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눈오고, 이런 질척거리는 날은 그저 집에서 따뜻한 방에서 간식거리나 먹으면서 텔레비전이나 보는 게 최고! 라지만, 따뜻한 방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주제에 왜, 즐겁지가 못한 것일까? ^^; 그렇다고 내가 완벽주의자도 아닌데! 이런 나를 두고 누군가는 말했다. 소심해서 그렇다고.
날이 추워서 나가기도 그런데, 왜 자꾸 먹는 거 생각만 나는 걸까. 전화만 하면 날아오는 음식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가 무슨 마법의 세계가 아닌이상, 등가교환법칙에 따라서 대가지급은 필수다. 어머, 고마워요, 로는 절대 끝나지 않을 현금의 법칙! 그러다보면 지갑이 참 빈곤해지고, 몇 번 하다보면, 그냥 굶지 뭐, 로 타협을 보게 된다. 그건 말이나 그렇지, 사람이 그렇다고 며칠을 굶겠나, 한 끼 굶고 나면 맛있는 것에 대한 열망은 커지고, 결국 뭔가라도 뒤져 먹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은 여기저기 뒤져서 가정용 요리책 찾아본다.
<나물이네 요리책> 나물이,로 유명한 블로거의 요리책인데, 이중 먼저 출간된 세 권은 나도 가지고 있어서 알지만, 그 이후 신간이 나와서 알라딘 검색이 되기에 올려봤다.
나물이 책의 좋은 점은 일단 재료가 단순하다. 여기에 나오는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복잡하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 집처럼 평범한 집에서 계량하기 좋은 여러가지 도구가 있다는 점도 잘 알게 되었다. 재료를 얼마나 넣는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은데, 대강 이 정도면 이만큼의 분량이 된다는 것의 표현이 나오니까, 알고나면, 꼭 이 요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것에도 쓸 수 있는 방식이라서 좋다. 여기서는 집에서 해먹기에 좋을만한 음식들이 간단하게 조리과정을 담은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서 나오는데, 조리 과정이 많이 복잡하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재료도 상당부분 간략화된 것처럼 보이고, 그 중에서 없으면 대체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설명하는 음식이 상당히 많다. 국과 반찬, 그리고 가끔은 특식이나 간식도 있고,
빵이나 케잌도 가끔 있으니, 사진과 함께 읽으면서 생생하다. (일단 내가 페이퍼를 쓰기 위해서 참고한 책들은 먼저 나온 구간인데, 신간의 내용은 약간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라, 신간에 대해서는 상품을 다시 참고하시는 게 좋겠다.)
이 책은 사실 우리 엄마가 봐야 한다. 왜냐면, 매일 오늘 반찬은 뭐하나, 하면서 창의력 부족을 탓하시는데, 사실 비슷한 재료 사더라도 할 건 정말 많지만, 언제나 며칠 전에 먹던 반찬과 국으로 회귀하는 엄마의 식단을 보면, 우리집의 식단편성자에게는 지금 이순간 간단한 요리책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나물이 책 아래 세 권을 보유하고 있으나, 지금껏 엄마는 별로 관심이 없으신~ 척해왔다. 그보다는 식탐많은 내가 이 책을 들고 다니는 것부터가 엄마의 부담거리일 지도.
그러나, 요리와 담쌓은 재능부족한 나도 대강 읽어보고 흉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을 주시나니, 요리 초보자를 위한 가정용 요리책, 난 반갑다! (저녁에 눈에 잘 띄이는 곳으로 올려놓겠다.)
페이퍼 쓰려고 집에 있는 요리책을 몇 권 뒤져보는데, 아이구, 이것도 사실, 이전보다는 부지런해지겠다는 마음의 자세부터 잡고 시작해야 할 듯. 늘 밥하는 사람을 담당하는 엄마의 노고라는 건 이런 거구나. 투정하는 자식놈의 입장이 아닌, 밥해야하는 사람 입장이 된다는 건.
요리에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은 좋겠다, 먹고 사는 건 중요한 문제니까. 요즘 인터넷 잠깐만 찾으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비법을 보유한 분들 정말 많을 것같다. 그분들은 처음부터 잘 했을까. 아님, 재미있어서 시작하게 된 걸까? 시작이 궁금하다. 그러는 궁금하기만 한 나는? 요리,라는 말만 들어도 사실은 엄두가 안 난다. 그만큼 아직 나는 시작 이전의 단계지만, 언젠가는 간단히 만들 수 있다는 책들의 비법에 힘입어, 이 가정용 요리책의 초급 실행초기단계를 들어갈 '지는' 모른다. 근데, 언젠지는 모른다, 나도. (솔직히 그렇다.)
이 글 쓰는 사이에 눈이 그친다. 집은 춥고, 컴퓨터 앞은 삭막하다. 라면이라도 끓여먹어야겠다.
허전하고 배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