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중국사 - 한 상 가득 펼쳐진 오천 년 미식의 역사
장징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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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중국사>는 중국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 볼 수 있는 동시에 음식 문화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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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중국사 - 한 상 가득 펼쳐진 오천 년 미식의 역사
장징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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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가득 펼쳐진  중국 오천 년 미식의 역사



10여 년 전 중국 광저우에 있는 친인척 집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아침에 집에서 밥을 하는 대신, 근처 가게에서 만두나 두부 등 간단한 먹거리로 아침을 먹는 모습이 특이했다. 중국 사람들은 다리 4개 달린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갖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다. <식탁 위의 중국사>는 50권이 넘는 풍부한 사료에서 찾은 중화요리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다루면서 '음식'이라는 키워드로 5천 년 중국의 역사를 살피고 있다.


<식탁 위의 중국사>는 5천 년 중국 역사를 '요리'라는 주제를 통해 중국 문화와 중국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 책은  50권이 넘는 풍부한 사료에서 찾아낸 역사적 진실을 기반으로 중국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다양한 민족의 다채롭고 흥미로운 음식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진짜 중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비교문화사를 공부하고 일본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데, 틀에 박힌 중화사상에서 벗어나 지금 중국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문화가 융합되어 왔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중국의 식문화 역사는 5천 년의 역사로 불릴 만큼 길다. 많은 민족이 공생하며 서로 다른 문화가 격렬하게 교차하고 충돌했던 중국에서는 왕조 교체가 빈번했고, 전혀 다른 민족이 각 시대를 지배했다. 이처럼 정치 주체가 바뀔 때마다 변방과 한족 사이에는 문화이 확산과 흡수가 반복됐고, 그 와중에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변화듯 음식도 계속 달라지며 발전했다. 하지만 고대 중국인도 지금과 같은 요리를 먹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과 달리 음식으로 보는 중국사는 수많은 이민족의 침략, 서역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가 뒤섞였으며,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중화요리점이 그 문화 속에 융합되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런 ‘짬뽕 문화’가 중화요리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식탁 위의 중국사>의 저자는 중국요리의 조리법을 기준으로 보면 중화요리의 역사는 사백 년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천요리는 대표적인 중화요리 중 하나로 매운맛을 먼저 떠올리지만 매운맛을 내는 고추는 17세기 명 말기에나 중국에 전해졌다. 고추가 식용으로 재배된 것은 더 이후인 18세기 초로 추정된다. 따라서 매운맛이 특징인 사천요리는 길게 잡아도 사백 년을 넘지 않는다. 그 이전에 사천요리는 고추 대신 산초를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매운 음식을 즐겨 먹었을 것 같지만 매운맛을 내는 고추는 18세기 초가 되어서야 중국에 퍼졌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마라탕’ 역시 비교적 최근 음식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만두나 면에 대해 몰랐으며, 쌀이 아닌 콩이 서민의 주식이었다. 현대 중국인은 생선회를 먹지 않지만 춘추시대에는 생식이 매우 일반적이어서 공자도 육회를 즐겨 먹었다.


마파두부는 근대 이후에 진이라는 할머니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역사로 보면 백 년 정도다. 중국식 햄인 화퇴는 국물을 낼 때 꼭 넣어야 하는 재료로 감칠맛을 내는 숨은 공신이다. 화퇴의 시작은 송대까지 내려와야 하므로, 당대 살았던 양귀비는 화퇴 국물 맛을 본 적이 없다. 이처럼 역사가 오래된 식자재도 원래는 중국산이 아닌 게 많다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중화요리라고 부르는 일반인들도 즐기는 현대 중국요리는 '상중하'로 구분할 수 있다. '상'은 고급 요리로 상어 지느러미 찜, 제비집, 통돼지구이, 북경오리, 전복 채소찜 등이다. '중'은 일품요리 주문이 가능한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로 칠리새우, 피망 쇠고기 볶음, 해파리냉채, 피단 등이 있다. '하'는 시내 곳곳에 있는 대중 식당의 메뉴로 부추 간 볶음, 마파두부 같은 요리와 면 요리, 만두, 슈마이, 완탕, 춘권 등의 점심(딤섬)을 이야기한다.



우리 집 근처에도 중국집이 여러 곳이 있고, 가까운 시내는 물론 유명 관광지에 가면 중국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 보니 그동안 중화요리라고 하면 중국의 전통 요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상은 이민족의 침략과 서역과의 교류 과정에서 만들어진 근대적 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중국 식문화는 역사 속에서 몇 번이나 큰 변혁기를 맞았고, 식자재에서 조리법에 이르기까지 음식과 식습관이 급격히 달라졌다는 점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중국의 음식 문화의 변화는 시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데 생산력 향상, 서역과의 교류, 이민족의 지배 혹은 새로운 조미료의 탄생 등에 따라 맛없는 음식은 도태되고 맛있는 음식은 남았다. 저자는 중국의 음식 문화를 보면 식자재도 조미료도 조리법도 태생이 어떻든 맛있게 먹을 수만 있다면 끊임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중화요리가 세계 어디를 가도, 누가 먹더라도 크게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된 건, 많은 이민족의 요리 문화를 받아들이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잡종의 식문화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요즘 '중화요리'라고 하면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을 떠올리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현대 중화요리의 대표적인 조리법인 초(볶음), 폭(삶은 후 기름으로 볶음), 작(튀김), 전(재료 3분의 1이 기름에 잠긴 상태로 튀김)은 모두 기름을 사용한 조리법이고 완성된 요리에도 참기름이나 샐러드유가 더해졌다. 현대 중화요리의 주메뉴는 항상 볶음 요리지만 옛날 중화요리는 꽤 달랐다고 한다. 송대 책인 『동경몽화록』에 나오는 볶음 요리는 허파, 조개, 게, 세 종류뿐으로, 현대에서 많이 먹는 돼지고기나 닭고기 볶음 혹은 생선이나 새우볶음은 아예 없다. 


1990년대 이후 서구와 일본에서 들어온 패스트푸드도 중국의 식문화 및 중국인의 미각을 크게 바꿔 놓았다. 맥도날드 1호점은 예상을 뒤엎고 매출이 계속 상승하여 짧은 기간에 서민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한 KFC가 중국에 진출하면서 '켄터키'라는 브랜드명을 의식해 치킨을 전문으로 하는 토종 패스트푸드점 '룽화지(영화로운 중국의 닭)'를 열었는데, 두 브랜드 모두 공생하며 매출을 늘리고 있다.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에서 패스트푸드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중국의 청소년들은 패스트푸드를 외래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만큼 이미 생활 속 깊숙하게 음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식탁 위의 중국사>는 위진, 남북조 시대, 수당시대, 송대, 송원시대, 명청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중국의 음식 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소개했다. 특히 50여 권의 음식 관련 서적에서 찾아낸 진짜 중화요리는 무엇인지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 유목 민족의 요리는 어떻게 전해졌는지, 개고기가 사라진 이유, 천대받던 돼지고기는 어떻게 중국인들의 주식으로 떠올랐는지, 춘권의 내력, 매운맛의 혁명 등 중국을 대표하는 요리들의 변천사를 재미있게 짚었다.


17세기에 청왕조가 세워지면서 만주족의 수많은 요리가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만한전석(滿漢全席)'이라는 말로 상장되는 중화요리의 가장 큰 특징은 잡종성에 있다. 또한 중국은 지역과 지역 사이의 편차가 너무 커서 출신지가 다르면 서로 문화충격을 느낄 만큼 식생활이 다르다. 두부도 지방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조리법뿐만 아니라 식습관이나 의례 음식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르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는 '전통요리'를 역사의 길이로만 측정할 수는 없다며,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이전 청 말기의 요리가 전통을 이어왔냐고 묻고 있다. 오늘날 중국 전통의 맛에 가까운 요리는 대륙의 요리가 아니라 홍콩이나 대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외국 음식과 패스트푸드의 진출로 중국의 음식문화는 또 다른 국면을 맡고 있다. <식탁 위의 중국사>는 중국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해 볼 수 있는 동시에 음식 문화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던 흥미로운 책이다.




이 글은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54297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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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첫 코딩 with 파이썬 - 보통 사람이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 기초 Do it! 시리즈
정동균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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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이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 기초로

9일 만에 코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보자!




대학교 1학년 때 친구 따라 프로그래밍을 배워보겠다고 6개월 코스의 프로그래밍반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미련 없이 접었다. 그 후 친구는 프로그래머로 성장했고, 난 취재기자로 IT 분야에 몸담게 됐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5~6년 전부터는 본업이었던 취재 대신 마케팅과 영업 쪽에도 관심을 두다 보니, 아이템 기획과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최근엔 홍보물 이디엠이나 배너 제작, 영상 제작에도 참여하다 보니 자바나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오래전에 손을 놓아 버린 프로그래밍은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Do it! 첫 코딩》 은 파이썬을 활용한 코딩 입문서다. 나처럼 코딩, 프로그래밍 왕초보를 위한 책이다. 이 책은 147가지 비유와 그림으로 디지털 시대에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의 56가지 개념을 비전공자 입장에서 설명했다. 즉 수학이나 컴퓨터와 관련된 전문용어 대신 쉬운 비유와 그림으로 코딩의 개념을 설명해 초등 고학년부터 대학생, 중·장년층까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설명해 좀 더 쉽게 코딩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클래스, 랜덤, 예외 처리, 데이터 분석 등 현업에서 사용하는 응용 기술도 배울 수 있도록 파이썬 등을 활용해 코딩 실습을 해볼 수 있다. 또한 코딩을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다.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 IT 기술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는 초고속 인터넷 5G 시대를 맞이했다. 이제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어도 코딩을 알아야 하고, 컴퓨터와 대화하는 능력을 기본으로 갖춰야 할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개발자의 언어인 프로그래밍이 쉽게 다가오는 건 아니다.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코딩을 알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보통 사람을 위해 쓰여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딩이 정규 교육으로 채택되면서 초등생들도 코딩을 배우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코딩 교육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은 무료 온라인 실습으로 ‘코딩 까막눈’ 탈출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데, 활용도가 높은 파이썬으로 코딩하는 법에 대해 설명해 활용도가 높다. 


특히 이 책은 초보자는 물론, 실무자에게도 인기가 높은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Python)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스크래치, 엔트리와 같이 초등생이 쓰는 ‘블록 코딩’이 아니라, 현업에서 사용하는 ‘텍스트 코딩’으로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파이썬은 현업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어 배워 두면 두고두고 쓸 일이 많다.





《Do it! 첫 코딩》 은 독학으로 코딩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9일 동안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1일 차에는 컴퓨터 언어를 배우고, 2일 차에는 변수와 함수, 3일 차에는 조건문, 4일 차에는 반복문을 배운다. 5일 차에는 시퀀스 자료형, 6일 차에는 요즘 프로그래밍의 대세인 클래스, 7일 차에는 다양한 메서드를 배우고, 8일 차에는 ‘베스킨 라빈스 31’ 게임을 만들면서 실제 코딩에서 써먹을 수 있는 응용 기술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 9일 차에는 파이썬의 실제 활용도를 살려 간단한 데이터 분석과 그래픽 코딩까지 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컴퓨터 언어의 기본 구조부터 코딩이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파이썬 사용법, 프로그래밍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건문 구성과 실습, 클래스란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하는지, 파이썬으로 만드는 간단한 게임, 데이터 분석까지 단계를 높여가며 코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편 이지스퍼블리싱의 [Do it 시리즈!]를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해 보고자 한다면 Do it! 스터디룸 카페를 활용해 보시기 바란다. 



이 글은 이지스퍼블리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5325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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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편의점을 털었습니다 - 야매 편의점 평론가의 편슐랭 가이드
채다인 지음 / 지콜론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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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평론가의 눈으로 본 편의점 활용기


                                     


내가 요즘 편의점에 가는 이유는 교통카드를 충전하거나 컵라면, 음료수를 살 때다. 가끔 맥주를 사러 가기도 한다. 하지만 애용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이용량이 늘었다. 편의점은 24시간 먹거리를 간편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좋지만 뭘 사양할지 모를 때가 있다. 자주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르거나 무심코 집었다가 마트 보다 비싼 가격에 놀라곤 한다.


<오늘도 편의점을 털었습니다>는 '편의점 평론가'로 불리는 저자가 다양한 먹거리에서부터 각종 생필품까지 듣보잡 물품들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소개한 책이다. 편의점 가게의 시작이 얼음 가게였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1927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문을 연 사우스랜드 제방 회사가 세계 최초의 편의점이라고 한다. 얼음만 팔다가 얼음 냉장고에 빵, 우유, 달걀 등 식료품을 보관해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세븐일레븐(7-Eleven)'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편의점은 시초가 미국이라면 일본은 더욱 발전시켰다. 1974년 일본 도쿄 도요스에 생긴 세븐일레븐은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을 했는데, 1975년부터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일본에서는 주먹밥과 도시락 등 푸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1980년대 초반에는 전국적으로 24시간 영업을 시작했다. 그 후 1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1980년대 중후반부터 편의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에 편의점이 도입된 것은 1989년 올림픽공원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올림픽적이라고 한다.


대학 다닐 때 추운 겨울에 알바 끝나고 편의점 시식대에서 후후 불며 먹던 컵라면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사무실에서도 먹고 있다. 편의점은 40~50대 이상보다는 10대나 20~30대의 이용률이 많은 것 같다. 2000년대 이후 대형 마트가 골목상권까지 넘보기 시작하면서 20여 년 만에 집 근처에 있던 구멍가게들은 더 이상 보기 힘들다. 우리집 근처 500미터 내외에만 8개 정도 편의점이 생겼다. 집에서 가까워서 좋긴 한데, 이렇게 많이 생겨도 괜찮을까? 너무 많으면 알바까지 고용하면서 뭘 먹고살지 궁금하다. 일본은 1킬로미터 거리를 두고 편의점을 개설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아무튼 코로나 이전에도 직장인들 중에는 편의점에서 점심으로 도시락을 사서 먹거나 컵라면에 김밥을 먹는 모습을 자주 봤었다. 요즘은 코로나 방역조치로 편의점에서 뭘 먹는 모습은 별로 볼 수 없지만 밤 11시가 넘어서 필요한 물건을 사러 편의점에 가는 일도 제법 익숙해졌다. 별의별 알바를 다 해봤고 백화점, 마트 등에서도 알바를 다 해보긴 했지만 편의점 알바는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여전히 편의점은 신세계처럼 보인다.


<오늘도 편의점을 털었습니다>는 저자의 개인적인 편의점 활용기를 통해 다양한 편의점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1장 '편의점 음식 해부학'에서는 그동안 저자가 먹고 씹고 마셔본 다양한 편의점 음식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소개했다. 편의점의 음식 변화를 통해 한국인의 식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엿볼 수 있다. 2장 '당신의 편의점은 어떠신가요'에서는 저자의 사적인 일화와 견해를 주로 담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의 쓴맛을 봤던 일, 해외여행을 하며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 외국 편의점까지 저자만의 편의점 체험기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은 편의점이라는 신세계를 작가가 그려준 탐험 지도(?)를 따라 여기저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혼밥의 친구, 편의점 도시락', '3분이면 땡, 컵라면 요모조모, '매운맛에 진심인 민족, 불닭볶음면', '촌스러운게 제일 힙하다, 편의점 속 뉴트로', '퇴근 후 한 잔, 편의점 포차', '편의점 진상 손님 생태보고서', '아르바이트생들의 비밀 레시피', '편의점이 비싸다고? 편견을 버려!', '나날이 진화하는 편의점 서비스' 등 제목만 봐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 책을 덮기 힘들다. 저자의 편의점 이야기를 듣다 보니 새벽인데도 배가 고프다. 오랜만에 컵라면에 맥주라도 한잔할까?



이 글은 지콘론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5196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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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의 손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 지음 / 내로라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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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히 바라라, 어쩌면 얻게 될 지니.

- 작자미상


Becareful what you wish for, you may receive it.

- Anomymous





'신중히 바라라, 어쩌면 얻게 될지니...'. 작자미상의 의미심장한 구절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가지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지금의 현실을 송두리째 걸 수 있는가?


집 우편함에 손바닥 크기의 작은 책 한 권이 도착했다. <원숭이의 손(The Monkey's Paw)>이었다. 이 책은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가 40대 이후에 쓴 단편 소설이다. 그 동안 여러 연극과 영화에서 줄거리가 그대로 사용되었고, 그림이나 행위 예술로 각색되어 널리 활용되어 왔다.


'원숭이의 손'은 미라처럼 말라 비틀어진 작은 손 모양으로 되어 있다. 원숭이의 손을 가진 사람이 부적을 치켜들고 그저 이루고 싶은 소원을 외치기만 하면 된다.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원숭이의 손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원을 이루는 대신 어떤 댓가를 치르게 될 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기에는," 군인은 주머니를 더듬거렸다. "그저 평범한 동물의 손 같지요. 미라처럼 말라 비틀어진 작은 손이요."


"To look at," said the Sergeant-Major, fumbling in his pocket, "It's just an ordianary little paw, dried to a mummy."





아주 만족스러운 삶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화이트 씨. 그는 부인과 아들과 함께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날 그는 아들과 함께 체스를 두고 있었고, 부인은 옆에서 뜨개질을 하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집에 인도로 파견을 갔던 화이트 씨의 부대 선임부사관 모리스 상사가 찾아온다.


그는 20년 이상을 전쟁과 전염병, 이국의 낯선 사람들과 보낸 이야기를 화이트 가족에게 들려준다. 그러던 중 화이트 씨는 모리스에게 예전에 들었던 '원숭이의 손'에 대해 묻는다. 모리스는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내 가족들에게 보여주면서 인도 수도승의 주술이 걸려 있다고 말한다.


모리스는 그 수도승이 '인생이란 운명이 이끄는 것이고, 거역하려 하면 참담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주술을 걸었다며, 차라리 태워버리는게 좋겠다고 말하고 떠난다. 원숭이 손의 새로운 주인이된 화이트 씨는 어떤 소원을 빌 것인지 고민하다 한 가지 소원을 말한다. 당신이라면 어떤 소원을 빌 것인가? 만약 그 소원을 들어준 댓가로 당신의 다른 무언가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면? 같은 소원을 빌 것인가?



화이트 씨는 이제 자신의 것이 된 물건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물었다. "소원은 어떻게 비는 거지?"


"오른손에 치켜들고 큰 소리로 소원을 외치시면 되지만..." 군인은 충고를 거듭했다. "저는,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Hold it up in your right hand, and wish aloud." said the Sergeant-Major, "But I warn you of the consequences."


"꼭 소원을 빌어야겠다면," 군인의 목소리가 거칠었다. "제발, 신중히 생각하고 비십시오."


"If you must wish," he said gruffly, "wish for something sensible."





지난 백여 년간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아온 <원숭이의 손>은 결말에 대한 해석이 열려 있는 소설이다. 그 동안 작품 속에 숨겨진 비유와 은유를 찾아내려는 시도가 있었고, 다양하게 각색되어 활용되어 왔다. <원숭이의 손>에는 세 사람이 등장하고, 세 가지 소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알라딘도 지니에게 세 가지 소원을 비는데, 3이라는 숫자는 우리 모두가 막연하게 품어온 소원을 들어달라는 환상에 현실적인 상황을 비틀어 제시하고 있다. 주술인지 우연인지 모를 사건과 기적인지 저주인지 모를 선물에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가?


이 소설에서 우리가 바라고 믿는 것은 소원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소원을 들어달라고 결정을 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그냥 현재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사는 것이 있고,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만약 지금 결정한 것들로 인해 앞으로의 삶이 달라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원숭이의 손>은 짧은 이야기 속에 자유 의지를 믿고 삶을 개척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피할 수 없으리라 체념하고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묻고 있다.




참고로, 영한대역 고전 단편 구독 서비스 '월간 내로라'에서는 한 달에 한 권, 단편 소설을 선정해 번역해서 보내주고 있다. 출판사는 <원숭이의 손>은 첫 시작인 만큼 의역을 최소화하고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는데 힘썼다며,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해설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에 빗대어 생각해 보라고 이야기했다. 이 책은 독서와 영어 공부 뿐만 아니라 내면의 철학적인 사고를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글은 내로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251146265



유튜브 서평 채널 '책에끌리다' <원숭이의 손> 서평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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