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스 하이‘는 말 그대로, 달리는 사람이 특정 시점에 하늘을날듯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뜻한다. 통상 러너스하이를 이렇게 정의한다.
"30분 이상 뛰었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 헤로인이나 모르핀을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의식 상태나 행복감과 비슷하다.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생기며 피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힘이생긴다."
이 용어는 1970년대에 처음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러닝이 대중화되면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했고,
러너스 하이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 P169

마라닉 페이스로 달리기를 시작하고부터는 굳이 특별한 여행지로 떠나지 않아도 일상에서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느낀다.
매일 아침,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선다. 바쁜 도시의 소음은내 발걸음을 더욱 경쾌하게 만들어줄 배경음이 되고, 매일 같은 코스로 달려도 오늘의 풍경은 어제와 다르다. 일상에서도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는데, 하물며 특별한 곳에서의 달리기는 또 얼마나 새로울까.

그리하여 가깝든 멀든 여행을 갈 때도
가방에 운동화부터 챙긴다.
여행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 P177

그곳의 땅을 달리려고 한다.
한발씩 새로운 땅을 밟으며,
새로운 도시의 거리를 달리다 보면
매 순간 흥미진진한 장면이 펼쳐지는
책장을 넘기는 듯한 기분이다.
골목과 거리, 산책로는 모두 나를 위한 마라닉 코스가 된다.
새로운 장소가 주는 활력이 내 몸 안으로 스미도록
가뿐하게 달려본다.

어느 나라든 어느 도시든 소풍 가듯 달리면서 그 지역의 본질을 깨닫게 되고 새로운 앎을 얻을 수 있었다. 아침 일찍 문을 여는식당이 어디인지 알 수 있고, 그곳이 진짜 현지인 맛집이라는 것도알게 된다. 그 도시의 사람들이 어떤 표정으로 출근을 하는지, 골목골목마다 어떻게 풍경이 다른지도 알 수 있다. - P178

그렇게 나만의 탑이 쌓여갈수록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이 찾아와주었다. 실제로 뭔가 하지 않더라도 찬사와 응원으로 힘을 보태주는 사람도 많아진다. 중요한 건 그들이 뭔가를 원하기 때문에 돕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종종 그런 의도가 보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부류는 이내 지쳐 떠나간다. 내가 그들에게 큰 의지도,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서로를 응원하고 부축하고 격려하는 사이가 오랜 시간을 거치면 진짜 관계가 된다.

그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함께 건강하게 오래 달리는 것.
서로의 안부를 빌고 행복을 기원하는 것.
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만의 탑을 쌓는 것.
그러다 약간의 여유가 있을 때
돌 나르기를 거들어주기도 하는 것.

이렇게 해야 진짜 좋은 사람들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다. 애써 좋은 사람을 찾으려 하기보다 자기 할 일에 충실하며 스스로 좋 - P190

은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니까 자연히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이제야 아버지 말씀의 진짜 의미를 알 것 같다. ‘친구가많아야 한다‘는 말은 단순히 친구의 숫자가 많음을 의미하는 것이아니었다.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바탕으로 서로를 지지하고 같이성장하는 친구가 많아야 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내가 쌓아 올린 돌탑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만난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 상호 지지를 통해 이루어낸 결과물이기도 했다. 이제 나는 관계에 있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어쩌면 좋은 사람들이 내게로 모여들게하는 비결 같은 건 없다. 나 스스로 떳떳한 사람이 되면 되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니까. - P191

인생이 마라톤에 비유되는 이유를 비로소 조금 알 것 같았다.
누군가가 정해놓은 길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모두가 같은 이유로 달리는 것은 아니었다.

또 반드시 순위권에 들기 위해 달리는 것도 아니었고, 완주만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니었다. - P217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마다의 속도에 맞게
그저 나아가는 것일 뿐이었다.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다 포기하고 집에 돌아가고 싶은 때가있다.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한 발 한 발이 너무 고통스럽고 버겁게 느껴진다. 그러면 잠시 멈추면 그만이다. 누가 마라톤은 걸으면 안 된다고 했던가?
잠시 걷다가 힘이 생기면 다시 달리면 된다. 그렇게 하나의 결승점을 통과하고 또 하나의 결승점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그런힘이 저절로 생겨나는 건 아니다. 하루 또 하루, 1km 또 1km를 꾸준히 쌓아온 힘이 있기에 더디지만 나아갈 수가 있다.

그렇게 나는 마라톤에서 인생을 배워가고 있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에 누가 반문했던가?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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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고를 심화시켜줄 발문을 해줄 사람을찾거나 자기 자신이 그런 발문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게중요하다. 관점을 정했다면 다음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일은 발문을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싫어도 길고 내용이 있는 문장을 쓸 수밖에 없다. 발문을 써놓고 나면 거기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므로 억지로라도 대답을 포함한문장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 P92

키워드를 설정해 키워드 위주로 읽는 게 좋다 키워드를 따라가며 읽다 보면 어려운 문장이나 많은양의 활자를 읽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텍스트를 만나면 이 텍스트를 읽기 위해 중요한 키워드를꼽아야 한다. 물론 키워드를 선정하는 것 자체도 쉽지는 않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 띠지나 커버, 책이 아니라면 제목과 부제, 헤드와 서브 등을 주목하는 것이다. 보통 책 띠지에는 출판사들이 책
"을 광고하는 문구가 들어 있어서,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읽어주기바란다‘ 혹은 ‘이런 사회적 이슈와 연관해서 읽으면 좋다‘ 등 저자나 편집자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즉, 거기에 읽기 키워드가 적혀있는 경우가 많다. 또 책 커버에는 책의 목적이나 줄거리가 ‘저자서문‘이나 ‘프롤로그‘ 등에는 전체를 조망하는 글이 쓰여 있으니이런 곳에서 손쉽게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 P97

글도 마찬가지다. 아니, 뉴스보다 더욱더 결론을 앞에배치해 읽는 이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말‘은 그나마처음에 좀 지루하고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더라도 조금은 들어줄 만하지만, 글은 처음에 읽었을 때 바로 지루함을 느끼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으면 그다음은 아예 읽으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바로 이것입니다‘라고 처음에 밝히고 ‘그 이유는 다음의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이것, 둘째는 이것, 셋째는 이것‘이라고 쓰는 것이 좋다. - P111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가급적 앞으로 쓸 글에 대한 논점을 메모해두면 좋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논점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다‘와 같이 구조를 분명히 해두지 않으면 쓰는 중간에 논점이 점점 늘어나서 정리되지않은 글이 될 우려가 크다. 쓰기가 서툰 사람들이 바로 메모 없이 다짜고짜 쓰는 사람들이다.
나 같은 경우도 메모를 하지 않으면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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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멈출 수 없어요

(사데스)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
멈출 수 없어요
그래서 추억으로
간직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대를 원하는 마음
멈출 수 없어요
그래서 어제의 꿈속에서
살기로 했죠

비록 오래전 일이지만
우리의 행복했던 시절은
아직도 나를 우울하게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
마음의 상처도 지워진다지만
우리가 이별한 순간부터
시간은 흐르지 않고
그대로 고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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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베케르)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흔들림을 보시고
지나가는 바람이
한숨짓는다

의심하실 양이면
그 푸른 잎 뒤에
내가 숨어 한숨짓는 줄
알아 주세요

그대 뒤에서
작은 소리 들려
그대 이름
멀리서 부른다
의심하실 양이면
쫓아오는 그림자 속에
내가 있어 그대를
부른 걸로 생각해 주세요

한밤중에 그대 가슴 이상하게도
산산이 흩어져 설레고
불타는 입김을
입술로 느끼시거든
눈에는 안 보여도
그대 바로 곁에
내 입김이 서린다고
생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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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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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전문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작가님이 달리기를 하면서 했던 생각이나 대하는 태도 등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달리기나 글쓰기에 관심이 있으신분은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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