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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17권의 과학책을 읽었다.(서평 작성 기준)


1. 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찰스 다윈)

2. 지울 수 없는 흔적(제리 코인)

3. 시간여행을 위한 최소한의 물리학(콜린 스튜어트)

4. 우주 모멘트(일본과학정보)

5. 과학 드립의 무섭게 빠져드는 과학책(김정훈)

6. 원소들의 놀라운 이야기(아니아 뢰위네)

7. 생명을 이어온 빛(라파엘 조빈)

8. 클래스가 남다른 과학고전(조숙경)

9. 우주 미션 이야기(황정아)

10. 아는 만큼 보이는 세상; 우주편(마쓰바라 다카히코)

11. 문명과 물질(스티븐 사스)

12. 과학의 기쁨(짐 알칼릴리)

13.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랠프 스티얼리 외)

14. 세계를 바꾼 지도(사이먼 윈체스터)

15. 깊은 시간으로부터(헬렌 고든)

16. 지질시대(최덕근)

17. 화석은 말한다(도널드 프로세로)

 

만족스럽지 못하니 내년에는 힘을 더 내야 할 것이다. 지질 또는 지구과학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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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프로세로의 화석은 말한다에 흥미로운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프로세로는 지구 격동의 이력서 암석 25 등을 쓴 고생물학자, 지질학자다. 진정한 과학자들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믿음에 반대되는 증거가 충분히 있다면 그 믿음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프로세로는 마셜 케이(Marshall Kay; 1904 - 1975)라는 지질학자를 예시한다


대륙은 이동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기초로 하여 지질의 복잡성을 설명하는 일로 평생을 보낸 마셜 케이는 판구조론과 대륙이동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압도적으로 쌓이자 온 마음을 다해 판구조론을 품에 받아들였다. 정년(停年)이 가까운 나이에도 마셜 케이는 평생 해왔던 일을 새로운 개념에 근거해 다시 짜기 시작했다. 저자 도널드 프로세로는 마셜 케이의 지성적 솔직함과 용기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적 파탄(破綻)을 자초하고 정국을 무한 혼란에 빠트린 사람을 계속 지지하는 사람을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정말 옳다고 생각하고 지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와서 전향하면 자신의 존재가 부정 당한다고 생각하고 그러는 것이다.


전자라면 정말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고 후자라면 마셜 케이 같은 과학자로부터 배우 필요가 있는 사람이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바울의 전격적 회심으로부터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바울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잡아죽인 유대교 신자였다. 그런 그가 돌아선 사건을 통해 기본인 하나님의 섭리 외에 바울이란 인간의 회심에도 주목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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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많은 보웬이란 인물들 가운데 연천 해설을 시작한 2020년 이래 연천 전곡리 한탄강 가에서 주먹도끼를 수습해 구석기 역사를 바꾼 그렉 보웬(1950 - 2009)이란 이름을 많이 언급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다소 빈도는 줄었다. 새로운 고고학 내용을 더 캐낼 수 있다면 그 분에 대해 말할 거리를 추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지질학의 보웬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온도에 따른 광물의 정출(晶出) 순서인 보웬 반응 시리즈를 고안해낸 노먼 레비 보웬(1887 - 1956)이라는 캐나다의 지구화학자이자 암석학자다. 흥미로운 점은 그 분의 이름을 딴 달의 분화구가 있다는 사실이다. 달이니 천문학의 영역이겠지만 분화(噴火)라는 지질 영역 내의 이슈이기에 그런 명명이 가능했을 것이다. 예전 몰두했던 천문학에 대해서까지 다시 관심을 기울여야 할까? 달의 용암군인 Kreep(칼륨, ‘희토류; rare earth element’, ‘인; 燐‘)이란 말에서도 지질과 천문의 연관성은 주목할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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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1월 지질공원 해설사 근무를 시작했으니 이번 달 말로 근무 5년이 된다. 코로나 팬데믹, 시스템 문제 등으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나름으로 책도 찾아 읽고 유튜브도 보고 기사도 검색하고 지질자원연구원(硏究院)에 질문을 해 답도 받는 등 공부하느라 애썼으나 많이 부족하다. 이번 달 들어 윌리엄 스미스 전기인 세계를 바꾼 지도와 헬렌 고든의 깊은 시간으로부터란 책을 읽었다.(깊은 시간으로부터는 추천할 만한 책이다.)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 지질학(얀 잘라시에비치), 지구 100 1권, 제주과학 탐험(문경수), 모든 것의 기원(데이비드 버코비치), 자연은 어떻게 발명하는가(닐 슈빈), 근원의 시간 속으로(윌리엄 글래슬리), 지구의 짧은 역사, 지오포이트리(좌용주) 등의 책은 읽은 범위 내에서 말하건대 좋은 책들이다. 읽고 서평을 썼지만 재독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다른 책들도 포함시켜 개념 중심으로 지구과학 내용을 정리하여 수시로 익혀야 할 필요를 느낀다. 


    션 캐럴의 빅 픽쳐란 책이 있다. 양자와 시공간, 생명의 기원까지 모든 것의 우주적 의미에 관하여란 부제를 가진 책이다. 원제도 빅 픽쳐(The Big Picture)로 번역본과 같은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물리학 내용을 말하려는 것이 아닌 두 가지 차원이다. 하나는 의식의 부상이란 제목의 글에 틱타알릭 로제가 언급되었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제목과 연관이 있는 Do you get the picture?란 문장을 말하기 위해서다. 


    틱타알릭은 4억 년쯤 전 물에서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로 수생동물과 육상동물을 잇는 잃어버린 고리로 여겨진다.  4억년은 연천 지질공원 해설사들과도 연관이 있는 수치다. 연천의 기반암인 미산층이 4억년 정도부터 퇴적되기 시작한 암석이기 때문이다. 헬렌 고든의 책에서 읽은 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지질학적 규모에서 볼 때 지진은 시계처럼 정확하게 발생한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 규모에서 볼 때는 결정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아주 불규칙하게 일어난다.”(128 페이지) Do you get the picture?란 그림이 그려져?(이해가 되?)란 의미의 문장이다. 공부란 크게, 그리고 경우에 따라 세밀하게 그림을 그려 이해시키는 것(이미지로 떠오르게 하는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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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한 지구과학 책들을 찾아 서울의 두 서점(광화문 교보문고, 종로 알라딘)과 서울의 대표 도서관(서울도서관)을 방문해 한 권의 중고 물리학 책을 사고 다섯 권의 도서관 책을 빌려 집에 왔다.  탄핵 관련 플래카드가 곳곳에 보였으나 시간대와 장소가 맞지 않아서인지 별 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메일을 통해서는 1년 2개월 전 신청한 재출간 도서 알림을 확인했다.


      카미유 리키에의 ‘베르그손 고고학: 시간과 형이상학’이란 책이다. 베르그손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가졌었지만 내가 그 책 재출간에 대한 알림 메일을 신청한 것은 아마도 <1장 정초냐 용해냐: 형이상학의 바탕 데카르트의 암석과 베르그손의 대양 1. 땅, 지성의 이미지: 고체화, 고체성, 고체, 지반 2. 물의 원소와 그 이미지들?은유를 넘어서>에 꽂혀서였을 것이다.


      어렵지만 흥미 있게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니 다른 본격 지구과학 책들이 많이 있어 언제 살 수 있을지, 산다면 얼마의 시간을 써서 어느 만큼 자유롭게 읽을 수 있을지, 그렇다 해도 유의미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서두르지 말고 늦추지도 말고 나아가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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