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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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을 때 2012년 1월에 출간된 주원규작가님의 「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과 내용적인 연관이 있을까 생각을 했었는 데(사실 이 소설을 읽은 것이 2012년 출간 당시에 읽었고 그 당시에는 리뷰같은 것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아 알라딘과 네이버에서 이 소설의 리뷰를 쓰신 분들의 글을 찾아 봤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출간 된 「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를 읽어보니 내용적인 것에는 연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240여쪽정도되는 분량인데 흡입력이 강하여서 금방 다 읽었습니다.
악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벌써 어른이 되어버린 이들이 소년원에서 생활하게 되는 데 소위 ‘미친개‘로 불리는 한희상의 교화라는 명목으로 원생들에게 폭력을 행하고 그 폭력을 묵인하는 교도소의 모습이 너무 잔혹했었고
쌍둥이 동생이자 몸이 불편하며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주월우가 잔인하게 살해되어 아파트 물탱크 안에서 참혹한 시신이 된 것을 본 형 주일우의 의견은 묵살되고 치매가 있는 할머니의 증언에만 귀담아듣고 빨리 이 사건을 수습하려고 하는 사회의 현실이 참담하게 느껴지는 데요. 주일우가 동생 월우의 죽음에 연관이 있던 일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진하여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원에 들어가고 ‘미친개‘ 한희상이나 소년원에서도 일진행세하는 문자훈패거리에게 주늑들지 않는 모습에 정말 이 세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괴물이 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라고 저 역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문자훈이 거슬리던 주일우를 제거하기 위해 정말 법도 인간관계도 다 깡그리 무시하는 미친놈 중에 제일 미친놈 고방천을 끌어들이고 주일우 또한 점점 진실에 가까워가는 모습인 가운데 마지막 목욕탕에서의 혈투는 정말 치열하면서도 잔혹함의 끝을 보여줬어요.
그리고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반전이 너무 씁쓸했어요.
「반인간선언」과 비교했을 때 악의 형체가 더 또렷해지고 더 커진 것 같지만 4년전의「반인간선언」이나 4년후의「크리스마스 캐럴」이나 보여주려고 했고 얘기하려고 하는 목소리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악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저와 사람들을 구원하여 악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해 줄 존재가 있을 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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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마시는 카페
최지운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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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를 읽고 나서 바로 읽은 최지운작가님(「옥수동 타이거즈」를 쓰신 작가님이셨더군요. 제시카가 기억이 나는 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의 연작소설 「시간을 마시는 카페」는 176쪽밖에 되지 않아 읽기에 부담되지 않고 기존의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과는 차원이 다른 높은 대리석 기둥에 사랑의 여신 프레이야(Freyja: 작년 11월에 「앵두를 찾아라!」수필집을 내신 저의 북플친구님의 닉네임이기도 하네요.), 토르등 북유럽 신화의 신들을 그린 천장의 프레스코화,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아름다운 2층의 발코니가 있는 24시간 연중무휴인 아스가르드(Asgard) 카페에서 시간이 자유롭게 흘러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에서 인연을 만나게 되는 믿을 수 없이 흥미로운 경험을 하는 6편의 에피소드가 아스가르드 카페의 메뉴와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여자와 그를 잡지 못하는 가수지망생(노르덴커피 : 히트제조기 작곡가 강태호), 아스가르드에서 우연히 만난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남자와 그 남자를 3년전에 사고로 떠나보내게되는 연습생(이둔 애플주스 : 아이돌 가수 유하), B0을 받아 장학금을 못받을 위기에 처해져 「글쓰기의 재미」강사에게 학점을 좀 더 좋게 달라고 애원하는 여대생(브라기 티 : 칼럼니스트 김혜연), 열심히 입사지원서를 내지만 번번히 탈락하는 저(저는 사실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입사지원서 같은 것을 내본적이 없어요. 스펙같은 것이 전무하기도 하지만 제가 워낙 융통성이 부족해서 회사생활에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와 같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울르 와플 : 베스트셀러 소설가 강훈), 좀비처럼 쉬는 날 없이 영화관에서 일하는 극장 슈퍼바이저(칵테일 무닌 : 대종상 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조재덕), 곧 해체되어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할 위기에 처해진 무명선수(토르 비어 : 홈런왕 프로야구선수 최성혁)등 주로 힘들고 아무도 알아 주지 않은 시절에 만났던 인연들을 다시 만나거나 미래의 인연이 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등 ‘오딘의 장난‘으로 인해 시간이 자유자재로 흘러가는 실제로 존재할 리는 없지만 존재했으면 하는 아스가르드 카페에 가보고 싶어요. 그럼 저도 언젠가 제게 인연이 될 사람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지요. 만나게 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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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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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이기도 한 신동욱작가님이 쓰신 「씁니다, 우주일지」를 읽어봤는 데 솔직히 놀랐습니다.
어떤 특정한 소재를 가진 소설들을 쓰기 위해서 관련전문가를 통하거나 직접 경험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서도 일종의 선입견을 갖고 있기는 했거든요. 그래서 투병생활을 하면서 쓰신 그 것도 장르적인 색채가 강한 SF장르의 우주를 다루는 소설이라서 걱정도 되기는 했는 데 읽어보니 정말 많은 우주서적들을 읽으시고 관련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셔서 쓴 흔적이 역력했어요. 그리고 너무 전문적인 내용만 가득하지 않게 유머를 적당히 섞으셔서 460쪽에 달하는 긴 분량이지만 흥미롭게 잘 읽혀졌어요. (그런데 너무 긴 분량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체모를 외계인이 방해를 수시로 했는 지는 몰라도 곳곳에 눈에 뜨는 오타가 많았어요. 특히 31장에는 칼 세이건이 말했던 창백한 푸른 점이 보인다가 제목인데 본문에는 칼 세이건이 말했던 창백한 푸름 점이 보인다로 표시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다른 북플회원들이 리뷰 쓰신 것을 보니 「인터스텔라」나 「마션」이 떠오른다고 했는 데 (「인터스텔라」만 중간에 보다 나왔고 : 재미가 없어서가 아닌 정말 방광이 터질 것 같은 요의때문에 , 「마션」은 보지 못했네요. )저는 8월에 출간된 김중혁작가님의 경장편 「나는 농담이다」와 2013년에 출간된 배명훈작가님의 경장편 「청혼」이 떠올랐습니다. 뭐 둘 다 지구 밖에서 유영하는 우주비행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데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우주를 유영하는 남자의 이야기였고 스포일러지만 결국 어떤 사고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와 이별하는 결말이어서 「씁니다, 우주일지」에서도 사랑하는 김안나박사를 두고 소행성 AC5680을 지구로 끌어오기 위해 우주탐사하는 사업가이자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금발 머리의 미국인 맥 매커천이 우주를 유영하고 우주탐사선에서 우주일지를 쓰는 내용이라 어떻게 될지 궁금했었어요.
2020년이면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니까 정말 우주 엘리베이터가 상용화되면 언젠가는 우리도 화성이나 지금은 행성이 아닌 명왕성까지 단숨에 갈 수 있겠지요.
그런데 망할 놈의 이기적인 영국국적의 빌리 맥이 너무 발암덩어리라 욕을 안할 수가 없어요. 읽어보시면 제가 이렇게 욕을 하는 지는 충분히 이해하실겁니다.
이상 「씁니다, 우주일지」의 리뷰 기록을 종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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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
최정화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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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저는 계간지나 출판사카페에 연재를 하는 장편소설들을 연재하면서 읽어보진 않고 그 소설들이 단행본으로 정식 출간을 하면 구매해서 보는 편(단편들도 마찬가지로 계간지에 실리고 그 단편들이 모아 소설집으로 출간될 때 구매해서 읽어봅니다.) 인 데 이번에 읽은 최정화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자 무려 2900원이라는 가격으로 격월로 만나는 은행나무출판사의 계간지 「Axt」의 첫 연재소설로 출간 된 「없는 사람」을 「Axt」에서 연재되었던 부분과 번갈아가며 읽어보니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없는 사람」단행본을 먼저 읽고「Axt」를 E-book으로 구매하여 당시「도트」로 연재되었던 부분을 비교하며 읽어보니 연재되었던 부분과 달라진 부분들이 눈에 띄었으며 마치 DVD타이틀로 영화본편을 보고나서 부가영상에 있는 본편에서 삭제된 장면들을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우선 제목이 「도트」에서 「없는 사람」으로 변경되었고 「도트」에서는 노진에서 택배분류일을 하던 무오를 끌어들인 김이 「없는 사람」에서 이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도트」에서 숫자로 각 장을 표시하였지만 「없는 사람」엔 숫자와 함께 각 장에 부제목이 붙었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1부에서는 무오가 칼국수집에서 전화통화하는 장면이 있었는 데 「없는 사람」에서는 TV시청장면으로 바뀌었고 3부에서는 도트이자 농성을 지휘하는 이자희에 대한 무오의 표정이나 태도가 「없는 사람」에서 추가되었고 그 외에도 몇몇 부분이 수정되었거나 삭제, 추가되었습니다. (「도트」가 총 6번에 걸쳐서 실렸는 데 E-book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2016 3~4월까지라서 5~6월에 실린 마지막회를 보지 못했고 7~8부 부터는 내용이 완전히 달라져서 비교해서 보기를 그만 두었습니다.)
읽으면서 왜 제목이 뚜렷하게 보여주는「도트」비해서 다소 포괄적인 느낌의「없는 사람」으로 바뀌었을까 생각을 해봤는 데 다 읽어가니 알 것 같았어요.
택배분류를 하던 노진에서도 이부와 함께 하던 일에서도 무오는 다른 북플친구들이 언급한 것처럼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아닌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는 위치이자 존재라는 것, 심지어 노진에서도 모리 노동 조합에서도 비정규 금아기획에서도 결국 소속되지 못한 그야 말로 노진에도 모리 노동 조합에도 금아기획에도 타인들의 인생에서도 없는 사람이었고 지금 ‘없는 사람‘인 무오. 자신도 자기 자신에게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없는 사람 으로 생각했던 무오가 처음으로 반점이라는 친구가 생겼고 이자희에게 감정을 느끼고 70일동안 노동조합원들과 함께 시위농성을 하면서 점차 한 일원으로 소속되고 싶어지는 마음과 같이 일했던 이부와 노동조합원들에게 배신하게 되는 마음으로 인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모습과 점차 변해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저 또한 주변에 친구가 없고 그저 밤이 되면 일을 하고 아침이 되면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어디에서도 소속되지 않는 무오처럼 ‘없는 사람‘이라
물론 이런 상황까지는 아니겠지만 저도 어디에 소속되고 당당히 저의 존재를 보여주게 된다면 저도 많은 고민을 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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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고구마님, 2016 서재의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마르케스 찾기 2016-12-2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좋은 리뷰 읽게 해 주시고,, 좋은 책을 알게 해 주셔서 늘 감사했습니다.
매번 잘 읽고 간다는 감사 인사도 없이,, 읽고만 가서 마음 한켠이 헛헛했어요ㅠ
오늘 크리스마스, 따뜻한 마음 나누시며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랑과 온정이 깃들어야 할 크리스마스에,, 술에 취해 떠들며 비틀거리는 사람들만 거리를 메우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거든요 =.=
촛불집회나가시는 분들에게 마음만 보태는 나태함이 부끄럽기도 합니다ㅠㅠ

즐겁고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바랍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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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이 된 사나이
오한기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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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사랑하고 싶어지는 날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오한기작가님의 「홍학이 된 사나이」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작년 11월 30일에 오한기작가님의 첫소설집 「의인법」의 리뷰를 올렸을 때(시간이 빨리 지나가네요. 리뷰를 올린 게 벌써 1년전이었네요.) 리뷰에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문득 들었던 생각은 단편도 조금 난해했는 데 장편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홍학이 된 사나이」를 읽기 전에도 살짝 걱정했었는 데 솔직히 의미없는 낱말들이 쏟아지긴 했는 데 165쪽의 경장편에서 멜로, 미스터리, 액션, 호러, 판타지 다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마치 오한기작가님의 분신과도 같은 한상경은 등장하지 않네요. 아쉬워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역시 작년 12월에 출간했던 이상우형의 첫소설집「프리즘」의 (나방, 평행)에서 오한기작가님과 홍학이 언급되는 부분이 잠깐 나오는 데 정신병자 같다고 했던 부분이었네요. (상우형, 잘 지내시죠? 보고 싶어요. 상우형의 작품도...)
외삼촌이 운영하던 원자력발전소 부근의 낡고 허름한 펜션(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머물렀던 펜션과 같은 곳일까요?)을 이어 운영하는 이른 바 홍학에 관심은 없지만 점차 홍학이 되어가고 있는 사나이와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아빠가 사고로 죽은 후로 암소들과 다른 이들의 목소리로 암소들과 다른 이들의 말을 쉴새없이 떠들어대는 수다쟁이 소녀 DB, 죽은 딸 제이니를 그리워하며 DB에게 잘못된 애정을 쏟아붓는 물수리 햄버거를 만드는 늙은 노인, 그리고 홍학이 되어가고 있는 사나이가 한 눈에 알아봤고 애타게 그리워하고 계속 찾게되는 사람이 아닌 암컷 홍학의 사랑이야기가 마치 시처럼 다 알 수는 없지만 아름답게 (?제가 읽었을 때는 아름답다 못해 눈부시더군요.) 그려지고 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이야기라, 뒤에 리뷰를 쓰셨던 방영은님처럼 한동안 다른 소설들이 눈에 안 들어올 것 같아요.
(이제 겨우 5권밖에 안 되었는 데 눈에 안 들어오면 정말 큰일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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