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이, 화이 오늘의 젊은 작가 47
배지영 지음 / 민음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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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 47번째였던 배지영작가님의 「담이, 화이」를 건너뛰고 48번째인 박대겸작가님의 「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를 먼저 읽었으며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 중 하나이지만 연결되는 지점이 크게 없기에 사실 이 책(「담이, 화이」)은 신작들 읽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읽어보려고 했었는 데 자꾸 생각이 나는 바람에 읽게 되었습니다.
평화롭다못해 단조로운 일상에 갑작스럽게 찾아 온 종말로 인해 모든 인류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좀비처럼 무작정 걷기만 하는 상태가 되며 야생동식물들만 살아숨쉬며 시체가 부패하는 이 곳에 아담과 이브처럼 정화조 청소하며 불쾌한 냄새를 몸에 달고 사는 담과 항상 지상으로 올라가고 싶지만 현실은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일하는 화이 이 두사람만이 살아남아 악취가 가득한 도시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데 처음에는 살아남은 서로를 운명의 수순으로 발견하여 기뻤으나 서로간의 다른 모습들 또한 발견하게 되어 서로를 증오하고 미워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기에 자신들의 할 일을 해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알 수 없는 미래에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남들과는 무언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겠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 놓여져 있는 다른 존재를 찾아내기까지 밀려올 외로움을 과연 견뎌낼 수 있을 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화이의 모습을 보며 (당연하게도 작가님이 창조하신 인물이기에) 실제로 만나뵙지는 않았지만 작가님의 모습이 투영된 것 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이르러 결말은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이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떨지 정말 궁금합니다.
배지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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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김엄지작가님의「할도」를 마지막으로 읽으며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책을 구매하여 읽어보려고 했고 김채원작가님의 「서울 오아시스」를 먼저 읽어나갔지만 또 모쓸 고질병이 도지는 바람에 책을 알라딘 중고매장에 매각하고 구매하는 것을 자제하는 등 한동안 책을 멀리하였으나 제 마음에 갑작스러운 심경변화가 일어 정말 간만에 공공도서관에 책을 대출 하여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고 알라딘 중고매장에 드나들며 제가 일전에 팔았던 책들을 다시 구매하는 등 독서하는 삶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아래의 리스트는 제가 2025년에 이르러 읽었던 책들이지만 따로 리뷰를 남기지 않(쓸 말이 없거나 쓸 능력이 되지 못해)았던 것을 한 줄 평으로 남긴 것입니다.

서울 오아시스 : 김채원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2025)
- 가볍게 집에서 나와 자연스레 보이는 주변 풍경들을 보면서 산보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음.

타운하우스 : 전지영 소설집 (창비, 2024)
- 불타오르는 집의 이미지가 강렬하여 읽어나갔는 데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기어이 비 오는 날 옥상에 올라가는 인물이 너무 강렬하게 뇌리에 박혔음.

모린 : 안윤 소설 (문학동네, 2024)
- 비교적 작품 간에 편차가 있지만서도 표제작인 ‘모린‘은 꽤 괜찮게 읽었음.

시티-뷰 : 우신영 장편소설 (다산책방, 2024)
- 혼불문학상 수상작으로 다소 성적인 묘사가 노골적이었으나 인물들의 세속적인 욕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음.

모우어 : 천선란 소설 (문학동네, 2024)
- 출간 당시에 읽어보기 위해 공공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손이 가지 않았는 데 이제라도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음.

파주 : 김남숙 소설 (자음과모음, 2024)
- 첫 소설집 「아이젠」(특히 ‘자두‘)만큼의 파격적인 느낌은 옅어졌지만 흥미롭게 읽었음.

순일중학교 양푼이 클럽 : 김지완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2024)
-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으로 읽을 계획도 없이 읽기 시작하였는 데 읽고 나선 양푼이에다 무엇이든 비벼 싶은 마음이 들었음.

호랑이 아가씨 : 허태연 장편소설 (나무옆의자, 2024)
- 호랑이 기운을 받아 사건들을 해결하는 인물과 흥미로운 소재에 시간 순삭하며 읽음.

봄밤의 모든 것 : 백수린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2025)
- 원래에도 백수린작가님의 작품들은 좋았으나 이번 소설집을 통해 한층 더 깊어지며 폼이 오르고 있다는 것을 여실하게 느꼈음.

크림의 무게를 재는 방법 : 조시현 소설집 (문학과지성사, 2025)
- 아직까지 낯선 장르가 결합되었지만 슈크림처럼 부드럽게 소설 전반에 흘러들어가며 잘 융합되어 앞으로의 작품들이 기대됨.

호르몬 체인지 : 최정화 소설 (은행나무, 2025)
- 알라딘에서 구매시기를 놓친 작품이었지만 흥미로운 설정 속에 명징하게 다가오는 묵직한 주제로 인해 잠시 멍해진 작품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작품이었음.

산으로 가는 이야기 : 성혜령 소설 (자음과모음, 2024)
- 작년에 읽은「버섯 농장」에 이어 나온 작품으로 3편의 단편들을 차례대로 읽으며 전작에서 받은 느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어서 분량은 작지만 깊은 여운을 받은 시간이었음.

혼모노 : 성해나 소설집 (창비, 2025)
- 이상하게도 손이 가지 않았던 「빛을 걷으면 빛」과 읽었으나 따로 남기지는 않았던 「두고 온 여름」에 이어 요즘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작가의 최신작 「혼모노」를 읽으며 다양한 재료로 요리하듯이 글을 써내려간 이 작가는 ‘진짜‘다!라고 생각이 들었음.

앞으로도 종종 이렇게나마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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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가 사라진 다음에는
김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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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편 (내일의 집)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하신 「아오리를 먹는 오후」의 김봄작가님에서 기역자를 뺀 ‘김본‘작가님의 첫 소설집 「라디오 스타가 사라진 다음에는」이 출간되었고 흥미로운 제목이기에 덥석 집어 읽어보았습니다.
등단작이자 중편인 (내일의 집)을 먼저 읽어보기 시작하였는 데 미국에 사는 고모할머니를 보러 엄마와 함께 간 은하가 떨어진 마카로니조각을 줍기 위해 카펫바닥에 수그리던 차에 가족이지만 방문객에 불과한 데이브가 ‘나는 내일 이 집에 없을거야.(227쪽)‘라고 이야기한 것이 인상깊었고 느닷없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방송 중에 소리친 사건을 저 또한 알고 있지만 표제작 (라디오 스타가 사라진 다음에는)을 읽었을 때는 허구이지만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사연을 알 수 있어서 깊은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2집까지 낸 가수이자 다양한 일을 하던 숙희와 미래로 개명한 미숙씨의 이야기가 교차로 읽어지는 (숙희의 미래), 할아버지가 담근 모든 불행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뱀술을 우리 아버지 또래의 이삿집센터 소장이 들고 가는 모습이 왠지모르게 낯익은 (뱀이 쫓아온다), 재작년 개봉했지만 올해 재개봉한「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오디션을 봤으나 떨어진 재하와 아픈 사연이 있는 방송국 PD가 재하의 오디션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하던 (차라리 잠든 밤), 주연대신 미팅을 나온 헬멧을 쓴 폭탄으로 인해 그 미팅이 잊을 수 없게 되었고 세월이 지나 도서관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선주에게 뜻밖의 인물이 찾아오는 (슬픔은 자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언니의 딸인 슬기에게 「안개가 시작되는 곳」을 읽어주는 부모 중 누구도 선택하지(받지) 못한 새벽씨의 (안개가 시작된다)와 그 새벽씨에게 보내는 다소 길지만 애틋한 전승민문학평론가님의 해설 (비장소atopos의 사랑)까지 7편의 단편 속 라디오, 만화책, 도서 대출 카드 같은 아날로그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데 우리의 곁을 지나가고 있는 디지털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인상깊었고 정민교편집자님과 함께한 뉴페이스 북 속 인터뷰를 읽으며 앞으로 글 쓰는 일을 멈추지 않으실 김본작가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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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 오늘의 젊은 작가 48
박대겸 지음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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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작가 48번째로 박대겸작가님의 「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가 출간되었고 읽었습니다.
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와 극소수만 남기고 모든 인류들을 몰살시킬 것이고 그게 바로 일주일 후에 있을 예정이라는 엄청난 소식으로 지구전체에 퍼져 흉흉하던 때에 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하며 이따금씩 탁구를 즐기는(동아리에도 가입한) 최지민에게 약 10개월 전에 헤어진 전 남친인 연호수(이름이 범상치 않은 데 문학하는 사람 중에 이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이 생각나는 것은 우연일까)가 오랜만에 전화하여 한다는 소리가 나는 지금 네가 있는 곳과 다른 차원의 세상에 있으며 그곳에서 너와 함께하고 싶다는 신박한 개소리여서 잠시 근황이 궁금했으나 위화감과 함께 구역질이 났는 데 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올 시간이 다가올수록 지민에게 우연이지만 계시처럼 여겨지는 일들이 생기게 되고 지민의 마음에도 점차 뭐라 확신할 수 없지만 모든 사람들을 자신이 구하고픈 아니 구하겠다는 마음이 벅차올라 그것을 뒷바침할 행동을 하기 위해 머나먼 여정의 길에 들어선다는 이야기인데 계시처럼 우연히 만난 일본인 유학생 오가와 루리코의 주문같은 주술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되었지만 아버지가 번역하고 있는 강력한 오크족에 맞서서 모든 이들에게 해피엔딩을 선사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해피엔딩도 그렇다고 새드엔딩도 아닌 결말이 다가오는 엘프족의 평범한 소녀처럼 지민또한 그렇게 되었는 가에 대한 박대겸작가님의 답은 무엇일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지민과 같은 생각을 하던 대학원에서 천체물리학을 연구하는 채승아언니와 가깝고도 먼나라인 일본에서 이러한 상황을 주시하며 학회에 참석하여 ‘일코‘ 중인 와타나베 오사무 씨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쏟아내는 과학적 근거로 가득한 지식들을 저도 모르게 멍하니 눈으로 담았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제게로 혹여나 다가올 일들에 대해 가만히 기다리기 보다 뭔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박대겸작가님, 좋은 글을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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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계절, 나의 날씨
이신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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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소년」이후 약 7년만에 다섯번째 소설집을 내신 이신조작가님의 신작 「너의 계절, 나의 날씨」를 읽었습니다.
알라딘 북플에 가입하여 글을 처음 쓴 것이 2015년 7월 이었는 데 벌써 10년이 되었더군요. 제 나름대로 글을 쓴다고 열심히 책을 읽고 끄적여봤지만 글재주가 좋지 않기도 하고 쓰는 일에 염증을 느껴 잠시 읽고 글을 쓰는 것을 멈추기도 하였지만 제 마음 속에 불현듯이 솟아오르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더이상 외면하기 어려워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이신조작가님의 이번 소설집에서는 총 7편의 단편이 실려있고 소설집 제목인 「너의 계절, 나의 날씨」에 걸맞게 계절의 변화와 변화무쌍하는 날씨들이 소설 속에 등장합니다.
(봄밤의 번개와 질소)에서는 전남편인 김규환씨의 제사를 지내고 싶다는 세 살 연상의 공인중개사 아내를 결과적으로 만나게 해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전남편 김규환씨를 생각하는 현남편과 바로 다음 단편인 (여름철 기압 배치)의 1987년 생인 정한솔과 세 살 연하인 아내와 1920년 생인 이인길씨의 인생이 교차로 그려지고 (펫로스, 겨울 편지)의 십삽 년간 함께 살다가 고양이별로 돌아간 소중했던 ‘묘조‘와 서울가서 사는 것처럼 살고 싶었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의 박하늘과 교통사고로 치료 중인 인지수, 물거품이 되어 사라진 줄 알았던 인어공주가 코인세탁소의 세탁기 안에 사람들의 세탁물을 물거품으로 세탁해주는 (세탁기 속의 그녀 - 「인어공주」외전」, 커리어우먼으러 성공가도를 달렸다가 한 순간에 추락해버리는 굴곡진 삶을 살고 있는 나경과 잠시 만났으나 바로 인연이 끊어진 피부과 의사를 그만두고 이혼을 하게되며 버려진 집을 개조하여 검은 개와 함께 약초를 캐내는 (숲그늘의 개와 비)의 인준, 마지막으로 왠지모르게 작가님의 자전적인 이야기일 것 같은 (스필버그와 나)까지 처음 (봄밤의 번개와 질소)를 읽었을 때는 맑았으나 점차 흐려져 (스필버그와 나)를 읽을 때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왔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다시 맑아진 날씨를 보며 그동안 살아왔던 제 인생과 얼마나 더 살지는 신만 아시겠지만 앞으로 제 인생 속에 마주하게 될 계절과 날씨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이신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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