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 - 제7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7
우광훈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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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우광훈작가님의 「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을 읽으면서 2002년, 월드컵의 열기로 전국이 들썩들썩할 때 우리집 앞에 있는 영화마을 비디오대여체인점 앞에서 인형뽑기에 열중하시던 아버지와 그 옆에서 바라보던 초등학교 고학년인 제 모습을 오래된 기억 속에서 불러왔습니다.
「나의 슈퍼히어로 뽑기맨」에 나오는 것처럼 미니 전자기기나 드론같은 것이 아닌 누르면 소리나는 Made In China 인형(클론의 멤버들을 본떠 만든 인형인 데 누르면 노래「초련」이 흘러 나왔어요.), 또 만지면 노래가 나오면 춤추는 인형(예전 SBS 인기가요의 마스코트 캐릭터를 본떠 만든 인형인 데 2가지 였던 걸로 기억나는 데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네요.)들을 하나씩 뽑아서 일정갯수만큼 영화마을에 갖다주면 사은품을 주곤 했었는 데 그 때 교환받은 조각상을 제가 망가뜨려서 엄청나게 혼났던 기억도 나고 또 스페인과 우리나라가 붙었을 당시에 지하철에서 그 동안 아버지가 뽑았던 인형들을 당시에 알고 지내던 아주머니와 함께 팔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엔 비록 어렵게 살았지만 인형 하나에 1만원씩 팔고 안 사는 사람들에게 100원씩 받아내는 것 자체가 물론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정말 창피했어요.) 남은 인형들은 병원에 갖다주었던 기억도 나네요. 그렇게해서 총 3만원이 생겼는 데 휴대용카세트(그 때는 컴퓨터도 없었고 휴대폰은 커녕 MP3라는 개념리 없었을 때라 문구점에서 파는 1500~2000원짜리 최신가요를 모아놓은 테이프들을 돈이 생기면 미친듯이 샀었어요.)를 샀었어요. 아버지는 이 사실(그 돈을 어떻게 해서 벌었는 지는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리지 않았어요.)을 알고는 차라리 그 돈으로 세제나 라면 같은 걸로 사면 양 손에 가득 들고 올 수 있는 데 쓸데없는 것을 샀다고 잔소리하던 것이 생각났었어요. 결국 얼마 안 가서 망가졌지만....
지금 제가 지나가보면서 보니 여러대의 인형뽑기기계가 있는 전문적인 인형뽑기방이 많이 생겨났더군요. 한 번도 저는 해보지는 않았지만(진서아빠처럼 뽑아낼 실력도 없지만) 인형을 하나씩 뽑아내시던 아버지가 생각이 나더군요.
어쩌다가 이지경까지 왔을 까하는 생각도 들고 저도 진서아빠처럼 나만의 원피스를 찾기 위해 지금까지도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렇게 책을 읽다가 보니 생각지도 못한 추억을 불현듯 만나게 되네요. 우광훈작가님,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다 잊어버린 줄만 알았는 데 기억이 났어요.)
책 뒷표지에 있던 (작가후기에도 있습니다.)
˝나는 뽑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 것을
˝나는 읽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고 제 식(아마도 대부분의 북플친구들도 그렇지 않을 까 싶네요.)으로 바꿔서 언급을 하며 이 리뷰를 마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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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강병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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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러시아보다 따뜻한 슬로베니아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시는 강병융작가님(혹시, 기억하시는 지는 모르겠지만 2012년 자음과모음에서 출간 한 장편소설 「Y씨의 거세에 관한 잡스러운 기록지」를 읽고(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아마라고 부르던 게 생각나네요.) 제가 태희가 다니던 초등학교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렸었죠.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흥미로웠다고... 그랬더니 작가님이 제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온라인 카페인데 괜찮으시냐고... 라고 답글을 주셨는 데 기억하시는 지 모르겠어요. 5년이 지났으니 태희는 이제 고등학교에 다닐 나이겠군요. 그 때는 이전의 소설들과 다른 소설이어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무턱대고 글을 썼는 데 말이에요.)의 소설집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의 표지부터 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 분의 모습과 꼭 닮았습니다. 너무 소름끼치도록 그런데, 표지 속의 모습은 매우 귀여운 데 실제로 그 분을 만나게 된다면(물론, 그런 일은 거의. 거의 없겠지만) 저도 모르게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의 용산에서 몸을 잃어버린 아버지나, 광화문에서 눈을 잃어버린 남편, 슈퍼 광우병에 걸려 딸을 잃어버린 아내처럼 제 눈에 쥐가 보인다면 잡아서 껍질을 벗기고 슬라이스 햄처럼 얇게 잘라 그 것을 말려서 웃고 있는 미니마우스 병에 담아 진한 녹색의 강을 향해 던져버릴 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제는 닭을 보게 된다면... 아니에요.
신문기사를 토대로 복사하고 붙힌 (우라까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도 인상(잡식성이며 전대미문의 하나뿐인 쥐가 인상적이었어요.)깊었지만
동갑이신 백가흠작가님의 단편집들을 응용한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와 알풍스 도데를 위한 웃기지만 슬픈 오마주(빙글빙글 돌고)도 좋았어요.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에서는 CAN의 「내 생애 봄날은」(원래제목은 「내 생애 봄날은」이 맞는 데 소설에서는 「내 생애 봄날은 간다」라고 되어 있네요.) 을 애창곡으로 부르는 미스터 정과 애틋한 사이인 글 쓰는 삼촌과 비로 옆에 사는 왕년에 배우이자 복서(처음에 이시영씨 생각이 났었어요. 인기아이돌과의 결혼한 것이나 배우이면서 복싱국가대표에 선발된 것등으로 혹시 이시영씨가 노모의 모델이 아닐까 싶어요.)인 노모와 미국에서 입양된 도련님 헌트가 살고 있는 충청북도 좆도(정말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겠지요.) 조대리(121쪽에 보니 조리대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라는 문장이 있는 데 여기서 조리대가 아니라 조대리가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알풍스 도데의 작품 「별」의 스테파네트가 아닌 152센티미터에 아담한 132킬로그램의 몸무게가 나가며 땡글땡글한 뿔테 돋보기 안경을 쓴 새까만 얼굴에 난 덕지덕지 애교 만점 여드름 덩어리를 뒤덮은 두터운 파운데이션을 한 삼중 턱이 있으며 옆구리 밖으로 튀어나온 활화산같은 몸집을 가진 자신의 눈에 사랑스럽기만 하는 스페타네트 아가씨가 등장하여 자신의 옆에서 머리를 맞대고 잠을 자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옆편소설이자 연작소설인 (그리지 못해 쓴 이야기)는 찰스 왈쉬레거의 「디자인의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점, 선, 면, 형, 형태를 주제로 짧게 이어지는 데 「디자인의 개념과 원리」를 곁들여서 읽지는 않았지만 좋았습니다.
2017년 2월에 쥐를 닮은 귀여운 사람(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 그리고 그 분은 이 소설집의 존재를 아실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을 표지로 한「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가 출간 되었으니 2022년 즈음에 닭을. 조금 닮은 사람을 표지로 한 소설집이 나오지 않을 까 싶어요. 그 전에 출간되면 좋겠지만 미국을 떠나 러시아에서 살고 있는 스노든 (최근 극장에서「스노든」을 봤는 데 재미있었어요. 한 번 보시길...)처럼 떠나야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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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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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작가님의 작품은 아주 오래 전에 「칼의 노래」를 읽었던 것 같기도 한데 저의 아버지께서 「칼의 노래」를 읽으시고는 아주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하시던 것이 기억이 남네요.
이번에 출간한 「공터에서」가 김훈작가님의 작품을 읽은 것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공터에서」가 출간되기 전에 배우 옥택연씨와 권율씨가 낭독하신 것을 잠깐 들어봤는 데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1979년 12월 20일, 마장세와 마차세의 아버지이자 이도순의 남편 마동수가 마차세가 머지않아 아내가 될 여자친구 박상희를 만나러 나간 사이에 빈 병실에서 홀로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부터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끝이 없는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목이 아무도 아무런 흔적도 없는「공터에서」인가 봅니다.
아버지 마동수가 세상을 떠난 지 8년만에 어머니 이도순도 에인젤 요양원에서 조용히 세상을 떠나고 마차세와 박상희의 첫 딸 누니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마차세부터 아니 아버지와 어머니, 더 나아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이 두려워 고향냄새가 나지 않는 머나먼 곳에 있던 마장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의 명령으로 머나먼 곳에 3년간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야하는 모습들을 보며 소설 속 상황이지만 제가 태어나기도 제가 작은 씨앗으로 존재하기도 훨신 전의 이야기들인 데 지금 알 수 없는 느낌을 받고 있는 건 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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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지 2017-02-22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인받으셨네요-, 좋아하는 작가의 사인은 영광이지요:-)

물고구마 2017-02-22 11:03   좋아요 1 | URL
직접 받은 것은 아니고 예약구매를 하면 선착순으로 양장본과 서명본을 주더군요.
어쨌든 받아서 더 좋았어요.
 
분홍 손가락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1
김경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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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짧은 시간에 김경해작가님의 「분홍 손가락」을 읽었어요.
180쪽정도 되는 분량이고 문장들이 길지도 않은 것도 있지만 아무래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이제는 어엿한 웹소설 작가 19살 나래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엄연히 신춘문예에 등단한 작가이지만 베스트셀러가 있는 작가가 아닌 엄마의 재능을 물려받아 문예창작과 (=문창과)로 진학하기 위해 시인이 원장으로 있는 학원 ‘고도를 기다리며‘ 를 다니게 된 나래는 학교에서 하는 야간자율에 합법적으로 빠져도 된다는 기쁜 마음도 들었는 데, 학원에서 자신과는 다르게 정말 좋은 글을 써서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을 보며 자괴감을 받기도 합니다. 한편, 스마트폰에 연재된 로맨스 소설을 휴대폰으로 결제까지 하며 읽을 정도 푹 빠져버린 나래는 그 곳에다 글을 쓰게 되고 쓴 글을 올리자마자 반응이 좋아서 정식으로 연재하고 계약을 하게 되면서 힘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게 되는 이야기인데 사실 읽을 때는 몰랐는 데 읽고 나니까
청소년문학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야기가 너무 빨리 끝나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장남인 오빠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부모, 너무나도 힘든 환경이기에 포기해버린 오빠가 군복무를 하는 데
오빠와 주인공에 대한 에피소드가 하나 정도는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북플친구분께서 쓰신 글을 보니 전문작가가 쓰는 글같지가 않다고 하는 데 정말 전문작가가 쓰는 것 같지가 않고 여고생이 쓴 것 처럼 뭐랄까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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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빌라
조창인 지음 / 위즈덤경향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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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가시고기」를 출간하여 많은 사랑을 받으셨던 조창인작가님의 2017년 신작 「해피빌라」를 읽어봤습니다.
저의 중학교 3학년에 「가시고기」로 국어독서시험을 봤었고 제가 「가시고기」에서 나온 문제를 틀린 것이 아직까지도 기억이 나네요. 여기 북플친구분들 포함하여 그래도 다들 읽어보셨을 「가시고기」를 전 읽어보지 않았어요. (그러고보니 만화로 읽는 가시고기도 출간되었는 데 읽어보지는 않았네요.)
2012년 말에 출간되었던 「살아만 있어줘」로 처음 조창인작가님 작품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작「해피빌라」를 읽으면서 보니 정말 세월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더군요.
2000년대 초중반만해도 조창인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하면 구매하고 바로 읽어보지 않았을까
(사실 저는 당시에는 서점보다 도서관을 많이 다녔기에
정확하게 알지는 못합니다만 「가시고기」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았고 「등대지기」도 나름 사랑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기에 사람들이 신작들을 많이 기다리지 않았을 까 싶어요.) 싶었는 데 이번에 나온 「해피빌라」가 출간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읽고싶어요 누른 북플친구가 한 사람도 없어서 너무 의아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누르지는 않았는 데 8월~9월에 잠깐 슬럼프가 와서 그런지 읽고싶어요나 읽고있어요 버튼을 막 누르지는 못하겠더군요. 이상하지요.)
왜 그럴까 싶었는 데 읽어 보니 알 것 같더군요.
엄마가 파라과이로 떠나버리고 아버지도 없이 혼자 사는 우동동이 해피빌라에서 항상 비가 오는 지만을 묻는 비온닥삼촌과 말속에 영어를 넣기 좋아하는 미쑤노이모, 기면증으로 인해 시도때도 없이 쓰러지는 아저누나와 그녀의 아버지 손씨아저씨, 만물고물상을 하는 장사장님과 붕어빵을 파는 할아버지 그리고 욕쟁이 삐턱이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힘들지만 꿋꿋하게 돌아오실 엄마를 기다리면서 잘난척을 하여 왕따인 수애를 좋아하고 화가아저씨를 만나 친구처럼 지내게 되는 과정에서 6년이 지났는 데도 돌아오지 않고 편지로만 소식을 전하는 엄마와 엄마에 대한 것을 숨기는 해피빌라 식구들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는 동동이의 모습이 그려지는 데요.
2000년대 초반이었다면 더 감동적이었을 것 같아요.
저는 읽고 나서 뭉클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감동을 받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다가 너무 복받쳐 울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버린 것 같아요.
지금은 2017년이며 벌써 1달이 지나 또 1달의 절반이 지나버려서 감동을 받고 위안을 받기에는 너무나도 참담한 현실이 눈 앞에 있어서 버겁기만 하네요.
우동동이 엄마를 만나 엄마와 해피빌라식구들과 함께 해피한 삶을 살아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듯이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감동받아서 울고 웃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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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9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시고기》 안 읽어봤어요. 제 동생이 그거 읽고 싶어서 샀긴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그 책을 읽어보고 싶지 않은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

물고구마 2017-02-19 10:28   좋아요 0 | URL
저는 읽어보려고 했는 데 손이 잘 안가게 되더군요. 김하인작가님의 「국화꽃 향기」처럼, 그러고보니 두 작품 다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고 두 분 다 2000년대 초중반에 많은 사랑을 받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