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엔딩 소설Q
김유나 지음 / 창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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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구매할까 망설였으나(앞서 출간된 문진영작가님의 [미래의 자리]보다 분량이 100여쪽 가까이 적은 데도 책값이 1,000원 더 비싼 16,000원이라는 것 또한 망설임에 한몫하였습니다만) 꾹 참았다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가듯이, 흡연을 계속해오던 사람들이 갑자기 한순간에 금연하는 것이 어렵듯이 결국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던 소설 Q 시리즈의 20번째이자 창비신인소설상 수상작가인 김유나작가님의 첫 책인 [내일의 엔딩]을 11월에 구매한 책들 중 제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였고 퇴임 후 돈가스 가게를 열었다가 망해버린 아버지 서찬수 씨가 뇌혈관 폐색전증으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회복될 가망이 없고 그런 아버지를 간병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기에 한때는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으나 차마 누구에게도 내놓지 못한 단편영화 한 편을 겨우 완성하고는 영화판을 떠나 현실적인 삶을 살다 잠시 쉰 딸 서자경이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나날이 늘어가는 치료비와 가게를 접고 남은 아버지의 빚과 리볼빙까지 한 자경의 빚까지 정말이지 숨막히는 하루하루를 그저 버텨내기에 급급하기에 내집마련이나 해외여행은 커녕 연애도 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져있어 너무 현실적이다 못해 참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느 전연인들처럼 자경의 결을 떠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자경의 옆에 우직하게 있어주는 응현과 함께 어김없이 다가올 ‘내일의 엔딩‘들을 맞이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기에 제게도 ‘슬픔과 고통과 카드값(42쪽)‘이 비껴가지 않고 ‘행복이 아니라 책임(50쪽)‘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숨 쉴 틈 없이 닥쳐오는 것(같은쪽)‘이 미래라고 할지어도 살아가고자 합니다.
김유나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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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복직합니다 소설Q
박서련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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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Q 시리즈의 21번째로는 2022년 4월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아 박서련작가님을 집값비싼 서울의 지상에 살게 해준 [마법소녀 은퇴합니다]의 후속작 [마법소녀 복직합니다]가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마법소녀 은퇴합니다]를 읽은 지 2년이 훌쩍 넘었기에 자세한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다시 읽어야하나 싶었지만 친절하게도 전작의 큰 줄거리를 앞에 소개되어 있었고 읽으면서 전작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마법소녀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전작에서 폭주하는 시간의 마법소녀 이미래를 막기 위해 마구인 블랙카드를 휘둘러 간신히 막았으나 그 부작용으로 인해 자신을 제외한 모든 마법소녀가 능력을 잃게 되어버린 불상사가 발생되어 은퇴를 선언했지만 전국마법소녀협동조합(전마협)의 의장님과 예언의 마법소녀인 아로아의 끈질긴 설득으로 번복하여 마법소녀들
이 능력을 되찾을 때까지만 유보하게 된 PC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는 29살의 교환의 마법소녀가 만사화학공장에서 유독성 물질 누출 사건이 터지게 되자 전마협 소속 마법소녀와 함께 구출작전을 시행, 다행히도 작전은 성공하였지만 결정적인 실수로 인해 구조된 사람들의 후각이 상실되며 희생의 마법소녀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게 되고 전마협또한 존폐위기에 처해있는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마력을 완전히 컨트롤하기 위해 아로아와 공간의 마법소녀 최희진과 함께 훈련을 하는 등 험난한 세상 속 위기에 봉착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더 나아가 험난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졌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활약하고 있을 마법소녀들의 활약을 상상해봅니다.
박서련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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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니었다 새소설 16
설재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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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초에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된 연작소설집 [월영시장]으로 처음 접하였지만 작품 활동을 시작한 2019년부터 왕성한 글쓰기를 하시는 설재인작가님이 그 이후로 [그 변기의 역학] (한겨레출판, 2024)과 [계란 프라이 자판기를 찾아서] (시공사, 2024) 그리고 [정성다함 생기부수정단] (이지북, 2024)을 연이어 출간하셨고 이번에 새소설 시리즈 16번째 [우연이 아니었다] (자음과모음, 2024)도 출간되어 읽어보았습니다.
[월영시장]만 읽었기에 작가님의 작품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데 어느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글을 쓰셨고 이번 소설에서는 이른바 자칭 ‘설재인식 치정 소설‘이라는 정의할 수 있는 지양을 동경하지만 자신이 아니라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홀로 지내며 지양보다 자신이 훨씬 위에 있다고 여겨고 있는 호림(a.k.a 개명전 이름 효정)과 딱히 호림이 아니어도 삶에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 분명한 마이 웨이인 지양이 얽히게 되는 모든 일들이 그저 우연이라고 지칭할 수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를 잊기 위해 얼굴을 포함하여 이름까지 바꾸며 대학교에서 만난 자신에게 다 맞춰주는 승환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 싶었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학원에서 부당해고하게 되고 승환과도 멀어진 채 고향인 나문시로 내려온 호림이 엄마의 심부름으로 두부를 사기 위해 줄을 서던 그때에 얼굴이 바뀌어서 못 알아볼 줄 알았는 데 한번만에 알아본 지양으로 인해 이야기의 분위기가 달라지며 자신의 낳은 것도 아니지만 지양의 딸인 성연에게 애뜻한 감정을 느끼게 되며 자신이 고교시절에 잠시나마 호감을 느낀 영근을 만나 스릴넘치는 연애질을 하는 등 절망 속에 나름 한줄기의 빛이 내려오는 가 싶었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모종의 일들이 다시 찾아오게 되어 작품 전체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 읽고 있는 제가 빨려 들어가버렸고 읽은 후에도 제가 지금 무슨 글을 쓰고 있는 지도 모를정도로 한동안 그 여운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작품들을 써내려갔지만 솔직히 [월영시장]이 문학과지성사에 출간되지 않고 창비,문학동네,민음사를 제외한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면 그다지 관심가지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고 [우연이 아니었다]또한 새소설 시리즈가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 분명했을 설재인작가님의 다양한 작품들을 조금 더 깊게 알아가고 싶습니다.
설재인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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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온실 수리 보고서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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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신간이 출간되면 어김없이 의무적으로 구매를 했지만 지난달에는 단 한권의 책도 구매하지 않고 오히려 이전에 구매했었던 책들을 알라딘 중고매장에 팔아버렸고 리뷰또한 남기지 않았는 데 노벨문학상을 한강작가님께서 수상하셨기에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꾹 참았습니다.
일부 리뷰를 남기신 분들이 앞서 가제본을 받아 읽고 서평을 남기시길래 저또한 서평단에 참여해볼까 싶었지만 부지런하게 읽고 서평을 정해진 기간에 남겨야하므로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아무튼 9월 막바지에 예약구매한 김금희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대온실 수리 보고서]와 마일리지로 같이 들여온 작업일지도 사실 읽지 않으려다가 그래도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읽어보았는 데 저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창경궁 안의 동물원과 식물원 그리고 대온실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허구이긴 하지만 그 곳에 있었던 수많은 인물들과 동식물들을 소설을 읽고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져 의미있는 독서였습니다.
물론 많은 작가님들이 그렇겠지만 한 편의 장 단편소설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자료들을 조사하고 읽고 그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 완성된 작품들을 읽으며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습니다.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쓰시기 위해 기록해두신 작업일지를 읽으니 이 작품에 대해 더 나아가 남극에 가셔서 보게 될 장관을 눈과 마음에 담으실 김금희작가님에 대해 내밀하게 알게 되는 것 같아 역시 읽어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금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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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멜로디
조해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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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작가님의 [밤이 영원할 것처럼]을 읽고 바로 읽으려고 했던 조해진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빛과 멜로디]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근원인 단편 (빛의 호위)를 읽기 위해 2017년에 구매했던 전자책 [빛의 호위]를 목록에서 찾아내 읽기 시작했고 종이책으로 읽었을 때나 전자책으로 읽을 때나 창비출판사의 외래어 표기법(지명이나 S로 시작된 외래어는 그래도 혼돈없이 수정된 것 같은 데 까페라고 표기된 것을 간혹 보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최근 문진영작가님의 신작 [미래의 자리]에선 카페라고 표기하여 이제는 특유의 표기법을 포기했나 싶어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또한 드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요?)은 매우 낯설게만 느껴졌습니다.
그 다음에 [빛과 멜로디]의 1부를 읽기 시작하니 (빛의 호위)를 읽었을 때의 느낌도 들고 새롭게 확장되는 듯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단편에선 반장으로만 불리던 열 두살의 남자아이가 기자가 되고 승준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며 출판사에서 책을 편집하는 민영과 결혼하여 지유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밑기지가 않고 승준의 작은 호위로 인해 스노볼에서 흘러나오는 빛과 멜로디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겨우 숨쉬는 것만 할 수 있었던 권은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와 희망이 생겼고 빛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세상 속으로 한 발짝씩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을 읽고 2부로 넘어가려고 했으나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했고 현재에도 아직 진행형인 그 다음을 맞이하기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
사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정유정작가님의 [영원한 천국]을 140여쪽 읽기도 했는 데 흡입력이 강했지만 500여쪽이 넘는 분량과 그 분량만큼 등장하는 낯선 단어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엔 연관성은 없으나 욕망 3부작의 첫번째였던 [완전한 행복]을 작은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 읽지 않고 다시 되돌려주었기에 과감하게 포기했었기에 여기서 그만두면 마음 아플 일도 없을 텐데하는 자조도 했지만 집중해서 다시 읽어나갔고 단편에서 등장하지 않던 승준의 아내 민영, 공습으로 인해 모든 주민들이 피난을 떠난 우크라이나 히르키우의 아파트에 남은 나스차, 약사인 남편 료샤와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온 옥사나를 포함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웃같은 인물들 주변으로 흩어있다 모여드는 빛과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공경에 처한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미는 은은하지만 분명하게 울리는 그들의 멜로디를 들으며 역시 포기하지 않고 마주하기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승준에게서 받은 카메라로 인해 권은이 살아가듯 저 역시 이 소설로 읽음으로 인해 힘든 하루도 버텨내며 살아갈 수 있을겁니다. 제가 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에.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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