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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 - 창의성은 어떻게 현대사회의 중요한 가치가 되었는가
새뮤얼 W. 프랭클린 지음, 고현석 옮김 / 해나무 / 2025년 6월
평점 :

이 포스팅은 해나무(북하우스 퍼블리셔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창의적인 인재가 되어라', '창의성이 경쟁력이다', '창의적 사고로 혁신하라' 등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말들을 듣거나 하게 된다. 교육계에서는 이미 창의성 교육이 필수가 되었고, 기업에서도 창의적인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자기계발서 시장에는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론이 넘쳐난다.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압박감,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정말 창의적이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창의성이란 무엇이며, 언제부터 창의성이 이토록 중요한 가치가 되었을까?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는 바로 이런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통찰은 창의성을 천부적 재능이나 개인적 역량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창의성이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과 교육제도, 그리고 자기계발 담론이 결합해 만들어낸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한다.

과거 창의성은 소수의 예술가나 천재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재는 엔지니어부터 회사원, 학생까지 모든 사람이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변화가 언제,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다.
특히 저자는 광고업계, 교육계, 기업, 엔지니어링 분야 등에서 창의성이 어떻게 '상품화'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창의성은 이제 개인의 능력이라기보다는 마케팅 키워드가 되었다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 창의적 사고 워크숍, 혁신 컨설팅 등이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통해 저자는 창의성 담론이 실제로는 자본주의적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창의성이 현대의 자기계발 문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도 조명한다. 우리는 '창의적인 나'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은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처럼 '판매'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성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 되었다.
특히 창의성은 이제 개인이 스스로를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상품적 가치'가 된 것이다. <창의성에 집착하는 시대>의 가치는 단순히 창의성 담론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창의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개인이 직면한 딜레마를 날카롭게 포착해낸다. 또한 경쟁 사회에서 개인은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고, 창의성은 그 증명의 핵심 도구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창의적일 수도, 창의적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따라서 이 책은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말에 피로감을 느끼는 직장인과 학생들은 물론, 창의성 교육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교육자들, 그리고 끊임없는 자기계발 압박에 지친 현대인들이 한 번쯤 깊게 생각하며 읽어봐야 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창의성 신화'가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인지, 왜 모든 사람이 창의적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