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주말 잘 보내고 계시나요. 저녁을 먹고나서 할일을 찾아보니, 아아, 밀린 게 많네요. 계획을 다시 세우든지, 아니면 열심히 살든지 둘 중 하나다! 하고 아직 고전중(!)입니다.  

 

 마트 전단지를 보니, 17일부터 3일간 휴일이라고 써 있더라구요. 음, 그렇구나. 했습니다. 마트 전단지에서 휴일을 재확인 하다니... 신문을 매일 빼놓지 않고 읽는 편은 아닌데, 가끔 봅니다. 한 번 보려면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들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부터는 기사는 대강 대강 보고, 신문에 같이 접혀 오는 광고지나 신문지면에 실린 광고를 볼 때도 있지요.

 

 

 얼마 전에는 유니클로 세일 전단이 오더라구요. 빽빽하게 세일하는 상품사진을 넣은 전단이었습니다. 이 브랜드 세일할 때  엄청나게 사람이 많이 온다는 이야길 어디서 들어서 그런지, 저는 그냥 전단지만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진을 조금 크게 하면 상품이 잘 보일텐데, 가격표시는 크고 상품사진이 크진 않아서, 매장에 가서 실물을 보지 않은 채 이것만 보고 사겠다 안 사겠다 하고 정하는 건 좀 어렵겠다, 보면서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옷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무리 사진이 잘 나와도, 전단을 보고서도  그 사진의 상품만 보고 사게 되는 건 또 아니더라구요. ^^ 더구나 옷의 경우엔 실물을 보고 사면 그냥 사진만 볼 때보다 좋은 점이 있을 때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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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퍼 쓰려다 생각난 김에 알라딘에서 <유니클로>를 찾아봤습니다. 책이 생각보다 많네요....

 

 

 

 

 

 

 

 

 

왼쪽부터

1.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2. 1승 9패 유니클로처럼

3. 유니클로 제국의 빛과 그림자

4.1승 9패 유니클로  VS 9승 1패 시마무라

5. 유니클로 신화와 SPA 브랜드 스토리

6.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

( 참고로 이 책들 가운데 3번 책(2012년)만 제외하면 거의 2010년에 나온 책임. )

 

 이 브랜드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는데, 얼마 전에 뉴스에도  나오고, 그리고 전단이 오니까 약간 호기심은 생깁니다. 매장에도 한 번 구경가본 적이 있긴 한데, 별다른 기억은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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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전단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는 건, 자주 볼 수록 익숙해진다는 뭐 그런 겁니다.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아, 나 저거 알아"와 비슷한, 그러나 설명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죠. 그걸 친숙함이라고 표현하기도 그렇고,  선호도가 올라간다고 하기도 그렇고, 많이 봐서 아는 게 어쩌다 나오면 반갑긴한데, 어쨌든 적합한 표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알라딘에 자주 오면 그만큼 많은 책을 보게 되죠. 제 경우엔 좀더 책을 자주, 그리고 많이 사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제가 페이퍼를 쓸 경우에는 신간도 많이 찾아보게 되는데, 그러면 더 많은 책을 찾게 되니까 그럴수록, 사고 싶은 좋은 책이 많이 보여요. 되도록 적게 사려고 노력중입니다. (네, 진짜에요.) 요즘은 알라딘 서재에 올라오는 책들도 눈에 많이 들어와서 약간 걱정(?)스럽습니다. (...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5월도 벌써 중간을 넘어섰네요. 이번주 초부터 비온다고 했는데, 비는 언제 올까요? 비가 오고 나면 약간 더운 것도 가실 것 같은데요. 얼마 전까지 춥다고 언제쯤 봄 오나 ~했는데, 요즘 봄 날씨가 바뀐 건지 금방 더울 걱정이네요. 날이 진짜 빨리 갑니다. 아아, 걱정된다. 근데, 오늘은 유니클로 이야길 쓰러 온 게 아니었는데....

 

 내일도 하루 쉬는 날이 남았네요. 근데, 전 일요일 보다 토요일이 좋아요.

 이 서재에 와주시는 분들도 즐거운 5월 보내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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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 수술을 미리 받았다고요. 그게 가능한가? 뉴스에 나왔다고 하시네요. 어머니를 암으로 잃었기 때문에, 유방암 발병율이 높은 자신도 미리 수술을 받았다고.

 

 오늘 아침에 뉴스를 좀더 찾아봤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는 나왔지만, 그다지 볼만한 내용은 없었어요. 주된 내용은 엄마가 말씀하신 것과 같았습니다. 조금 더 알게 된 건 특정 유전자와 관련해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는 그런 내용이 약간 있었고, 자세한 내용은 없던데요.

 

 전에 전자책으로 봤던 이 책 생각이 나더군요. 전자책이라 휙휙 봤습니다만, 문제는 이쪽에 제가 사전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을 거라는 거겠죠. 아쉽지만 현실은 그래요. ^^

 

벌거벗은 유전자
미샤 앵그리스트 지음, 이형진 옮김, 신소윤 감수 / 동아사이언스(과학동아북스) / 2012년 1월

[eBook] 벌거벗은 유전자
미샤 앵그리스트 지음, 이형진 옮김, 신소윤 감수 / 동아사이언스(과학동아북스) / 2012년 1월

 

 이 책에서도 저자가 자신의 유전자를 검색해보는데, 발병가능성에 대해서 말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유전자를 공개하는 문제가 주로 책에서 나오죠.

 

 그런데, 약간은 엉뚱할만한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병원에 가서, 이런 사례로 수술을 받는다면, 보험적용은 어떻게 되는 걸까, 그런 거요.  개인적으로 보험을 들었다고 하면, 보험금 청구를 위해서는 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를 첨부하라고 할 것 같거든요. 획기적이고 새로운 방식이 있긴 해도, 비용 문제가 너무 크다면 선택하기 힘들죠. 결국 사회에서 선택한 제도 안에서 자신도 선택하게 되는 것이 많을 것 같아요. 그게 좋거나 나쁘거나 떠나서, 선택지를 구성하는 건 그런 게 아닐까 하는. 물론 본인이 보험같은 건 생각하지 않겠어, 라고 한다면 그때는 담당 의사선생님과 치료부분에 대해 상의할 문제만 남겠지만요.

 

 이 뉴스를 보면서 계속 생각했던 건, 유명 여배우가 수술받았다는 것보다는 수술받고 이 사실을 신문에 기고했다는 게 더 뉴스일거다, 라는 거였습니다.

 

 건강하게 사는 게 가장 좋죠 뭐.

 건강하고 즐겁게 오래오래 삽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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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날이 조금씩 덥고 벌써부터 그런 게 싫어요. 벌써부터, 오지도 않은 더운 날이 부담스러운 걸까요? 하긴, 몇 년간 여름도 겨울도 가혹하긴 했죠.

 

 오늘은 아침에 눈떴을 때 잠시 편하고 좋았어요. 가만히 있는 게. 사람은 이것저것 바쁘거나, 바쁘지 않거나, 생각으로 가득차잖아요. 그런 게 없이 있는 게 편한 기분이 들었나보죠.

 

 이번주엔 저도 일이 많아요. 지난주에 다른 일이 생겨 바빴거든요. 그리고, 전 중요하지 않은 일이면 굳이 관심갖지 않고 신경끊기로 했어요. 시간을 줄이려면 인터넷 시간을 줄여야 하는 건 맞는데, 그래도 알라딘 서재를 완전히 끊기는 어렵겠어요. 이 서재에 오는 건 저의 소소한 낙이거든요. 그냥, 조금 짤막하게 쓰더라도 그게 좋을 거 같아요.

 

 오늘은 이 책을 이만큼 보자, 하고 쓰고 계획표를 짜고 있어요. 시간을 정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약간 더 목표량을 잡으면 좋다고 해요. 그치면 아직은 목표량을 잘 모르니까 시간에 할 수 있는 정도를 찾아야겠죠. 어쩐지, 전에 없던 일들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실은 불안해요.

 

 오늘 찾아보니까, 이런 제목 책이 진짜 있었어요. 놀랍더라구요.

 언니도 보면 놀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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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근두근 기분 좋아져라

2. 두근두근 기분 좋아져라 특별한정판세트

3. 보고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생각 버리기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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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생각을 좀 줄이면 사는 게 편하죠. 근데, 사람이 그게 쉬운 게 아닌 거군요. 저만 그런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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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져라,

 스스로 주문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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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씨 좋은 5월 3주입니다. 오늘 알사탕 도서는 저자는 낯설지만 제목이 괜찮은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이고, 이번주 수요일인 15일까지 알사탕 도서 중에서 <립잇업>이 15일에 알사탕 도서입니다.

 

5월 13일 알사탕 도서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저자가 장기간의 요양시설에서 보고 느낀 것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이 책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저자설명을 읽어보니, 스위스의 철학자인데, 태어날 때의 문제로 뇌성마비 장애를 앓아 어린시절을 요양시설에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 분량이 긴 책은 아니어서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지만, 오늘 하루가 힘들때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 소개중에서 괜찮은 글이 있어 아래 옮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치유가 아니라, 상처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는 일이다.”
사람들은 장애나 결핍 같은 것들이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그 대신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부족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속마음을 속이고 새로운 것들을 사들인다. 그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행복하기 위해서 내게 무엇이 필요할까’를 묻는 대신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를 묻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결핍된 것들을 채우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발버둥치는 동안,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을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과정이 ‘결핍과 동거하는 법을 배우는 여정’이며, 이것이 곧 삶이라고 말한다.

 

 

 5월 15일 알사탕도서

 

립잇업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13년 4월

 

Rip It Up (Paperback)
Wiseman, Richard / Macmillan / 2012년 7월

 

 표지가 약간 다른데, 어느쪽이 더 괜찮아보이시나요?

 

 5월 시작하면서부터 알사탕 도서여서, 저도 한 번 페이퍼에 썼습니다만, 그 때도 알사탕 추가로 주는 행사가 있긴 했네요. 근데, 15일이 알사탕 끝인데, 이 책이 그날 알사탕도서이기도 해서, 이럴 땐 알사탕을 몇 개 주는 지 저도 궁금한데, 그날 둘 다 주면 좋겠습니다.  

 

“뭔가 다른 일을 해보자.” 와이즈먼이 소개한 심리학 실험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제까지 하지 않던 아주 작은 행동을 해 보는 일, 그것이 바로 변화의 바이러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는 지금, 사람의 마음은 더 이상 난해하거나 심오한 것이 아니다. 와이즈먼이 에필로그에서 설명하듯이, 《립잇업》을 시작으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더 과학적이고 손쉬운 방법들이 앞으로 더욱 많이 소개될 것이다. 괴짜 심리학자가 내세운 ‘가정 원칙’을 윌리엄 제임스 본인의 말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어떤 성격을 갖고 싶다면, 이미 그 성격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라.” 일단 행동하면 그 다음은 뇌가 알아서 한다. 살을 빼고 싶다면 간식을 손으로 밀쳐 보자. 마음이 흔들린다면 주먹을 꽉 쥐어보자. 집중하고 싶다면 모니터를 높여 허리를 펼 수 있게 만들어보자.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일단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보자. 이런 작은 행동이라는 바이러스가 삶의 모든 부분을 멋진 변화로 감염시킬 것이다.

 

 

 이 책의 소개를 읽다보면, 일단 시작을 해 봐, 하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예전에 어른들이, 시작이 반이다, 라고 하셨던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시작하기 전에 이럴거다 저럴거다 생각이 많죠. 생각이 나쁜 건 아니지만, 행동의 효과가 크다는 의미로 들으면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전 실행력이 많이 부족한데, 이 책을 쓴 저자가 그런 저를 만난다면, 그래,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 해, 하고 말할지도 모르죠.  (아우, 어제 알사탕 도서는 그렇게 기다렸으면서도 결국 놓쳤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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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약간씩 덥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아직 5월이니까 본격적으로 덥지...야 않겠죠.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 한주도 즐겁게 많은 이야기를 채우면서 살고 싶네요.

이 페이퍼 읽으시는 분들께도 좋은 날들이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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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랑이어도 이러면 간통입니다. 그렇더라도 사형은 아닙니다.

 얼마 전에 <불의 꽃>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리뷰도 한 번 썼지요. 그 때는 주인공인 조서로와 유녹주라는 불륜커플(?)을 중심으로 봤습니다만, 그 얘긴 했으니, 오늘 저녁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나와도 약간 다른 이야길 써보고 싶네요.

 

 조서로의 어머니와 그리고 유녹주의 남편은 이 책에서 그럭저럭 많이 나오죠. 그들에겐 각각 이경심과 이귀산이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두 사람에게 직, 간접적으로 작용해서 결국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죠. 물론 그 두 사람은 난 그렇게 시킨적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겠지만요. (당연히, 그 두사람은 절대, 이 일을 시킨 적이 없죠.)

 

 불편한 감정이란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로부터 누군가에게 날아가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하죠. 이 이야기도 조금 그래요. 그 사람이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어디론가 날아가서 퍼지고 자라고, 의외의 일들을 만들죠. 이 책에서 일어난 일도, 사실 그런 것이 없지 않았어요.

 

 이경심여사는 질투와 욕심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한평생을 살았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이경심이란 사람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어 미치는 사람이었죠. 그렇다고 뭐든지 다 맘대로 되는 건 아니었고, 그런 사람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그게 평생의 원한으로 남아, 집요한 복수의 힘으로 삼았습니다. 녹주가 이여사로부터 미움을 받은 건 그 어머니 채심이 싫어서였고, 채심이 싫었던 건 자기 어머니 청화당이 언제나 채심만 좋다고 칭찬을 해댔기 때문입니다. 원인관계가 생각보다 간단하죠? 그래서 녹주를 굳이 암자로 보내놓고, 아들은 좋은 집안에 장가를 들였지만, 운명은 이여사보다 더욱 집요해서, 만날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 줬지요. 죽을때까지 맘대로 살고 싶어 미치는 이여사는 죽고나서도 아들을 괴롭히더군요. 그렇지만 꿈에 나타나 말하는 것까지는 내 출연분량(!)이 아니다, 라고 한다면 뭐, 그건 그렇다고 칩시다.

 

 말이 나와서 하는 소린데, 이렇게 된 데는 경심씨 어머니 청화당도 문제는 있어요. 아무리 옆집 아이가 좋다좋다 해도, 그래도 그 애가 자기 아인 아니잖아요. 경심씨가 어릴 때, 엄마로부터 지독하게 시달렸는지도 모르죠. 쟨 잘하는데, 넌 뭐냐. 라고. 그럼 괜한 옆집 아이 미워지고 그러죠. 그런 비교하는 말은 참 듣기 싫은 거거든요. 듣는 사람더러, 넌 쟤보다 모자란 사람이다, 하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잖아요.  말하는 사람은 그럴 의도 아니라고 해도 그런 말은 아무리 좋게 봐도 부담스러운 말인데, 경심씨의 어머닌 시시때때로 그런 말을 많이 했을거 같습니다. 청화당 할머니. 아무리 좋고 잘 해도, 옆집 부모나 옆집 아이는 내 부모나 내 아이가 되주지는 않는걸요. 

 

 유녹주의 남편은 또 어떤가요? 이 사람은 전 부인이 죽고나서 거의 반강제로 새 부인을 데려오죠. 아들보다 나이 적은 새 부인을 보면서, 같이 사는 아들 부부도 이 황당함에 기가 차지만, 읽는 저도 이 사람이 좋아보이진 않았어요. 어쩌면 갑자기 사랑에 빠져서 눈이 멀었나보죠? 하긴 그 새부인의 미모가 괜찮긴하다고 하더군요.

 

 이경심여사가 대놓고 하고 싶은대로 사람 힘들게 한다면, 유녹주 남편, 그러니까 이귀산이란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를 숨막히게 만드는 사람이에요. 이귀산이란 사람의 입장에선, 전 부인이 죽고 얻은 새 부인에게 갖은 정성 다 쏟으면서 잘해주는데 그게 뭐 문제냐고 할 지도 모릅니다만. 그게 사랑이라면, 상대방이 사람인지 아님 안방의 새로운 장식인지, 읽는 사람으로서는 구분하기 힘들만큼의 지극한 사랑(?)이었다고 저는 말해주고 싶습니다.

 

 근데, 말하다보니 의외의 생각이 듭니다. 이경심과 이귀산, 하는 걸 보면 이 두 사람이 잘 어울리는데요. 둘 다 자기 욕심에 충실하고, 하고 싶은대로 하는데, 남은 신경쓰지 않잖아요. 남이야 어찌되는 간에 내맘대로 할테다, 하는 점에선 이 둘은 잘 맞는 걸요. 아마 나이도 그럭저럭 비슷할 것 같고. ^^

 

 불륜이란 말이 듣는 사람에게 거슬릴 수도 있지만, 조서로와 유녹주의 사랑은 사회라는 제도 안에선 불륜 맞아요. 각자 기혼자인걸요. 그래서 그건 죄가 되고, 견딜수 없을 만큼의 비난과 형벌로 그들은 다시 찾은 사랑에 대한 대가를 치르죠. 이런 경우에 누구에겐 사랑이었겠지만, 좋게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되면 그 가족은 고통받기 때문이에요. 이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 조서로의 처자식은 어떤 심정이겠어요. 유녹주의 남편도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끼겠죠. 그러니 그건 그토록 서로를 향해왔던 수십여년의 목숨같은 사랑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사정을 말한다고 해도, 이 일을 두고서는 몇 백년 뒤의 사람 입장에서도 뭐라 말하기 망설여집니다. 네, 그건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랍니다.

 

 그럴수록, 강제로 떼어놓고, 강제로 결혼시킨, 이경심과 이귀산이란 사람을 생각하게 되요. 그 두 사람이 이 사건을 추진한 건 절대 아니지만, 이 일이 생기는데 큰 역할을 한 건 맞거든요. 굳이 떼어놓지 않았다면, 굳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으로 사람마다 내용이 조금 달라지긴 해도, 남의 인생 내 맘대로 하겠다고 하다 생긴 일,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없을걸요.  널 위해서 하는 소리다, 너 좋으라고 그러지. 때로는 그거 강요와 다를 거 없어요. 결과적으로 그게 아무리 좋은 거라고 해도, 그 말을 듣는 사람은 어떻게 받아들일 지 그런 걸 무시하면, 그건 좋은 일도 괜찮은 결과도 될 수 없어요. 여기 이 두 사람도 어쩌면 그런 말을 해가면서 이런 일을 했겠죠. 하지만, 속마음은 끝도없이 주체할 수 없는 자기 마음대로 하려다 벌어진 일에 가까워요.

 

 저는 이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서 읽기 시작했어요. 과연 이 사람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했었죠. 누군가에겐 또 누군가가 있군요. 어쩌면 이 사건은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아들'과 '남편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부인'의 잘못 찾은 탈출구는 아니었을까요. 이런 결말을 맞을 바에야, 차라리 둘이 걸리기 전에 도망이라도 갔으면 좋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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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꽃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Book] 불의 꽃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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