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묻다
홍양순 지음 / 실천문학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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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담쟁이 문고로 출간되었던「컴 온, 졸라」로 만나봤던 홍양순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가족을 묻다」를 읽어보게 되었는 데 정말이지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낚시를 하러 바다에 나갔다 실족되어 시신도 찾지 못한 채 실종선고를 받고 억대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아버지가 실종되어 시신도 찾지 못한 충격에 어머니도 대교 난간에서 유서를 남긴 채 증발이 되자 사업에 실패한 명재, 남편이 일용직을 전전하는 명희, 그리고 개인 학원을 차릴 희망을 꿈꾸며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예나와 연애중인 명훈이 어머니를 찾으러 전단지를 제작하여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흥신소에 의뢰하여 어머니의 휴대폰통화내역을 확인하는 등 정말 부모를 끔찍하게 여기는 듯 하지만 알라딘 책 소개에 나와있는 대로 죽은 줄로 알았던, 아니 살아있으면 안 되는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자 욕망과 본색을 드러내는 남매들의 모습이 소름끼치기는 했는 데 제가 만약 이들 남매였고 아버지의 목숨을 담보로 받은 보험금을 다시 내놓아야한다면...... 살아 돌아와서 기쁘다는 감정보다 갑자기 나타나 계획이 틀어지게 되어 원망스럽다는 감정이 앞설 수도 있겠네요.
294쪽에 있는 ‘아버지는 희망이란 놈이 그 안에 꼭꼭 감춰둔 절망을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제대로 보여줬다.‘라는 구절이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극단적이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모습들이 서글퍼집니다.
이 소설의 원제목이었던「햇살의 검은 시간」, 그리고 SNS투표를 재미삼아 지인에게 하셨던 「검은 하천」과 「필사적으로 누구였을까」(개인적으로는 「필사적으로 누구였을까」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 결정된 「가족을 묻다」(처음에는 막연히 가족을 땅에 ‘묻는‘ 그런 의미이지 않을 까 생각해봤는 데 읽어보니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의미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는 제목이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

호 : 1. 정말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홍양순작가님의 두 번째 장편소설 「가족을 묻다」의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극단적이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부모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하면서 죽은 줄로만 알았던 가족이 갑자기 살아서 돌아왔고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라지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살아 돌아와서 기쁜 마음보다 혼란스러운 감정이 드는 자식들의 심정도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형사출신 보험조사관의 강렬한 인상도 좋았습니다.

불호 : 1. 이건 지극히 개인적이고 쓸데없는 것이지만 이 소설 판권지에 인쇄, 출간된 2017년 7월 22일과 알라딘에 등록된 2017년 7월 30일과 그리고 실제 알라딘에 등록된 2017년 8월 중순. 제가 출판계에 일하고 있지는 않지만 너무 간극이 큰 것 같습니다.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된 「하루코의 봄」이나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또한 각각 8월 초, 7월 말에 출간일과 실제 등록일의 간극이 커서 조금 줄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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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식 광대
권리 지음 / 산지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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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초에 「상상범」으로 만나봤던 권리작가님이 등단 13년만에 첫 소설집 「폭식 광대」를 산지니출판사에서 출간하여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산지니에서 한국소설들이 비교적 많이 출간되었음에도 읽어보지 않았네요.)
(광인을 위한 해학곡), (해파리 Medusa), (구멍), 표제작 (폭식 광대)까지 총 4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읽어보고 들었던 생각은 하나같이 기괴하고 불가사의하다는 것입니다.
(광인을 위한 해학곡)은 섹스는 ‘사탕‘, 전쟁은 ‘거기‘, 복상사는 ‘치통‘이라고 제멋대로 바꿔 말하거나 아예 글자순서를 바꾸어 표현하는 ‘세계연출가그룹‘의 대부이자 세계예술가인 미치광이 장곡도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장곡도의 집에 머물게 된 기자가 글로 쓴 것이며
(해파리 Medusa)를 읽었을 당시 화성에서 가져 온 괴생명체로 인해 같이 생활하던 대원들이 희생당하게 되는 SF영화이며 올해 4월에 개봉하여 1달 전에 DVD, 블루레이로 출시한 「라이프」를 봐서 그런지 거대한 해파리가 해파리를 소탕하기 위해 필리핀에서 온 대학출신 외국인 노동자 토니와 함께 바닷가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던 오십의 김부겸 앞에 나타나는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도로가 만들어지는 등 도시화로 가득한 곳에 유일하게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딱지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구멍이 생겨 집이 폭삭 내려앉고 졸지에 삶의 터전과 이웃, 가족들을 잃은 주민들이 갑자기 이 곳으로 오게 된 분유깡통을 들고 돌아다니던 소방대원 출신 노숙자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단편 (구멍), 마지막으로 고통스럽게 얼굴을 찡그러지 않고 자연스럽게 ‘폭식‘을 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다 폭식 후 구토를 하며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자전거 수리공에 불과했던 한 사내의 이야기 표제작 (폭식 광대)까지
소설집 「폭식 광대」를 읽으면서 괴상하지만 인터넷이나 뉴스프로그램에서 한 두번씩 본 것 같은 사건이나 소재들이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호 : 1. 괴상하지만 그렇다고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한 두번씩 접해본 사회문제, 소재들이어서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것을 권리작가님의 첫 소설집 「폭식 광대」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불호 : 1. ‘구멍‘이 군데군데 생겨 집이 무너지고(구멍) 가학적인 행위예술도 서슴치 않는 괴짜예술가(광인을 위한 해학곡)나 무분별하게 닥치는 대로 흡입하다시피 폭식 후 구토를 반복하는 이(폭식 광대)가 등장하고 독성이 강한 해파리에 물려 긴 흉터와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거대한 해파리가 출현(해파리 Medusa)하여 충격을 주는 등 단편들이 기괴한 면이 있어서 우울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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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월도 일주일정도 남은 것 같네요.
7월 알라딘에서 구매한 책들은 다 읽었습니다.
남은 기간에는 정미경, 김홍신, 정지돈, 마윤제, 배명훈, 강화길, 박생강작가님의 장편과 김사과, 권리, 박민정작가님의 소설집을 읽어볼까 합니다.
(배명훈작가님의 작품은 예약구매하였고 박민정, 강화길작가님의 작품은 아직 구매하지 않았지만 첫 소설집이 인상적이어서 조만간 구매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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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 표현력 세트 - 전3권 소설의 첫 만남
김민령.정소연.최양선 지음, 파이.백햄.시호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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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마지막 표현력 세트는 김민령, 정소연, 최양선 작가님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지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김민령작가님의 「누군가의 마음」은 같은 반 아무 남학생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메리와 메리에게 아직 고백받지 못한 영표와 재영이 메리가 일하는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3사의 로고가 동시에 있는 것이 의아했지만 유니폼을 보니 GS25가 맞는 것 같네요.)에 찾아가 멀찍이 메리를 지켜보는 (누군가의 마음)과 전학을 온 모은이와 단짝 친구가 된 애나가 항상 틈나는 대로 심지어 수업시간에도 노트에다 글을 끄적이고 있는 것을 선생님에게 들킬까봐 모은이가 조마조마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반전 또한 예상하지 못했던 (창가 앞에서 두 번째 자리), 이렇게 2편이 실려있는 데 김려령작가님의 소설집「샹들리에」(창비청소년문학 73), 이은용작가님의 「그 여름의 크리스마스」의 표지를 일러스트하신 일러스트레이터 파이(채세희)님의 그림이 곳곳에 삽입되어 있어 아련한 느낌이 더 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정소연작가님의 「이사」는 아픈 동생으로 인해 마키옌데15섹터에 13년 37일을 살았고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우고 있었으나 살았던 곳에서 한참 떨어진 가두알로 이사를 가게 되어 우주비행사의 꿈에서 멀어지게 될 위기를 겪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사)와
촉망받는 우등생이었으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불합격되어 우주비행사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수미와 시험에 합격해 우주비행사가 된 전남자친구 형진이 20년만에 만나게 되는 이야기 (재회) 2편이 실렸으며 백햄작가님의 그림과 같이 읽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재회), (이사)는 2015년에 출간된 소설집 「옆집의 영희 씨」에서도 수록되어 있으며 그 당시에 읽었는 데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마지막 최양선작가님의 「미식 예찬」은 우연히 같이 도시락을 먹게 된 지수가 예찬이가 싸온 도시락반찬과 예찬이의 눈과 마주치게 되자 예찬이를 좋아하게 되고 예찬이에게 쪽지로 고백을 하게 되는 (미식 예찬)과 불량배 형들에게 돈을 뺏기던 중 같은 반 친구가 형들로 부터 자신을 구해주고 그 친구의 주위를 맴돌며 따라다니게 되는 (상대의 법칙) 2편이 실렸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 시호작가님의 일러스트도 보실 수 있는 데 적절한 것 같았습니다.
제가 소설의 첫 만남 속 인물들과 같은 나이였을 때가 지금에 와서는 잘 생각이 나지가 않는 데 너무 무난하게 보내왔던 것 같아 조금은 후회가 되기도 하지만 소설을 처음 만나게 될 여러분들, 특히 청소년들은 더 많은 경험을 추억을 남기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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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 마중물 세트 - 전3권 소설의 첫 만남
배명훈 외 지음, 김세희 외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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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첫 만남 두번째인 마중물 세트는 박상기, 배미주, 배명훈 작가님의 단편 3권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실 소설의 첫 만남 작품 중 제일 먼저 읽게 된 박상기작가님의 「옥수수 뺑소니」는 교통사고를 2번이나 당한 현성이가 두 번째 교통사고로 인해 친구의 스마트폰이 파손되고 현성이도 다치게 되었으나 두 번째 교통사고를 낸 사람이 선글라스를 끼고 불량하게 이야기하는 바람에 다쳤다는 것을 제대로 말하지 않았고 교통사고 낸 사람도 연락처를 주지도 않은 채 그냥 가버리고 번호판도 보지 않아서 당황하다 첫 번째 교통사고를 낸 삶은 옥수수와 계란빵을 파는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로 인해 스마트폰이 파손되고 자신도 다쳤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게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되며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현성이가 당황스러워히는 모습이 정원작가님의 그림으로 표현 되어 더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배미주작가님의 「림 로드」는 같이 놀던 소꿉친구가 오디션프로그램에 참가해 아이돌 그룹에 합류되어 가수로 데뷔를 하고 인기를 얻게 되며 같은 한국에 살지만 점점 다른 길로 가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방학을 맞아 미국에 있는 이모할머니 댁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도 아이돌그룹이 되어 팬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친구를 그리워하는 현영의 모습을 김세희작가님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좀 더 섬세하고 애틋하게 보여지는 것 같았어요.
배명훈작가님의 「푸른파 피망」은 2013년 창비청소년문학시리즈 50번째 기념으로 출간된 소설집 「파란 아이」에도 수록된 작품으로 출간 당시에 읽었던 기억이 나는 데 매일 채은신지와 치고박고 싸우던 소년이 전쟁으로 인해 선이 나뉘어져 채은신지와도 볼 수 없게 되자 그리워하게 되고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힘겹게 살아가게 될 위기에 처해진 푸른파 행성의 사람들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일러스트레이터 국민지님의 일러스트로 표현되어 훨씬 더 감각적이었습니다.
작품들을 손수 추천하신 현직 교사들처럼 정말 저도 모르게 읽으면서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소설의 첫 만남을 마중물 삼아서 청소년들은 물론 우리모두가 책과 조금씩 가까워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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