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용혜원)

욕심이었습니다
나만이 소유하기에는
그대를 사랑하지만
사랑을 다 고백할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을 홀로 갖고자 하면 할수록
상처의 아픔이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대를 통하여
사랑의 진실을 알았습니다
나만의 사랑으로만 만들면
아름다움도 고통으로만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입니다
그대의 사랑을 나누면
나만의 기쁨이 아니라
서로의 기쁨이 되고
우리의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사랑의 본질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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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용혜원)

밀물로 몰려드는 사람들과
썰물로 떠나는 사람들 사이에
해변은 언제나
만남이 되고
사랑이 되고
이별이 되어왔다

똑같은 곳에서
누구는 감격하고
누구는 슬퍼하고
누구는 떠나는가

감격처럼 다가와서는
절망으로 부서지는 파도

누군가 말해주지 않아도
바다는
언제나 거기 그대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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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기다리는 시간

(마그렛 오라일리 라다)

그대와 헤어지자마자
나는 다음의 만남을 기대합니다.
함께 웃으며 함께 나누며
둘이 함께 있는 만남을 말입니다.

매일 매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길게 느껴지고
그대에 대한 내 사랑이 강렬해져감에 따라
우리가 함께 있지 않은 그 순간도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진답니다.

시인의 목소리로

사랑에 빠지면 순간순간 사랑하는 이가 그리워진다. 그래서 혜어지자마자 이내 다시 만나고 싶어진다.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에전화를 하고, 만날 약속을 정하고, 만남의 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사랑은 잠시 잠깐도 사랑하는 이를 마음속에서 잊지 않게 하는행복의 에너지다.
사랑은 왜 이다지도 사랑하는 이를 못 견디게 보고 싶게 하는 걸까
사랑은 홀로인 둘이 만나 하나의 마음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삶의 모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나 하나의 생각으로, 하나의 이상으로, 하나의 숨결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안 보면 보고 싶고,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나고, 같이있고 싶고, 만지고 싶고, 느끼고 싶어 한다.
이런 인간의 욕망을 해소시켜주는 것이 바로 결혼이다. 결혼을 함으로써 언제나 함께 있고, 함께 자고, 함께 먹고, 함께 웃고, 함께 느끼고, 무엇이든지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마그렛 오라일리-라다는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간결하지만 아주 정확하게 표현해냈다. 늘 사랑을 존중하고 사랑 앞에 진실한 그대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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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9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혼하고 나서도 저러면 상당히 곤란합니다. ㅎㅎ

루피닷 2022-11-21 12:29   좋아요 0 | URL
그럴수도 있겠네요
아직 결혼을 안해서요~
 

사랑의 순간

(구스타보 베케르)

두근거리며 달아오르는
보이지 않는 바람
황금빛으로 부서져 내리는 하늘
희열로 몸을 떠는 대지

난 아늑한 물결 위를 떠다니며
입 맞추는 소리, 날갯짓 소리를 듣습니다.
내 눈은 감기고...…..
무슨 일일까요?

그건 사랑이 스쳐간 거랍니다.

시인의 목소리로

사랑의 순간을 표현하자면 ‘온 세상이 숨을 죽였다‘, 강렬한 떨림에 숨이 멎는 듯했다‘, ‘아찔한 현기증이 일었다‘ 등으로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랑의 순간은 ‘열락의 기쁨‘이라고 할 수 있다.

두근거리며 달아오르는 보이지 않는 바람 / 황금빛으로 부서져 내리는 하늘/ 희열로 몸을 떠는 대지

구스타보 베케르의 절묘한 표현을 보라. 사랑의 순간을 이처럼 비유할 수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보통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오직 시인만이 할 수 있는 시적 기교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는 체험이다‘라고 주장했는데, 구스타보 베케르의 이 표현을 보면 아주 적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구스타보 베케르는 자신의 경험을 ‘사랑의 순간‘으로 담아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가는 거침없는 사랑, 아낌없이 주는 사랑을 하라. 그런 사랑이야말로 최고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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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8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시를 읽으니 사랑이 하고 싶어지는.... 하지만 지금 새로 시작하는 사랑은 휴유증이 너무 많으므로 그저 시로만 대리만족입니다. ㅎㅎ

루피닷 2022-11-18 22:12   좋아요 1 | URL
가을이라 더 그런가봐요ㅎㅎ
전 후유증이 있더라도 도전해보고 싶네요 ㅎㅎ
바람돌이님 따뜻한 하루 되세요~
 

나는 모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합니다.

(로버트 브리지스)

나는 모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합니다.
그것을 또한 경배합니다.
신도 그만큼 찬양받을 수 없고
사람은 그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아름다운 것을 사랑함으로써 존재하지요.

나는 또한 그 무엇인가를 만들고자 합니다.
모든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이여,
비록 그것이 내일이 오면 기억에 남는
한낱 꿈속의 헛된 말 같을지라도
나는 모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합니다.

시인의 목소리로

영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사랑을 베푼다는 것은 이 세상을 꽃밭으로 만드는 위대한 열쇠다˝라고 했다. 이세상이 온통 꽃밭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황홀하다. 그런데 사랑은 그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라는 것이다. 나는 스티븐슨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나 또한 스티븐슨처럼 비슷한 사랑을 경험했다.
이 시의 주인공이 그러하듯 사랑에 물든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이란없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무뚝뚝하고 강철같은 심장을 가진 사람도, 사랑에 빠지면 180도 달라진다. ‘저 사람이 그 사람 맞아?‘ 하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사랑에 빠진 이는 모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게되고,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처럼 사랑은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랑이란 모든 것을 사랑하게 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키게 하는 인생의 매직이다.
*‘로버트 브리지스(Robert Seymour Bridges, 1844~1930)영국의 계관시인, 주요 작품으로 
단시집(短詩集)》, 《미의 유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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