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춤 - 2016 제6회 김만중문학상 소설 부문 은상 수상작
구양근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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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기류]에 이어 김만중문학상 은상 수상작인 [칼춤](전에 읽은 김춘복작가님의 [칼춤]과는 제목만 같아요.)을 읽어봤어요. 사실 예전에 읽었던 혼불문학상수상작인 이광재작가님의 [나라 없는 나라]가 떠올랐는데 그 건 둘다 녹두 장군 전봉준이 등장하고 농민군과 함께 우금치 전투를 하는 등 일본과 청나라 그리고 관군에 맞서 싸우는 장면들이 등장하는 데 다른 점이 있다면 [나라 없는 나라]는 전봉준의 일대기에 중점을 두었다면 [칼춤]은 동학이라는 조선에서 창시된 순수한 종교를 바탕으로 전봉준, 손병희, 최시형, 김개남등 동학을 농민들에게 전파하고 농민들이 이들을 추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양에서 들어온 천주교는 인정하면서 조선에서 창시된 동학을 종교로 인정하지 않고 시련을 주는 관군들과 혼란스러운 조선을 자기 손안에 넣으려는 청나라와 일본에 대항하는 데 무엇보다 동학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큰 차이가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금상인 [떠도는 기류]에 비해 자료충실형이라는 심사평에 동의하는데요. 솔직히 금상을 받은 작품보다는 재미가 조금 떨어지고 소설보다는 한국사교과서를 보는 듯한 느낌도 조금 받긴 했는데 정말 이 소설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사실적인 기록들을 조사하셨을 것에 소설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 귓가에 `시천주조아정 영세불망만사지`(한울님을 내 안에 모시면 조화를 체득할 수 있고 한울님을 길이 잊지 않으면 만사가 저절로 깨달아진다는 평생주문) 이 열세글자 주문이 은은하게 들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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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기류 - 2015 제6회 김만중문학상 소설 부문 금상 수상작
손정모 지음 / 책과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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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 출간당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김만중문학상 금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구매하여 읽어봤어요. 사실 제가 김만중문학상 1회 수상작인 [육도경]을 2011년 2월에 읽었는데 그 이후로 수상했었는지 관심이 없다가 국내소설신간이 많지 않아서 놓친 작품이 있는지 살펴보니 이작품이 눈에 띄어서 선택을 했습니다. 숙종에게 조사석이 별 능력도 없이 장옥정의 연줄로 정승이 되었다는 소문을 친구인 이사명에게 들은 김만중이 이야기하자 화가난 숙종은 그 출처를 묻자 차마 이사명이 이야기했다고 말하지 못해 선천으로 유배를 당하게 됩니다. 선천에서 만난 군수와 각별한 사이가 되고 유배생활이 길어지자 김만중은 여기서 병사하거나 사약을 받아 사사당하지 않을까 많이 불안하던 차에 [구운몽]이라는 소설을 쓰게 됩니다. 예전에 만났던 8명의 여도사와 짧게 만난 인혜와 미연 그리고 무인도 태화도 동굴에서 만난 여검객 지은과 하영을 소설에 등장시키는 등 창작열을 불태우고 한편 장옥정이 숙종의 아들을 낳아 유배에서 풀려나가게 된 만중이 박진규가 만중을 탄핵하여 노도로 또 다시 유배를 가게 되고 만중이 존경하던 송시열이 사약을 받고 죽고 친구였던 이사명마저 참수당한 사실을 안 김만중은 충격을 받고 쓰러져 죽게 되는데 흘러간 물은 다시 오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기류에 속하지 못하고 떠돌기만 했던 김만중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김만중에 대한 이야기를 써서 금상이 된 것이 아니라는 심사평도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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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의 소개팅과 다섯 번의 퇴사
규영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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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쪽이어서 금방 읽어버린 소설입니다. 중간 중간에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있어서 그 것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00번 넘게 소개팅을 받아 얼마 못 가 남자들이 잠수타고 그 이후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징크스를 가진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이지만 무매력녀인 9월 출생 구월이와 무려 5번이나 정규직에서 퇴사를 하고 남자친구 단오와 연애중이며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우영이 한 집에서 같이 동거하는 이야기입니다. 일기형식으로 그날 먹었던 음식메뉴를 언급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자유롭게 쓰고 싶어 여섯번째 다니는 마케팅회사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단오와의 결혼은 하고 싶지만 결혼하자고 말하지 않고 능력좋은 워커홀릭 오빠에게 돈을 받았지만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알기에 돌려주고 결국 그만 두고 1인 출판사를 차리는 유영과 소개팅해서 만난 세 살 연상의 엔지니어를 간호해주다 운동(?)하고 애완 견 웰시코기 굥굥이를 남자친구 대신 유영과 돌보다 두 달도 안 되어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여 또 솔로가 된 구월이 근육질의 전도사와 또 소개팅을 하고 유영과 함께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떠나고 벌레 안 나오는 집으로 이사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는 데요. 솔직히 금방 읽었는데 으음... 잘 모르겠어요. 크게 와닿지는 않았어요. 약간 복에 겨운 듯한 두 처자의 이야기가 조금 거리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작가님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너무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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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세컨드라이프
윤효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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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본 [나는 달린다]의 윤효 작가님이 이번에 세번째 소설집인 [그의 세컨드라이프]가 출간되어 읽어봤어요. 솔직히 긴 분량이 아니었고 대체적으로 잘 읽어졌지만 제가 아직 결혼도 안 한 사람이어서 그런지 한 가족안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심지어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총 7편의 단편들이 낯설고 마지막으로 실린 (우리가 강을 건넜을까)에 이르러 읽기를 주저했었어요. (북유럽풍의 푸른 꽃무늬 접시)에서는 남편에게 파혼당하고 (눈이 어둠에 익을때)는 남편의 외도를 알면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모르는 척하는 아내가 (아리의 케이크)는 남편이 만나고 있는 이은주라는 여자가 일하는 백화점에 찾아가는 아내도 (그의 세컨드라이프)에서는 현실의 아내보다 가상 속에 있는 아내 테리에게 사랑을 느끼는 남편이 있으며 (숨을 참아봐)에선 부모의 지나친 기대때문에 동생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는 수완이 괴물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울창한 전나무 숲이 있는 집에 이사를 하여 세오의 아토피가 호전되는 등 행복한 가정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집 주인 미세스 엄이 있는 등 그저 평범한 가정에서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인해 돌이킬 수 없게 되는 단편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다른 것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저 평범하게 모자르지 않고 넘치지도 않은 균형적인 삶을 살고 싶었는 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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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를 보다
이인휘 지음 / 실천문학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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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사회가 공평하지 않고 서로 잇속챙기기 바쁜 속에서 `갑`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 `을`의 입장에 있는 힘없고 잘 모르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것들을 보장해주지 않고 착취, 유린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5편의 소설이 실린 [폐허를 보다]를 읽었는데 작가님의 아내분이 많이 편찮으셔서 아내를 지키기 위해 글쓰기를 중단하시고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합판공장(공장의 불빛)과 핫도그를 만드는 식품공장(폐허를 보다)에 직접 일하시는 등 지극정성으로 보살피신 덕분에 지금은 건강이 좋아지셨다는 것에 제가 더 기쁘네요. 사실 이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본적이 없었고 이 소설이 [날개 달린 물고기]가 출간되고 10년만에 출간된 것이어서 저에겐 조금 생소한 작가님이었어요. 비정규직철폐를 외치며 분신한 이용석의 이야기를 소재로 소설을 쓰려 지내던 만해마을에서 만해 한용운에게 푹 빠져버리는 자신을 발견(알 수 없어요)하고 최집사가 자신을 내쫓으려는 사장에 맞서다 목을 메고(공장의 불빛) 군사독재에 맞서다 분신한 박영진과 온갖 고문을 받고 어린아이처럼 되어버린 윤세진을 자신이 죽게 만든 것 같아 자책하다 쓸쓸히 죽은 이강산(필명 강이산)이나 암으로 남편을 잃고 식품공장에서 일하다 굴뚝에 올라간 정희(폐허를 보다)등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세상과 사회에 맞서는 약자이자 `을`의 입장에 있는 인물들이 나오는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단편이 버스안내원, 전자공장에서 일하며 `을`의 입장에 있던 얼굴에 큰 점이 있던 여홍녀가 최승주를 만나 딸 최하늘을 낳고 살아가다 억대의 보험을 가입하고 죽게 되는 (그 여자의 세상)이었어요. 이 소설집을 관통하는 힘없고 그저 열심히 일한 것밖에 없던 노동자들이 `갑`인 회사와 공장 더 나아가 사회를 맞서 공평하고 깨끗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우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반면에 제가 (그 여자의 세상)에서 느꼈던 것은 태어날 때 부터 가족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여홍녀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다니게 된 공장과 회사에서 유린, 노동을 착취당하고 몸까지 팔게 되는 상황에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최승주를 만나 딸 최하늘을 낳고 딸에게 자신의 어두운 과거때문에 딸의 삶에 영향주기 싫어서 이사를 하고 자신도 술집을 정리하고 공장에 들어가 용접을 하고 용접기능사자격증도 따고 거액의 보험을 들어놓는등 남편과 딸을 많이 사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어떻게보면 평범한 것이겠지만 제일 인상 깊었고 그런 딸과 남편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많은 여운이 남는 소설입니디. 아무쪼록 아내분이 많이 건강해져서 다행이고 더 많은 작품들로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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