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요일
이현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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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나흘」로 만나본 적이 있는 이현수작가님이 「사라진 요일」이라는 신작을 내셔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흘」이 출간되고 2013년 겨울에 ‘자음과모음‘ 계간지에 「용의자 김과 나」로 연재를 하셨고 2014년 가을에 연재가 끝났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책으로 나오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릴 줄을 몰랐어요.
앞서 「사라진 요일」의 리뷰를 쓰셨던 분처럼 스케일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기 보다 260여쪽 되는 분량이어서 스케일을 크게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뭐랄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클라이막스라고 할까, 회심의 한 방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것도 많지 않은 분량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빨리 전결이 나는 것 같아서 조금 은 싱겁게 느껴졌는 데 그만큼 가독성이 좋아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등단을 하고 8년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최상진이라는 작가에게 선배인 한정원이 동동섬에서 자신이 겪은 것을 쓴 일기를 쥐어주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 데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갈 수록 늙어가고 죽음에 한걸음씩 더 가까이 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것도 모자라 실험대상으로 이용하려는 집단과 세상 속에 그저 조용하게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죽고 싶었는 데 그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정원이 겪은 것을 토대로 소설로 썼던 상진처럼 저 역시 다른 것보다 어긋날 수 밖에 없었던 ‘김경훈‘이 눈길이 가고 ‘김경훈‘의 입장과 상황에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적인 「용의자 김과 나」보다「사라진 요일」이라는 제목이 더 깊게 와닿았습니다.
이현수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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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11-17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현수 작가님 오랜만에 소설을 내셨네요. 나흘, 토란, 신기생뎐,...나오는 족족 읽고 있는 나름 팬인데 신작 내신걸 물고구마님 덕분에 오늘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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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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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출간되었던「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신 손원평작가님이 연이어 제5회 제주 4.3평화문학상도 수상하셨으며 「서른의 반격」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1988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최되었던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1년전만 해도 결혼정보회사 광고에 모델로 출퇴근길에서 한번씩 보았던 기억이 나는 데 최근에 보니 모델이 바뀌었네요.)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며 야속하게 아이의 이름을 추봉이라 미리 짓자마자 세상을 떠나신 시아버지 때문에 곧 태어날 아이가 딸은 아니기를 바라던 엄마. 그런 엄마를 두고 아빠는 두문불출하고 결국 신호가 오자 엄마는 병원으로 혼자 가게 되고 뒤늦게 찾아온 아빠에게 아이의 이름을 새로 바꾸자며 각서까지 썼고 죽은 아버지의 유언이나 살고 있는 부인 사이를 두고 고민하다 부인의 손을 들어준 남편. 그리하여 태어난 딸의 이름이 흔하지 않던 추봉이에서 흔하디 흔한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
지혜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여러명의 지혜들을 만나고 지혜(다)나 지혜(B), (작은)지혜를 거쳐서 대학교에 다니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누구나 입사하기를 희망하던 DM그룹에 지원하였으나 합격하지 못하고 DM아카데미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된지 얼마 안 된 느낌이었는 데 벌써 저도 서른을 앞두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남들 다한다는 TOEIC이나 공무원시험준비나 스펙관리에 엄두도 못내고 허송세월만 보낸것만 같아 야속하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합니다만,
「서른의 반격」의 지혜씨도 서른이 다 되어 인턴으로 복사, 커피심부름이나 문서작성같은 잡다한 일이나 하며 상사의 잔소리를 들으며 하루하루 근근히 버티는 와중에 커피전문점에서 교수였던 스타강사에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주었던 손등에 별문신을 한 규옥이라는 사람이 인턴으로 새로 들어오게 되면서 변함이 없던 일상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저도 사실 지혜씨처럼 잘 나서지 못하고 부당한 걸 부당하다고 말할 용기가 없는 겁쟁이라서 읽으면서 부당대우하고 부당한 상황을 겪는 모습들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올랐어요. 그걸 규옥이 나타나면서 법에 위반되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응징하는 모습들을 보며 시원한 사이다를 느끼기도 했었는 데 결국 ‘돈‘이라는 물질 앞에 무너져버리는 모습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나라고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도 머지않아 곧 ‘서른‘이 되고 그 때가 되면 어떻게 될 지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갈지는 몰라도 결코 조급해하지 않고 아쉽고 아깝게 되더라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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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바
박사랑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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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낙태죄 폐지 관련 글들을 접하면서 오늘 읽은 박사랑작가님의 첫 소설집 「스크류바」가 주는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로 (울음터)라는 작품에서 낙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데 이 단편에서 대학원과정에 다니는 재희가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들과 성관계를 하여 임신을 하게 되었고 낙태가 불법인 우리나라에서 술에 취해 윈치 않은 성폭행을 당해 임신했다고 속여 임신중절수술을 하게 되었고 그 걸 친하지는 않지만 같은 대학동기인 지원이에게 병원에 같이 가자고 부탁을 하며 지원이는 거절하지 못하고 같이 병원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를 지우고 잠시 끊었던 담배를 피우며 홀가분해하는 재희에게 ˝너는 모성도 없냐?˝고 물어보던 지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스크류바)에서 결혼 후 6년동안 피임을 하고 있던 아내가 즉흥적으로 모텔에서 남편과 섹스를 한 후에 아이가 들어서 낳은 딸 나윤이를 잃어버려 미친듯이 나윤이의 이름을 부르짓으며 찾는 와중에도 임신했을 때 먹었던 스크류바 생각을 하며 편의점에 들어가 스크류바를 들고 도망쳐나오고 화장실에 들어가 억압되었던 것을 마음껏 분출하는 모습이나 세상을 떠난 할머니가 살던 정선의 시골 집을 웬수같은 여자사람 매앵과 함께 중고로 구입한 아우디를 타고 갔으나 차와 휴대폰이 방전되어 먹고 마시고 자는 것 밖에 할 수 밖에 없는 ‘나‘(#권태_이상)의 상황, S전자 서류전형과 필기시험까지 붙었던 ‘나‘와 ‘나‘보다 먼저 주목을 받고 직장인이 되었던 럭키 그리고 아르바이트비를 털어 구입한 마놀로 블라닉을 신은 고고가 처한 현실(높이에의 강요), 자신이 전생에 천재적인 음악가 모차르트였다고 확신하는 사람(어제의 콘스탄체)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지령을 받고 그 지령을 성실하고 때론 즐겁게 수행하는 학원강사(히어로 열전), 그리고 읽으면 읽을 수록 페이지가 늘어나거나 페이지숫자만 적힌 장이 계속 늘어나 혼란을 가져다주는 책(바람의 책)이 있는 가 하면 김승욱작가님의 소설「서울, 1964년 겨울」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인물(이야기속으로)도 있으며 느닷없이 나타난 흰 사자와 갑자기 사라져버린 남자친구 명이 등장하는 (사자의 침대) 소설 하우스 도박에 빠져드는 엄마를 찾으러 다섯배기 동생을 데리고 다니는 똑똑한 딸(하우스)의 이야기등 「스크류바」에 실린 10편의 감각적인 단편들을 읽으며 생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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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1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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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을 2012년 4월 처음 나올 당시에 영광도서에서 구매(그 당시에는 교보문고에서 늘 구매하였는 데 아마도 2쇄가 바로 나와서 영광도서에 갔더니 아직 1쇄본이 남아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하여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2013년 1월 「특별한 배달」이 나올 당시에 구매하려고 했으나 2쇄부터 나오는 바람(예약한정 친필사인본을 주는 기간에 구매를 하지 않았죠.)에 구매를 안 했었고 결국 도서관(아마 도서관에서 빠르게 예약구매를 해서 그런지 사인본이었어요. 당연히 1쇄였고요.)에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6월에 나온 「열흘간의 낯선 바람」을 읽었습니다. (그 전에 나온 「미치도록 가렵다」는 읽지 않았네요.)
그렇습니다. 원래는 「밀례」라는 소설집을 내셨지만
큰 반응을 얻지는 못하셨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저도 들어만 봤지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김선영작가님의 첫 청소년소설인 「시간을 파는 상점」이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출간과 동시에 아주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청소년소설을 쓰시게 되었고 자음과모음에서 「특별한 배달」, 「미치도록 가렵다」, 「열흘간의 낯선 바람」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김선영작가님의 다섯번째 청소년 소설이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에서 자주 보았던 사태희님이 독립하여 새로 설립한 출판사 특별한서재에서 특서청소년문학 시리즈 첫번째인 「내일은 내일에게」를 읽으면서 작가님의 유년시절을 소환하사디듯 저 역시 어렸을 때의 기억을 하나 둘 씩 불러오게 되었습니다.
친엄마가 아닌 계모와 계모의 친딸 보라랑 한 집에 사는 연두는 아버지와 친엄마를 각각 사고와 병으로 잃고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지내는 데 어느 날 구지구에 아날로그 감성을 풍기는 카페 이상이 생기게 되고 그 곳의 주인에게 눈에 띄어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됩니다.
읽으면서 오해로 인해 심한 괴롭힘과 폭행을 당했던 과거가 있던 유겸이와 친하게 지내게 되고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앞이 보이지 않지만 두렵지 않으며 희망을 잃지 않는 이규와 교감하는 연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프랑스로 입양된 마농이 자신을 다른 타인에게 맡기고 떠나야했던 것에 원망하지 않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끝에 보라가 급격하게 몸이 좋지 않아서 골수를 이식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고 연두가 조직검사를 받고 그 이후의 모습이 나오지 않은 채로 끝이 났는 데 소설이지만 아무튼 결과가 좋아서 보라가 건강해졌으면 좋겠고 연두로 인해 저 또한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살고 싶어졌어요.
김선영작가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연두야,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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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와 코코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9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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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사실, 제 몸에서 나는 체취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차이나는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늘 주변을 서성거리고 존재감이 없이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를 피하거나 언어폭력등 폭력을 일삼았던 친구들 사이에서 괴롭기도 했었는 데 그 때 저를 구원해준 게 책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어린이 창작 동화나 멋진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을 읽으며 위안을 보냈던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장소에 가보는 상상을 하고 마치 제가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느껴지곤 했어요.
올해 초에 소설집 「바다, 소녀 혹은 키스」로 만나봤던 최상희작가님이 이번에 신작 장편소설 「하니와 코코」도 친구들에게 놀림과 폭력을 감내하고 집에서도 무기력한 엄마와 규율에 어긋나는 것을 자식에게 분풀이하는 아버지사이에서 괴로워하던 하니에게 ‘코코‘가 나타나게 되고 하니의 집 옆 건물에 살며 생명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삼던 남편의 폭력을 감내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만든 쿠키를 팔던 공여사와 무작정 세상 끝까지 여행을 떠나게 되는 데요.
낯설고 어두침침하며 주위에는 인기척도 없는 숲에서 지내게 되고 분홍 돌고래인 플루토를 애지중지하던 소년 기린을 만나게 되는 등 환상적인 이야기라서 그런지 재밌게 저도 공여사의 차를 타고 세상의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같이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바다가 근처에 있기는 하지만 바다에 가서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파아란 하늘을 원없이 바라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싶어요. 그리고 늘 항상 제 곁에 있는, 오직 저에게만 들리는 친구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거죠.
‘안녕, 우리 다시 만나자.‘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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