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이들을 위하여‘란 부제를 가진 양효실 교수의 ‘불구의 삶, 사랑의 말‘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예술가를 전시주의자 또는 노출증자로 정의한 부분이다.

그에 따르면 전시는 상처를 자랑하는 것이고 노래하는 것이며 즐기는 것이다. 반면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콧은 예술가란 소통하려는 욕망과 감추려는 욕망 사이의 긴장에 의해 추동(推動)되는 사람이란 말을 했다.

위니콧처럼 볼 수도 있고 양효실처럼 볼 수도 있겠지만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위니콧의 말을 고르겠다.(나는 물론 예술가가 깊은 내막을 알지 못한다.)

사실 양효실의 말대로 예술가가 전시주의자 또는 노출증자라 해도 무조건 드러내지는 않을 것이다. 선택과 배제가 없는 드러냄은 무모하고 소모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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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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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그리고 다른 여자들을 가르치려 든다.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든 모르든. 어떤 남자들은 그렇다." 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 1961 -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핵심 구절이다. 맨스플레인(mansplain: man + explain)이란 말은 그런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잘난 체 하며 아래 사람에게 말하듯 과시하듯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솔닛은 여성이 자신이 잉여라는 생각과의 전쟁, 침묵하라는 종용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유명 작가인 저자 역시 그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니 그런 지위를 얻지 못한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고 수치심을 느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그간 많은 여자들은 자꾸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남자들과의 싸움에서 짓밟혔다고 말한다.

 

진부한 말이지만 동서고금에 걸쳐 두루 해당하는 바이다. 여성들을 가르치고 무시하는 맨스플레인은 차별과 배제, 성폭력 등으로 이어진다. 아니 그런 일방적 언사는 여성이 받는 차별과 배제의 한 요소이다. 물론 저자도 말했듯 여자들도 이따금 남자를 포함한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려 든다. 그러나 이는 젠더간의 힘의 현저한 격차를 반영하는 것도 아니고 젠더의 사회적 작동방식에 드러나는 거시적 패턴을 반영한 현상도 아니다.

 

남자들 가운데 여자의 말을 이해하고 차분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다.(27 페이지) 물론 저자는 몰랐던 사실을, 그 내용을 잘 아는 상대가 설명해주는 것은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29 페이지)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같은 제목의 글을 포함해 '가장 긴 전쟁', '위협을 칭송하며: 평등 결혼의 진정한 의미' 등 아홉 편의 글을 담은 책이다.

 

여성이 당하는 폭력과 차별을 논한 페미니즘적 아니 인권 차원의 글이지만 맨스플레인만을 이야기한 책이 아니다. 맨스플레인 현상만을 다루었다면 심도가 있었을 텐데 아쉽다. 수록 글을 소개할 때 언급한 평등 결혼(marriage - equality)은 저자에 의하면 동성 결혼(same - sex marriage)이란 말을 대체한 말이다.(92 페이지)

 

저자는 이를 동성 커플과 이성 커플의 평등을 의미함은 물론 결혼이란 평등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저자는 여성의 비존재화를 거론한다. "지난 수천년 동안 여자들이 공적 영역에서, 계보도에서, 법적 신분에서, 목소리에서, 삶에서 사라진 것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111 페이지)

 

저자의 글솜씨는 인상적이다. 자신이 젊었을 때 드넓은 캠퍼스에서 여학생들이 강간을 당하자 대학 측이 여학생들의 일몰 후 외출 금지를 권고하자 한 장난꾸러기들이 일몰 후 캠퍼스에서 남자를 몽땅 몰아내자는 처방을 제시했고 이에 남자들이 겨우 한 남자의 폭력 때문에 모든 남자더러 사라지라는 것에 대해 충격을 표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여자들은 더 많은 영역(공적 영역에서 삶까지)에서 사라진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말을 한 것이다.

 

저자는 어떤 여자들은 한 번에 조금씩 삭제되고 어떤 여자들은 단번에 몽땅 사라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물을 짜되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 세상을 창조하는 것, 자신의 삶을 창조하는 것, 자신의 운명을 다스리는 것, 아버지들만이 아니라 할머니들을 호명하는 것, 직선만이 아니라 그물을 그리는 것, 청소부만이 아니라 제작자가 되는 것, 침묵당하지 않고 노래하는 것, 베일을 걷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 자신이 빨랫줄에 너는 현수막들이라 말한다.(118 페이지)

 

저자의 글은 유려하다. "절망은 확실성의 한 형태다. 미래가 현재와 거의 같거나 현재보다 쇠락하리라고 믿는 확실성이다."(134 페이지) 같은 말이 그렇다. 이 글이 들어 있는 '울프의 어둠'이란 글은 문학적 수사로 가장 화려하게 펼쳐지는 글이고 가장 성찰적이며 맨스플레인과 일정 정도 거리가 있는 글이다.(울프란 버지니아 울프를 말한다.)

 

울프는 공식적, 제도적, 이성적 해방이 아닌 익숙한 것, 안전한 것, 알려진 것을 넘어서 좀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해방을 칭송했다. 저자는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언급하는데 저자에 의하면 울프는 여성에게는 자기만의 방과 돈만이 아니라 대학과 전세계도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144 페이지)

 

저자는 울프를 몇몇 구체적인 사회 변화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혁명가로 평한다. 울프에 비견될 또 하나의 이슈적 여성이 카산드라이다. 트로이 왕의 딸 카산드라는 정확하게 예언할 줄 알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는 저주에 걸린 인물이다. 카산드라는 여성, 그리고 저자가 처한 입지를 상징한다.

 

맨스플레인이 남성이 여성에 대해 가르치고 여성을 무시하듯 말하는 것이라면 카산드라의 입장에 선 여자는 말할 권리를 봉쇄당하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받는 여자의 운명을 상징한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레이첼 카슨으로 하여금 히스테릭하다는 말을 듣게 했다. 자궁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히스테리는 여성차별적, 비과학적 말의 대명사이다.

 

"말을 꺼내는 것, 말과 말하는 사람이 주목받고 존중받게 만드는 것은 여전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이다."(157 페이지) 프로이트는 자신의 환자들이 괴로움은 말로 표현하는 것을 인정하다가 환자들의 말을 믿는다면 모든 사례에 대해 자신의 아버지를 포함한 모든 아버지들에게 도착적이라는 비난을 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딜레마에 빠졌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주디스 허먼이 '트라우마'에서 썼듯 프로이트는 여성 환자들의 말을 듣기를 그만두었다. 프로이트는 여자들이 불평하는 성적 학대의 경험을 그녀들 스스로가 상상하고 갈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T. M 루어먼(Luhrmann)은 인도에서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집 청소를 하라는 환청을 듣곤 하는 반면 미국의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폭력적인 행동을 하라는 말을 듣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다.(178, 179 페이지) 문화의 차이를 반영하는 괴리이다.

 

우리 시대의 여성 증오라는 문화를 언급할 상황이다. 저자에 의하면 언어는 힘이다.(189 페이지) 맨스플레인, 카산드라, 프로이트의 여성 환자들에 이어 언어에 대한 저자의 깊은 관심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언어는 의미를 드러낼 수도 있고 묻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다.

 

저자는 맨스플레인 이야기가 결국 강간과 살인에 대한 이야기로 끝남을 이야기하며(197 페이지) 여성 혐오의 다양한 양태들을 구획하여 각각 별도로 다루기보다 그 비탈 전체를 이야기해야 함을 주장한다.(198 페이지)

 

페미니즘은 어쩌면 대부분이라고 해도 될 만큼 문화에, 셀 수 없이 많은 조직에, 세상 대부분의 가정에, 무엇보다도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나는 우리의 마음에 깊이 뿌리내렸을 뿐 아니라 아주 오래되고 광범위하게 퍼진 무언가를 바꾸려는 노력이다.(206 페이지)

 

변화에는 시간이 걸린다(206 페이지)고 말하는 저자는 아직 갈 길이 머나멀지만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멀리 걸어왔는지 돌아본다면 힘이 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다.(212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여성은 영원한 주제(subject)이다. 이때 주제란 말은 종속, 또는 예속, 심지어 속국과 거의 같은 말이다.(221 페이지) 페미니즘을 인간 전체를 바꾸려는 노력으로 정의하는 저자는 점점 더 많은 남자들이 페미니즘에 관여하고 있음을 환기시킨다.(225 페이지)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화룡점정이라 할 그것은 사람다운 세상을 만드는 전쟁에서 사람들은 죽을지언정 생각들은 지워지지 않는다(227 페이지)는 말이다. (은 글들로 여러 주제를 다루었으나 언어 문제를 포함한 페미니즘으로 수렴하는 이야기이)고 전투적이되 격조 있고 필치가 인상적인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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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고루성(瓠蘆古壘城), 당포성(堂浦城), 은대리성(隱垈里城) 등을 강원도 연천의 고구려 시대의 3대 성으로 설명한 책(2016년 11월 출간)을 보았다.

출판사에 전화를 해 책을 다시 찍으면 경기도 연천으로 정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호로하(瓠蘆河)의 높은 망루를 의미하는 호로고루성은 임진강 주상절리(柱狀節理) 위에 쌓은 성이다. 호로하는 삼국시대의 임진강의 이름이다.

연천에는 열 곳의 국가지질공원이 있다. 모두 주상절리와 관련된 곳들이다. 5월 30일까지 시나리오를 제출해 통과한 사람들에게 6월 24일 본선 참가 자격을 주는 관광해설 경연대회 소식이 들린다.

재인폭포, 아우라지 베개 용암,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좌상바위, 은대리 습곡구조 등 열 곳 가운데 한 곳을 골라 시연하는 대회이다.

그런데 그 열 곳을 보니 연천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그 비경들에 관심을 갖지 않아 부끄럽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사실 그 곳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가령 막연히 자살 바위, 좌살 바위 등으로 알고 있었던 좌상바위는 장승 왼쪽의 바위라는 뜻이다. 뜻도 검색을 하다가 최근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경연대회가 아닌 나의 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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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5월(9일)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일주일 후(16일) 우리 궁궐문화원 36기 해설사 동기들은 남양주 실학박물관에서 5월의 월례 모임을 갖는다.

우연이지만 정치와 연결지어 생각해 볼 모임이 되었다고 할 만하다. 실학 박물관, 하면 다산(茶山)을 가장 먼저 꼽게 된다.

나는 변함 없이 모든 정치인들이 다산의 ‘목민심서’를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 기간 중 닮고 싶은 역사적 인물을 밝히는 자리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세종(世宗)을, 심상정 후보는 정도전을, 유승민 후보는 다산을 꼽았다.

홍준표는 박정희를 꼽는 몰역사성을 보였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임금인 세종(世宗)을 꼽은 두 사람 중 적어도 한 사람은 떨어지는 것이고,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임금이 아닌 인물(개혁자 정도전과 실학자 다산)을 꼽아 떨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흥미롭다.

어떻든 문제는 희망(닮고 싶은)과 지목자의 위상이 너무 다르거나 정반대일 경우이다. 역사적 인물로 지목된 분들이 그런 사실을 안다면 불편해 할 것이 분명하다.

다산 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다산 리더십의 핵심을 공(公)과 염(廉)으로 설명한다. 공은 공평함, 공공(公共), 숨김 없음 등을 의미하고 염은 청렴함이다.(2017년 5월 6일 경향신문)

이번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에 표를 준(심밍아웃도 샤이 심상정 선언도 아님) 나는 심상정 후보가 꼽은 정도전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

이번 지목과 무관하게 왕권(王權)의 태종(이방원)과 맞섰던 신권(臣權)의 정도전에 흥미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일정 정도 왕권을 견제했던 정도전 설계의 경복궁 vs 왕권을 중심으로 궁을 설계한 태종의 창덕궁이란 대립 구도이기도 하다.

진보의 약진에 큰 관심이 있는 나는 심상정 후보와 정의당의 역할과 위상이 어떻게 변해갈지 크게 궁금하다.

액면(額面) 그대로라면 성군(聖君) 세종(世宗) 당선, 개혁가 정도전과 애민 사상가 다산의 포진 등으로 나라는 평화로울 것이다.(단 하나 박정희의 잔존殘存은 우려스럽다.)

잘 되기를... 5년 후 기회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고 결과는 정의로웠다는 평이 나오는 더불어 민주당 정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니 그 이전에 우리 36기 모임의 성취부터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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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의 교실밖 글쓰기 - 독후감부터 논술까지
장선화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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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글쓰기란 애물 같은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한때 아니 지금도 책을 쓰려는 나에게 글쓰기란 기본이지만 그것은 책 쓰기의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글쓰기와 책쓰기의 차이를 알려면 김애리의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를 읽을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글쓰기 책을 읽는 것은 내 기본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읽는 글쓰기 책이다. 기자 생활 20년을 넘긴 저자는 구상, 개요, 자료 수집, 집필, 자료 수집 등의 순서로 글을 쓸 것을 주문한다. 글쓰기의 기본은 6하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유연하고 융통성 있게 변형하는 것이 가능하다.

 

첫 문장도 중요하다. 간결하게 쓸수록 주제가 잘 드러난다. 본문에 나와 있듯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의 저자 신영복 선생은 교도소에서 달랑 한 장 나눠준 엽서를 망칠까 봐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문장을 나열하고 정리한 다음 한 자씩 씀으로써 문장의 대가가 될 수 있었다.

 

대화에서도, 글에서도 강약 조절이 중요하다. 강약중강약 4분의 4박자가 음악에서 가장 안정적기고 기본이듯 글의 내용과 성격에 따라 단문과 중문을 적절히 번갈아 쓰면 글이 훨씬 쉽고 재밌어진다.(43 페이지) 글을 쉽고 정확하게 쓰려면 단어를 문맥에 맞게 잘 선택해 쓰는 것이 중요하다.(45 페이지)

 

글 쓰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 또는 충실한 내용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단어 선택도 좋아야 하고 강약중강약(짧은 문장과 다소 긴 문장을 번갈아)의 원칙을 지켜야 하고 비문을 피해야 하고 쉽게 써야 한다. 비문을 줄이는 방법 중 주어와 서술어의 거리를 줄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저자는 비문을 방지하고 싶다면 글을 쓴 다음에 천천히 읽어볼 것을 권한다. 수동태보다 능동태가 권장된다. 물론 수동태가 필요할 때도 있다. 행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때, 굳이 행위자를 드러내고 싶지 않을 때, 행위자가 사람이 아닐 때 등이다. 영어나 일본어 번역투도 피해야 한다.

 

핵심부터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대는 바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쓰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금방 드러나기에 읽는 이를 설득하기 쉽다.(82 페이지) 두괄식 글쓰기를 익히는 데 가장 좋은 자료는 신문이다. 두괄식은 비문학 글쓰기의 기본이다. 두괄식은 일상에서는 물론 인터넷 시대에도 잘 어울리는 글쓰기이다.(84 페이지)

 

저자는 요약하기를 권한다. 요약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글을 읽으면 읽기 방식이 확연히 달라진다. 요약하기는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고 글쓰기 연습에도 효과적이다. 논리적으로 써야 짜임새가 생긴다. 논리적 글쓰기는 칼럼이나 논설 뿐 아니라 시나 소설에도 꼭 필요하다.

 

저자는 왜냐하면이나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등의 접속사를 활용한 글쓰기를 권한다. 물론 글 쓰는 습관이 몸에 배면 그런 접속사 없이도 문맥이 잘 통하는 글을 쓸 수 있다.(92 페이지)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데 유용한 또 다른 비법은 사슬을 엮듯 쓰기이다. 앞 문장과 뒤 문장이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쓰기이다.

 

하나의 주제로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을 사슬로 연결하듯 글을 쓰면 글의 짜임이 촘촘해진다.(96 페이지) 연역법(두괄식 구성)과 귀납법(미괄식 구성)을 적절히 활용하면 정확하고 짜임새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글은 또한 사실대로 써야 한다.

 

주관적으로 쓰기 vs 객관적으로 쓰기도 중요하다. 주관적으로 글을 쓸 때 되도록 형용사를 자제하자. 객관적으로 글을 쓰려면 반드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주관적인 글에는 공감의 힘이 있다면 객관적인 글에는 논리의 힘이 있다.(111 페이지) 자연스러운 글이 감동을 준다. 솔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쉬운 말로 바르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

 

제목 달기도 중요하다. 없는 내용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들을 찾아내 한 문장 또는 한 구절로 압축하는 것이다. 글에 흥미를 느끼게도 해야 한다. 병렬식 명사 제목은 지루하다. 제목 글자 수는 10자를 넘지 않게 한다. 신조어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상을 할 때는 머리를 번잡하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상 다음에 개요(槪要)이다. 개요는 글의 분량 정하기, 문단 수 정하기, 문단별로 쓸 내용 정하기, 제목 정하기 등으로 구성된다. 자료 수집, 집필(꾸준히 읽으면 쓰기 실력이 는다. 읽기와 쓰기를 통해 어휘력, 문장력, 독해력이 키워진다.), 퇴고(推敲: 혼자서 소리 내어 읽어보아야 한다. 퇴고의 3원칙은 더하기, 빼기, 다듬기이다.) 등이 필요하다.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보자. 독후감은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성과 주관이 잘 드러나도록 쓰는 글이다. 서평은 책과 저자에 대한 지식과 정보, 책의 주제 등 객관적인 내용이 더 잘 보이도록 쓰는 글이다.(176 페이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쓰는 글은 대부분 에세이이다.

 

에세이는 읽는 맛이 중요한 글이다. 에세이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219 페이지) 저자는 한 때 글 쓰는 일이 두렵고 힘들었다고 말한다. 이태준의 문장강화10번 읽어 그 위기를 이겼다고 한다.

 

글은 노력만 하면 수준급은 아니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쓸수록 는다.(237 페이지) ’장선화의 교실 밖 글쓰기는 쉽고 명쾌한 글쓰기 지침서이다. () 쓰기에 대한 팁은 빠졌지만 전체적으로 유익하다. 두고 두고 읽을 책이다. 물론 크로스 체킹을 한다는 생각으로 다른 글쓰기 책들과 아울러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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