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섬과 박혜람 - 제2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임택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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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던 세계문학상 수상작을 읽기 시작한 게 9회 대상작 박향작가님의 [에메랄드 궁]이었고 그이후로 우수상 임재희작가님의 [당신의 파라다이스], 김호연작가님의 [망원동 브라더스] , 11회 대상 김근우작가님의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우수상 김의작가님의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 박소연작가님의 [꽃그림자놀이], 이성아작가님의 [가마우지튼 왜 바다로 갔을까], 13회 대상 도선우작가님의 [저스티스맨], 우수상 정미경작가님의 [큰비], 박생강작가님의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14회 대상 박형근작가님의 [스페이스 보이], 우수상 우희덕작가님의 [러블로그Love Blog, Love Log], 조경아작가님의 [3인칭 관찰자 시점] 이렇게 비교적 많았던 수상작품들을 한 편이라도 더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너무 남발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동시에 들기도 했었다는 것을 리뷰를 통해 언급했고 그 다음해인 15회부터는 대상 작품만 출간이 되었는 데 다이앤 리작가님의 [로야], 16회 대상 오수완작가님의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 17회 대상 채기성작가님의 [언맨드Unmanned]까지 읽었고 18회 대상 고요한작가님의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은 작은 도서관에서 빌렸으나 읽지 않아 전자책으로 구매하고 19회 대상 문미순작가님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읽으려는 시도조차하지 않았는 데 벌써 스무번 째라니 놀랍기도 하고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20회 대상작은 프랑스에서 대학 석사학위를 받으시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오랜 날 오랜 밤)으로 당선된 임택수작가님의 [김섬과 박혜람]이라고 하며 이번에는 늦지 않게 읽어보았습니다.
타투이스트인 김섬과 프랑스에서 그림을 보는 도슨트 박혜람,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색의 물감을 혼합하듯이 섞이며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져 종이에 글자로 펴발라 새겨진 책을 눈과 마음으로 읽었는 데 우려낸 떫고 쓰지만 잔향이 깊은 차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 읽고나서 유일하게 생긴 한 가지 소망이 있는 데 프랑스에서 미래를 약속했으나 점차 폭력적으로 변하는 준오를 떠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혜람과 늘 죽음이 자신의 곁을 맴도는 소방관 홍지표와 만나던 김섬, 이 두 사람이 그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임택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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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가로놓인 꿈들
강대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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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뭐랄까요?
강대호작가님의 소설집 [혹은 가로놓인 꿈들]을 읽고 마치 강대호작가님이 쓰고 계신 소설 속에서 제가 이 소설을 읽는 것을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깨닫게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고 k나 모씨에게 반아 씨(반아)가 말했던 것처럼
강대호작가님에게 ˝미쳤어요?(반아, 353쪽)˝나 ˝미친 새끼(358쪽)˝라고 말해버릴 것 같았고 그러면 작가님은 ˝이해합니다(네, 아마 나는 더없이 이해하고 있습니다).(354쪽)˝ 라고 대답하시거나 모씨나 노땅 평론가(두 가지 <프란츠 카프카>에 붙이는 한 가지 주석)도 아닌 주제에 ‘제법 치기를 뽐내려 안간힘을 쓰지만 사실 별 볼 일 없다(233쪽)‘라며 원한깊은나무같은 익명성에 기대어 비판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을 쓰지만 수학자같거나 때론 철학자같은 강대호작가님의 소설들을 좀 더 깊이있게 감각하고자 하면
(‘DEUS EX MACHINA‘를 위한 변론)의 인공지능이 쓴 각기 다르면서도 같을 수도 있는 30편의 소설들을 읽으면 이런 느낌일까. 짧지만 강렬했던 박지유가 모방하며 썼을 시(아이들의 신)들 읽으면 이런 느낌이 들까. 저택 응접실 잘 보이는 곳에 할아버지가 좋아하여 손주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보여주길 마다않는 위작이자 레플리카며, 그림 뒤편에서 고요히 세력을 넓히고 있는 곰팡이가 피어난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그 유명한 그림(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전)을 들여다보면 느낄 수 있을까. 질병이나 죽음을 맞이해도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시대에서 죽음권을 주장하며 홀로그램 수상기에서 재생되는 이드의 모습을 보며 어느 날이든, 세 발의 총알을 쏠 예정인 그(들)의 게임(현재에서 지속되는 과거(들))을 받아들여 그(들)이 쏜 총에 맞아 숨통이 끊겨 다음 날 아침 병원에서 눈을 뜨면 느낄 수 있을까.
그렇게 위급한 환자의 방으로 들어가기 위해 세 명의 여자아이들의 세 개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대답의 진위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는 (용빌, 혹은 가로놓인 꿈들)의 보바리 씨 같은 입장이 되면, 루시드 드리머인 k에게 루시드 드림을 전수받는 (늦잠)의 이명숙의 오줌싸개 아들처럼 저 역시 루시드 드리머가 된다면 더 나은 침대를 구매하기 위해 더 나은 메트리스와 프레임을 생각하는 (더 나은)의 인물들처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하는 망상일 상상을 해보며 이 글을 마칠까합니다.
강대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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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그림자
최유안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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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 [백 오피스]를 쓰신 최유안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인 [새벽의 그림자]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늦지 않게 읽었습니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윤송이라는 28살의 여성이 건물 옥상에서 떨어져 생을 마감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고 그것을 이방인인 뵐러 박사가 유심히 들여다보던 차에 한국에서 형사였던 변해주(처음에 ‘차디찬 강물을 한 바구니 떠서 예고 없이 머리에 끼얹는 낯선 감각. 얼음 같은 그 추위가 살에 들러붙어 천천히 피부로 스며드는 느낌. 산소와 수소가 혈관을 천천히 파고들어 몸 안의 일정 구역이 얼어버린 것처럼 딱딱하게 굳은 느낌, 그 상태.(18쪽)‘라는 표현에서 이 인물이 탈북민인줄 알고 해주라는 이름에 대한 괜한 생각을 해버렸습니다.)에게 이 사연을 알려줘 고민 끝에 사연에 숨겨진 진실을 알기 위해 윤송이가 살았던 집과 그 주변인물들을 파헤치게 되면서 자신의 꿈 속에 어김없이 나타나던 탈북민이었으나 이제는 볼 수 없는 용준의 사연과 맞물리게 되는 이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읽으며 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반드시 제게 올 ‘죽음‘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세상일들은 알 수 없는 채로 일어나기도 한다고. 슬픔은 개별적으로 일어나지만, 그 끝마다 닿을 부분을 내어준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한 일이라고.(163쪽)‘
‘그런데 삶이 겨우 그런 것이고 죽음이 아무리 흔하다고 해도, 인간은 산다. 살아야 한다. (......) 아직 살아야 할 사람이 있다는 것.(215쪽)‘ 과 같은 문장들을 읽으며
지금 살아가는 삶이 험난해 몸과 마음이 지쳐 정말 모든 것을 그만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누군가는 살아야 하고 또 살아야하는 이유가 있기에 제게 주어진 삶이 다하기 전까지는 그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최유안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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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여자 위픽
최현숙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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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픽 시리즈의 29번째 작품은 구술생애사 작가이며 소설가이지만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요양보호사로 노인 돌봄 활동을 하면서도 홈리스 현장에서도 활동하여 개인의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하시는 최현숙작가님의 [창신동 여자].
햇빛재가요양센터를 통해 국민기초수급자, 의료보호 1종, 뇌경색으로 10여 년 전부터 두 차례 쓰러져서 오른쪽 편마비에 고혈압, 당뇨병, 뇌출혈성 치매 초기에 지채장래 중증, 노인장기요양 2등급인 지명수와 그런 지명수 곁에 아내처럼 딱 붙어있지만 알코올중독이며 주민등록증이 말소된 김지연을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돌보는 일을 하게 된 요양보호사 한정희가 그들을 돌보며 겪게되는 각종 불편한 진실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자연스레 본능적으로 나오는 불쾌한 시선이나 욕지거리등을 읽으며 저도 모르게 지 노인의 배설물 냄새와 지연의 술 냄새 그리고 그들과 엮이지 않으려고 퇴근 후 지하철 역 앞까지 가서 정희가 피우는 담배 냄새가 여기까지 나서 고통스러웠다면 저만의 망상이겠지만 저라면 그렇게까지 그들에게 정희처럼 하지 못할 것 같고 언젠가 저도 지 노인처럼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기에 제 미래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음.
최현숙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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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위픽
심너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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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에 시즌 2가 시작될 예정인 위픽의 28번째는 [꿈만 꾸는 게 더 나았어요]를 쓴 심너울작가님의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인데 표지에 새겨진 문구가 아니라 제목임.
김영미 교수가 캐나다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한국에 와 세계 최초로 무인 외우주 탐사선 ‘미르‘를 대통령 임기 내에 발사하기 위해 아들인 주호와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알면서도 그 일에만 몰두하여 마침내 성공하지만 대통령은 그후에 구속되고 미르 연구소가 폐쇄될 위기에 처하자 우주선 미르의 경로를 무단으로 변경하여 교수 또한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엄마에게 반항하여 선택한 조소가 직업이 된 조각가 주호가 엄마와의 갈등과 위기를 구조해내려는 모습이 뻔하지만 인상깊었었고 2050년이 될 때까지 살아있으면 그때는 저도 노인이 되어 있을텐데 아무튼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모를 사랑한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부모를 재단한다. 가끔은, 아이들은 부모를 용서하기도 한다.‘(87쪽)으로 시작하는 오스카 와일드가 했는 지 인터넷에서 떠도는 건지는 모르나 작가의 말을 읽고 저 역시 그렇다는 걸 인정해야 하는 데 용서를 받을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음.
심너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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