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날개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을 일컬어 '가가 형사 시리즈 최고의 걸작'이라고 스스로 칭했다고 한다. 그 동안 이 시리즈를 모두 읽으며 가가 형사를 보아왔던 독자들이라면 기대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말이다. 이 시리즈도 벌써 아홉 번째 작품이다. 시리즈 캐릭터를 그다지 즐겨 사용하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걸 감안하자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윗사람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아랫사람들이 생각할 필요는 없어. 우리가 할 일은 사실을 하나하나 밝히는 거야.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을 버리고 사실만 골라내다 보면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도 하지."

"사건의 이면에 의외의 진실이 있다는 말인가요?"

 

니혼바시 다리에서 중년의 남자가 가슴에 칼이 꽂힌 채 경찰에게 발견된다. 칼에 찔린 남자는 피를 흘리며 비틀거리는 와중에도 그 다리까지 걸어와 다리 중간쯤에 잇는 두 마리의 기린 조각상으로 장식된 기둥까지 가서 기도하는 자세로 쓰러진 것이다. 그리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내 사망하고, 곧이어 현장 근처 공원에서 한 청년이 경찰의 불심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이 된다. 그의 소지품에서 사망한 중년 남자의 운전면허증과 지갑 등이 발견되고, 자연스레 경찰은 청년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다. 청년이 너무도 쉽게 범인이 되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피해자의 회사에서 계약직 현장 근로자로 일하다 사고로 다쳤지만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하고 계약 연장이 되지 않은 채 해고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복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혐의는 알리바이부터 증거까지 뭐 하나 들어맞지가 않고, 여론은 산재 은폐 기업에 대한 보도를 해대며, 회사는 그 모든 책임을 이미 세상을 떠난 피해자에게로 떠넘기려고 한다.

이 시리즈는 여덟 번째인 <신참자>에서부터 가가 형사의 비중이 많이 높아졌는데, 이 작품 역시 전작인 <신참자>와 마찬가지로 옛 도쿄의 정취가 어린 니혼바시 일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다 그 확장판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흡사하다. 니혼바시 일대가 워낙 서정적이고 사람 냄새 물씬 나는 풍경인데다, 가가 형사가 발로 뛰는 끈질긴 탐문 수사를 통해 그 일대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피해자의 행적과 동기에 대해 파헤치는 모습이라 더욱 인간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살인사건과 별 상관 없어 보이는 피해자의 알 수 없는 행적을 통해 밝혀지는 진실은 그의 가족에게 충격적인 파장을 던져주고, 살인사건의 동기와 범인에 대해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자식들과 소원했던 아버지가 가족들 몰래 신사를 돌며 해왔던 속죄와 구원의 기도, 과거에 있었던 어떤 사건에 대해 감춰진 비밀, 어른이 어른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벌어진 비극, 그리고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마지막 메세지까지 부조리한 세상 속에서도 결코 인간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드라마는 매우 뭉클하게 다가온다.

"가가 씨가 본 것은 시체지 살아 있는 사람의 죽음이 아니에요. 저는 죽어 가는 사람들을 수없이 봐 왔어요. 죽음을 눈앞에 두었을 때 사람은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가죠. 자존심이나 의지 같은 것을 다 버리고 자신의 마지막 소원과 마주하게 돼요. 그런 그들의 마지막 메시지를 마음에 받아들이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의무예요. 가가 씨는 그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손에서 태어나, 그의 작가 인생과 함께 20년이 넘는 캐릭터인 가가 형사 시리즈의 신작이다. 특히나 시리즈물을 주로 쓰는 작가가 아니라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더욱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캐릭터이기도 할 것이다. 천재적인 수사 실력이나 뛰어난 직감 등을 가지고 있는 형사 캐릭터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많이 만나왔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는 따뜻한 캐릭터라 더욱 매력적이기도 하고 말이다. 가가 형사는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졸업>에서 형사가 아니라 교사를 꿈꾸던 대학생으로 처음 등장했다. 형사였던 아버지가 가정에 소홀했기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떠났다고 생각했던 그는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지만, 친구들의 연이음 죽음을 접하며 사건 해결에 대한 자신의 재능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시리즈가 계속 진행되면서 가가는 교사를 사직하고 경찰이 되고, 현재까지 총 아홉 편의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가가 형사 시리즈가 여타의 추리소설 시리즈물과 확연히 다른 차이점을 보이는 것 중의 하나는 이야기의 중심에 주인공이 있지 않다는 점일 것이다. 사실 한 주인공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시리즈물일 경우, 그 인물의 개인사부터 시작해서 그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메인 플롯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시리즈 캐릭터를 필요 최저한밖에는 사용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그의 시리즈에서는 주인공이 아니라 그 외 다수의 등장인물들 각각의 사연에 꽤 많은 분량이 할애된다. 살인사건이라는 메인 플롯보다 그에 얽힌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관계에 더 집중하는 방식이랄까. 그래서 읽는 동안 어쩐지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지만, 이상하게도 그 작은 모자이크 조각들이 모여 만드는 드라마가 매번 뭉클하고 따뜻하다.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 중간에 멈출 수 없는 속도감과 평범한 인물들이 벌어지는 사건에 어떻게 엮여서 살아가는지에 대한 감동이 먼저 떠오르는 작가이다. 취향에 따라 특별히 좋았던 작품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건 정말 별로다, 수준이 떨어지거나 재미가 없다라고 느낄만한 작품은 없는, 매번 일정한 수준의 작품을, 그것도 다작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말이다. 밑줄 긋고 싶은 멋들어진 문장을 쓰지도 않고, 화려한 기교를 부리지도 않지만, 항상 인간에 포인트를 주고 그려내는 드라마라 감동을 만들어내는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가 형사 시리즈야말로 정말 믿고 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감 2017-02-21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인공만 조명받는 작품은 확실히 시들시들한 구석이 있죠. 근데 이 작가는 확실하게 캐릭터마다 잘 살리더군요! 그래서 몰입도가 좋은편인듯 해요^^

피오나 2017-02-21 14:13   좋아요 1 | URL
맞아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작품에 등장하는 작은 역할의 인물들에게도 세세하게 신경쓰는 작가인 것 같더라고요ㅎㅎ
 
영혼의 무기 - 이응준 이설집
이응준 지음 / 비채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독히 싫어하는 단어 열 개로, 천국, 가족, 무지, 정치, , 율법, 영원, 희생, 속물들, 원망을, 지독히 좋아하는 단어 열 개로 비바람, , 나무, 짐승, 자유, 청춘, 해탈, 영혼, 고백, 그리고 김수영을 꼽는 작가, 이응준이 그 동안 자신이 세상에 선보인 산문과 혼자 간직하던 산문 들을 모아 이설집을 펼쳐냈다.

가을이다. 지하철 안 수많은 사람들 중 단 한 명도 책은 고사하고 신문지 한 장 손에 쥐고 있지 않은 것을 보면 나는 마치 우리가 설국열차의 마지막 칸에 타고 있는 듯한 착각에 소름이 확 끼친다. 내 직업이 책을 팔아먹고 사는 작가이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책을 외면하는 세상이 아니라 책에 대해 잘 모르는 세상이 다만 무섭고 슬픈 것이다. 책은 다양한 얼굴을 가진 물건이다. 책은 나무다.  푸르고 높은 아름드리나무로부터 책의 갈피갈피가 나왔으니 책을 품고 있는 우리는 푸르고 높은 아름드리나무를 햇살처럼 들고 다니며 그것 아래 고여 있던 그늘과 그것을 흔들던 비와 바람을 읽고 있는 셈이다. 뜻 깊은 책 한 권을 가진다는 것은 한 그루 영원히 자라는 영혼의 나무를 가진다는 뜻이다.

무려 팔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마치 벽돌처럼 두툼하지만 새빨간 표지의 도발 덕인지 너무 쉽게 읽히는 이상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산문가도, 소설가도 아닌 이설가를 꿈꾸었다고 말하는 작가 이응준은 등단 26년차 시인이자 소설가이고 칼럼니스트이며, 각본가에 영화 감독이기도 한, 정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독특한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예전부터 이응준이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왔지만, 내가 그의 글을 처음 만난 것은 그의 작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년 전 신경숙 작가의 표절 의혹에 관한 길고도, 진중하고, 날카롭고 매서운 칼럼에서였다. 한국문단과 한국문학에 대한 그의 예리한 글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어쩌면 그런 글을 쓸 수 있었던, 다소 무모하고도 대담했던 용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신이 아니고서야 악한 사람과 선한 사람을 칼로 무 자르듯 구분할 수 없으니, 우리는 악한 사람이기도 하고, 선한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던 그는, 그러나 악한 일과 선한 일은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글을 쓴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신경숙과 그 자신이 죽어서 흙이 된 다음에도 한국어가 살아있는 한 한국문학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그의 말도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그는 애정을 표현할 때도 과격하게, 분노를 표출할 때도 치열하게 글을 써내고 있다. 똑같은 책을 긴 세월 동안 반복해서 읽는다는 게 참 드문 일이지만, 자신에게도 그런 책들이 서너 권 있는데, 그 중 최고는 단연 <김수영 전집 2>이라고 애정을 보이고 있다. 책이 너덜너덜해지면 아무런 갈등 없이 새로 산 다음, 낡은 것은 화장실에 비치해두는 짓을 벌써 세 차례나 되풀이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그는 <김수영 전집 2>를 백 번 이상 읽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다만 주의할 점 한 가지로 좋아는 하되 닮지는 말 것.이라고. 왜냐하면 작가를 닮아 성격이 상당히 비뚤어질 수 있다며 자신이 그랬다고 마치 농담처럼 덧붙이고 있다. 그렇게 이 산문집은 무섭게 치열하지만, 능청스럽게 농담처럼 읽히기도 하고, 절절한 고백처럼 들리지만 정치와 세상과 문학에 대해 매우 논리적인 해설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소설을 황당한 이야기쯤으로 생각하곤 한다. "소설 쓰고 있네" "말 같지 않은 소리 집어치워라"는 뜻의 관용구인 것은 그런 까닭이다. 물론 때로 어떤 부류의 소설들은 황당한 이야기를 육체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제대로 된 소설이라는 전제 하에서, 소설은 황당한 이야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그려낸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뻥이 심한 친구에게 "소설 쓰고 있네?라고 타박하는 것은 기실, "넌 어쩜 그렇게 말을 말같이 하니"라는 칭찬이 될 수도 있다. 독자가 소설의 내용이 사실이 아닌 줄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소설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은,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의 구조 때문이다. 현대소설에 있어 이야기 자체는 공사장의 자재들일 뿐이다. 작가는 그것들을 가지고 설계도에 따라 이야기의 구조물인 집, 즉 소설을 짓는다. 소설가는 건축가이자 막 노동꾼이다.

신문 칼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평론, 시인, 소설가인 문인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인터뷰, 대담, 그리고 그가 사랑한 문인들에 대한 글과 그의 독서 편력을 볼 수 있는 여러 책에 대핸 소개 글도 있고, 그의 반려견 토토와의 이야기는 정말 백미이다. 이응준이 또 애정을 표현하는 대상이 둘 있는데, '인생의 반은 토토이고, 나머지 반이 성호 형' 이라며, 시인 함성호 씨와 애견인 시추 토토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도 쏟아내고 있다. 재미있는 건, 그 두 대상을 가리켜 전자는 아예 말이 없고, 후자는 나한테만 하는 말이 너무 무섭고 황당한 소리들뿐이라며 말이다.

그리고 그의 내밀한 고백이 담긴 3년간의 일기도 있으며, 문학 파트너 시인 함성호와의 일화와 페이스북의 글등등.. 600편의 글. 멀게는 무려 2001년에 쓰인 글부터, 가깝게는 2016년에 쓰인 글까지. 압도적인 분량과 그 속에 담긴 너무도 자유 분방해서 당황스러울 정도의 내용은 이응준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나 후반부에 수록된, 그가 매일 남긴 일기이자 수기 같은 짧은 글들의 편린은 시간 순서대로 고스란히 수록되어 있어 한 작가의 내밀한 부분까지 엿보는 기분이 들었다. '영혼의 무기'라는 엄청난 제목만큼 이 글이 누군가의 가슴에 와 닿아 그의 영혼을 일깨울 수 있기를. 요즘 같은 시국에 정말 필요한 전투적이고 치열한 이 글들이 상처받은 누군가의 영혼을 달랠 한 조각이 되어 주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은 얼마나 먹먹한 표현인가. 우리는 지나가 버린 과거를 돌이킬 수 없다. 누군가에게 준 상처도, 지나고 하는 후회도, 한번 내뱉어 버린 말도, 어긋나 버린 시간도, 이미 엎질러진 실수도.. 절대 돌이킬 수 없다.

[그들은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서, 그때의 사카모토 노부코의 얼굴이 뇌리에 달라붙는다.

설마, 그때 한 약속을 지키라는 건가-?

말도 안 돼. 그런 약속을 지킨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잖아.

나는 편지지와 봉투를 꾸깃꾸깃 구겨 찢어버렸다.

무카이는 레스토랑 겸 바의 공동경영자로 일하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사업파트너인 오치아이는 15년 전 무카이가 바텐더로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났던 손님으로 인연이 되어 현재에 까지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로 도착한 편지 한 통으로 그의 평화롭던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들은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 라고만 적혀 있는 편지는 온통 거짓으로 만들어진 무카이의 과거의 봉인된 기억을 차츰 끄집어 낸다. 어릴 때는 온갖 나쁜 짓을 죄책감도 없이 저질러 온 그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아내와 딸이 있었으니 말이다. 무카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를 잃을 수 없다며, 지금의 내가 과거의 그런 약속을 지킬 수는 없다고 애써 편지를 모른 척 해보려고 한다. 애초에 지킬 필요 따윈 없는 꺼림칙한 요구라는 것이 무엇이며, 그의 과거에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과거를 외면하고 싶었던 무카이의 바램과는 달리 편지는 다시 도착하고, 지금 당신이 행복한 것이 자신과의 약속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당신 주변에도 자신과 똑같은 재앙이 덮칠지도 모른다는 경고로 불안감에 휩싸인 그의 일상은 차츰 엉망이 되어 간다. 그는 덮어 두었던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 일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찾아 보려 하지만, 이미 시간은 돌이킬 수 없이 지나가버렸고, 약속의 가치는 그가 현재 가진 행복만큼이나 높아져 있어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카이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알리지 않고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그를 절벽 끝으로 내몰기만 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깨닫기 전부터, 책장을 넘기면 이제 막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두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유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뒤엉켜 만들어내는 서스펜스는 이야기에 엄청난 긴장감을 부여한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마디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로 쉽게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독자의 입장에서 우리가 염려하는 주인공에게 무언가 끔찍한 일이 곧 벌어질 거라는 공포야말로 최고의 페이지 터너가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요소이니 말이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공평하게 괴로울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는 목숨의 가치라는 게 다른 것 같다.

지금이니 드는 생각이지만, 그 무렵의 나는 내 목숨과 인생을 가볍게 보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도, 지켜야 할 존재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게는 사랑하는 사람도, 지켜야 할 존재도 있다.

어린 딸이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범인이 체포되었지만 극악무도한 죄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고 결국 십여 년 만에 사회로 복귀한다면, 그들에게 딸의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딸이 당한 능욕을 생각한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잔학한 방법으로 죽여 버리고 싶다는 마음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정말 실행에 옮긴다면, 대체 그 범인과 당신이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이 작품은 사적인 복수에 대해, 그리고 한 번 죄를 저지른 사람이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지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회파 추리의 강자 야쿠마루 가쿠는 매번 묵직한 사회파 미스터리를 그려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용서와 복수라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주제가 이렇게 술술 읽혀도 되나 싶을 만큼 수월하게 가슴으로 다가오는 것이 그의 작품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고 말이다. 이번 작품 역시 죄를 지은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문제를 비롯해서 진정한 용서와 응징에 대해서, 그리고 전과자가 선택할 수 있는 삶에 대해서도 그려내고 있다. 사실 누구인들 과거에 저지른 잘못 한두 가지를 숨기거나 만회하려고 노력해보지 않았겠는가. 물론 그 잘못이라는 것이 사소한 것일 수도, 누군가의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커다란 것일 수도 있을 테니 객관적으로 가치 판단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든 상관없이, 현재의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 사람인지도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항상 그랬든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은 매우 쉽게 읽히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만들어 준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콘돌의 마지막 날들 버티고 시리즈
제임스 그레이디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상은 어제와 오늘이 같고, 다가올 내일 또한 다르지 않다.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항상 제자리에 위치하고, 특별한 균열이 생기지 않는 동안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은 안전하다. 비록 곤경이 몰려와서 소리를 지르더라도, 그 곤경이 당신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공격 당한다는 뜻일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매 순간 세상과 주변 모든 사람들과 자기 자신까지 의심하면서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일상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바로 이들처럼 말이다.

페이가 속삭였다. "이놈들은 누구죠?"

콘돌이 그녀 주위로 팔을 뻗어 냉장고를 닫고는 말했다. "놈들은 우리요."

그녀가 그를 쳐다보자 그가 덧붙였다. "우리가 놈들보다 뛰어나고 운도 더 좋기만 바랍시다."

"이건 내가 되고 싶었던 존재가 아니에요." 페이가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요. 하지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소."

제대로 된 현장 훈련도 받은 적이 없는, 총이라고는 사냥할 때 딱 한 번 쏴본 게 전부인, 이상한 첩보물의 주인공. 미국문학사협회에서 근무하는 CIA 조사원으로 실제 하는 일은 문학 분야에 기록된 모든 스파이 활동과 관련 행위들을 파악하는 것이었던 남자.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휘말린 사건 속에서 코드네임 콘돌이라는 이름으로 현장 요원이 되어 숨 가쁜 추격전에서 달아나고, 위험한 포위망을 피해 자신의 목숨을 지켜냈던 전작 이후 그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하지만 작가는 첩보 스릴러의 모던 클래식으로 손꼽히는 그 작품 <콘돌의 6> 이후로 무려 40여 년동안 콘돌을 그의 작품에 다시 등장시키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코드네임 콘돌'의 로버트 레드포드가 그려낸 이미지와 경쟁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 영화가 아니었더라면 콘돌이 덜 유명해졌겠지만, 독자인 우리는 원래 작가의 구상대로 콘돌 시리즈를 5부작으로 만났을 수도 있었던 거였다. 어쨌거나 작가는 9.11이후로 콘돌을 다시 등장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해서 1974년 출간되었던 <콘돌의 6> 1975 <콘돌의 그림자> 이후 계속 다른 작품들을 써왔던 제임스 그레이디는, 무려 40여년이 지나 2014 <콘돌의 다음 날>, 그리고 2015년에 <콘돌의 마지막 날들>을 출간하며 콘돌을 다시 재 탄생시키게 된다. <콘돌의 다음 날>은 이번에 출간된 책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짧은 단편으로 이미 스파이로서 전성기를 다 보내고 정신이 피폐해져 CIA 비밀 정신병원에 있다 막 퇴원한 후의 이야기였다. 따라서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수십 년의 공백 기간만큼 콘돌은 독자들 모르게 스파이로서 뛰어난 활약을 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다 보내버렸다는 것이다. 무슨 시리즈가 이런가 싶을 것이다. 책상 앞에만 앉아 있던 사람을 갑작스레 현장 요원으로 둔갑시키면서 첫 편을 시작하더니, 중간 과정 없이 늙고 지친 스파이의 최후로 시리즈를 재개하면서 동시에 마무리하다니 말이다. 어쩌면, 혹은 당연하게도 이 작품이 콘돌의 마지막 모험담이 될 테니, 만약 오랫동안 그를 기다려왔던 독자라면 배신감 마저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처음과 끝만 존재하는 이 이상한 시리즈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현장보다는 책상 앞이 더 편한 초짜 스파이와 반대로 한때 전설이었던 노쇠한 전직 스파이를 통해서 한 캐릭터의 탄생과 끝만 보여주는 것이, 여타의 다른 시리즈들에서처럼 캐릭터의 성장을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임팩트 있게 와 닿았으니 말이다.

"명심해요, ." 덕이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한에만 우리가 원하는 짓을 무엇이건 할 수 있어요. 어떤 작전이 됐건, 그게 반드시 고수해야 할 핵심 사항이라는 걸 잘 알잖아요. 그러니까 쿨하게 행동하세요. 사람들 이목이 쏠리지 않도록 절제된 행동을 하세요. 절대적으로 평범하게 행동하세요."

"지금껏 그놈의 평범함이 문제였어요."

"지금 당신은 그런 시절은 지났어요." 브라이언이 말했다. "기억해요?"

한때 전설이었지만 이제는 은퇴한 전직 스파이인 백발의 콘돌, 그는 CIA 비밀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요원 보호 프로그램 아래에서 평범한 것처럼 보이게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일상에 도처한 위험들을 감지하며 숨쉬고 있었고, 비밀 요원인 페이와 피터가 신변 확인차 그의 집을 방문하던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며칠 후 연락이 두절된 피터가 콘돌의 집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평범한 화요일에 퇴근해서 귀가했다가 칼로 벽난로에 못 박힌, 피에 젖은 미국인 요원을 발견하게 된 콘돌은, 선택의 여지 없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도망쳐야 했다. 전작에서처럼 자신이 몸담았던 기관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이대로 저항하다가는 목숨을 잃게 되거나, 어느 정신병원 병실에 영원히 갇히게 될 테니 말이다. 그는 우선 그들로부터 완벽히 도망쳐야 했고, 그와 동시에 자신이 표적이 된 이유와 적의 실체를 파악해야 했다. 페이는 상사였던 새미의 은밀한 지시로 콘돌을 찾아내는데 성공하지만, 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로부터 습격을 받고, 그 와중에 몇몇을 사살하게 된다. 콘돌을 돕는 여인 메를과 페이의 연인 크리스까지 네 사람은 숨을 곳을 찾고, 그러면서 수많은 요원들에게 쫓기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작품이 일반적인 첩보 소설과는 다르게 음모의 플롯보다는 개인의 내면과 관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상대방을 의심하고 주위를 살피며 살아 왔던 수십 년의 시간이 스스로의 정체성에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것에 대한 심리 묘사는 매우 치밀하고, 페이와 연인 크리스가 어떻게도 연락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 방법은 설레 이고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관계와 내면에 집중해 스파이라는 존재 자체의 현실성을 보여주는 와중에도, 정보화 시대의 넘쳐나는 데이터와 정부의 빅 브라더 식 정보기관과 그의 음모에 대해 밝히려는 작가의 목소리는 서늘하면서도 예리하다. 콘돌 시리즈의 첫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이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으로 얻어낸 결과물이 아니라, 어떤 사상적 배경으로 인해 쓰여졌다고 믿는 음모론'이야말로 제임스 그레이디가 보여주는 기막힌 능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만나고 나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생각 마저 든다. 왜 그가 첩보 스릴러의 거장인지 여실히 보여 준다고나 할까. 총격전과 육박전 등 액션 장면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단순한 오락 거리 이상의 이야기를 보여줘 중간 중간 책장 넘기는 손을 멈춰야 했으니 말이다. 대부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사는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하지만 죽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는 죽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극중 콘돌처럼 멋지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비움 - 차근차근 하나씩, 데일리 미니멀 라이프
신미경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굳이 따지자면 미니멀리스트보다는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운 삶을 살아왔다. 물론 잡동사니를 마구잡이로 쌓아 놓거나, 버려야 할 물건들까지 쥐고 사는 건 아니었지만, 서재에는 언제나 책이 가득 차서 책꽂이 바깥으로 나오기 일쑤였고, 거실은 아이를 위한 장난감과 미끄럼틀, 놀이기구 등등으로 꽉 찬 상태였으니 말이다. 물건이 많긴 해도 언제나 정리 정돈과 청소는 놓치지 않으며 살아 왔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먼지가 쌓일 만큼 청소를 하지 못하는 부분도 생겼고, 부지런히 치운다고 해도 언제나 뭔가 어질러진 상태였다. 문제는 그런 부분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아이 때문에 시간에 쫓겨 보내면서 놓치는 집안일 때문에 늘 피곤했고, 그 와중에도 챙겨야 하는 수많은 삶의 방식들을 따라다니느라 마음의 여유마저 사라졌다는 거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런 것들을 다 놓아버리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비워내고, 물건을 줄이고, 시간을 더 만들고 싶었다.

이 책은 쇼퍼홀릭이자 워커홀릭으로 20대를 보낸 저자가 마음이 많이 피폐해지는 경험을 하고 난 뒤, 하나씩 비워내면서 조금씩 가벼워지는 삶에 대해 그리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살아가는 삶을 일컫는 말인데, 사실 필요 없는 물건을 버리고 적게 소비하는 삶이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나 아이가 있는데도 깔끔하고 심플하게 집안을 정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한참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는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가 주목을 받아, 관련 책들도 많이 나오고, 뉴스 기사도 꽤 많이 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에 그저 지나가듯 보면서 몰랐던 것은, 미니멀 라이프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것만 남기는 거라는 사실이었다. 바로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인데 말이다. 나는 그걸 이 책을 잃으면서 새삼 깨닫게 되었다.

명품백 대신 만능 에코백을 활용하고, 이것저것 가득 넣어 다니던 무거운 가방에서 벗어나 가벼운 클러치백 하나만 들고 다녀 보기도 하고, 하이힐의 강박에서 벗어나 내 발을 더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신발로 바꿔보고, 다이어트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많이 움직이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해보고, 혼자서 먹을 때는 대충 때우던 식사도 제대로 차려서 먹어보고, 억지로 소식을 하려고 하기 보다는 느리게 먹어 포만감을 주는 식사도 해보고... 저자가 일러주는 미니멀 라이프의 방법들은 너무 사소하고, 간단하게, 일상적인 것들이라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한번쯤 바꿔볼 수 있는 것들이다.

옷차림, 미용, 건강, 사는 환경, 먹는 것, 생활철학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제안하는 것들을 따라서 차근차근, 하나씩 비워내다보면 어느 덧 내 삶도 그녀처럼 심플하고, 우아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말이다.

 

저자의 제안 중 특히나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바로 <무료하게 보내는 휴가>였다. 언제나 여행을 가면 하루종일 발품을 팔아 값비싼 제품을 저렴하게 득템하거나, 세일 시즌에 맞춰 쇼핑을 하거나, 관광 명소에 방문해 사진을 찍고, 맛집을 쫓아다니기 바빴다. 당연히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서, 밤 늦게 지친 걸음으로 다시 호텔로 돌아가 쓰러지듯 자는 것이 매일의 반복이었고 말이다. 사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느긋하고 그 순간의 풍광을 즐기며 낯선 여행자와 현지인 중간쯤 되는 기분으로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휴가, 마음이 끌리는 데로 발길을 옮기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과 기분에 관심을 가지는 그런 여행을 나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어졌다. 그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호텔 침대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고 싶고, 전혀 계획에 없던 곳을 찾아가 현지 음식을 그들처럼 느끼면서 맛보고 싶다. 왜냐하면 서울에서의 일상이 너무 바쁘고 치열하고 계획에 쌓여 있으니 말이다. 여행지에서는 한번쯤 그런 걸 놓아도 될텐데, 나는 여태 그래 본 적이 없었다.

저자의 말처럼' 여백이 많은 삶이 우아하다'는 이야기에 나도 어느새 공감하게 되어 버린 것 같다. 하루에 하나씩 불필요한 소지품과 생각을 비워내고, 내가 싫어하는 것을 거절하는 법을 배우고, 남기고 싶을 만큼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마음속으로부터 하고 싶은 일들을 상기하게 되는, 기적의 방법이 바로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이다. 물론 생활과 관계 모두에서 내게 불편함을 주는 것들과의 헤어짐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단 번에 달라질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올해는 나도, 심플해서 더 우아한 삶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나 2017-02-06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료하게 보내는 휴가~ 저도 요즘 그런 재미를 느끼고 있는거 같아요~ 정말 20대에는 하나라도 더 보려고 바빴다면, 요즘은 목적지까지 빠르게 가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골목길의 재미를 느끼게 되네요.

피오나 2017-02-06 19:21   좋아요 0 | URL
와..벌써 그런 휴가를 보내고 계시다니..부럽습니다!! ㅎㅎ 목적지에 이르는 골목길의 재미라니..생각만해도 여유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