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만나는 가면을 쓴 사람들

매스커레이드 호텔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년 새로운 작품이 소개되는 만큼, 지금까지 쓴 소설도 참 많습니다. 이 책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작가생활 25주년 기념작이라고 합니다. 듣고나니까 상당히 오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사람이 많은 이 작가도 초기 무명생활이 길었다는 점, <용의자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하기 전까지는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는 점도 알려져있습니다. 그럼에도 소설을 계속 썼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도쿄에 위치한 특급호텔 코르테시아도쿄에서 살인사건이 예고되어, 형사는 호텔리어로 위장하여 호텔직원들과 함께 근무하게 됩니다. 형사의 옆에는 노련한 호텔리어가 있습니다만, 호텔은 낯선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고 가는 곳입니다. 또한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범인은 아니지만, 긴장된 상태로 지켜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조금씩 수상하고,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여기에 들르는 사람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인의 동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이 안에서는 가면을 쓴 채 잠시 다른 모습으로 자신을 위장한 가운데, 범인은 이 호텔의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을 것입니다. 서툰 호텔리어와, 아마추어 탐정 같은 두 사람, 그리고 조금 떨어져 보조하는 형사가 있습니다만,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은 이들 주인공 보다는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 '메스커레이드' 는 '가면을 쓴' 이라는 의미입니다. 조금씩 자신을 가린 채 호텔을 잠시 지나는 사람들을 작가는 그렇게 보았던 것 같습니다. 가면을 쓰고 이름을 바꾼 채 머무는 사람들의 가면 아래 맨 얼굴과 진짜 이름을 살짝 엿보는 순간, 알지못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멀지 않은 우리 자신의 이야기 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를 생각하고 있으시다면

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 배우자 대신 꼬박꼬박 월급을 가져오는 시스템 만들기
너바나 지음 / 알키 / 2015년 5월

 뉴스를 보다보면, 여러 가지 다양한 화제를 보도하지만, 부동산과 주식 등의 경제관련 뉴스도 빠지지 않습니다. 전세동향, 부동산가격의 변동 등을 소개하지만, 짧은 시간에 자세한 내용을 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신문에서도 경제관련 기사는 읽을 수 있고, 최근에는 인터넷의 검색에서도 관련 내용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보다 많은 정보를 읽을 수 있지만, 해당분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적을 수 있습니다.

 이 책<나는 부동산과 맞벌이 한다>의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하는데, 부동산에 투자하여 재테크 성공기를 쓴 사람인 만큼, 말 그대로 평범한 직장인은 아닐 듯 합니다.  '너바나'라는 필명을 통해,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살린 부동산 투자에 관한 설명을 적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부동산 투자 수익을 통해 직장에서 얻는 것 외에서도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부동산도 그렇고, 주식이나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투자를 해서 성공하기는 어렵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 때 이렇게 투자하면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잘 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적은 금액을 종잣돈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부동산에 투자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투자했던 부동산을 보유 또는 매매하는 것으로 수익을 얻은 것 같습니다. 또한 투자에 관한 공부도 계속해왔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자신의 투자 사례 외에도, 일반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부동산 경제에 관한 내용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부동산투자전문가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투자계획이 있는 독자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반적인 투자에 관한 설명 외에도 자신의 부동산 투자 사례의 경우에는 내역을 정리한 부분도 있으니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월세를 계획할 경우에 알아두어야 할 점, 상가나 오피스텔 등을 투자할 때와 주택의 경우의 차이 등도 읽다보면 생각하게 됩니다. 투자를 할 계획이 있다고 하더라도 막연히 잘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도전하기 보다는 조금 더 그 분야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투자관련도서 목록을 참고하는 것도 괜찮겠고, 저자의 개인 블로그나 카페 등도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본 내용을 참고하여 실제 자신이 투자할 대상을 조금 더 알아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어느 방식의 투자에서도 위험성은 있습니다. 또한 같은 방식을 통해서 수익을 다시 얻는다는 확실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투자로 성공하는 사람이 없지 않은 만큼, 여러 사항을 참고하여 자신의 경제적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유, 여행을 떠나는 이유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 7년 동안 50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깨달은 것들
카트린 지타 지음, 박성원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7월

 일요일 저녁이 되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내일이 월요일이라서요. 같은 마음에 휴일보다 전날이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매일 매일 큰 변화 없이 비슷하게 살다보면, 조금은 지루한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잠시 다른 곳으로 떠났다 돌아오는 일을 해 보고 싶어할 때가 있습니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 떠난다는 것이 주는 설레임도 있고, 매일 보던 것과 다른 것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생기고, 평소와 다른 것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서 정신없이 돌아보고 즐거운 며칠을 보낸 다음에는 다시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를 희망합니다.

 대부분은 그렇게 길지 않은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긴 여행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를 쓴 카트린 지타는 그 해 서른 일곱 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건축학을 공부했고, 이후에는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살고 있었지만, 결혼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열심히 살았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나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아보고자 했는데, 여행은 조금 길어졌습니다. 7년동안 50여개 나라, 250번 넘게 비행기를 타고, 1000일이 넘는 시간을 낯선 곳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여행을 통해 자신을 다시 돌아본 계기가 되었고, 이후 심리코칭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을 선택했습니다.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것.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라면 낯선 도시 낯선 나라에서 보내는 시간에 외로움도 느낄 수 있겠고,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타인과 함께 해서 좋은 여행도 있지만, 혼자하는 여행의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행의 동행자를 위해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여행을 많이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여행지에서 주의점에 대해 설명하기는 합니다만, 이 책은 여행지를 자세히 소개하는 책이라기 보다는, 여행을 통해 달라진 저자의 생각과 방향에 조금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합니다.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 때로는 발이 아플 만큼 여기 저기 걸어다니면서 많이 보는 것일 수도 있겠고, 한적한 장소에서 편하게 쉬면서 재충전하는 것도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 나의 무엇인가를 꼭 발견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순간이 즐겁다면, 이 순간이 내게 소중하다면 그걸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상 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ㅣ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007 제임스본드의 신작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 같습니다. 007은 배우가 바뀌고, 내용이 바뀌어도 늘 007 제임스본드이고,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리고 영화 속의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007이라는 말을 들으면 별로 놀라지 않습니다. 어느쪽이나 당연히 다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스파이는 그만큼 알려져 있지 않기때문에, 약간의 설명을 드립니다.

 에밀리 폴리팩스, 나이는 60대, 가정주부입니다. 미국 뉴저지주 뉴브런즈윅에 거주하고 있으며, 뉴브런즈윅의 여러 모임에 가입,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녀와 손자 손녀가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스파이가 되고 싶어서 CIA로 찾아갑니다. 마침, 노부인이 관광객으로 위장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스파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설명이 없다면, 폴리팩스 부인이 스파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야, 스파이 교육도 전혀 받지 않은, 한적한 주택가에 살고 있는 중년 부인이었으니까요. 첫 임무에서 해외여행으로 관광객을 위장(한편으로는 임무 외의 나머지 시간에는 관광을 해도 되는) 해서 정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들뜬 마음에 좋았지만, 부인의 행운은 여기까지인지, 수상한 사람에게 잡혀 알 수 없는 곳으로 납치를 당합니다. 관광지인 멕시코에서는 너무 먼 알바니아라는 곳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만, 여전히 인정많은 사람 그대로이고, 위기 앞에 용감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폴리팩스 부인은 어쩌면 타고난 스파이일지도 모릅니다. 누가 보아도 스파이처럼 생기지 않았으니, 알아차기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러나, 소설 속의 사람들은 에밀리 폴리팩스의 이름은 잘 알 지 못하지만, 스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것으로 보아, 역시 전문가의 눈을 피하기는 어려운 모양입니다.

 작가 도로시 길먼의 폴리팩스 부인은 이 책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을 첫번째 책으로 하여, 35년간 14권의 시리즈를 썼다고 합니다. 1966년에 나온 이후, 몇차례에 걸쳐 영화화되고, 여러 나라에 소개된 책이라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도 이 책을 시작으로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심각해 보이는 일도 유쾌하게 그려내는 추리소설이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의 작가의 글쓰기 입문서

작가의 문장수업 - 미움받을 용기 고가 후미타케
고가 후미타케 지음, 정연주 옮김, 안상헌 감수 / 경향BP / 2015년 8월

 이 책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의 이름이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면,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은 어떨까요. <미움받을 용기>는 기시미 이치로와 고가 후미타케의 공저로 쓰여진 책입니다. <미움받을 용기>가 일본과 한국의 독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인지, 고가 후미타케의 글쓰기에 관한 책이 우리나라에도 출간되었습니다.

 고가 후미타케는 글쓰기를 전업으로 하는 작가로, 지금까지 많은 책을 썼고 그 중에는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의 원서는 201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니, <미움받을 용기>보다 먼저 쓰여진 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이 아니라 저자의 본업인 글쓰기에 관한 내용입니다. 원서 제목은 20歲の自分に受けさせたい文章講義 로 우리말로 하면 '스무살의 자신에게 주고싶은 문장강의'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고가 후미타케는 처음부터 글쓰기와 관련된 전공을 가졌던 사람은 아니었는데, 15년간의 글쓰기를 통해서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얻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글쓰기를 전문으로 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는 독자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있는 내용도 글로 쓰려면 잘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머릿 속에서 생각이 나는 것 같긴 한데, 또한 정리되어 글로 쓰기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이나, 생각하는 바를 글로 써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이 책의 저자의 표현으로는 번역과 유사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국어로 쓰여진 내용을 번역하듯 전달한다는 표현을 생각하니, 글쓰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내용을 요약해서 볼 수 있습니다. 소제목 하의 내용에서는 예시가 되는 문장을 통해서 설명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글쓰기 방식은 다르겠지만, 기본적인 내용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그쳤지만, 다시 읽었을 때에는 이 책의 본문과 제목 등 저자가 기획한 한 권의 책 자체가 문장 수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읽었습니다.

 고가 후미타케는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의 구성력을 인정받아 일본 비즈니스 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하니, 이 책의 구성도 다시 한 번 눈여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