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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끝내는 지구과학 - 극변하는 지구의 미래를 해독하자
니나가와 마사하루 지음, 송경원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2월
평점 :
2011년 일본 도호쿠 대지진(동일본 대지진) 때 한 뉴스 캐스터가 남동풍을 남동쪽으로 부는 바람이라 생각하고 바람이 남동쪽으로 불어갈 것이라고 말해 혼란을 일으켰다는 보도를 접했다. 남동풍은 남동쪽으로 불어가는 바람이 아니라 남동쪽에서 불어가는 바람이다. 이 내용이 에피소드로 실린 ‘한권으로 끝내는 지구과학‘은 ’극변(極變)하는‘이란 말을 했다. 극변하는 지구의 미래를 해독하자고 쓴 것이다. 극단적으로 변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후가 극변하는 세계에서 우선 필요한 것은 과학 지식을 갖추는 것일 테다. 그 중에서도 지구를 아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지구의 모양에 대해 알아보자. 지구는 적도 부분이 극 지방에 비해 부푼 모습을 하고 있다. 지구 자전에 따른 원심력의 결과다. 그래서 적도 부분이 가장 크고 그곳은 약간 부푼 모습을 하고 있다. 지구 위의 물체에는 만유인력과 원심력이 작용한다. 두 힘을 합해 중력이라 한다. 적도에서는 만유인력과 원심력의 방향이 반대가 되어 중력이 작아진다.
지각을 구성하는 원소들을 질량비 기준으로 헤아리면 산소, 규소, 알루미늄, 철, 칼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순서가 된다. 맨틀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산소, 마그네슘, 규소, 철 등이다.(지각 구성 원소 순서와 맨틀 구성 원소 순서가 다름에 유의하자.) 핵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철, 니켈 등이다.
대륙 지각은 상부는 화강암질, 하부는 현무암질로 이루어져 있다. 지각에 작용하는 부력(浮力)과 중력(重力)이 평형을 이루는 것을 지각평형이라 한다. 부력이 더 크면 지각이 융기한다. 빙하가 녹으면 얼음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이로 인해 중력이 줄어(부력이 커져) 지각이 상승하는 것이다. 내핵이 고체인 이유는 압력이 높으면 물질이 잘 녹지 않는 성질 때문이다.
지각과 맨틀은 구성 물질(암석)의 차이에 따라 구분하며, 암석권과 연약권은 암석의 강도 차이에 따라 구분한다.(31 페이지) 해양판이 해구(海溝)에서 섭입(攝入)될 때 해저 퇴적물 중 일부가 떨어져 나와 대륙판의 끝에 붙어 대륙판의 일부가 되는 것을 부가체(accretionary prism)라 한다.(36 페이지)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들어가는 곳을 섭입대라 하고, 대륙판끼리 충돌하는 경계를 충돌대라 한다. 이러한 판의 경계에서는 대산맥이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곳을 조산대라 한다.(40 페이지)
지구상에는 하부 맨틀에서 상승한 고온의 물질이 상부 맨틀 중 연약권에서 마그마가 되고 지표 밖으로 나오는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 몇십 군데 있다. 이런 곳을 열점이라 한다.(44 페이지) 지진 부분에서 이상한(?) 점은 전세계적으로 아직 통일된 진도의 단위가 없다는 점이다. 지진 규모(매그니튜드)가 1 증가하면 에너지는 약 32배 증가한다. 지하의 암반에는 판의 운동에 의해 여러 방향에서 힘이 작용하므로 암반은 팽창하기도 하고 압축되기도 한다. 이런 변형이 축적되어 한계에 이르면 암반이 깨지면서 지진이 일어난다.(53 페이지)
암반이 깨져 생긴 면을 경계로 양쪽의 암반이 이동하여 서로 어긋나 있는 것을 단층이라 한다. 대륙판과 해양판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판 경계 지진이라 한다. 대륙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대륙판 내부 지진이라 한다. 해양판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해양판 내부 지진이라 한다. 지하의 암석이 고온으로 가열되어 녹은 것을 마그마라 한다. 지하 약 100km 깊이에서 만들어진 마그마는 주위 암석보다 밀도가 낮아 위로 상승하다가 지하 10km 부근에서 고여 마그마방을 형성한다.
마그마에는 물,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등 휘발성 성분(기체로 변하기 쉬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압력이 높을수록 마그마에 포함될 수 있는 물이 많아진다.(72 페이지) (압력이 높은) 지하 깊은 곳에서 물을 포함한 마그마가 상승하면 얕은 지하에서는 마그마가 많은 물을 포함할 수 없게 되어 마그마에 포함된 물의 일부가 수증기로 변하여 발포(發泡)한다. 마그마는 압력이 낮아지면 기포가 생성된다는 점에서 같다. 용암(액체), 화산가스(기체), 화산쇄설물(암석 파편; 고체) 등을 화산 분출물이라 한다.
물속으로 분출한 용암은 베개용암이 된다. 화산쇄설물 중 색이 흰 것은 경석이라 하고, 검은 것은 스코리아라 한다. 폭발적 분화가 일어나 마그마가 공중으로 분출하여 식어 만들어진 독특한 모양의 화산쇄설물을 화산탄이라 한다.(77 페이지) 분화의 유형에 영향을 미치는 마그마의 점성은 마그마의 온도, 마그마에 포함된 이산화규소의 함량에 따라 달라진다. 온도가 낮을수록, 이산화규소 함량이 높을수록 점성은 커진다. 현무암질 마그마는 온도가 높고 이산화규소 함량이 낮아 잘 흐르는 성질을 갖는다.
점성이 높은 마그마는 기포가 빠져나가기 어려워 폭발적인 분화를 일으키기 쉽다. 폭발적인 분화가 일어나면 지하의 마그마가 대량으로 분출하면서 마그마 방에 빈 공간이 생기고 그 위의 산체(山體)가 함몰되어 칼데라라는 움푹 파인 지형이 형성될 수 있다.(84 페이지) 화성암에 포함된 감람석, 휘석, 각섬석, 흑운모 등 어두운 색을 띠는 광물을 유색광물이라 한다. 현무암, 반려암 등 고철질(mafic) 암석과 감람암 등의 초고철질 암석은 어두운 색을 띤다.
반면 석영, 장석, 사장석 등의 광물은 밝은 색을 띠기 때문에 무색 광물이라 한다. 유문암이나 화강암 같은 규장질(felsic) 암석은 무색 광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밝은 색을 띤다.(88 페이지) 광물이 특정 방향으로 쪼개지는 성질을 벽개(劈開)라 한다. 감람석(광물)은 벽개가 없다. 상부 맨틀은 주로 감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감람암의 일부가 녹으면서 마그마가 생성될 수 있다. 암석의 녹기 쉬운 성분이 부분적으로 녹는 것을 부분 용융이라 한다.(91 페이지)
상부 맨틀에서 감람암이 녹으려면 상부 맨틀의 온도가 감람암이 녹는 온도보다 높아야 한다. 보통 상부 맨틀의 온도는 감람암의 용융점보다 낮아 감람암은 녹지 않는다. 그런데 해령(海嶺)이나 열점(熱點)의 아래에서는 상부 맨틀의 물질이 지하 깊은 곳에서 상승하여 압력이 감소하면 맨틀 물질의 온도가 감람암의 용융점보다 높아져 감람암의 부분 용융이 일어난다. 이때 감람암은 구성 성분 중에서 녹기 쉬운 부분만 녹는다. 이렇게 생성된 마그마는 성분이 약간 다른 현무암질 마그마가 된다.
이 마그마가 상승하며 해령이나 열점에서는 현무암질 마그마의 활동이 일어난다.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현무암질 마그마가 녹으면 철과 마그네슘 등으로 이루어진 감람석과, 사장석이 먼저 정출(晶出)된다. 그 결과 남은 광물들의 성분이 변한다. 그 결과 이산화규소 성분이 높은 안산암이 된다. 반면 일본 열도와 같은 판의 섭입 경계에서 생성되는 마그마는 해령이나 열점에서 생성되는 마그마와 생성 과정이 다르다. 일본의 지하에는 해양판이 섭입하면서 해양 지각에서 빠져나온 물이 맨틀에 공급된다.
이 물이 지하의 감람암에 포함되면 감람암의 용융점이 낮아지기 때문에 마그마가 생성되기 쉬워진다. 현무암질 마그마에서 감람석이나 사장석이 빠져나가면 안산암질 마그마가 생성된다. 안산암질 마그마에서 휘석이나 사장석이 빠져나가면 데사이트질 마그마가 생성된다. 데사이트질 마그마에서 각섬석이나 사장석 등이 정출되면 유문암질 마그마가 생성된다.
대기권은 보통 고도 500~1000km로 정의한다. 지표 부근의 대기는 수증기를 제외하면 부피비를 기준으로 질소가 약 78%, 산소가 약 21%를 차지한다.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낮아지고 성층권(11~50km)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높아진다. 중간권에서는 성층권과 반대로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다시 낮아지고 열권(85-500km)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높아진다.(98 페이지) 오존층은 고도 약 20~30km 사이에 존재한다.
’한권으로 끝내는 지구과학’은 지구과학의 천문, 대기, 해양, 지질 중 지질과 대기를 다룬 책이다. 해양은 7장 지구환경 편에서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이란 제목의 글로 짧게 다루어졌다. 지질은 대기 이상으로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 물론 대기와 지질은 연관되어 있다.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복사 에너지가 모두 지구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지구로 들어온 태양 복사 에너지 중 30%는 대기나 지표에서 반사되어 지구에 흡수되지 않고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간다.
밤이 되면 지표에 흡수되는 태양 복사 에너지가 거의 없고 지표에서는 적외선의 형태로 에너지가 방출되기에 지표 온도가 낮아진다. 이를 복사(輻射) 냉각이라 한다. 상공에 구름이나 수증기가 많으면 지표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이 구름에 의해 산란되거나 수증기에 의한 온실효과가 강해지므로 지표의 온도가 내려가는 속도가 느려진다. 맑을 때는 지표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이 우주로 방출되기 쉬워져 복사 냉각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지구 전체 규모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을 대기의 대순환이라 한다. 저위도의 대기가 가열되면 밀도가 낮아져 상승하고, 고위도의 대기가 냉각되면 밀도가 낮아져 하강하므로 대기의 대순환은 저위도와 고위도의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한다.(135 페이지) 주위보다 상대적으로 기압이 높은 곳을 고기압이라 한다. 고기압의 중심 부근에서는 하강 기류가 발달하기 때문에 구름이 잘 생성되지 않아 대체로 날씨가 맑다. 주위보다 기압이 낮은 곳을 저기압이라 한다. 저기압의 중심 부근에서는 상승 기류가 발달하기 때문에 구름이 생성되기 쉽고 비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138 페이지)
적도 부근의 태평양에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불기 때문에 해양 표층의 해수가 서쪽 방향으로 흐른다. 적도 부근의 해수는 태양 복사에 의해 뜨겁게 데워진다. 이 따뜻한 해수가 서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적도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서부가 동부보다 높다. 적도 태평양의 동부에서는 심해로부터 해수가 올라오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적도 태평양의 무역풍이 몇 개월에 걸쳐 약해질 때가 있다.
그러면 평소에는 서쪽에 몰려 있던 따뜻한 해수가 동쪽으로 밀려나며 퍼진다. 적도 태평양 동부에서는 심해에서 차가운 해수가 올라오는 용승 현상이 약해진다. 이에 따라 적도 태평양 동부의 해수면 온도는 평상시보다 높아진다. 적도 태평양 동부의 월평균 해수 온도가 평상시보다 0.5°C 이상 높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엘니뇨 현상이라 한다.(156 페이지)
적도 태평양의 무역풍이 몇 개월에 걸쳐 강해지기도 한다. 그러면 적도 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서쪽으로 더 많이 운반되므로 적도 태평양 서부의 따뜻한 해수층의 두께가 평상시보다 두꺼워진다. 적도 태평양 동부에서는 심해에서 차가운 해수가 올라오는 용승이 강해진다. 이에 따라 적도 태평양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상시보다 더 낮아진다. 적도 태평양 동부의 월평균 해수 온도가 평상시보다 0.5°C 이상 낮은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라니냐 현상이라 한다.(158 페이지) 이처럼 해양도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한권으로 끝내는 지구과학’은 상세하고 쉬운 방식으로 지구과학의 핵심 내용들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덧붙이면 다른 내용들을 담은 지구과학 책들로 계속 관심을 이어가게 하는 책이다. 그런 면에서 한권으로 끝낸다는 말은 일정 단계의 내용에 대해 그렇게 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게 되면 제목을 수식하는 슬로건처럼 지구의 미래를 해독(解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해독은 곧 예측(豫測)이고 전망(展望)이다. 공부의 목적은 현재에 대해 설명하는 것, 나아가 전망하는 것이다. 그 길로 함께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