인 면인 듯 합니다.

 

`동안`, `안티에이징`을 붙여야 상품이 잘 팔릴만큼 동안 열풍이 거센 한국 사회. 오한진 박사는 진정한동안으로 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외적인 조건을 개선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외모 지상주의인 한국 사회에서 동안으로 보이기 위해 동안 시술, 동안 성형, 동안 주사보다 근본적인 치료는 바로 정신적 상처인 `스트레스` 극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노화에는 주로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되는 정신의 노화, 나이가 들면서 점차 감소해가는 호르몬의 노화, 피부 등 신체 외적인 부분에 변화가 일어나는 세포의 노화, 총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 세 가지에 대한 항노화 습관을 익힐 수 있다면 진정한 동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중 정신의 노화를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신의 노화는 쉽게 말하면 마음고생, 스트레스로 인해 오는 노화다. 실제로 우리 몸은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노화가 빠르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지인을 잃거나, 실연을 당한 후 사람들의 얼굴이 급격히 상하고 늙어 보이는 것이 바로 그런 까닭이다. 이는 바로 우리네 삶에서 감정, 정신적인 만족감이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음이 편해야 얼굴이 활짝 핀다`는 말은 정신, 감정적 만족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스트레스란 자기 자신을 힘들게 하는 일, 어려운 일, 무서운 일, 피곤한 일 등 개인을 괴롭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정상적인 안정 상태를 위협하는 스트레스에 대항하여 끊임없이 반응한다. 최근에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세포 속 DNA를 손상시켜 자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심한 스트레스는 공황장애, 자율신경 실조증, 당뇨병, 소화불량 등 신체에 악영향을 주며 이는 곧 신체 기능을 저하시키고 노화로 직결되는 것이다.

 

 

 당신은 매 순간, 빛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빛난다
휴버트 드레이퍼스 외 지음, 김동규 옮김 / 사월의책 / 2013년 6월

 

 이 책의 부제는 "허무와 무기력의 시대, 서양고전에서 삶의 의미 되찾기"입니다. 철학교수 두 사람의 공저로 쓰여졌고, 철학과 인문 고전을 통해서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합니다. 우리가 매일 처하는 상황으로부터 만나게 되는 삶의 불안과 허무와 우울과도 같은 문제에 대해서, 저자가 대안으로 말하는 열린 존재가 되어 삶의 빛나는 순간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도 제목이 참 좋네요. ^^

 

『모든 것은 빛난다』는 우리들 현대인의 실존 상황, 우리의 문화적 위기를 저 어두컴컴한 내장 깊은 곳에서부터 끄집어내어 성찰한 책이다. 튼튼하게 고정된 닻 하나 없이 부유하는 우리의 일상, 우리들이 매일처럼 겪고 있는 삶의 불안과 무기력증과 허무―즉 삶의 의미와 무의미의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책이다. 저자들이 던지고 있는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찬양하는 “개인의 자율성”,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자아”는 우리 삶에 무슨 의미를 가져다주는가? 이 질문은 정말 충격적이다. 개인이 어떤 외적 강제도 없이 스스로를 책임지고 자유와 행복을 구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데카르트와 칸트 이래, 그리고 프랑스 인권선언 이후 인류의 신성불가침한 이상 아닌가?

저자들은 아니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허무와 우울의 시대적 병증은 “자율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그릇된 신념이 최종적으로 봉착한 지점이라고 한다.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과 선택의 짐을 오롯이 개인에게 지운 결과라는 것이다. 인간은 자율적 존재이기에 홀로 의미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삶의 피로감을 넘어 심각한 허무주의, 의미의 상실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물론 우리가 처한 정치적, 경제적 한계 상황이 개인의 삶을 질식하게 만드는 직접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해소된다고 해서 우리 삶이 회생할 것인가? 또다시 그런 상황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 삶은 파탄을 맞이해야 하는가? 이렇게 보면, 성과주의의 피로감을 성공과 성취감이라는 프로작 약물로 마취시키는 사회를 비판한 『피로사회』나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의 진단은, 그에 앞서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진단을 필요로 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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