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도종환)

구름처럼 만나고 헤어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바람처럼 스치고 지나간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우리 비록 개울처럼 어우러져 흐르다
뿔뿔이 흩어졌어도
우리 비록 돌처럼 여기저기 버려져
말없이 살고 있어도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을 생각합니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으나 어딘가에 꼭 살아 있을
당신을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산책은 정말이지 단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약속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궁극의 여가였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마음에 창을 내듯 시원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딱30분 남짓이라는 건 정말 놀랍지 않은가요? 친구도 술도 해주지 못하던 것들을 산책이 해준 것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매일 습관을 들이면 식습관이 바뀌면서 살도 빠진다고 했습니다만.... - P8

인생도 시간도 너무 어렵습니다. 그럴 땐 매우 사소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부터 가꿔보고 싶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내일 아침 산책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저녁을가볍게 먹을 수 있다면. 그래서 약간의 허기를 느끼면서 일찍잠들 수 있다면. 마침 눈을 떴는데 6시 즈음이라면 혹시 새벽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시간과 몸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해보자는 말은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날의 산책처럼, 그 산뜻했던 아침 공기처럼 말이지요. - P10

기억하기로 해요.
열심히 살아 이루려는 사람만이 좌절합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멈추지 않기 때문입니다. - P15

미루는 사람들은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시간과 에너지가 무한하다는 듯이 이상적인 상황만 고려하기 때문이다. 보다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목표가무엇인지 숙고해봐야 한다. 전진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줄 가장작은 목표는 무엇인가? 제한된 시간 내에 추구할 수 있는, 보다 - P20

큰 목표의 일부가 있는가? 가령, 당신의 이상적인 목표는 집 꾸미기이지만 가장 작은 목표는 소파천갈이일 수 있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큰 목표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훌륭한 사람도 너무 많지요. 누구나 그들처럼 위대해지고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위대하고 원대해서 시작조차 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해낼 수 있는데, 다양한 이유로첫걸음을 떼지 못하는 것이지요. 한 편의 글을 마무리하려면일단 첫 문장의 마침표를 먼저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 겁니다. 그럴 땐 작은 목표, 작은 성취감을 노려보는 게 어떨까요.
한 권의 책을 완독하기 위해서는 첫 페이지를 읽어내야 합니다. 일요일을 맞이하려면 월요일부터 살아내야 하지요.

큰 꿈은 멀리 있지만 작은 목표는 오늘부터 달성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성취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언젠가 꿈에 닿을 수있을 거예요. 첫 문장을 마무리하면서 찍은 마침표가 마침내마지막 문장에 도달한 것처럼. 그렇게 한 편의 에세이를 완성한 지금 이 순간처럼 말입니다. 완벽한 글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만족합니다. 우리는 같이 시작했고, 함께 불안했지만, 이제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21

오늘은 오늘의 일이 있고, 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지금의 나는 내가 선택한 일을 하루하루 완료하는데 집중할 뿐입니다. 알 수 없는 내일을 자양분 삼아 불안이날뛰는 순간에도 다만 오늘의 자유를 누리고 싶습니다. 눈앞 - P27

의 일과 그 일을 하는 내 몸에 묵묵히 집중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나는 오늘의 일을 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갈 뿐입니다. - P28

당신은 퇴보하지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다시 퇴보한 후에는 앞으로 더 나아가지요. 이러한 과정은 계속 되풀이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위기가 필요해요. 여기에는 두 가지 진실이 있어요. 하나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혼잡함을 그저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좀 더 높은 관점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우리의 성장과정 중 일부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일이에요.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이자 작가인 에크하르트 톨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나 옳은 말이지만 또 어려운 말이기도 하지요. 옳고도 어려운 이유는 제가 겪은 시간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퇴보하는 순간에는 퇴보 외에 다른 것을 보기가 너무나힘들기 때문이에요.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메로스는 이에 관해 오디세이아』 18권 130~137행에서 말하고 있다.

신이 하늘에서 인간에게 보낸 나날이 바뀌면,
지상에 사는 인간의 마음도 변한다.

인간이 가진 불만의 원천은 욕구에 대한 원동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하지만, 이를 방해하는 다른 요인이 요지부동하기 때문인 데 있다.
인간처럼 필요한 게 많고 욕구로 가득 찬 종족에게 돈이다른 무엇보다 존중과 숭배를 받는다는 사실은 놀랍지 않다. 심지어 권력조차 부를 얻는 수단으로 쓰이거나 재물을 - P73

얻기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일 따위는 제쳐두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예를 들어 철학 교수라는 직함을 단 사람들이철학을 무시해 버리는 일이 그렇다. 인간의 소망이 주로 돈을 향하고, 그가 다른 어떤 것보다 돈을 사랑한다는 사실때문에 인간은 종종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지칠 줄모르고 모습을 바꿔대는 프로테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바다의 신역주)처럼 인간이 끊임없이 변하는 소망과 다채로운 욕구에 대해 변모할 준비가 되었다는 점은 자연스럽고도 불가피한 부분이다.
다른 재화는 오직 소망 하나에 욕구 하나만을 채울 수있다. 음식은 배고픈 자에게, 와인은 건강한 자에게 약은환자에게, 모피는 겨울에, 여자는 젊은 남자에게만 좋다.
이것들은 모두 특정한 목적을 위한 것이다. 오로지 돈만이절대적으로 좋다. ‘돈은 구체적인 욕구‘ 하나가 아니라 ‘욕구 전반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 P74

거지가 말을 타면 말이 죽을 때까지 달린다는 격언은입증된 사실이다.
The adage must be verified, That beggars mounted runtheir horse to death.

헨리 6세

게다가 태생이 가난한 자들은 운명과 자신을 빈곤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준 자신만의 수단에 대해 굳건하고 과도한 신뢰를 머리와 마음에 품고 있다. 그래서 원래 부유했던 사람과 달리 깊이를 모르는 바닥은 없다고 생각하며바닥을 치면 다시 위로 솟구칠 수 있다고 여긴다. 이와 같은 인간적 특이성은 가난한 소녀가 혼인한 뒤에 많은 혼수를 마련해 온 여인보다 씀씀이가 헤프다는 사실만 봐도 알수 있다. 부유한 여인은 재산만이 아니라 그 재산을 유지하고자 하는 열정도 천성적으로 함께 가져온다. 이와 반대되 - P76

는 주장을 하려면 아리오스토의 첫째 풍자시를 예로 들 수있다. 하지만 존슨 박사는 나의 견해에 동조하며 이런 말을 했다. ‘재력 있는 여자는 돈을 다루는 데 익숙하므로 현명하게 돈을 쓰지만, 결혼 후 처음으로 돈을 관리하게 된여자는 돈을 쓸 때 너무 충동적으로 아낌없이 낭비해 버린다. 여하튼 내가 가난한 여인과 결혼하려는 사람에게 조언하고 싶은 바는 아내에게 자본 말고 이자만을 주고 특히자녀의 재산을 아내의 손에 맡기지 않도록 하라는 점이다. - P77

"자부심은 원한다고 누구나 가질 수 없다. 자부심이 있는듯 허세를 부려봤자 꾸며낸 노릇은 얼마 못 가서 실체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자신이 우월한 장점과 특별한 가치를 지녔다는 확고하고 내적이며 흔들리지 않는 신념만이 진정한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확신이 잘못되었을 수도있고, 단순히 외면적이며 관습적인 장점이 바탕에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신이 현실에 실제로 존재한다면자부심에 상처를 입는 일은 없다. 자부심은 확신에 뿌리내리고 있으므로 모든 인식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재량에 달려 있지 않다. 자부심에게 최악의 적, 그러니까 가장 큰 장애물은 다른 사람의 호평을 받으려 애쓰는 허영이다. 자부심은 이미 자기를 스스로 높이 평가하는 반면에 허영심은타인의 호평을 근거로 자신을 높이 평가하려 한다.
아무리 자부심이 끊임없이 비판과 비난을 받아도 나는이런 비판과 비난이 주로 자랑할 게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걸로 추측한다. 대다수의 파렴치함과 뻔뻔스러움에 대항하려면 장점을 가진 사람 누구든지 의식적으로 자신의 장점을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기 장 - P96

점을 거리낌 없이 무시하고 파렴치하고 뻔뻔한 자들과 어울린다면 그들은 장점을 가진 사람을 자신들과 같은 부류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 즉 실제적이고 따라서 순수하게 개인적인 장점은 훈장이나 칭호 같지 않아서 매 순간 느끼고 기억할 수 없다는 사실을유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돼지가 미네르바 여신을 가르치는 격이 될 게 뻔하다.
아라비아의 속담에도 ‘노예와 장난을 쳐봐라. 그 노예는당신에게 곧 엉덩이를 보여줄 것이다.‘라는 표현이 있고,
호라티우스가 말한 ‘당신이 얻은 자부심을 자신의 것으로삼아라.‘는 말도 되새겨 봐야 한다. 그러나 겸손의 미덕은변변찮은 사람에게는 꽤 대단한 발견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겸손하게 행동하도록 만든다면 세상에 변변찮은 자들만 있는 듯 평준화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 P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

(박성철)

가장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입니다
내 사랑의 크기만큼 그의 사랑이
같아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으며
받아서 채워지는 사랑보다는
주면서 채워지는 사랑
그로 인해 알게 된 아픔과 슬픔에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랑
그렇게 낮은 사랑이 가장 깊은 사랑입니다

내 가슴 비워 가는 사랑이
가장 절실한 사랑입니다
그가 보고픈 만큼 그가 그리운 만큼
내 가슴 오려 내주는 사랑
그와 같은 눈높이에 서서
나 자신을 하나하나 비워감에 따라
그 자리에 어느새
그가 하나 하나씩 쌓여 가는 그런 사랑이
가장 절실한 사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랑이 아닌 것에 이별을 고하다

(서린)

그대 사랑하는 일 나 혼자서 시작한 일이지만
더는 서러워서 이제 이별을 고해야 할까 봅니다
내보인 마음 받고도 그대 아무 소식 없는 것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같은 간절함 아님을 알겠기에

사랑하는 일 그대에게 허락 받은 적 없으니
처음처럼 그대조차 모르게 가슴에 묻으면 되겠지요
돌린 등조차 보이지 않는 사랑에 더는 초라하지 않게
야속하기만 한 그대를 차라리 잊고자 노력할겁니다

십 년 만에 다시 만난 그대와 남은 생 엮이고 싶었지만
긴 세월 믿어온 그대 영혼의 반쪽이 아니라 한다면
또다시 그대를 지우는데 십 년이 걸린다 해도
쓸쓸한 웃음으로 눈물 감출 수밖에 없음을 절감합니다

어찌 보면 사랑이란 것 참 쉬워도 보이고 쉽게도 하는데
내게는 오랜 시간 곁에 없었던 그대 한 사람만 보였는지
이 땅에 사는 동안 내 몫의 사랑이 그게 다라 할지라도
기꺼이 온몸 가득 껴안고 순응하며 살겠습니다

혹시라도 마른 갈대처럼 서걱거리는 내가 안쓰러워
하늘이 내 영혼을 닮은 이 하나 보내 주신다면 잠재웠던 불씨 꺼내어
따뜻하게 활활 지피겠습니다
허락하신다면 이 사랑 나누기에 너무 늦지 않기만을 기다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