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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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기존 사회에 의문점을 던진 불복종자들의 사례를 기반으로 그의 심리학적인 연구 결과가 더해져 불복종이 사회에 필수적인 이유는 무엇이고, 우리가 불복종을 받아들이고 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성공하는 불복종의 기술 등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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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불복종자 -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
토드 카시단 지음, 이시은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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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 때 친구들이 먼저 하나둘 군대로 빠져나가던 1학년 2학기가 시작될 무렵에 복학생들이 들어왔다. 어디를 가나 튀고 싶은 아니 자신이 군림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복학생 중에는 후배들 군기부터 잡으려고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었던 선배가 있다.


한여름에도 군대에서 입던 야상은 왜 입고 오는지, 물론 개취(개인 취향)니까 그렇다 치고, 후배들을 꽤나 못살게 굴어서 몇 번 들이받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나중에는 좋은 선후배 관계로 졸업했지만 한때는 나도 꽤나 불복종자(?)였던 셈이지 않은가?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그 당시 선배들과 동기들은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지낼지 궁금하다. 그런데 최근 보게 된 책에서 과거의 내 모습과 닮아 있는 이야기가 나와 있어 놀랐다. <온화한 불복종자>는 관계를 지키면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한 책으로 가만히 복종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p.39

효과적으로 불복종하고 싶다면 먼저 적부터 명확히 알아야 한다. 우리의 적은 무리 지어 사람들과 어울리고 사회의 통념을 받아들이며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믿으려는 인간의 지배적인 동기이다.


p.53

다음 7가지 항목 중 당신은 몇 개나 해당되는가?


나는 항상 내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느낀다.

나는 일단 어떤 일을 하기로 다짐하면 완수할 때까지 그 일에 매달린다.

나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한다.

나는 아무리 힘들어도 꼭 해야 하는 일은 어떻게든 해내는 방법을 찾아낸다.

나는 과거에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목표를 상실한 적이 없다.

나는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일하는 데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

나는 열심히 일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심리학자 토드 캐시던은 자신이 쓴 <온화한 불복종자>를 삶과 일터에서 방치된 자신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 레시피로 가득한 요리책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적어도 일부 통념과 관행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을 비롯해 이 세상에 정의, 장유, 경제적 안정, 대의, 공동체, 인간다움이 늘어나기를 염원하는 사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때로는 웃고 욕하고 즐기면서 세상을 바꿔도 좋다고 믿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진지하게 볼 만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불복종'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복종'과 반대되는 의미를 가진 '불복종'은 과거부터 지금도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고 있지만 IT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21세기에도 불복종에 큰 사회적 굴레를 씌우고 있는 사람이나 사회, 집단은 여전히 존재한다.


p.81

불복종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을 소개하면서 나는 당신에게 2가지 영감을 불어넣고 싶다. 첫째, 당신이 좀 더 반항적으로 행동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취하기를 바란다. 둘째 당신 주변에서 만나는 반항자들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특히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때도 그러기를 바란다.


p.129

소속감을 빠르게 형성하는 18가지 신호


1. 상대방이 기대하는 것보다 친절하게 대하라.

2. "그 외에 또 있어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요?" "만약 다르게 행동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같은 호기심 어린 질문을 던져 경청하는 태도를 보여라.

3. 질문했으면 실제로 대답에 귀를 기울여라.

4. 열정적으로 에너지로 대화에 참여하라.

5.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묻지 말고 그냥 도우라. (중략)



이 책의 1부에서는 왜 대부분 사람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거부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 사회에 반항자가 절실히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했다. 2부에서는 새롭고 특이한 아이디어를 더 많은 사람에게 설파하는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3부에서는 도전적인 아이디어에 더 수용적이고 그것이 제공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한편 이 책의 저자는 현재의 안락함에 기댄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변화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에 반해 파괴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는 다른 불복종자와 달리 사회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안전한 다수 세력에서 벗어나 불편한 길로 자처해 나아가는 ‘원칙적인 불복종자’는 권위에 맞서 성공 가능성과 기회를 잡으면서도 반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려 애쓴다고 강조했다.


p.167

나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이 유익하다고 본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자. 오늘 내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참견이 심하고 배은망덕하고 오만하고 정직하지 못하고 시기가 무례할 것이다. 그들은 선악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선의 아름다움과 악의 추악함을 보았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도 내 본성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략)


p.199

새로운 약자들과 어울리자. 부족 중심적인 충동을 억누르고, 과거의 적들에게 손을 내밀며, 가능한 한 고통의 정체성을 강화하자. 아이디어 전쟁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친구, 적, 중립적인 관찰자)에게 그들의 의견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자.



저자는 통념이나 상식과 반대되는 의견을 대중에게 설득하려면 정서적인 저항을 극복하는 소통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인간은 태생적으로 참신함보다 익숙함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10년간 관습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진보를 추구한 불복종자들의 심리를 연구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소개했다.


찰스 다윈, 넬슨 만델라, 레오나르도 다 빈치, 마틴 루서 킹, 니콜라 테슬라, 스티브 잡스 등과 같은 진보를 추구한 불복종자들은 반대 의견을 좀 더 효과적으로 피력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익힘으로써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극복하고 일반적인 통념을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으로 대체함으로써 좀 더 이롭고 정의롭고, 창의적이고, 용기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기존 사회에 의문점을 던진 불복종자들의 사례를 기반으로 그의 심리학적인 연구 결과가 더해져 불복종이 사회에 필수적인 이유는 무엇이고, 우리가 불복종을 받아들이고 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성공하는 불복종의 기술 등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소개했다.


당신은 어떤 복종하는 타입인가? 불복종하는 타입인가?



이 포스팅은 흐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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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수학 - 특별한 수, 특별한 삶, 특별한 나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특별한 여행
박종하 지음 / 세개의소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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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얼만 전에 점수가 발표됐다. 수시에 합격한 학생이라면 여유 있게 잠을 청하겠지만 정시를 준비해온 학생이라면 합격권의 점수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할 것이다. 그런데 해마다 보는 대학 입시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과목으로 수학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는 문이과 공통수학을 치르고 있다. 문과생 입장에서 보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 일이다. 이과생들과 경쟁해서 등급을 따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 정책은 100년 지 대계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해마다 우후죽순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좋아했던 산수가 중학교부터 수학이라는 학문으로 다가오면서 각종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있다. 수학을 그저 대입시험을 위한 도구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국내 교육 현실에서 짜릿한 쾌감을 주는 수학 에피소드를 소개한 책이 새로 나와 눈길을 끈다.


p.13

수학자와 과학자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수학 공식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이 바로 오일러의 공식입니다. 물리학자 리처드 파이먼은 이 식을 "수학에서 가장 놀라운 공식"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오일러 공식에 관산 재미있는 실험 결과도 있습니다. 수학자와 과학자에게 몇 개의 수학 공식을 보여주고 그들의 뇌파를 지켜보았더니, 오일러의 공식을 볼 때 가장 평온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중략) 오일러의 공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 식에 곱셈의 항등원 1, 덧셈의 항등원 0, 원주율 π와 허수 i 그리고 오일러 상수 e가 모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수 모두가 동시에 들어 있는 셈이죠.


p.70

2022년 7월, 우리나라의 허준이 교수가 '수학의 노벨상'이라 부르는 필즈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뉴스가 되었습니다. 필즈상은 수학자로서는 가장 명예로운 상입니다. 노벨상이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낸 결과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라면, 필즈상은 대단한 업적을 이룰 가능성을 지닌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그래서 나이 규정으로 인해 40세 이하의 수학자만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4년에 한 번 수상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노벨상보다 받기가 더 어렵지요.




<뜻밖의 수학>은 퀴즈와 게임, 예술과 역사, 경제와 사회를 넘나드는 특별한 이야기를 토대로 일상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뇌의 감각을 새로운 문제를 풀고 해결하는 데 잠시나마 방향을 선회하도록 이끈다. 이 책은 기업의 임직원 교육 기관인 SERICEO(세리시이오)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종하 소장이 재미난 수학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책은 수학이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재밌고 신기한 놀이를 통해 사물을 새롭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새롭게 인식시켜 준다. 특히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외에도 왜 수학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수하적 사고를 통해 생각의 근육을 키워줌으로써 다양한 일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될 때 빛을 발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문제해결 능력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116

사람들이 가장 좋아한다고 알려진 수는 'Lucky 7'입니다. 그런데 7이 행운의 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야구 때문입니다. 1800년대에 시작된 미국 메이저 리그(MLB)에서 7회에 유독 점수가 많이 나오자 관중들이 'Lucky 7'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1885년 9월 30일, 그날의 야구 경기 7회,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공격이 시작되자 갑자기 강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거센 바람 덕분에 평범한 외야 플라이는 홈런이 되었고, 화이트삭스는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그날의 행운이 널리 회자되면서 사람들은 'Lucky 7'이라는 말을 유행처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p.145

사칙연산 논쟁


가끔 논쟁이 있는 계산 방식이나 수식이 온라인에 등장해서 화제가 되곤 합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계산식을 한번 볼까요?


9 ÷ 3 ( 1 + 2)


이 계산식을 보고, 한 사람은 9 ÷ 3을 먼저 계산하고, 그다음에 ( 1 + 2)를 곱했습니다. 결과적으로 9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은 3( 1 + 2) 을 먼저 계산한 다음, 9를 그것으로 나누었습니다. 따라서 1이라는 답을 얻었습니다.


누구의 계산이 맞을까요? 이 문제는 한때 온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중략) 사실 이것은 논란을 만들기 위해 탄생한 문제입니다. 문제 자체가 올바르지 않은 셈이죠. 일반적으로 미지수가 들어가면 곱하기 기호를 생략하지만, 상수끼리는 곱하기 기호를 생략하지 않습니다. 이 식을 올바르게 쓰면 이렇습니다.


9 ÷ 3 × ( 1 + 2)


(중략) 주입식 교육 혹은 정답 암기식 교육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정답을 찾는 데만 집중합니다. 이런 식의 문제 풀이는 결국 수학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수학에서는 약속된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수학에는 수의 계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수학자나 과학자가 가장 아름다운 공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오일러의 공식'이라는 것처럼 수학과 관련된 숨겨진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수학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많은 발전을 해왔는데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포자가 양산되는 것일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수학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들도 많은데 말이다. 그건 수학을 시험을 보고 평가를 하기 위한 도구로만 취급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들도 시험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만 수학을 대하기 때문에 진정한 수학의 묘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도 문이과 공통수학으로 평가를 하다 보니 수학이 어렵고 힘들어 문과를 지원했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능 성적표를 받고 있다.


여기서 교육 문제를 계속 이야기할 건 아니지만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여줄 수 있는 책이 많이 나왔음에도 교재를 채택되지 못해 아쉽다. 수학에 별다른 흥미가 없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수학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므로 사고력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세개의소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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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의 인문학 - 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 사유들
박홍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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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면 인문학이나 철학이 결코 오래되고 낡은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 늘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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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의 인문학 - 아주 사소한 이야기 속 사유들
박홍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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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때 친구와 혹은 직장 동료와 아내와 나눴던 이야기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는 밥을 먹다가 술을 마시다가 차를 마시다가도 아니면 카톡 창에 진지한 이야기나 사소한 이야기나 누군가와 끊임없이 소통하길 원한다. 상대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말이다.


또는 특정 사안에 대해 난상토론이라도 벌어질 때면 갖은 지식과 풍문들을 다 동원해서 누구와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고 싶지 않은 욕망이 꿈틀거릴 것이다. 때로는 사적이고 때로는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순한 시간 때우기일 수도 있고, 진지한 고민거리에 대한 상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잡담이나 수다라고 해서 다 쓸데없는 실없는 소릴 늘어놓는 건 아니다. 어쩌면 그런 진지한 농담 속에 뼈 있는 일침이 놓을 수도 있다.


p.7

한 알의 모래 속에 세계가 있다. 모래를 있게 한 원리가 곧 세계를 만들어낸 원리이기도 하다. 비슷한 의미에서 정지한 듯 보이는 일상의 짧은 시간에는 견고한 사회구조를 만든 오랜 역사가 녹아 있다. 일상에서 접하는 작은 이야기는 그 자체로 절실한 삶을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과 사회를 만나는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p.19

한국의 먹방문화는 부의 정도를 가리지 않고 모든 계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격이 비싸고 희귀한 음식으로 흥청망청하는 소수 부자만의 잔치가 아니다. 물론 쉽게 접하기 어려운 귀한 음식도 가끔 등장하지만 서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음식인 경우가 많다. 휴게소나 길거리 음식도 해당되고, 배달 음식이 식탁을 가득 채우기도 한다. 가히 온 국민적인 현상이라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문학과 철학, 사색을 탈탈 털어 수다 한번 떨어보자는 취지가 빛나는 책이 새로 나왔다. <수다의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문학적, 철학적 탐구를 통해 일상의 작고 소소한 것들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TV나 SNS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 예를 들어 먹방처럼 언제부터 그런 말이 생겨났는지, 왜 사람들은 먹방에 관심을 갖는지, 먹방과 유사한 사례들은 무엇인지 등 재밌고 유쾌하게 먹방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한국의 먹방 문화를 통해 심리적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역사적인 맥락이나 사회구조, 문화의 흐름 등 인문학적인 지식을 총동원해 뭣이 중헌지 따져 본다.


p.61

대화 과정 속 권위는 나이의 많고 적음이 아닌 그 사람이 제시한 내용의 올바름과 논리적 설득력에서 나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루소가 <에밀>에서 "청년들이 자기의 교사에 대하여 가져야 할 신뢰는 이성의 권위, 뛰어난 지혜, 청년이 알 수 있고 자신에게 그 효용을 느낄 수 있는 장점에 의거해야 한다"라고 지적한 점은 진진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p.91

벼룩시장은 시장을 뜻하는 마켓에 '벼룩'을 붙여 플리마켓이라고 부른 것을 직역한 말이다. '벼룩'이라는 말이 붙은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다루는 것들이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이라는 설이 있다. 혹은 프랑스어로 다갈색이라는 뜻도 있어 오래된 물건을 가리킨다는 설도 있다.



꼰대, 이번 생은 망함?, 돈만 N포세대, K팝, 음모론, 진보와 보수 등 일상 속에서 술안주 거리로 자주 오르내리는 수다 소재를 통해 인문학과 철학으로 이야기의 가지를 넓혀가다 보면 어느새 인문학의 큰 얼개를 타고 흐르는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너무나 사소해서 질문하기조차 꺼려졌던 일들에 대해 <수다의 인문학>에서는 현미경을 들이대고 세밀한 잣대로 관찰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것뿐이다. 인문학의 묘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인문학이나 철학이 결코 오래되고 낡은 것이 아닌 우리 주변에 늘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숨쉬는책공장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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