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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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三國遺事)>는 고려 시대의 승려인 일연(一然)이 충렬왕 7년(1281년)에 썼다고 알려지고 있다. 김부식이 고려 인종 23년(1145) 때 왕명에 따라 쓴 <삼국사기(三國史記)>와 함께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아르테(arte)의 새로운 고전 시리즈 [클래식 아고라] 두 번째 편인 <삼국유사>는 원래 5권 3책으로 된 것을 이번에 1권으로 묶어 출간됐다. <삼국유사>에서 '유사'란 무슨 말일까? 유사란 빠뜨린 일, 남겨둔 일 혹은 버려진 일 등으로 풀이된다는 점도 흥미롭다.


p.22

당산나무가 있었던 곳을 '신시', 환웅을 '황웅천왕'이라 불렀다. 바람, 비, 구름의 신과 함께 곡식, 생명, 질병, 형벌과 선악 등의 사람들 사이 360여 가지 일을 맡으면서, 세상에 머물러 다스리고 교화했다.

이때 어떤 곰과 호랑이가 같은 동굴에 살았다. 그들은 사람되기를 바라고 늘 환웅 신에게 빌었다. 환웅 신은 영험한 쑥 한 심지와 마늘 스무 개를 주며 말했다.

"너희가 이것을 먹으면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아야 사람이 된다."


p.85

27대 덕만 임금의 시호는 선덕여왕으로 김씨였다. 아버지는 진평왕으로 632년 즉위하여 16년간 다스렸는데, 미리 알아맞힌 예언이 3가지 있었다.

첫째, 당나라 태종이 붉은색, 자주색, 흰색 등 3색의 모란 그림과 씨앗 3되를 보낸 일이 있었다. 임금이 그림 속의 꽃을 보고 말했다.

"이 꽃은 향기가 없겠소."

그리고는 뜨락에 심으로라는 명을 내렸다. 꽃이 피었다 지기까지 기다렸지만, 과연 그 말처럼 향기가 없었다.



<삼국유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등 고려 이전의 삼국시대를 중심으로 불교문화가 도입되고 고려 시대까지 이어지게 된 과정들을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 재미와 감동을 준다. 인연의 얽힘을 강조하면서도 인연의 원인과 결과가 맞물린 서사를 소중하게 대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어봐야 되는 요소 중 하나다.


<삼국유사>는 역사서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판타지 소설처럼 다가온다. 왜냐하면 왕의 탄생이라든가 불심으로 적을 막기 위해 탑을 세우는 등의 이야기는 기이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삼국사기>가 왕권 강화의 목적으로 기술되었다면, <삼국유사>는 '기록'보다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p.180

나라 이름을 대가락, 혹은 가야라 했는데, 6가야 중 하나였다. 나머지 다섯 분도 각가 다섯 가야의 주군이 되었다. 가락국 금관가야는 동쪽으로 황산강, 서남쪽으로 바다를 접하고 서북쪽으로 지리로 궁궐을 지어 다스릴 때, 어찌나 소박하고 검소한지, 초가지붕 끝도 다듬지 않고 흙 계단도 70cm가 채 못 되었다.


p.229

한나라 시절 역사책의 지리지를 찾아보니 요동은 압록강 밖 유주에 속해 있었다. 여기 나오는 고구려의 거룩한 임금은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시조 동명성황이라 할 수는 없었다. 동명성왕은 기원전 19년에 세상을 떠났는데, 이때는 한나라도 아직 불경을 못 보았던 시절이거늘 어떻게 고구려 신하가 산스크리트어를 풀이할까? 그러나 한나라에 이런 문자를 산스크리트어라고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을 테니까, 마찬가지로 고구려도 부처님의 이름 정도는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유일한 것은 없다는 것이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삼국유사>는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하나에만 주목하고 있지 않고 다양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삼국유사>는 크게 왕력편, 기이편, 기타라는 3가지 큰 줄기로 나눌 수 있다. 왕력편에서는 연표, 계보로 왕의 시작과 끝이 언제였는지를 알 수 있다. 기이편에서는 임금의 탄생 설화와 관련된 건국 신화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불교의 전래를 소개한 흥법편, 불교 신앙의 물질적 근거를 밝힌 탑상편, 경전의 전파와 그에 따른 불교 신앙의 정착 과정을 보여주는 의해편 등 불교 색채를 많이 볼 수 있다.


p.283

오대산에 문수보살의 화신이 머문다는 말은 자장 법사에서 나왔다. 자장이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만나려고, 636년 선덕여왕 때 당나라에 갔다. 당나라 고승전에는 638년에 갔다고 하지만, 여기서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따랐다. 태화지 연못가 문수보살 석상 앞에서 7일간 기도하다가, 꿈에서 4행으로 된 게송을 받았다. 깨어나 기억해 보았지만, 다 인도 말이라 이해할 수 없었다.


p.335

원효는 출가할 때 자기 집을 바쳐 초개사를 짓고, 출생했던 밤나무 근처에 사라사라는 절도 지었다. 그 행장에 서라벌 사람이라 했던 것은 그 조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당나라 <속고승전>에는 하상주 사람이라 했다. 665년 문무왕 시절 행정 구역 개편 기록을 참고하면, 여기서 '하상주'란 하주의 속현 압량군으로, 불지촌을 포함하고 있으며 경주 상주 근처이기도 하다.



<삼국유사>는 역사서지만 전설과 신화 같은 이야기들이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을 때처럼 흥미롭게 다가온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책에서는 기존에 출간된 책들이 중역과 낡은 번역으로 점철된 고전에서 벗어나 젊은 학자들의 새로운 시각으로 고전을 바라보고 있다.


또한 복수의 기록이 있는 내용에는 다른 기록을 곁들이고 있으며, 읽기 쉬운 번역과 함께 역자의 해설이 각 편마다 추가되어 있다. 고전은 한자가 많이 들어가 있고 문맥도 난해해 읽기가 어렵다는 고정 관념을 깨고 있고,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어 중·고등생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읽어두면 좋다.



이 포스팅은 arte(아르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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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트렌드 모니터 - 대중을 읽고 기획하는 힘
최인수 외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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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에 팬데믹을 몰고 왔던 코로나19가 만 2년을 넘어 3년째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모이지 못하게 됐고 비대면,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시키를 계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2022년 5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며 기존 정부와 다른 과학 방역을 외쳤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10월 이후 겨울철로 들어서면서 독감 환자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미국발 금리 인상과 맞물린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금리가 인상되고 부동산을 비롯해 주식, 코인시장은 폭락하는 등 국내 경기는 상당 기간 동안 침체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내년도 사업을 준비하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내년 사업 전망을 비롯해 트렌드 책을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p.37

20대 남성과 여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지는 가치관은 '운'에 대한 태도에 있었다. 남성들의 경우에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운의 역할에 대해 인정하고 있었지만 20대 여성들은 압도적인 비율로 운의 역할을 높게 보고 있었다(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것도 일종의 운이라고 생각한다 - 20대 여성 88.6% vs. 20대 남성 78.0%).


p.55

20대 남성들과 여성들이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의 지향점 차이라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앞으로 세 가지 전망과 시사점이 있다.

첫 번째 전망은, 앞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에서 20대 남녀를 중심으로 한 젠더 갈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전망은 흥미롭게도, 앞으로 20대 남녀의 연애 과정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더 크게 흥행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것이다.

세 번째 전망은, '인간적 결함을 드러내는 부모'가 대거 등장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주 커졌다는 점이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불경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2023 트렌드 모니터>에서는 2023년 변화의 핵심 키워드를 “통제의 방향 전환, ‘사회’에서 ‘나’로 회귀”라고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또한 “다시 돌아온 오래된 감정, ‘근심 걱정’”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리서치 전문 기업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160만 명의 소비자 패널을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와 감정을 분석하여 대중 소비자들의 큰 흐름을 살펴보고 전망한 트렌드를 매년 소개하고 있는데, <2023 트렌드 모니터>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의 4가지 생활 공간인 '일상(Life), 여가·문화(Culture), 일과 생산(Work), 한국 사회(Social)'로 나눠 대중 소비자들의 경향과 트렌드를 분석해 설명했다.


또한 ‘경기의 주기’를 고려한다면 경제 위기는 또 다른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앞으로 오게 될 기회를 잡기 위한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p.85

2023년은 과거의 상식·지식·정보가 통하지 않으면서 세대 구분 자체가 되레 무의미해짐을 느끼는 강력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세대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세대 역할에서 벗어나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세대를 가르는 단어의 경계가 모호해짐으로써 생애 주기에 따른 연령 기준 교체와 같은 내용이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두 번째 시사점은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결호나 연애관, 대학 입학, 취업, 적정 출산 연령 등)이 느슨해짐으로써 리버스 멘토링에 대한 관심이 보다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세 번째 시사점은, 탈세대 역할론이 부각되면서 '세대 크로스오버' 콘텐츠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큰 경제적 위기를 경험한 '내재적 기억'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수적으로 움직이게 하고, 단 한 번의 실패 경험이 없는 '성공적 우월감'은 불황을 투자의 기회로 여기게끔 만들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소개하면서 미래는 '객관적 통계 수치'가 아니라, '다수의 대중'이 어떤 방향의 태도를 취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이 책에서는 '목표 지향의 이대남 & 관계 중심의 이대녀', '부모를 가르치는 세대의 탄생', '셀럽의 영향력 약화의 5% 타깃', '인간관계의 조건, 동일한 취향과 가치관'이라는 몇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코로나19 이후 통제의 방향이 내가 속한 사회에서 나의 작은 일상으로 전환됨에 따라 일상생활에서의 소비자의 태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대중 소비자들의 경험과 욕망이 가까운 미래를 전망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따라서 현재를 살아가는 대중 소비자들의 삶의 방식과 그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유에 집중하는 근거로 들고 있는데 대중 소비자들의 큰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시크릿하우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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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비 트렌드 - 미코노미·미닝아웃·ESG·큐레이션·가치소비 등 마케터의 시각으로 본 ‘핫’한 소비 트렌드 읽기
노준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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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1월에서 12월이 되면, 새해 뭘 할 것인지 기획안을 만들곤 한다. 특히 내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인지 자료를 찾고 모으게 되는데 최근에 재미난 책을 보게 됐다. <요즘 소비 트렌드>의 저자는 '트렌드'라는 것은 잠깐 지나갔다가 사라지는 파도 같은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인 노준영 씨는 새로운 플랫폼을 선도하는 트렌드를 읽고, 마케팅에 적용하고 있는 마케터이자 강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1인칭'이 중요해진 요즘, '나'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가 대중들의 시선을 확 잡아 끌 것으로 전망했다.


p.15

우리는 지금은 미코노미(Meconomy)의 시대라고 말한다. 나를 의미하는 단어 미(Me)와 경제를 뜻하는 단어 이코노미(Enconomy)의 합성어다. 스스로를 중심으로 모든 경제 활동을 바라보는 것이다.


p.25

스스로를 위한 익숙해진 소비 경험을 버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사회 트렌드가 집단보다는 개인을 향하는 부분이 더 많아지고 있다. 모든 사고의 중심에 자신을 놓고, 이후에 발생하는 효과나 연결성을 고려하는 흐름 역시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한다고 해도 자신을 향한 관심은 ㄷ=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



2023년도엔 마케팅도 나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사회적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으로 '소비'를 꼽았다. 소비의 흐름, 소비를 끌어내기 위한 기업의 노력, 그리고 소통 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기관의 콘텐츠 소비 유도를 지켜보다 보면 하나의 현상이 보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디에 돈을 쓸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지갑을 열게 할 수 있을까?' 내년도 기획안 작성과 마케팅 계획을 세우다 보면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돈을 쓰고, 관심을 보이는 지점이 바로 소비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무리 트렌드가 좋다고 한들, 자신의 고유한 색깔은 버리지 않는 게 바로 진짜 트렌드의 의미라고 말했다. 따라서 단순히 스타일이나 유행이 아닌 사회적 트렌드와 소비까지 확장시켜야만 우리가 지금 알아야 하는 진짜 '요즘 소비 트렌드'에 대해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p.89

큐레이션(Curation)이란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새로운 의미를 설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두 가지 방식이 있고, 두 가지 방식 모두 트렌디하다. 첫 번째는 빅데이터 활용이다. 많은 기업과 기관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정보를 수집해 재가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을 위한 추천이나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정보를 정리하는 것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날것의 콘텐츠를 피해 가는 방식이 아닐까 싶다. 살아있는 재료를 완전하게 선보이는 과정이 트렌드하다는 점에서 보면, 미식의 세계에서는 날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에게 선보일 정보는 날것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일 말고는 전혀 관심이 없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설명한 것처럼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B, C, D라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했다고 할 때, F라는 대중이 B라는 영상이 맘에 들었다고 하면 C와 D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유튜브 구독자를 모으고 영상에 대한 반응을 얻는 게 어렵다고 이야기했는데,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서평 채널 '책끌'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책 소개 영상을 만들고 있지만 생각처럼 구독자와 영상에 좋아요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어떤 것을 듣고 싶고 싶은지, 무엇을 찾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된다. 특히 어떤 정보를 무작정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큐레이션해야 하는 점은 다시 한번 새겨들을 사항이다.


p.112

큐레이션은 분명 더 힘을 얻어 갈 것이다. 뉴미디어는 더 많아질 것이며, 정보 흐름의 중심으로 그 역할을 다할 것으로 본다. 매스미디어 역시 뉴미디어와의 경쟁을 통해 더 발전해 나갈 것이고, 뉴미디어의 소통법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여 나갈 것이다. 따라서 뉴미디어를 상징하는 큐레이션의 존재감은 계속 커질 것이며, 매스미디어 역시 뉴미디어를 통해 큐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게 될 것이다.


p.146

합리적 프리미엄은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다. 반드시 백화점 명품관에 가야만 접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어디에서라도 실행이 가능하다. 맘먹고 큰 비용을 준비해야 할 필요도 없다. 적당 수준에서 소비 여력만 있다면 가능하다. 그래서 점차 대중적인 개념으로 변했다. 저 먼 곳에 존재하는 프리미엄의 가치를 잡기 위해 손을 뻗기보단, 일상에서 좀 더 나은 것들을 소비하는 추세로 바뀌어간다.



이 책에서는 "나를 위한 소비가 곧 트렌드의 핵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코노미, 미닝아웃, ESG, 큐레이션, 가치소비, 나심비, 로코노미 등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들이 융합하면서 소비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위드코로나 시대에 살게 되면서 많은 일상들이 변화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 디지털 휴먼처럼 디지털 기기들을 활용한 움직임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포착되고 있다. 마케터의 시각으로 본 '핫'한 소비 트렌드가 어떤 시장을 이끌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슬로디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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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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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젠더 문제를 풀기 위해 인간의 사촌격으로 보고 있는 침팬지와 보노보노 같은 영장류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또한 남녀 간의 차이를 포용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역학관계에 대해 좀 더 진진한 대화를 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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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에 관한 생각 - 영장류학자의 눈으로 본 젠더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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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선천적인 차이점과는 별개로 '젠더'에 대한 생각은 역사, 사회, 문화, 교육 등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갈등의 요소로 부각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3월에 치러진 20대 대선을 전후로 20~30대 남녀 간의 젠더 갈등이 폭발했다. 정치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며 표심을 갈라치기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처럼 갈등 요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은 <차이에 관한 생각>에서 수십 년간 사람과 동물의 행동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생물학은 기존의 '젠더 불평등'에 대해 정당한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젠더와 생물학적 성이 관련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은 인간 사회에서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자동적으로 정하는 것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18

동물과 사람의 행동에서 나타는 성차는 사람의 젠더에 관한 거의 모든 논쟁에서 그 중심에 있는 질문들을 제기한다. 남성과 여성의 행동 차이는 선천적인 것일까? 인위적인 것일까? 그 행동들은 실제로는 얼마나 다를까 젠더는 단 두 가지만 있을까, 아니면 더 많이 있을까?


p.45

수컷 원숭이들은 바퀴가 달린 장난감을 선택했다. 수컷은 모든 장난감을 좋아한 암컷에 비해 외골수 성향을 보였다. 수컷이 봉제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탓에 이 장난감들은 대부분 암컷의 차지가 되었다. 어린이들도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데, 남자 아이에게서 특정 장난감 선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실 이러한 젠더 문제는 오래된 관습처럼 풀기 어려워 보인다. 여전히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어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쉽게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차이에 관한 생각>에서는 영장류학자가 바라본 젠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과 논쟁의 문제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풀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남녀 모두 인간이라는 점에서 평등해야 한다. 하지만 젠더 문제는 선천적인 차이점에서 비롯됐다기 보다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가 한몫하고 있다.


이 책은 젠더 문제를 풀기 위해 인간의 사촌격으로 보고 있는 침팬지와 보노보노 같은 영장류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이미 성차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은 존재해왔다. 하지만 이 책은 기존의 연구나 다른 책들과는 달리 영장류를 통해 성차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p.87

흥미롭게도 영장류 행동을 연구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도나 사례가 보여주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젠더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른 수컷에 비해 수컷다움이 모자라는 수컷이 늘 있고, 수컷처럼 행동하는 암컷도 늘 있다. 이러한 암컷은 다른 암컷보다 거친 레슬링을 즐기고, 더 과감한 게임을 시작한다. 동물의 '성격'은 인기 있는 연구 주제이지만, 과학은 여전히 성 역할의 가변성을 무시한다.


p.132

어쩌면 우리는 내가 텔레비전에서 정치 토론을 볼 때 흔히 하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후보자의 입에서 나오는 음파보다 더 신뢰하는 신체 언어에 집중하기 위해 소리를 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머릿속에서 젠더가 어떻게 행동하라고 말하는 소리를 끄고 단순히 실제로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침팬지와 보노보와의 비교를 통해 그동안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던 여성성과 남성성에 관한 믿음, 권위, 지도력, 협력, 경쟁,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대, 성 행동에 관한 보편적인 가정들에 나름의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의 성차는 문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본성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남녀 간의 다른 성역할과 선호는 생물학적 기원을 가질까? ▲젠더는 나쁜 것이고, 사라져야만 하는 것일까? ▲생물학에서는 트랜스젠더를 어떻게 바라볼까? ▲가부장제는 동물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법칙이고, 남녀 간의 불평등은 생물학적 기원을 가지는 것일까? 등등 많은 논쟁을 불러올 만한 질문들이다.


이처럼 우려 섞인 질문들에 대해 프란스 드 발의 주장은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한편 불편함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젠더 갈등 문제는 꼭 풀어내야 할 숙제다.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저자는 정면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p.221

대부분의 동물 종은 수컷이 화려하고 암컷은 칙칙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반면, 호미니드 삼총사-사람, 침팬지, 보노보-에서는 그 관계가 역전된다. 우리 종에서는 아름답게 꾸미는 행동이 수컷에서 암컷으로 옮겨갔다. 외모를 아름답게 꾸미고 그것으로 판단받는 쪽은 여성이다. 물론 성 선택은 양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역할 역전이 일어나려면 수컷이 자신의 선호를 거리낌 없이 밝힐 필요가 있다.


p.298

가장 가까운 우리 친척 영장류에게서는 강간 적응의 징후를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며, 우리 조상이 진화한 조건에서 강간은 절대로 현명한 행동이 될 수 없었다. 오늘날의 거대한 사회에서 익명성은 가해자의 위험을 어느 정도 줄여주지만, 여전히 강간이 일어난다고 해서 강간이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수컷 우두머리에 대한 독자들의 잘못된 개념을 바로잡고자 하는 데 있다. 이 개념이 유래한 영장류 연구는 우리와 특별히 가깝지 않은 종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의 가까운 친척인 대형 유인원 연구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수컷이 행사하는 지배력이 약하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수컷이 암컷보다 몸의 크기가 크게 된 것이 암컷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수컷끼리 싸우기 위한 목적에 있다는 것이다. 즉 짝짓기 상대인 암컷에 접근하기 위해 수컷은 몸을 키우게 된 것이고, 전형적인 영장류 사회의 핵심에는 나이 많은 가모장이 이끄는 암컷들의 네트워크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저자는 남녀 관계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일반적인 가정들 폭력, 권위, 경쟁, 성차, 믿음, 협력, 유대 등에 끊임없이 도전장을 던진다. 하지만 남녀 간의 차이를 부정하겠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지 않다. 다만 남녀 간의 차이를 포용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역학관계에 대해 좀 더 진진한 대화를 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이 포스팅은 세종서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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