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목요일입니다. 오늘 날씨는 괜찮은가요.
오후 2시가 될 때까지 아침부터 조금 책을 읽었고, 심심했고, 조금 생각이 많았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꾸었어요. 실제 잠을 잔 시간은 길지 않았는데도 아주 긴 이야기의 꿈을 꾸고나니, 영화 <인셉션> 에서 꿈속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가끔씩 시간은 서로 다른 속도로 이 순간을 지나는 것을 느낍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30주년이 된다는 게 놀랍습니다. 작가는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고 우리 나라에는 거의 매년 신간이 소개되고 있으니까요. ‘노르웨이의 숲‘은 1987년에 출간된 책이고, 우리나라에는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또는 텔레비전 광고에서도 나왔던 것 같은데,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많은 책 중에서 어쩌면 가장 많이 알려진 책일지도 모릅니다.
표지가 약간 다른 두가지가 보이길래, 이번에는 30주년 특별판이라 원서를 주는 걸까 조금 기대했으나, 상품페이지 설명을 찾아보니, 표지 커버인 것 모양입니다.;;
읽은지 오래된 책들은 대부분 기억으로만 남아있어서,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느낌이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좋아했던 것들을 지금은 그 때만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다른 의미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가끔은 기억이 엉뚱할 때도 있어서 이게 이런 이야기였나 싶은 때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가끔은 꿈을 꾸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문제삼지 않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감한다고 해도, 마음대로 말해줄 수 없으며, 결국은 가만히, 끝날 때까지 계속 지켜보게 됩니다. 보고나서 그때는 잘 알 것 같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대부분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도 요즘은 비슷해졌습니다. ^^;
그래도 그 책을 읽었던 때, 영화를 보았던 때는 기억에 조금 남습니다. 가끔은 그런 것도 오래지나고 생각하면 예전의 추억 비슷한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진으로 남은 옛날 사진이 모두 지금보다 젊은 얼굴이듯, 조금은 낯설고 오래된, 이제는 그리워하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